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683화 (683/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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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감사함다!!

MickyRonBerchaide//꾸짖을 깡!! 족보가 이미 멍멍이 개밥이지만..그건..그건 금끼야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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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리우스 제국

그날 저녁.

“아빠랑 잠깐만 떨어져 있자?”

-우으.

한숨 푹 자고 일어난 겨울이를 향해 손을 흔들자, 자는 사이에 케르낙스의 품으로 옮겨졌던 겨울이가 나를 빤히 바라보다가 홱! 하고 다시 얼굴을 숨겨버렸다.

“흐흐, 또 아빠 없다고 울 거면서.”

-으뭉…….

얼굴을 숨긴다고 제 딴에는 폭! 하고 케르낙스의 품에 얼굴을 묻은 것 같은데 토실토실한 뺨이 볼록 튀어나와 오히려 귀여움만 더 돋보일 뿐이었다.

“다녀올게.”

“그래.”

나는 배고픈 겨울이에게 젖 먹일 준비를 하는 케르낙스의 이마와 입술에 키스한 다음, 마지막으로 겨울이의 머리에 조심조심 뽀뽀한 다음 방을 나왔다.

“나쁜놈.”

“악?!”

계단을 내려와 부엌에 들어서자마자 누님이 내 등짝을 찰지게 후려쳤다.

“왜, 왜요?!”

“혼자서 겨울이 독차지하고. 낮에 니가 중간에 안 끼어들었으면 내가 선택받을 차례였단 말이야 이 자식아!!”

“아니…….”

겨울이를 예뻐해 줘서 기분이 좋긴 한데, 뭔가 이상한 이유로 맞은 거 같아 굉장히 억울해졌다.

“킁킁, 킁킁!! 하아~ 아기 냄새…….”

게다가 언제 다가왔는지 모를 시론은 아예 내 품에 찰싹 달라붙어 겨울이가 안겨 있던 가슴팍에 코를 묻고 킁킁거리기 시작했다.

“…더 많은 장냔감이 필요해요.”

냐호는 뭔가 흑화한 것처럼 중얼거리고 있고

다행히 낮에 겨울이의 간택을 받기 위해 끼어있던 기에나와 네메아는 별다른 이상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근데 젖가슴만 징그럽게 큰 애들 사이에서 진짜 뽀짝한 아기가 있어서 그런지 엄청 귀엽긴 하더라.”

“저 징그러운 년도 20년 전에는 꽤 귀여웠는데.”

벌써 와인을 한 병 비워버린 시란과 비젤린님께서도 한마디 덧붙였다.

짝──!!

그리고 혼란스러워지는 부엌에 울려 퍼지는 손뼉 소리.

“다들 모이셨으니, 그만 착석 바랍니다.”

손뼉 소리와 함께 조용해진 부엌에 시스의 청아한 음색이 잔잔하게 퍼졌다.

동시에 여전히 시스를 조금 어려워하는 아내들이 헛기침을 내뱉거나 뺨을 긁적이며 본인의 자리를 찾아 엉덩이를 붙이고 앉는다.

“식사를.”

그에 기다리고 있던 기에나와 베네오가 오늘의 저녁거리를 테이블 위에 차례차례 올려두고 본인들 자리에 앉는다. 그제야 시스도 자리에 앉으며 수저를 들었다.

“잘 먹을게.”

내가 먼저 앞에 놓인 소고기를 찍어 입에 넣자, 다른 아내들도 평소처럼 식사를 시작했다.

겨울이가 일어나기를 기다리면서 자연스럽게 늦어진 저녁 시간이었지만, 늘 그랬듯 서로 가벼운 담소를 나누며 즐거운 자리가 이어졌다.

그렇게 다들 만족스럽게 배를 채우고 입가심을 위해 각자 취향에 맞는 음료가 든 잔을 받아 들고 시스를 바라봤다.

낮에 황제의 편지에 적혀 있던 내용 때문이었다.

“편지는 다들 읽어 보셨을 테지만, 이 자리에서 한 번 더 낭독하도록 하겠습니다.”

겨울이를 보듬는다고 손이 없던 날 대신해 편지를 가지고 있던 시스가 투박한 편지 봉투에서 편지지를 꺼내 펼쳤다.

“창고에서 원하는 걸 얻었나? 얻지 못했다면 유감이겠어. 뭐, 다시 나를 즐겁게 할 만한 뭔가를 보여준다면 한 번 더 들여보내 줄 수도 있고. 하지만 그 전에 그날 내 경고를 나름 진지하게 받아들인 거 같던데, 그 부분은 마음에 들었다. 그러니 일주일 정도 얌전히 지내면 네놈이 가고 싶어 했던 마대륙으로 친히 보내주도록 하지.”

시스는 편지지를 고이 접어 다시 봉투 속에 집어넣었다.

“이처럼 황제는 생각보다 꽤 많은 걸 알고 있는 인물로 보입니다. 그런 자가 스미스님을 마대륙으로 보내주겠다고 편지에 적었군요.”

신비롭게 빛나는 물빛 눈동자가 비젤린님께 향했다.

“황제는 어떤 사람이죠?”

“살짝 미친년? 뭐, 그렇게 보이기도 하고 실제로 살짝 미친 것도 맞긴 하지만, 일단 굉장히 총명해. 나랑 그쪽을 제외하면 머리싸움으로는 절대 못 이길걸?”

“다른 주의할 점은 없습니까.”

“없어. 살짝 맛이 간 미친 년이긴 하지만, 황제랍시고 내뱉은 말은 번복하지 않고 무조건 지키거든. 그러니까 편지도 그래. 깊게 생각할 거 없이 적혀 있는 내용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는 거야.”

“얌전히, 누이트교를 더 이상 건들지 않으면 일주일 후에 마대륙으로 보내주겠다…… 군요.”

“그렇지.”

시스의 직역에 비젤린님께선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시란의 모유가 잔뜩 들어간 따끈따끈한 커피를 한 모금 홀짝였다.

“이번엔 시란님께서도 함께 대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대륙은 어떤 곳이며, 현 인원 중에서 몇 명이 제 안위를 지킬 수 있는지 알려주시겠습니까.”

“쟤, 쟤, 그리고 나.”

일말의 고민도 없이 시란은 누님과 네메아를 지목한 다음 스스로를 가리켰다.

“뭐, 깊게 안 들어간다면 저 짐 덩이까진 괜찮은데. 중심부를 넘어갈 거라면 말 그대로 짐 덩이지.”

그때, 얌전히 찻물을 마시고 있던 기에나가 손을 들었다.

“저도 불가한 겁니까.”

“어. 불가. 마대륙이 존나 척박한 곳인 건 알지? 그래서 걔네 중 대다수가 너희 엘프들한테 쌓인 게 좀 많거든. 니 한 몸 지키는 건 둘째치고 널 데려가는 순간 사고의 연속일 게 뻔해서 탈락이야.”

“…그렇군요.”

기에나가 손을 내렸고 시스가 차분하게 모두의 얼굴을 한 번씩 둘러본 다음, 누가 더 말할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말을 이었다.

“스미스님께서 마대륙에 가게 될 경우, 동행할 인원 후보로 시란님, 아멜라님, 네메아. 이렇게 세 분이 되시겠군요.”

무력이 거의 없다시피한 냐호는 애초에 이번 이야기에 낄 수조차 없었고, 늘 불만을 품던 시론조차 이번에는 얼굴을 구기긴 했어도 입을 꾹 다물고 침묵을 지켰다.

“여기서부턴 제 의견이지만, 케르낙스님과 아가씨의 안전을 위해 아멜라님과 네메아는 이곳에 남기를 희망합니다.”

“…잠깐. 아무리 엄마가 쌔다지만 바보를 혼자 맡는 건 내가 불안해.”

“거기엔 저도 동의 합니다.”

“시란님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혼자는 조금…….”

시론이 입을 열자, 기에나와 냐호가 거기에 동의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당사자인 내 의사지만, 일단 나 또한 아내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싶었기에 일단 시란의 안색을 살폈다.

그러나 한 소리 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시란은 심드렁한 얼굴로 시론이 아니라 누님을 바라보고 있었다.

“쯧……. 한 명 더 갈 거니까 그 부분은 걱정 안 해도 된다.”

“누구? 설마 낮에 왔던 그 곰탱이?”

“그, 요망한 곰이 결국……!!”

시론의 눈썹이 아래를 향해 휘어졌고, 냐호도 이를 바득바득 갈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아무튼……. 난 따라가고 싶은데 네 생각은 어떤데?”

뭔가 떠넘기듯이 누님이 내게 물었다.

“시스 말대로 여기 남아주세요. 네메아도.”

“……뭐, 겨울이가 귀여우니까 상관은 없다만.”

“나는 그저 따를 뿐이다.”

다행히 누님과 네메아 두 사람 모두 큰 반발 없이 내 뜻을 받아주었다.

“그러면 인원 선별은 마무리되었군요. 남은 건…….”

시스의 시선이 다시 비젤린님에게로 향했다.

“진짜, 진짜 따라가기 싫거든? 즐길 건 없고 춥기는 또 더럽게 춥지? 게다가 음식도 하나 같이 맛대가리 없다고.”

“하지만 아가씨께 스미스님의 얼굴을 보여드리기 위해서는 비젤린님께서 동행해주셔야 합니다.”

“그러니까!! 젠장!!”

어느새 커피를 몽땅 마셔버린 비젤린님께선 머리를 헝클어트리며 식탁에 그대로 엎어지셨다.

“크흠, 큼……. 그, 제가 해드릴 건 없고 다리는 불편하시지 않게 항상 엎고 다니겠습니다.”

“필요 없거든? 그냥 떠다니는 게 백 배는 더 편하다고!!”

부모의 원수를 바라보듯 나를 쏘아보는 비젤린님의 뜨거운 시선에 나는 할 말이 궁색해져서 그냥 어색하게 웃으며 뺨을 긁적였다.

“무릎이라도 꿇을까요?”

“누구 죽는 거 보고 싶어?”

그 말에 나는 비젤린님의 옆에 앉아 주먹을 말아쥐고 있는 시란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아……. 딴 건 다 참아도 음식 맛대가리 없는 건 진짜 최악이라고. 최악!!”

“그, 제가 어떻게든 최대한 해결해 볼게요.”

교류를 통해 지구 물건을 들여올 수 있다는 건 이미 확인한 바가 있다. 그리고 음식이라면 굳이 지구 음식이 아니라도 맛만 있으면 되니 더 구하기 쉬울 테고.

“그 말. 진짜로 꼭 책임져야 한다?”

“진짜 어떻게든 해 보겠습니다.”

“뭐, 나는 직접 짜 먹으면 되니까 너무 신경 쓰진 말고.”

반대로 시란은 새빨간 혀로 입술을 야릇하게 얇으며 웃었다.

“그럼, 모두 정해진 것 같으니 이만 파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시스가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기에나와 베네오가 기다렸다는 듯이 식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바보야. 씻으러 갈 건데 같이 갈래?”

“어? 아, 먼저 가 있어. 조금 있다가 들어갈게.”

다가온 시론의 엉덩이를 토닥여 냐호와 함께 먼저 올려보냈고, 나는 아직 반이나 남아 있는 미적지근해진 맥주를 삼키며 등받이에 머리를 기댔다.

‘…생각했던 거랑은 너무 다르네.’

나는 마대륙에 갈 때도 모두 함께 이동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보시다시피 냉혹했다.

‘비젤린님이 함께 가시니까 이동 자체는 오래 안 걸리겠지만……. 그래도 반 년은 떨어져 있어야 할 텐데.’

다른 아내들이야 어떻게든 인내하며 기다리겠지만…….

바로 낮에 겨울이가 나를 보자마자 서럽게 울었던 장면이 떠올랐다.

“끄으응……!!”

가야 하는데 진짜 가기 싫었다.

아마도 조금 전 비젤린님의 기분이 바로 이러하지 않았을까?

‘…아르델이랑 아르델라도 보고 싶다.’

흑선 상단을 통해 특급으로 편지를 보내더라도 한 달은 걸리기에 저택에 도착하고 붙인 편지가 빠르면 다음 주에나 아르델라의 손에 닿지 않을까 싶다.

진짜 빠른 대화를 바란다면 시스를 통해 몰링타에 있을 신도들을 통하는 방법도 있지만, 아무래도 그건 조금 거시기했다.

꿀꺽, 꿀꺽, 꿀꺽──!!

“푸하~!!”

남은 맥주를 한 번에 털어낸 나는 빈 잔을 식탁에 올려두고 벌떡 일어났다.

“결정했다.”

앞으로 일주일.

출근 도장만 찍고 곧장 퇴근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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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 - 기러기아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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