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인G크리티카//감사함다!!
-=-
튤리우스 제국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시스에게 마지막 한 방울 정도만 남겨두고 모조리 쥐어짜인 다음 간신히 풀려날 수 있었다.
끝도 없는 쾌락의 늪에서 살아나온 대가로 허리는 뻐근했고, 아랫도리는 아주 살짝만 피가 쏠려도 눈물이 찔끔 나와버릴 정도로 욱씬거렸다.
‘…독한 녀석.’
시란이나 누님을 괴롭히는 것과 비교하면 그 정도는 진짜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고 있을 텐데도 나를 무슨 마른걸레 쥐어짜듯 정액을 갈취하다니.
진짜 언젠간 반드시 저 높은 콧대를 꾹 눌러 ‘여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단단히 교육할 테다.
‘그런 날이 오긴 할지가 의문이긴 하지만.’
나는 뻐근한 허리를 두드리며 욕탕 안으로 들어갔다.
“응? 바보 너 얼굴이 왜 그래?”
마침 샤워기 앞에서 몸에 향유를 바르고 있던 시론이 나를 발견하고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자, 잠…… 무슨 일 있었어?”
“아무 일도 없었어.”
“아니, 하으, 가, 간지러운데…….”
막 향유를 발라 미끄러운 시론의 피부는 평소보다 더욱 끌어안는 감촉이 좋았다. 게다가 목덜미 아래에서 솔솔 올라오는 은은한 꽃향기.
나는 소녀처럼 얌전히 품에 들어와 내 뺨에 본인의 부드러운 뺨을 강아지처럼 문지르며 애정을 표현하는 시론의 행동에 대답하듯 열기가 조금씩 오르기 시작한 새하얀 목덜미에 입술을 맞추고 품에서 놓아줬다.
“진짜 아무 일 없는 거 맞지?”
“엉. 그냥 황제랑 만났던 게 정신적으로 피곤해서 그래.”
“……이번만 믿어줄게.”
“흐흐, 고맙네요.”
“하응~!!”
미끌미끌 빛이 나는 시론의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나온 매력적인 몸매를 마음껏 주물렀다.
“하아, 하아아…….”
“기분 좋아?”
“……응.”
어느새 내 가슴에 편히 몸을 기댄 시론의 상대적으로 귀여운 가슴을 아래에서 위로 받쳐 든 다음, 조금씩 단단해지기 시작한 유두를 검지와 엄지로 붙잡고 상냥하게 힘을 주어 마사지하듯 앞으로 잡아당겼다.
그렇게 마사지하듯 유두와 가슴을 괴롭히기를 잠깐.
“하아아……♥”
시론이 흠칫흠칫 몸을 부르르 떨며 가볍게 절정을 맞이했다.
“오늘도 귀여웠어.”
“…바보.”
이제는 귀엽다라는 말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시론은 날카로운 상어 이빨로 내 목덜미를 살짝 깨물었다.
“우음, 쯉, 응읏…….”
살짝 따끔함이 스쳐 지나갔고, 뒤를 이어 시론의 말랑하고 끈적한 혀라 따끔한 부위를 날름 핥으며 내 피를 야릇하게 핥아 삼켰다.
처음에는 요령이 없어 흡혈귀처럼 진짜로 이빨을 박아 넣었는데, 지금은 시란을 보고 많이 배워 작은 상처를 낸 다음 그곳으로부터 조금씩 피를 빨아 먹는 법을 배운 시론이다.
촤아아악──
나는 시론이 내 피를 탐하는 동안 물 온도를 적당히 조절한 다음 시론의 몸에 남은 향유를 씻어내고 의자에 앉아 품에 안긴 시론의 머리를 능숙하게 감겨주었다.
쪽♥
정확히 머리의 거품기를 씻어내자, 시론이 내 목덜미에 입술을 맞추며 고개를 들었다.
나는 살짝 몽롱해진 시론의 루비색 눈동자를 응시하며 이마에 입술을 맞췄다.
“만족했어?”
“응…….”
내 피에 취한 시론이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며 어깨에 머리를 기대어왔다.
“…오빠 피가 제일 맛있어.”
귀가 녹아버릴 것처럼 달콤한 시론의 속삭임.
이따금 피를 조금 과하게 섭취하면 이렇게 술에 취한 사람처럼 평소에는 볼 수 없는 귀엽고 솔직한 시론을 볼 수 있다.
평소였다면 당장 내 가슴을 꾸욱 누르며 뭉그러진 말랑한 가슴을 입에 물고 달콤한 꿀을 뚝뚝 흘리고 있는 보지에 아기씨를 잔뜩 채워줬을 텐데.
‘끄응.’
시론의 필살기에 반응해 지칠 줄 모르고 대가리를 치켜든 자지.
그리고 시스에게 너무 쥐어짜인 탓에 눈물이 찔끔 나왔다.
-서방님~ 언제 오셔요?
-스미스.
수증기 너머로 냐호와 케르낙스가 참을 만큼 참았다는 의미를 담아 내 이름을 불러왔다.
‘후후…….’
농담이 아니고 삽입이라도 했다가는 진짜 눈물을 왈칵 흘릴 정도로 아팠지만,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
이럴 경우를 위해 지금까지 열심히 손기술을 연마해왔으니 말이다.
“지금 가!!”
“으응~”
나는 강아지처럼 자꾸만 뺨을 문질러오는 시론의 엉덩이를 조물조물 주무르며 욕탕으로 걸음을 옮겼다.
**
시스에게 아기씨를 탈탈 털려 손기술로 다른 아내들을 만족시켜준 다음 날.
【무척 피곤해 보이시는군요.】
어제 약속한 대로 함께 출근길에 올라 황성에 들어온 시스가 맑고 깨끗한 음색으로 몹시 얄미운 말을 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지금이라면 힘으로 찍어누를 수 있지만, 나는 해볼 테면 어디 해보라는 듯이 나를 빤히 올려다보는 시스의 기세에 먼저 시선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징표의 힘을 빌려 존재감을 완전히 지워버린 시스와 함께 기사단 건물로 들어왔다.
“오셨습니까.”
고작 하루 사이에 단원들의 출근 시간까지 두 시간이나 앞당겨 검은 갈기 기사단원들의 순찰에 단원들을 모두 딸려 보내고 혼자 여유롭게 문서 작업을 하고 있던 우리 유능한 도박 중독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나를 맞이했다.
“근데 출근 시간 당기는 건 그래도 내 허락을 받았어야 하지 않을까?”
“다시 불러들입니까?”
“크흠,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잘했어.”
“단장님이라면 그리 말씀해주실 줄 믿고 있었습니다. 그간 나라의 녹을 허투루 받아먹었으니 그만큼 더 열심히 몸을 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
“왜 그런 눈으로 보십니까.”
“몰라서 묻냐?”
“크흠.”
이번엔 내가 아니라 로안이 헛기침을 하며 내 시선을 피했다.
“뭐 결제 필요한 거 있냐?”
“아직은 없습니다. 아, 이리나 경께서 시간 나면 한 번 들려달라고 하시더군요. 단장님 덕에 조금씩 여유가 생기고 있어 식사를 대접해드리고 싶다 하셨습니다.”
“이리나가?”
“예. 새벽에 다녀가셨습니다. 검은 갈기 기사단원들에게 듣자니 사흘 만에 퇴근하는 길이라고 하더군요.”
“…애들 좀 더 팍팍 굴려라.”
“조금 더 효율을 올려보겠습니다.”
“그래.”
나는 나 없이도 척척 일을 잘 해내는 로안의 어깨를 두들겼다.
“그러면 나는 황태녀님 뵈러 간다?”
“돌아오십니까?”
“퇴근 전에는 한 번 들릴 것 같긴 한데. 왜?”
“단원들이 잘하고 있는지 확인해볼까 해서 말입니다.”
나는 너무나도 쓸데없이 올곧은 녀석의 눈동자를 보고 슬슬 녀석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이 새끼 나중에 칼빵 맞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그래도 몇 년이나 동고동락하던 사이였을 텐데, 카지노 회원권 한 장에 홀라당 나에게 넘어와 아무런 거리낌 없이 같은 편이었던 단원들을 굴려 대다니.
“로안아.”
“예. 단장님.”
“오전은 힘들고, 오후에 최대한 빨리 올 테니까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라. 같이 가자.”
“…단장님은 너무 눈에 뜁니다만.”
진심으로 함께 갈 생각이냐는 녀석의 눈초리에 나는 작게 헛기침을 내뱉었다.
‘시발. 살다살다 내가 로안 이 자식한테 꼽을 먹는 날이 오다니.’
마음 같아서는 정강이를 걷어 차버리고 싶었지만, 옆에서 시스가 빤히 보고 있어 나는 한숨을 내쉬는 걸로 마음을 다스렸다.
“방법이 다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라.”
“……일단, 알겠습니다.”
“눈이 불손하다?”
“큼, 새벽부터 서류를 너무 읽어 그런 것 같습니다. 잠깐 쉬어야겠군요.”
녀석은 주섬주섬 테이블 위에 나열해 두었던 서류를 한곳으로 모았다.
“멜버른 경께서 기다리시는 것 같은데.”
“…쓰읍. 간다. 가.”
“크흠.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내가 가늘게 뜬 눈으로 노려보자, 녀석은 경례가 아니라 직각으로 허리를 숙여 나에게 인사했다. 하여튼 눈치는 더럽게 빨라요.
【직접 보니 더 재밌는 인간이군요.】
‘뭐, 좀 웃긴 놈이긴 하지.’
나는 시스와 함께 건물 밖으로 나왔다.
“황태녀님께 모시겠습니다.”
그리고 멜버른 경의 안내를 받아 태양궁으로 향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황제가 직접 르비엘에게 나를 위해 오늘 오전 일정을 비우라 명령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조금 당황했다.
언제는 내가 편할 때 르비엘에게 찾아가라더니.
‘빠를수록 좋으니까 사실 크게 불만은 없지만.’
게다가 시간을 오전으로 잡아줘서 잘만 하면 오후에 다른 일정들도 처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로안에게 말했던 대로 퇴근 전에 비고에서 나오게 된다면 로안과 함께 거리를 조금 돌아다니는 척 신전으로 유도한 다음 감옥에 갇혀 심문 받고 있는 길레나를 만나러 갈 계획이다.
물론, 모든 건 내가 비고에서 얼마나 빠르게 필요한 것들을 얻어내느냐에 달렸지만…….
“……?”
나는 든든한 지원군인 시스의 얼굴을 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고, 옆에 붙어 있어야 할 시스가 보이지 않아 순간 당황해 걸음을 멈췄다.
“경?”
“아, 죄송합니다.”
내가 걸음을 멈추자 덩달아 나를 따라 멈춘 멜버른 경을 향해 사과한 다음, 나는 고개를 뒤로 돌려 불편한 구두로 걸어오고 있는 시스를 뒤돌아봤다.
짝──!!
“겨, 경?”
“아. 잠이 덜 깬거 같아서 말입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아니, 그… 예에…….”
나는 당황해하는 멜버른 경을 뒤로하고 몸을 돌려 시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뒤에 있는 그녀가 나를 어떻게 보든 신경 쓰지 않고 시스를 공주님 자세로 번쩍 품에 안았다.
【사원 서민수. 저는 괜찮── 】
‘조용히 해.’
나는 처음으로 시스의 말을 끊어버리고는 다시 몸을 돌렸다.
“경……?”
“팔이 조금 저려서 말입니다. 계속 가시죠.”
“예에…….”
당황에서 걱정의 눈빛을 보내던 멜버른 경은 기사답게 더는 내게 묻지 않고 다시 태양궁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뒤를 따라 걸으며 가슴 아래에 손을 얹고 얌전히 안겨 있는 시스의 얼굴을 바라봤다.
‘신경 못 써줘서 미안해.’
【…불필요한 사과입니다.】
끝까지 솔직하지 못한 시스의 대답에 나는 살짝 고개를 숙여 시스의 아름다운 푸른 머리칼에 입술을 맞췄다.
‘앞으론 더 신경 쓸게.’
【…….】
시스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내 가슴에 머리를 조금 더 편히 기대었다.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
진짜 설날!! 다들 떡국 많이 드시고 복 많이 챙겨가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