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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감사합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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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리우스 제국
아래로 내려온 나는 휴게실 문고리를 살짝 돌린 다음.
콰앙──!!
발로 걷어차며 안으로 들어갔다.
“힉?!”
“딸꾹……!!”
옹기종기 모여 뒷담이나 까고 있을 거라고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우리 심약한 단원들은 오와 열을 맞춰 바닥에 앉아 대기하고 있었다.
“로안.”
“…문은 발이 아니라 손으로 여는 겁니다.”
“시끄럽고 이리콤.”
“이리콤이 뭡니까……?”
“일로 오라고 이 자식아.”
“……예.”
놈은 굉장히 불손한 눈으로 나를 흘기며 이쪽으로 걸어왔다.
“문 닫고 나와라.”
“…집무실로 갑니까?”
“아니.”
나는 휴게실 문을 닫고 따라오는 로안을 데리고 일 층으로 내려왔다.
“포, 폭력 반대입니다!!”
“뭐래. 호들갑 떨지 말고 중요한 이야기니까 이리 와 임마.”
“아, 그렇군요.”
머쓱한 표정도 없이 녀석은 태연하게 자세를 고치고는 다시 내 옆으로 다가와 섰다.
“일단 내가 질문하라고 할 때까지 듣기만 하는 거다?”
“언제는 안 그랬답니까.”
“…너 오늘 왜 이렇게 삐딱하냐?”
“크흠. 경청하겠습니다.”
뭐지. 하루 얼굴 안 봤다고 돌아 버린 건가?
아니면 감자의 약빨이 떨어졌다거나.
잠깐 놈의 정수리에 꿀밤을 하나 먹여줄까 고민한 나는 괜히 기절하면 시간만 허비하는 꼴이었기에 나중으로 미루기로 하며 입을 열었다.
“일단 오늘부터 우리 소속은 아침에 니가 봤다던 아드리안 경 휘하로 변경됐다.”
“미친…….”
뭔가 나를 빤히 바라보며 내뱉은 말이라 그런 건진 몰라도 기분이 팍 나빠졌다.
“악!!”
그래서 놈의 정강이를 가볍게 걷어찼다.
이거라면 기절할 일도 없으니 얼마나 좋아.
“정신 사나우니까 좀 가만히 있어라. 아니면 아예 못 움직이게 반대쪽도 차줄까?”
“끄으응…….”
“눈 예쁘게 뜨고.”
“윽…….”
“음. 합격.”
웃으라고는 안 했지만, 나는 입꼬리를 파르르 떨고 있는 로안과 어깨동무를 하며 말을 이었다.
“소속이 옮겨졌으니까 하는 일도 달라져야겠지? 귀족 놈들 귀찮은 뒤치다꺼리랑 얼굴마담은 이제 끝이니까 니가 적당히 공문 작성해서 퍼트리든가 하고.”
“으엑……!!”
“엄살은.”
귓속말을 하려고 목을 살짝 당겼을 뿐인데 허약한 로안은 금방 얼굴이 파랗게 질려 죽으려고 하는 게 아닌가.
이런 허약한 녀석들을 데리고 앞으로 일을 해야 한다니.
‘차라리 그냥 나 혼자 뛰어다니는 게 속 편하지.’
하지만 내 몸은 하나이고 돌아다니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에 아쉽더라도 눈앞에 있는 로안과 위에 있는 우리 나약한 단원들의 엉덩이를 걷어차 날 대신해서 뛰게 만들 수밖에.
“아무튼, 큰 틀로 묶어서 보면 치안을 지키는 일로 봐도 되겠지만, 앞으로는 거리를 순찰하는 게 아니라 정보 수집 및 잠입 조사를 하게 될 거다. 정확히는 여자들이 조사하기 힘든 곳을 우리가 대신 조사하는 거지. 주된 목표는 귀족 및 상인이고.”
나는 로안의 어깨에 두르고 있던 팔을 풀고 다시 녀석과 마주 보고 섰다.
“질문.”
“…그만둬도 됩니까?”
세상에.
설마 그만두겠다는 말이 나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밤의 요람을 이용하고 그냥 나가겠다?”
“…농담이었습니다.”
“알지알지. 설마 우리 부단장께서 진심으로 그만두려고 했을까?”
“하, 하하…….”
음, 우리 로안의 표정이 썩어가는 건 언제 봐도 즐거웠다.
“애들한테도 네가 잘 좀 말해 둬. 괜히 헛생각하지 말라고 말이야.”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아드리안 경이 최고 결정권자라고 하는데 어떤 미친놈이 헛생각을 하겠습니까? 그만두는 거라면 또 몰라도…….”
“뭐라고?”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긴.
다른 놈들 입에서 그만두겠다는 말이 튀어나오면, 이번엔 정강이가 아니라 정수리에 감자를 먹여줄 테다.
“그래서. 더 질문할 건?”
“…하나가 아닌데 괜찮습니까?”
“어. 한 시간 정도는 여유 있으니까 묻고 싶은 거 있으면 지금 다 물어봐.”
“뭐, 그러시다면야…….”
녀석은 표정을 다잡더니, 사뭇 진지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정보 수집과 잠입 조사라고 말씀하셨는데 단원들의 안전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리고 잠입 중에 정체가 탄로 나거나 정체를 밝혀야 할 경우의 대응은? 또, 귀족을 상대로 어느 정도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잠깐.”
“예.”
내가 손을 뻗자, 다행히 녀석은 열심히 놀리던 입을 잠깐 멈췄다.
“그 부분은 내가 내일까지 위에다가 물어봐 줄게.”
“…제가 아니라 단장님 이름으로 물어봐 주셔야 합니다.”
“어. 그래.”
과하지 않게 은근히 드러난 십자 복근 사이에 있는 배꼽조차 귀여운 아드리안이 도대체 어디가 그렇게 무서운 건지 나로서는 조금도 공감해 줄 수 없는 부분이었다.
“계속해봐.”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겁니다만, 오늘은 뭘 합니까?”
“음…… 그거 말이지.”
원래라면 오늘부터 엉덩이를 걷어차 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앞에 질문을 그렇게 해버리면 굴릴 수가 없단 말이지…….’
약간의 고민.
“퇴근 시간까지 네가 애들 좀 잘 다독여라. 첫날부터 현장에 투입할 수는 없잖아?”
“그야 당연한 거 아닙니까? 그리고 둘째 날도 무리입니다.”
“뭐, 왜?”
“할 줄 아는 거라고는 목검 휘두르는 게 다인 녀석들이 나가서 뭘 하겠습니까? 딴짓이나 안 하면 그나마 다행일 겁니다.”
“……거기에 너도 포함되는 거 알지?”
“…제가 보여드릴 기회가 없어서 그렇지. 다방면으로 박식합니다.”
여기서 내가 짠 시선을 보내면 진짜로 그만둔다고 할 것 같았기에 나는 적당히 고개를 끄덕여 줬다.
“최소 한 달 정도의 시간을 두고 정신 교육부터 천천히 시켜야 할 겁니다.”
“너무 오래 걸리는데.”
“…그마저도 단장님이랑 아드리안 경이라는 뒷배를 생각해서 내놓은 시간입니다.”
녀석은 짧게 한숨을 내쉬며 내게 물었다.
“애초에 조사해야 할 대상이 있긴 합니까? 왜 그리 서두르려 하시는 겁니까?”
“당연히 조사해야 할 놈이 있으니까 이러는 거지.”
“하아…….”
이젠 대놓고 한 손으로 제 이마를 내려치는 우리 로안.
“뭐, 성과금은 나오는 겁니까? 생각해보니 잠입이면 따로 퇴근 시간도 없을 텐데.”
“일한 만큼 받는다. 이건 지금 약속할 수 있다.”
“…그건 마음에 드는군요. 그래서. 조사해야 할 대상은 누굽니까?”
“로샨테 울──”
“콜록, 콜록!!”
내가 이름을 다 내뱉기도 전에 녀석은 기침을 토하더니 제 가슴을 소리나게 퍽퍽 두드리기 시작했다.
“쳐주랴?”
“케흑!! 콜록, 우후욱!! 괘, 괜…… 콜록!!”
내가 주먹을 살짝 들어 보이자 녀석은 기침을 하는 와중에도 기겁한 얼굴로 내게서 멀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진짜 한 대 치고 싶은 놈.
“후우, 후우우…….”
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녀석은 겨우 진정하고 숨을 골랐다.
이왕 기다려준 거, 나는 차분하게 녀석이 먼저 입을 열 때까지 조금 더 기다리기로 했다.
그렇게 조금 더 시간이 흘렀고.
“…로샨테 울나르가 조사 대상이라는 말씀이십니까?”
“어.”
“미친.”
소속이 옮겨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감탄에 나는 확신했다. 조금 전은 순수하게 나를 향해 욕한 것이 맞다는 설.
“로샨테 운송의 그 로샨테 백작을 저희보고 조사하란 말씀이십니까?”
“어.”
“그러니까 제도의 모든 운송업을 거머쥐고 있는──”
“한 번만 더 물으면 대가리 깬다.”
“…불가능합니다.”
다시 차분하게 돌아와 정색하며 대답하는 우리의 로안.
“왜?”
“1황자…… 뭐, 그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아드리안 경께서 계시는데 황자 따위가 뭘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황자를 따위라 칭한 녀석이 내 물음에 다시 한번 발작하듯 목청을 높였다.
“문제는 아드리안 경께서 저희를 직접 지켜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제도의 모든 운송업을 거머쥐고 있는 대부호란 말입니다!! 호위가 몇 이고, 엮여 있는 암흑가의 단체는 또 어떨 것 같습니까? 자칫 수틀리면 쥐도 새도 모르게 입막음 당할 수 있단 말입니다!!”
“아니, 의외로 깨끗할 수도 있잖아?”
“황궁에 드나드는 인간들 중에서 깨끗한 작자들을 본적이 없습니다. 특히 돈 놀음을 하는 부류라면 빼박입니다.”
이놈은 지금 본인이 본인 얼굴에 침을 뱉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을까.
‘모르겠지.’
나는 몸을 부르르 떠는 녀석을 향해 말했다.
“위에서 시키는 건데 안 하고 뻐팅기려고?”
“젠장……!!”
이제는 제 머리채를 쥐어뜯으며 발작하는 우리의 로안.
“내가 왜 그날 당신을 단장으로 추대하자고 해서는……!!”
“어. 그래. 고맙다.”
“아악!!”
결국 로안은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허물어졌다. 나는 그런 녀석의 머리 앞에 쭈구려 앉으며 등을 토닥였다.
“어쩌겠냐. 위에서 까라면 까야지.”
물론, 그 위가 아드리안이 아닌 나라는 사실을 안다면 지금보다 배는 발작할 테지.
“……이렇게 된 거 남은 재산이나 전부 탕진해야겠습니다.”
방금 전까지 머리채를 쥐어뜯던 녀석이 돌연 정색하며 고개를 들더니, 나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밤비노의 회원증. 주십시오.”
“어?”
“어제 주시기로 하셨던 회원증. 달란 말입니다. 오늘 퇴근하고 가서 언제 죽어도 미련 없게 그냥 가진 돈 다 쓰게.”
“아…… 그거….”
완전 잊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날 돕는 대가로 밤비노의 카지노 회원권을 구해다 주기로 약속했었다. 심지어 냐호에게 말까지 해뒀는데 받아오는 걸 깜빡하다니.
“설마…….”
내가 말꼬리를 늘어트리자, 녀석이 눈을 가늘게 뜨고는 아주 불손한 시선을 보내왔다.
그와 동시에 머리가 번뜩였다.
“너, 혹시 어제 흑선 상단 마차가 동시에 습격 당했다는 소식 들었냐?”
“동시에는 모르겠지만…… 마차 사고가 여럿 났었다는 말은 시종들에게 들었습니다.”
“아, 맞다. 너도 귀족이었지.”
“…….”
“큼, 아무튼. 그 회원증을 주기로 한 사람이 그 습격으로 크게 다쳐서 요양 중이거든.”
“…그럼 회원증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예로부터 도박에 눈이 돌아간 놈들을 조심하라 그랬다.
나는 곧 눈이 돌아갈 것 같은 로안의 광기 어린 눈동자에 침착히 다음 말을 이었다.
“아, 그거라면 오늘 퇴근하고 병문한 겸 들려서 내일 가져다 줄테니 걱정하지 마라.”
아무리 다쳤다지만, 신전이 있고 사제들이 있는데, 고작 그런 걸로 시간을 끌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품지 않았다.
“……진짭니까?”
“거짓말이면 때려 쳐.”
“…믿겠습니다.”
나는 눈깔이 조금 진정된 녀석을 향해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그런데 회원증을 받아도 당분간은 사용 못 할 거다.”
“……그건 또 무슨 소립니까?”
“내가 아는 지인이 흑선 상단에서도 꽤 높은 사람이거든. 흑묘족이라고 아냐?”
“…세상에 흑선 상단을 아는데 흑묘족을 모르는 인간도 있답니까?”
“큼, 아무튼. 이번 습격 사건의 범인을 찾을 때까지 카지노는 물론이고 정말 중요한 상행을 제외하고는 전부 중단하겠다더라.”
“저, 정말입니까……?”
심하게 흔들리는 눈동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슬쩍 녀석의 귀에 입을 가져댔다.
“그런데 내가 오늘 출근하면서 들은 건데 말이다. 마차 테러를 일으킨 범인이 로샨테 울나르일 가능성이 높다던데? 그, 상단들끼리의 다툼? 뭐 그런 이유로 말이야.”
“…….”
통했나?
몸을 떨지도 않고 말이 없어진 녀석의 행동에 나는 다시 몸을 일으켜 굳은 얼굴을 한 녀석에게 말했다.
“심증은 있는데 일반 기사들이 조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더라. 그래서 우리가 조사하기로 한 거고.”
“……니다.”
“어? 뭐라──”
“오늘부터 당장 조사에 들어가겠습니다!!”
갑자기 미친놈처럼 소리를 치더니, 녀석은 나를 밀치고는 단원들이 대기 중인 휴게실을 향해 뛰어 올라갔다.
“…저딴 놈이 부단장이라니.”
나는 도박에 눈이 돌아가 뛰어 올라간 녀석을 향해 고개를 저으며 얼굴을 쓸어내렸다.
‘카지노 닫을 수 있겠지……?’
아무래도 오늘 밤은 다시 한번 냐호와 개인적인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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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착하지만 음탕할뿐인 사원님들은 도박같은 나쁜 문명을 즐기지 않을 거라고 믿는 겁니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