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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감사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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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리우스 제국
“어머니께서 진노하셨노라.”
““……?!””
내 바짓가랑이를 붙잡기 위해 휘적거리던 손짓들이 그대로 굳어졌다.
머리색, 눈동자, 외형까지.
여성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무엇하나 닮은 구석이 없는 셋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한날 한시에 태어난 자매처럼 똑같이 두 눈을 부릅뜬 채로 나를 올려다봤다.
‘잘 먹힌 거 같네.’
충분히 셋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은 거 같다고 판단했기에 나는 여전히 가성비가 좋지 못한 불길을 천천히 갈무리했다.
“개인의 욕정을 억누르지 못해 감히 대업을 그르치다니.”
“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사실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그냥 그럴듯하게 들리라고 대충 지어내는 말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물론, 그러한 사실을 밝힐 생각 따윈 없었기에 나는 가장 빠르게 정신을 차린 민트를 물끄러미 내려다봤다.
“요람이 폐쇄되었다.”
“…….”
딱딱하게 굳어진 얼굴.
나를 바라보는 듯하면서도 어긋난 시선.
‘뭐, 애초에 한패라는 걸 알고 있지만.’
내 눈에도 이리 훤히 보일 정도라면, 진짜 심문관들이 와서 심문을 시작하면 금방 정체가 탄로 나지 않았을까 싶다.
“위대한 어머니의 대업에 차질을 일으켰으니, 마땅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조금 전부터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맞, 맞습니다!!”
“그렇, 그렇습니다. 그보다 오해를 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십시오.”
민트가 다시 한번 부정했고, 뒤이어 정신을 차린 시나몬과 캐러멜 역시 민트를 따라 누이트 교도라는 사실을 부인했다.
“위대한 어머니의 아들인 나를 알아보지 못하니, 이는 너희가 그만큼 무능하다는 것일 터. 무능한 것들에게는 일말의 자비도 아깝다.”
나는 조금도 아쉬운 게 없는 사람처럼 반쯤 몸을 돌렸다. 그리고 아르델을 떠올리며 최대한 비슷한 표정을 연기한 채 입을 열었다.
“모자란 너희 덕에 길레나마저 잃었으니, 너희는 그곳에서 죗값을 치르도록 하라.”
“……?!”
길레나의 이름이 나온 순간 민트의 눈동자에 커다란 파문이 일어났다.
거기까지 확인한 나는 천천히 복도를 걸어, 그 셋이 갇혀 있는 철창으로부터 멀어졌다.
“자,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정확히 열 걸음.
이전과 다르게 공포라는 감정이 묻어나는 다급한 부름에 나는 조금 더 앞으로 걸었다.
“아, 아아!! 부디, 부디 자비를!! 어리석은 종들에게 자비를!!”
목이 찢어져라 부르짖는 외침에 나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다시 얼굴을 굳힌 다음 뒤돌아 걸어왔던 만큼 돌아가 철창 앞에 섰다.
“그 간절함이 거짓이 아니길 바라마.”
“아아…….”
“저, 정말──”
“닥쳐!!”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시나몬과 그런 시나몬을 밀치고 내게 머리를 조아리는 캐러멜.
솔직히 저 셋이 서로 치고받고 싸우든 말든 알 바 아니었으나, 아직은 찢어져선 안 되었기에 나는 잠깐 입을 다물고 머리를 굴렸다.
‘로샨테 그놈도 곧바로 믿진 않았었지.’
불길에 이어 길레나의 이름을 거론한 후에야 완전히 속아 넘어왔었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셋은 불길에 길레나의 이름까지 이미 거론했으나 여전히 눈동자에 불신이 엿보였다.
‘……괜찮겠지?’
정말 효과적인 방법을 떠올린 나였지만, 실행으로 옮기기 앞서서 다시 한번 고민을 해야만 했다.
‘괜찮겠지. 나 좋자고 하는 일이긴 한데, 결국에는 서로 윈윈이잖아? 애초에 신벌도 못 내리고.’
짧은 고민 끝에 결정을 내린 나는 내가 다시 입을 열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셋을 향해 세상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매한 것들이 풍요의 신이라 떠받드는 라피테라야말로 가장 음탕한 신이오.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어머니야말로 가장 고귀한 밤의 여왕이시니. 그런 어머니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너희의 간절함에 마지막 기회를 주겠노라.”
““……!!””
다시 한번 두 눈을 크게 뜨며 경악하는 셋.
그리고.
“가, 감사합니다!!”
“아아……!!”
“여신 누이트 만세!!”
씻은 듯 깨끗하게 사라진 불신과 동시에 셋은 나를 향해 머리를 조아렸다.
‘역시 여기선 신 이름 파는 게 직빵이라니까.’
나는 완벽히 넘어와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셋의 정수리를 빤히 내려다보며 말했다.
“지금부턴 대답하지 말고 듣기만 하라.”
““…….””
광신도처럼 누이트의 이름을 부르던 셋은 얼른 입을 틀어막았고, 덕분에 주변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너희를 풀어주는 것은 내게 있어 매우 간단한 일이다. 그러니, 이곳을 나가게 되는 대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평범하게 생활하도록 하라. 은신처는 물론이고 다른 자녀들과의 접촉도 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끄덕끄덕!!
머리를 조아린 상태로 열심히 고개를 끄덕거리는 셋.
“그리 며칠 생활하면, 길레나가 너희를 찾아갈 것이다. 그때 길레나와 함께 은신처로 향하라. 무슨 일이 있더라도 길레나를 보호해야 한다. 그조차도 하지 못한다면 더는 기회 따윈 없을 것이니 목숨 받쳐 지켜라.”
쿵! 쿵! 쿵!
이제는 머리를 끄덕이다 못해 이마로 바닥을 찧기까지 하는 셋의 격렬한 반응에 나는 조금 흠칫하고 말았다.
‘역시 정상들이 아니야.’
다시 한번 누이트와는 상종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며, 나는 철창으로부터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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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다친 곳은 없지? 혹시 그년들이 성희롱 안 했어?”
“완전 멀쩡하니까 좀 떨어져 봐.”
감옥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자,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리나가 달려와 내 몸을 이곳저곳 더듬거렸다. 불과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손잡는 것조차 수줍어하더니.
‘역시 회복이 빠르다니까.’
이게 사막 태생인 그녀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이리나.”
“어. 왜?”
“안에 있는 쟤들 내일 아침에 풀어주고, 내가 됐다고 할 때까지 감시좀 붙여 줄래?”
“뭐어, 피해 당사자인 부단장이라는 놈이 너한테 다 맡긴다고 했으니까. 네가 풀어주라면 풀어줄 수야 있긴 한데…….”
이리나가 조금 곤란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봤다.
“인원이 조금 빠듯해서…….”
“아, 맞다. 말해주는 거 깜빡했네.”
나는 이리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침에 로안에게 일러뒀던 것들을 이리나에게 말해줬다.
하지만.
“…그다지 도움은 안 될 것 같은데.”
고작 열아홉이라 숫자로는 개미 똥구멍 만큼도 도움이 안 되는 건 사실이었다. 그건 인정한다.
그래도 가장 성가신 고추 달린 진상을 처리하는데는 이보다 적합한 인재는 없을 터.
이리나 역시 이 사실은 알고 있을 텐데도 저런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걸 보면 어지간히도 우리 단원들이 신뢰 가지 않는 모양이다.
“한 번만 믿어 봐. 체력이 좀 나약하긴 한데 그것만 빼면 협조도 잘하고 도움도 될 거야.”
“으음……. 스미스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마지못해서, 정말 내 얼굴을 봐서 받아들이겠다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하나의 조건을 더 추가시키기로 했다.
‘성과 미달인 놈 한 명당 퇴근 십 분 연장.’
기준을 몇 명으로 할지는 이리나와 조금 더 대화를 나눠본 후에 정하기로 하고, 카지노에 조금이라도 오래 엉덩이를 붙이고 싶은 만큼 우리 중독자 로안은 알아서 애들을 잘 굴릴 것이다.
“그러면 올라갈까?”
“……그, 꺅?!”
나는 여전히 떨떠름한 표정을 지우지 못한 이리나를 번쩍 안아다가 목덜미를 잘근잘근 깨물었다.
“황태녀님께서 인원 충원 금방 해주신다고 하셨으니까 그만 얼굴 좀 펴.”
“딱히 구긴 적 없거든?”
“우리 애들 붙여준다니까 완전 팍! 구겨지던데?”
“뭐, 뭐래……?”
슬그머니 시선을 피하는 이리나.
나는 힐끗힐끗 이쪽을 곁눈질하는 기사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이리나와 장난치며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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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성공할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계획은 없을 것 같구나.”
“그렇죠?”
이리나와 헤어지고 마르비우스의 궁을 찾은 나는 애타게 나를 기다리고 있던 둘과 함께 점심을 즐긴 후 낮잠을 위해 침대에 누웠다.
고롱……. 고롱…….
벨마 귀부인이 잠깐 자리를 비켜준 사이, 내 아랫도리에 들어와 열심히 배를 채웠던 아드리안은 침대에 눕자마자 내 품에 안겨 금방 잠들어 버렸다.
나는 잠든 아드리안의 복슬복슬한 작은 꼬리를 만지작거리며 반대쪽 품에 안겨 이쪽을 올려다보고 있는 작은 황녀님의 이마에 입술을 맞췄다.
“뭐, 누이트보다 더 독하다던 페트미라의 사도들을 교화시켰다고 하니, 길레나인지 길바닥인지 뭔가 하는 그것 정도는 쉽게 굴복시킬 수 있을 터…….”
반쯤 눈꺼풀을 감고 있던 마르비우스는 노곤하게 하품을 내뱉더니, 완전히 눈을 감으며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어왔다.
“…여성을 홀리는 건 그대의 특기이니 어련히 알아서 잘하겠지.”
“조금은 질투해주실 줄 알았는데.”
“흐아으음~”
마르비우스는 다시 한번 길게 하품하며 슬쩍 고개를 들었다.
“사랑 없는 육체관계에 뭣 하러 질투한단 말이냐. 무엇보다…….”
다시 눈을 감으며 말했다.
“이렇게 사랑받기에도 바쁜데 질투할 틈이 어디 있을까.”
“…황녀님.”
“……?”
나는 그녀의 작지만 탐스러운 엉덩이를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며 속삭였다.
“불끈해졌습니다.”
“…정말이지.”
수줍은 얼굴로 작게 한숨을 내쉰 마르비우스가 조심스럽게 몸을 돌려 누웠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불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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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벌써 불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