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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감사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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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리우스 제국
“내일까진 젖은 안 짜도 될 것 같네.”
들어왔을 때보다 더욱 피부가 반들반들해진 시란은 내 잇자국이 가득한 가슴을 장난스럽게 주무르며 씨익 웃어 보였다.
“케르낙스도 힘들겠네. 이렇게 큰 아기 젖 먹이려면 말이야.”
“…그 정도는 아닙니다만.”
“젖 빠는 것부터 그만두고 아니라고 하지?”
“응애.”
“뭐야 그게.”
다행히 시란은 경멸 대신, 피식 가볍게 웃으며 옷을 마저 입었다.
“머리 말려드릴게요.”
“그래~”
짧지만 격렬했던 사랑의 표현 덕분일까.
시란은 평소보다 훨씬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편하게 등을 내 가슴에 기대어왔다.
“역시 혼자 닦는 것보다는 남편 손길이 좋긴 하네~”
“평소에는 안 닦으시잖아요.”
“사소한 건 좀 넘어가지?”
물을 머금어 보석처럼 붉게 반짝이는 시란의 머리칼을 상냥하게 수건으로 물기를 덜어낸 다음, 마사지하듯 엉킨 머리칼을 부드럽게 풀어냈다.
“스미스야.”
“네?”
“내가 아니더라도, 혼자 해결하기 힘들다 싶으면 다른 녀석들한테 상담도 하고 좀 더 의지하고 그래라.”
“갑자기요?”
“네가 이런 쪽으로는 딱 선을 긋고 정색하니까 그런 거 아니냐.”
툭. 툭.
예쁘게 정리한 머리칼이 다시 엉키게, 시란은 뒤통수로 내 가슴팍을 두들기다가 슬쩍 고개를 치켜들어 나를 올려다봤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으니까. 너무 초조하게 굴지 말란 말이야.”
“흐흐, 알겠습니다.”
“아니, 농담이 아니라 진짜으음……. 키스로 입술 막는 것도 한 두우음…….”
나는 시란이 잔소리를 하려고 할 때마다 고개를 숙여 내 입술로 시란의 입술을 틀어막았다.
시란은 그게 상당히 불만스럽다는 듯이 자꾸 말하려고 했지만, 진짜로 불만스러웠다면 고개를 다시 숙이면 되었을 텐데, 오히려 키스를 조르듯 시란은 머리칼의 정리가 끝날 때까지 고개를 치켜들고서 나를 올려다봤다.
“옷 다시 갈아입어야겠네.”
“제 탓 아닙니다?”
“누가 뭐랬냐?”
단정하게 묶은 머리칼을 한번 흔들어준 다음, 시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앞섬이 축축하게 젖은 셔츠를 벗어 바구니에 집어 던지고는 내가 들고 있던 수건으로 몽글몽글 모유가 맺혀 있는 젖가슴을 두들겨 닦아냈다.
“정리하고 갈 테니까 먼저 나가라.”
“넹.”
나는 있어봤자 오히려 시란의 가슴만 더욱 부풀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군말 없이 기에나가 가져다 놓은 잠옷으로 후딱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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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모인 저녁 식사 자리.
평소처럼 시끌벅적한 식사가 끝난 후, 가볍게 차를 마시는 동안 나는 간략하게 오늘 황제와 겪었던 일을 풀어냈다.
“그렇게 돼서 일단 제도에 온 목적을 이루게 됐습니다.”
“잘됐네?”
“축하드려요. 서방님~”
“힘냈구나.”
시론과 냐호가 먼저 나를 칭찬했고, 바로 옆에 앉아 있던 케르낙스가 온화한 미소와 함께 팔을 뻗어 내 머리를 상냥하게 어루만졌다.
“뭐, 잘하긴 했는데 말이야. 이것저것 안 재고 그냥 이것만 썼어도 진즉에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을까?”
벌써 맥주를 한 잔 비워낸 누님이 목에 찬 징표를 만지작거리며 그리 말했다.
“큼큼, 누님의 말씀도 맞긴 한데……. 그거에 대해서 또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나는 내 머리를 어루만지던 케르낙스의 손등에 살포시 입을 맞춘 다음, 최대한 다른 연인들이 걱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조금 각색하여,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황제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풀었다.
“뭐야 그 여자. 완전 기분 나쁜데.”
“…황성에서의 일은 모두 황제의 손바닥 안이라는 말이군요.”
시론이 노골적으로 꺼림직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냐호는 고운 이마를 살짝 찌푸리며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 더 남았는데.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해.”
나는 준비하고 있는 시란과 아무것도 모르고 느긋하게 시란의 모유를 첨가한 홍차를 홀짝이고 있는 비젤린님을 바라보며 ‘작은이모님’에 대한 것을 밝혔다.
“이모……?”
“정신이 이상한 여자인 것 같군.”
“확실히 지금의 황제는 그리 소문이 좋진 못하긴 하지.”
시론이 고개를 갸웃거렸고, 베네오가 신랄하게 황제를 정신병자 취급했으며, 누님이 거기에 동의했다.
“조용.”
그리고 잠깐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시란이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진정시켰다.
“야.”
“언니한테 언제까지 야라고 할 생각이니?”
“뭐래. 아무튼, 그거 말한다?”
“그래야 할 거 같네.”
비젤린님은 들고 있던 찻 잔을 내려놓으며 이쪽을 바라봤다.
“지금까지는 스미스만 알고 있던 이야기지만, 제국의 건국제는 나와 시란의 언니란다.”
“푸흡……?!”
“콜록, 콜록!!”
누님의 입에서 마시고 있던 맥주가 뿜어져 나왔고, 네메아는 가슴을 두들기며 기침을 토했다.
조금 우스운 건, 누님과 네메아만 그런 격한 반응을 보였고, 대부분은 그저 눈을 끔뻑이는 정도로 놀라는 게 전부였다.
“정확히는 우리 자매들의 가장 맏언니였지. 그리고 시란이 유일하게 언니라고 따르던 사람이기도 했고.”
“야.”
“사실이잖아?”
시란은 금방이라도 비젤린님께 달려들 것처럼 눈을 사납게 떴지만, 최근 케르낙스를 많이 의식하고 있어서인지 노려보는 것으로 그쳤다.
“참고로 지금은 시란이 막내고 내가 셋째. 첫째랑 둘째도 있지만, 그 둘은 나중에 만나면 알아서 소개하기로 하고, 다시 본론으로 넘어갈게.”
첫째와 둘째.
나는 그 둘에 대한 이야기도 자세히 듣고 싶었지만,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조른다고 해서 이야기해 줄 것 같지 않았기에 우선은 머리 한쪽 구석에 조용히 묻어두기로 했다.
“뭐, 대단히 거창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다들 그렇게 표정 굳힐 필요는 없어. 그냥, 튜레언니…… 그러니까 건국제가 우리에게 부탁한 게 있거든. 제국은 어찌 되어도 좋지만, 핏줄만큼은 지켜달라고 말이야.”
비젤린님은 처음으로 조금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저 바보는 생각도 없이 그러겠다고 받아들였지.”
“……너도 마찬가지거든?”
“누가 뭐랬니? 여튼, 나랑 쟤. 그리고 지금 여기에는 없지만 잘 살고 있는 첫째랑 둘째도 약속했어. 그리고 보시다시피 튤리우스의 핏줄이 지금까지 황제의 자리에 앉아 절대 권력을 휘두르고 있지.”
호로록.
비젤린님은 잠깐 놓아두었던 찻잔을 들어 목을 축였다.
“황제가 말한 작은이모라는 건 분명 저 바보를 말하는 것 같긴 한데, 문제는 건국제와 나눈 약속은 문서로 따로 남긴 게 아니라는 점이야.”
“그, 혹시 건국제께서 따로 기록을 남기셨다던지……?”
“임종 직전에 나눈 약속이라서 그럴 일은 희박하지만, 우리가 받아들일 걸 예측하고 남겨뒀을 가능성까지 배제하긴 어렵겠네.”
“어, 음…… 그, 그렇군요.”
임종이라는 단어에 나는 괜히 자리가 불편해지고 입술이 바짝 마르는 것 같았다.
“응? 아, 괜찮아. 누릴 거 다 누리고 갔거든.”
“……그건 그렇지.”
시란이 콧방귀를 뀌더니, 그제야 딱딱하게 굳어져 있던 시란의 표정이 한결 가볍게 풀어졌다.
“아무튼, 이야기는 여기까지고. 만약 기록을 남겼다면 황제의 비고에 남겨뒀을 가능성이 가장 클 테니까.”
“비고에 들어가서 꼼꼼히 살펴보라는 말씀이시죠?”
“그래.”
내 물음에 시란과 비젤린님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시론이 이마를 찌푸리더니.
“아니, 그냥 엄마가 황제한테 직접 찾아가서 물어보는 쪽이 더 빠르지 않나?”
두 사람에게 그리 물었다.
“딸아. 내가 이런 말은 안 하려고 했다만, 그래도 우리가 너보단 머리가 잘 돌아간단다? 그러니까 조용히 발 닦고 씻을 준비나 하고 있으렴.”
“…엄마가 괴롭혀.”
“어, 으음.”
시론은 입술을 삐죽이며 케르낙스의 품에 안겼고, 케르낙스는 잠깐 당황했지만, 곧 두 손으로 시론의 머리와 등을 상냥하게 토닥여줬다.
“아무튼, 이야기는 여기까지니까.”
시란은 손을 휘적이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비젤린님 역시 빈 찻잔을 내려놓으며 일어나셨다.
“잠깐, 할 말이 있는데?”
“저도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그리고 누님과 네메아가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시란에게 다가갔다.
“귀찮게 굴지 말고 저쪽으로 가라.”
“…….”
“…….”
물론, 시란이 주먹을 한 번 들어 보이자 더 달라붙지 못하고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지만.
“언니. 씻으러 가자.”
“그래.”
케르낙스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한껏 치유받은 시론이 자리에서 일어나, 케르낙스를 조심조심 일으켰고, 냐호 역시 자신의 식기를 정리한 다음 의자에서 일어났다.
‘나도 가야지.’
따뜻한 욕탕에 몸을 담그는 일은 몇 번을 하더라도 질리지 않을뿐더러, 사랑스러운 아내들과 함께 들어가니 그 즐거움은 배가 될 예정이었다.
그렇게 뒷정리를 기에나와 베네오에게 맡겨두고 졸졸졸 세 사람의 뒤를 따라 걷는데.
톡. 톡.
누군가 등을 찔러와 슬쩍 고개를 돌렸다.
‘……시스?’
식사 시간부터 말없이 조용히 앉아 있던 시스가 푸른 머리칼을 뒤로 넘기며 나를 빤히 올려다보고 있었다.
또각─ 또각─
할 말이 있어서 불렀겠거니 해서 멈췄더니, 정작 나를 불러 세운 시스는 태연하게 나를 지나쳐 계단을 올라가 버렸다.
‘……?’
그에 잠깐 시스의 보일 듯 말 듯 흔들거리는 검은 치맛자락을 빤히 올려다보는데.
스륵.
시스가 스스로 치마를 들춰, 탐스러운 엉덩이와 그사이에 끼워져 있는 야릇한 검은 팬티를 내게 과시하듯 보여줬다.
‘뭐지…….’
시스가 저럴 리가 없는데?
눈은 즐겁지만, 반대로 생각은 많아지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에 일단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는 마음으로 살랑살랑 엉덩이를 흔들며 계단을 올라가는 시스의 엉덩이를 뚫어져라 눈에 담았다.
스윽.
“아…….”
하지만 그런 즐거움도 잠깐.
계단을 모두 오른 시스는 붙잡고 있던 치마를 내렸고, 내게는 눈길도 주지 않으며 시론과 케르낙스. 냐호를 따라 앞으로 걸어갔다.
“쩝…….”
모처럼 시스가 유혹하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그냥 내 시선을 즐긴 모양이다.
그렇게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아내들의 뒤를 쫓기 위해 다시 계단을 밟고 오르려던 그 순간.
【드릴 말씀이 있으니, 잠깐 침실로 와주십시오.】
시스의 청아한 음색이 들려왔고, 나는 조금 더 빠르게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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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의 유혹...이건 귀한 겁니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