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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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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리우스 제국
“…잠깐 저곳에서 눈을 붙여도 괜찮겠나?”
‘……?’
힐끗힐끗.
예상치 못했던 그녀의 물음에 잠깐 당황했지만, 죄지은 것도 없는데 괜히 이쪽 눈치를 보는 멜버른 경의 모습에 양심이 찔려와서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고만, 군…….”
“별말씀을.”
멜버른 경은 조심스럽게 비어 있는 소파에 엉덩이를 붙이더니, 천천히 몸을 돌려 소파 위에 편히 몸을 눕혔다.
나는 조금 길게 숨을 토하며 배 위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는 그녀를 잠깐 지켜보다가 물었다.
“마사지도 해드릴까요?”
“…민폐가 아니라면.”
“황태녀님의 명령이 있기는 했지만, 도와주신 게 있으니 이 정도는 마음에 담아두실 필요 없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그녀의 머리 맡으로 다가간 다음 조심스럽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
뺨이 아닌 뒤통수를 손으로 받쳐 올렸더니,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입술을 뻐끔거렸다. 하지만 뻐끔거리기만 할 뿐 제대로 된 말은 내뱉지 못했고, 그 틈에 나는 얼른 그녀의 머리가 있던 곳에 앉으며 내 허벅지 위로 그녀의 머리를 눕혀 놓았다.
“……경?”
“자, 눈 감으시고.”
“아니, 그, 이, 이건…… 읏….”
내가 손을 뻗어 억지로 눈을 감게 만들자, 그녀는 잠깐 눈꺼풀을 파르르 떨었지만, 다시 눈을 뜨거나 하진 않았다.
“저희 부족에서는 흔히 있는 행위니까 부담가지실 필요 없습니다.”
“…엄청난 부족이군.”
만능 사막 방패를 잘 활용한 나는 눈을 감은 그녀의 두 뺨에 손을 가져대고 천천히 힘을 주어 마사지했다.
날렵한 턱선에 매끄러운 피부로 겉보기에는 굉장히 탄탄해 보이는 피부였지만, 멜버른 경의 뺨은 실제로 만져보면 놀라울 만큼 부드럽고 말랑거렸다.
“으음… 응….”
“여기가 좋으십니까?”
“으윽…… 시, 시원해….”
눈 아래와 관자놀이 주변을 꾹꾹 눌러줄 때마다 멜버른 경의 입에서는 기분 좋은 소리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새근─ 새근─
그렇게 중간부터는 마사지가 아니라 숙면을 돕기 위해 아내들에게만 해주었던 쓰담쓰담을 해주었고, 보시다시피 그녀는 고른 숨을 내쉬며 그래도 곯아떨어졌다.
“…근데 어떻게 깨우지?”
어제의 일이 미안해서 다른 건 생각하지 않고 피로를 풀어주는 데만 집중했고, 다행히 멜버른 경은 매우 편안한 얼굴로 잠들었다.
문제는 정말로 그녀가 한 번 잠들면 살기를 느끼기 전까지는 철밥통처럼 깨어나지 않는다고 한다면 시간에 맞춰서 황태녀를 만나러 갈 수 있느냐다.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기에 나는 편하게 소파에 등을 기댄 채 상태창을 활성화했다. 그리고 하루의 일과대로 정신 나간 선배들이 상주하고 있는 채팅방에 접속해 아직까지 연락이 없는 정액탱크 선배의 행방을 찾았다.
겨드랑이쭙쭙 : 글쎄? 그놈 얼굴 못 본 지 우리도 좀 됐는데.
좆방맹이참교육자 : 어디 가서 객사할 양반은 아니니까 때가 되면 알아서 얼굴 비출 듯.
똥구멍헌터 : 그래서 뒷구멍은 좀 많이 따 먹었냐?
서민수(차장) : 내일 이 시간에 오겠슴다.
똥구멍헌터 : 저 새끼 머리 컸다고 말 씹는 것 좀 보소?
나는 의뢰할 거 있으면 언제든 하라는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상태창을 닫았다.
‘기여도 상점은…… 포인트가 딸려서 살 게 없고.’
가치 점수 역시 언제 어떤 식으로 필요하게 될지 몰랐기에 아무렇게나 사용하기에는 조금 부담이 있었다.
동시에 내가 하루 빨리 사교도를 붙잡으려는 이유이기도 했다.
사교도가 품은 신성력은 아주 많은 양의 가치 점수와 기여도로 교환이 가능하니까.
“흐읏♥”
‘……?’
상태창을 닫고 잠깐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던 나는 야릇한 콧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읏…….”
그리고 다시 한번 들려온 목소리에 내 고개는 소리가 들려온 아래를 향했고, 나는 어째선지 멜버른 경의 탐스러운 가슴을 움켜쥐고 아무렇게나 주무르고 있는 내 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게 참 습관이 무섭다니까.’
내라 무릎 베개를 해주는 대상은 아내들로 한정되어 있다 보니, 신체가 자연스럽게 내 무릎에 누워 있던 멜버른 경을 아내로 생각하고 가슴을 만졌던 것 같다.
“진짜 안 깨는 모양이네.”
보통 자는 척이었다면, 어떻게든 신음을 참기 위해 노력했을 텐데.
멜버른 경은 그런 거 없이 그냥 기분 좋으면 좋은 만큼 소리를 내며 숨을 허덕였다.
‘……?’
단추로 꽉 잠겨 있는 앞섬 위로 도드라지게 올라와 있는 특정 부분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갔다.
“노브라였구만.”
어쩐지 손을 움켜쥘 때마다 착착 감긴다더니.
“으음…….”
지금 자신의 모습을 알기나 할까.
나는 숨을 허덕이던 입술을 귀엽게 오물거리다가 내 복부 쪽으로 몸을 돌려 눕는 그녀의 행동에 침을 꼴딱 삼켰다.
사타구니를 점차 뜨겁고 습하게 만드는 그녀의 숨결에 나는 눈을 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래서 아침에 한 발 빼고 왔어야 했는데.’
나는 가까운 미래를 위해 사전 작업을 조금 해두기로 했다.
**
“……버른 경.”
흐릿하게 들려오는 사내의 목소리에 멜버른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려왔다.
“멜버른 경.”
“……?”
조금 더 선명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그 감미로운 음색에 멜버른의 눈꺼풀이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아, 깨셨군요.”
“…….”
“멜버른 경?”
“…잠깐만.”
눈을 뜨자마자 이상의 남성과 얼굴을 마주 보는 것은 무척이나 심장에 좋지 못한 일이라는 것을 그녀는 깨달았다.
‘나는…… 그렇군….’
아직 잠에서 덜 깨어난 그녀는 빠르게 정신을 잃기 전까지의 기억을 더듬어 올라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완벽하게 상황을 파악해냈다.
“미안…… 흣…?”
자신이 아직까지 그의 허벅지를 베고 누워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얼른 비켜주기 위해 몸을 일으키려던 멜버른은 어제와 비슷한 수준의 신체 변화에 저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고 말았다.
“멜버른 경?”
“…미안, 하다.”
속옷이 문제라고 생각해서 오늘은 속옷을 착용하지 않고 나왔건만.
멜버른은 셔츠에 유두가 스치는 것만으로 발가락이 오므려 드는 것을 참으며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괜찮으십니까?”
“…음. 괜찮다. 잠깐, 잠이 덜 깼을…… 뿐… 이다….”
찬 바람이라도 맡으며 정신을 일깨우려던 멜버른은 소파에서 일어나려다가 입술을 살짝 깨물며 도로 소파에 등을 기대야만 했다.
‘도대체…….’
찝찝할 정도로 젖은 팬티와 질척하게 젖어 달라붙은 면에 사타구니가 쓸릴 때마다 등허리가 오싹거렸고 허벅지가 후들거렸다.
무엇보다.
‘…얼굴에 가득해.’
어제는 목구멍을 통해 올라왔던 짙은 수컷 냄새가 오늘은 입술과 코를 중심으로 가득 피어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한 해답은 의외로 빠르게 찾아냈다.
‘그의 허벅지를 베고 누워 있던 탓이겠지.’
실제로 마사지를 받기 위해 그가 다가오기만 하더라도 진정제 없이는 버티기 힘든 수준으로 짙은 수컷 냄새가 풍겨오니 말이다.
‘…정신 차려라.’
멜버른은 제 볼살을 씹어 상처를 내는 것으로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바로잡으려 했다.
차라리 수인의 혼혈이었다면 발정기가 찾아왔다는 것으로 쉽게 정리를 내릴 수 있었을 텐데, 유감스럽게도 그녀는 순수한 인간이었고, 그렇기에 더욱 몸의 변화가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래도 피로는 확실히 줄어들었군.’
이상하게 몸이 조금 나른하기는 했지만, 평소 느끼던 어깨 결림을 포함해 컨디션 자체는 좋아졌음을 뚜렷하게 체감한 그녀는 기합을 넣어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
“흣……!!”
자리에서 일어나기 위해 일어나려던 순간, 그녀의 엉덩이가 눅눅하게 젖은 팬티를 그대로 잡아당겼고, 순식간에 그녀의 사타구니 깊숙이 팬티가 조여들었다.
쯔르릇.
순간 끈적한 체액이 왈칵 흘러나왔고, 멜버른은 다시 소파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 괜찮으십니까?”
“…조금, 더 쉬어야 할 것 같다.”
**
갈 듯 말 듯 두 시간 가까이 내게 클리를 괴롭힘 당했던 멜버른 경은 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끝내 흐트러진 얼굴로 소파에 주저앉으며 흠칫흠칫 몸을 떨어댔다.
나는 점차 진해지는 달큰한 냄새를 맡으며 복잡한 얼굴로 어깨를 떨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다가 소파에서 일어났다.
“내려가서 마실 거라도 가져오겠습니다.”
“…미안하다.”
“별말씀을.”
사실 책상 옆에 놓아둔 보관고에 맥주가 들어 있기는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알코올을 섭취시켰다가는 흥건하게 지려버리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었기에 나는 수치심이 가득한 멜버른 경을 남겨두고 집무실을 나왔다.
그렇게 바로 아래에 있는 휴게실로 내려가기 위해 계단을 밟고 내려가는데.
“아, 단장님.”
“이리나?”
단원들을 회수하러 나갔던 녀석이 돌아온 것도 의문인데 녀석의 뒤에는 한창 바쁜 이리나가 따라 올라오고 있었다.
“아, 안녕?”
“뭐야. 왜 갑자기 수줍어하고 그래?”
“아, 아닌데……?”
나는 뺨을 붉히며 시선을 피하는 그녀에게 다가가며 로안에게 눈빛을 보냈다.
‘뭔 일이냐?’
‘단장님 덕분에 죽을 뻔했습니다.’
물론, 정말 그런 의미가 담긴 눈빛은 아니었지만, 녀석의 눈빛이 너무 불손해 순간 정강이를 걷어찰 뻔했다.
“그런데 무슨 일이야?”
“어, 그게…….”
이리나는 힐끗 로안을 곁눈질했고, 녀석은 잠깐 눈을 끔뻑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단장님 명령에 따라 단원들을 찾으러 나갔다가 습격받았습니다.”
“습격?”
“단장님의 일정을 파악하려는 무리에게 덮쳐졌습니다.”
아무래도 조금 전 눈빛을 내가 제대로 해석한 모양이다.
빌어먹을 놈.
정강이 1스택 적립이다.
“그걸 이리나가 발견하고 도와줬고?”
“예.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기껏 받은 회원증을 한 번도 사용해 보지 못할뻔했습니다.”
“어. 그래. 고생했다. 근데 멀쩡하면 애들 마저 찾으러 가지 왜 돌아왔냐?”
“…….”
2스택 적립.
이리나만 없었으면 그냥 걷어차 버리는 건데.
“붙잡은 괴한들이 단장님과 아는 사이인 것 같더군요.”
“나랑?”
“예. 그래서 일이 커지기 전에 이리나 경께 부탁드려 조용한 곳에 가둬두고 보고하러 온 겁니다.”
녀석의 대답에 나는 눈을 끔뻑였다.
나와 관계있는 이들 중에서 이리나에게 제압당할 정도의 무력을 가진 이들이 있었던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렇다할 인물이 떠오르지 않았다.
애초에 누군가를 노릴 만한 악인과 깊게 친분을 나눌 내가 아니다.
“신원은 파악했고?”
“순순히 이름을 불더군요.”
“대단한 자신감이네. 이름이 어떻게 되는데?”
“민트, 시나몬, 캐러──”
“콜록, 콜록!!”
절로 튀어나온 기침을 내뱉으며, 나는 조용히 놈에게 적립한 1스택을 차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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