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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621화 (621/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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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감사합니다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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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리우스 제국

“음, 그러면 이틀…… 아니지. 내일 보도록 하자꾸나.”

“내일이면 화요일 말씀이시죠?”

“그래.”

“예. 알겠습니다.”

어느새 옷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마르비우스가 내 앞에 서더니 까치발을 들며 두 팔을 위로 번쩍 뻗어왔다.

“읏차.”

“…그 이상한 추임새는 왜 하는 것이냐. 누가 들으면 내가 엄청 무거운 줄 알겠구나.”

“흐흐, 앞으로 여기가.”

“읏……♥”

나는 얼굴로 마르비우스의 귀엽게 가슴에 입술을 가져대고 오물거렸다. 약간의 달큰한 냄새가 올라오는 건 좋았지만, 옷을 입었기에 가슴 특유의 부드러움은 느끼지 못했다.

“훌륭하게 성장하실 거 아닙니까.”

“…말이라도 못 하면 얄밉지라도 않지.”

“하하.”

입술을 삐죽 내밀며 불만을 보이는 우리 황녀님.

“응…… 쪽….”

그리고 우리는 짧게 입술을 맞췄고, 나는 다시 황녀님을 아드리안의 품에 안겨주었다.

“금방… 올, 게.”

“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드르륵.

황녀님을 품에 안은 아드리안이 집무실의 창문을 열었고.

후욱─!!

강한 바람 소리와 함께 위로 뛰어 올랐다.

‘보통은 아래로 떨어지는데 말이야.’

나는 벌써 시야에서 사라져버린 두 사람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아름다운 달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감상할 겸 창틀에 몸을 기대었다.

“엄청 예쁘네.”

둥그러지는 달 주변으로 모여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별들은 그 자체로 한 폭의 아름다운 예술이자 그림이 되었다.

‘지구에서는 북극이나 남극에서나 비벼볼 만하겠지?’

뭐, 지구는 이런 아름다운 밤하늘을 잃어버린 대신 편리함을 얻었으니 어떻게 보면 알맞은 교환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슬슬 지구보단 이쪽이 더 편하단 생각도 든단 말이지.’

차나 지하철 같은 게 없으면 어떤가?

예쁜 아내들과 느긋하게 마차를 타고 여행 기분 내며 다니면 되는 것을.

PC나 TV의 부재?

그런 거 앞에 앉아 있을 시간에 아내들 가슴을 한 번 더 주무르고 말지.

게다가 장인어른이 퍼트린 문명의 씨앗과 마법의 발전으로 욕실과 화장실 같은 시설은 오히려 지구보다 훨씬 발전되어 있기도 하다.

또, 정말 필요한 냉장고 역시 다른 이름의 형태로 존재했고.

무엇보다 음식이 입에 맞는다는 게 가장 컸다.

‘김치가 없는 게 조금 흠이긴 하지만.’

마늘이나 다른 향신료는 멀쩡히 존재했기에 딱히 고향의 맛이 그리워지는 일은 없었다. 시란의 모유를 며칠간 맛보지 못할 때는 약간의 금단 증상이 나타나긴 했지만.

‘흠…….’

나는 계절에 맞춰 서늘해진 바람을 맞으며 진지하게 고민했다.

‘…시론이랑 다른 사람들이 지구에 잘 적응 할 수 있을까.’

시란과 누님은 술만 맛있다면 충분히 잘 적응하실 것 같지만, 숲에서 태어난 기에나와 요정 혼혈인 베네오가 과연 공기가 더럽게 나쁜 서울에서 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그래도 음식은 지구 쪽이 더 다양하니까 어떻게든 될 것 같긴 하네.’

지구에는 있지만, 이곳에 없는 향신료는 봤어도, 아직까진 이곳에만 존재하는 향신료는 보지 못했다.

“흐음…… 마냥 다 같이 가면 좋겠다고 생각만 했지… 우리 마누라들이 겪게 될 고충은 조금도 고려하질 않았구만….”

뭐, 우리 사랑스러운 아내들은 다들 강하고 똑똑하니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그런 부분까지 모두 고려하고 나와 함께 하겠다고 대답했을 테지만 말이다.

‘장모님들께서도 적응하셨으니 적응하는 거야 문제는 없겠지…….’

“호오~”

나는 새하얗게 나오는 입김을 잠깐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시란의 어머니께선 어떤 분이실까.’

분명 시론이 시란을 닮았듯, 시란의 외모는 장모님을 빼닮았을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시란이 시론을 혼내듯, 지구로 돌아가게 된다면 시란도 장모님께 잔소리를 듣게 되는 걸까?

“풉…….”

뭔가 묘하게 그림이 그려져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처음 시란과 장모님의 사연을 알게 됐을 때는 참 가슴이 뭉클해졌는데.

이렇게 웃음이 나오는 걸 보면 그때보다는 꽤 여유가 생기긴 한 모양이다. 그래봤자 우리 겨울이가 곧 태어난다는 걸 제외하면 그다지 달라진 건 없지만.

‘아, 시스가 몸을 얻었구나.’

그래. 단순히 노예였던 그때와 다르게 지금은 어엿한 한 종교의 우두머리가 되긴 했다. 실질적으로 하는 거라고는 그냥 아랫도리를 열심히 흔드는 게 전부지만…… 여기서는 그게 기적이나 다를 게 없으니.

후우욱!!

“어흐으…….”

정말 오랜만에 징표의 보온 기능을 꺼뒀더니, 1년 만에 맞아 보는 겨울바람은 굉장히 매섭고 차가웠다.

‘그런데 이놈의 선배님은 재료 구하러 어디까지 가신거래.’

나야 새로운 성물을 만들었으니, 딱히 재료를 구해오지 못하더라도 문제 될 건 없다. 그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일 오후에 혼란스러운 채팅방에 접속해야 한다는 점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아, 왔다.”

나는 저 멀리 어둠을 이끌고 조용히 걸어 나오는 아드리안을 내려다보며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후욱─!!

아주 가벼운 발구름.

그러나 순식간에 내 앞에 도달한 그녀를 따라온 바람은 무척 강렬했다.

“황녀님은 잘 모셨습니까?”

“응. 침, 대…… 잘 던졌어….”

짧고 둥글둥글한 귀를 파닥이며 귀엽게 눈을 끔뻑이는 아드리안.

‘뭐, 아드리안이 편을 들어주는데 그 정도는 감수하셔야지.’

나는 피식 웃으며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그래도 조금 더 상냥하게 대해주세요.”

“……응.”

평소에도 조금 대답이 느렸으나, 조금 전의 공백은 누가 봐도 깊게 고민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긴 공백이었다.

“그러면 집까지 데려다 주실래요?”

“응.”

아드리안은 두 발로 벽에 딱 붙어서는 아무렇지 않게 나를 번쩍 들어 품에 꼭 끌어안았다.

달칵.

나는 그녀의 따뜻한 품에 안긴 채 집무실의 창문을 닫고 말랑말랑 푹신한 가슴에 편히 팔을 걸고 아드리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비젤린님의 저택은 어딘지 아세요?”

“응. 유명하니까.”

“그러면 그쪽으로 부탁드립니다.”

“…가랑이, 욱씬…… 조금, 느려도… 괜찮, 아…?”

“한 시간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으응!!”

내 대답이 무척 마음에 들었는지, 아드리안의 입꼬리가 부드러운 호선을 그렸다.

그렇게 나는 아드리안의 품에 안겨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손쉽게 황성의 벽을 넘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아드리안.”

“……응?”

산책하듯이 끌어안은 내 뺨에 부드러운 본인의 뺨을 부비적거리며 걷고 있던 아드리안이 귀엽게 고개를 기울인다.

그 행동이 또 무심코 너무 사랑스러워 나도 모르게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그녀의 입술에 살짝 입술을 맞췄다.

파닥파닥──!!

표정에는 거의 변화가 없지만, 기쁠 때마다 마구 움직이는 아드리안의 작고 복슬복슬한 귀.

“만약에 말입니다.”

“……응.”

“제가 아주, 아아아주 멀리 떠나야 한다면… 그때 같이 가실래요?”

“갈래.”

단 1초도 고민하지 않고 내뱉는 대답.

“두 번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해도요?”

“응. 나, 스미스만 있으면 괜찮아.”

참, 나란 남자.

전생에 나라를 구한 전설의 용사라도 됐던 걸까?

어떻게 마음에 둔 여성들마다 예쁘고 마음이 고운지 모르겠다.

“약속한 겁니다? 나중에 말 바꾸면 안 돼요.”

“……응!! 나, 스미스 따라가… 꼭!!”

내가 어떤 이유로 이런 질문을 했는지 알아차린 걸까.

아드리안은 두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위아래로 힘차게 끄덕거렸다.

‘예전에 냐호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겠네.’

겉보기에는 굉장히 둔하고 순박할 것 같지만, 지금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것만 봐도 아드리안이 그저 힘만 쌘 캐릭터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

·

·

“조심해서 돌아가세요.”

“응…… 나중에 봐.”

저택의 철문 앞.

나는 힐끗힐끗 뒤돌아보는 아드리안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그 자리에 서서 손을 흔들었다.

“후우. 다들 자겠지?”

불이 꺼져 있는 저택.

나는 혹시라도 소리에 민감한 아내들이 잠이 깨지 않도록 손목에 감고 있는 징표에 내장된 은신까지 이용해 소리를 죽여 저택의 안으로 들어왔다.

“도둑도 아니고 뭘 그렇게 살금살금 들어오시는 겁니까.”

“히에엑?!”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바로 옆에서 들려온 무뚝뚝한 목소리에 나는 그만 비명을 내지르고 말았다.

“그 덩치에 히에엑은 조금 그렇군요.”

“허억, 허억……!!”

어둠 속에서도 선명히 보이는 푸른 눈동자.

시스가 현관문을 닫으며 흘러내린 물빛 머리칼을 귀 뒤로 쓸어 넘겼다.

“사, 사람을 왜 놀래키고 그러냐!!”

“딱히 그럴 의도는 없었습니다만. 그리고 문제가 된다면 당신의 간담이 덩치에 못 따라올 정도로 새 가슴인 쪽이 문제겠죠.”

“…….”

말 한마디에 얼굴을 붉히던 여성들과 다르게 눈앞의 내 이상형인 여자의 탈을 쓴 바가지 긁는데 도가 튼 시스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나를 타박했다.

“진짜 바가지를 긁어드릴까요.”

“…죄송합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무릎을 꿇고 시스의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나는 허벅지에 뺨을 문질렀다.

“다른 암컷 냄새를 풀풀 달고와서 제 허벅지에 뺨을 문지르는 건 싸우자는 신호인 겁니까.”

“…씻으러 갈게요.”

서늘한 시스의 음색에 나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 사원 서민수. ]

“넹?”

“……하아.”

“아차.”

습관적으로 대답해버린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는 시스의 반응에 멋쩍게 뺨을 긁적였다.

[ 은신을 사용한 의도는 좋았지만, 당신의 아내들은 모두 징표를 차고 있어 의미가 없다는 걸 잊은 모양입니다. ]

‘아…….’

생각해보니 그랬었다.

시스의 날카로운 지적에 나는 더더욱 할 말이 없어졌다.

[ 당신의 꼴사나운 비명은 제가 차단했으니, 빨리 씻고 침실로 오세요. ]

‘넹…….’

“언제쯤 철이 들는지…….”

시스가 나를 향해 고개를 저으며 그대로 어두운 복도를 지나 사라졌다.

“크흥.”

오늘따라 자주 흘러나오는 코를 훌쩍이며, 나는 욕탕으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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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집에만 오면 응애가 되어버리는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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