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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감사함다!!
NetFighTer//헥헥!! 휴가 복귀 헥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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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리우스 제국
“사제!! 아, 아니다! 일단 포션부터 가져오너라!!”
걱정 가득한 마르비우스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우리 막내 황녀님의 다급한 부름에 응답하는 시종들은 없었다. 왜냐면 아드리안의 존재 덕분에 시종들은 물론이고 근위 기사조차 드나들지 않는 금지 구역이기 때문이다.
“아! 베, 벨마!! 벨마아아!!”
뒤늦게 그 사실을 인지한 우리 마르비우스의 목소리가 도! 도! 도! 귀여운 발소리와 함께 멀어져 갔다.
“동생. 괜찮으냐?”
한참 시끄럽게 소리치던 마르비우스가 사라지자마자 레이벨 누님이 나를 향해 그리 물었다.
그에 나는 대답했다.
“…누나가 보기에는 괜찮아 보여?”
“흠,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없긴 해.”
너무나도 태연하고 뻔뻔한 대답에 순간 울컥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저 눈물이 주륵주륵 흘러나오는 눈으로 끙끙 앓는 게 전부였다.
“그런데 동생아. 생각보다 더 몸이 허약하구나. 고작 머리카락에 눈을 찔린 정도로 앞이 안 보인다니.”
“…그래. 다 내 탓이지. 내 탓이야.”
뭐? 의외로 금방 친해질지도 모르겠다고?
두 번 친해졌다간 그대로 저승행 편도 티켓을 끊게 될지도 모르는데 친해지긴 개뿔.
‘…어째 연상 누님들이랑 만날 때마다 왜 이렇게 구르는 거 같지.’
지금 상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러하다.
꼬리로 나를 끌어안은 레이벨 누님이 집무실 창문을 열고 그대로 냅다 뛰었다.
그 속도는 감히 내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르기였고, 당연히 겨울의 칼바람이 내 얼굴을 사정없이 후두려팼다.
거기까진 괜찮았다. 그래. 고작해야 아주 찰나였으니까.
하지만 설마 바람에 의해 뒤집힌 눈꺼풀 틈으로 누님의 잿빛 머리칼이 푹! 하고 내 눈을 찔러 올 거라곤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 결과 지금 보시다시피 나는 두 눈에서 눈물이 멈추지 않고 주륵주륵 흘러나오는 중이다. 당연히 눈물 때문에 눈을 뜰 수 없어 앞이 안 보이는 건 덤이고.
정말 다행이라면 의외로 통증은 별거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냥 눈이 조금 건조해서 눈물이 찔끔 나왔을 때? 그 정도라고 해야 할까.
“누나. 제발 부탁인데 다음부턴 어디 나 데려갈 거면 출발 전에 미리 말이라도 좀 해주라.”
“큼…… 그, 그러마.”
차라리 끝까지 뻔뻔했으면 대놓고 싫어하기라도 해볼 수 있을 텐데, 우리 레이벨 누님은 그래도 인정해야할 순간에는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그게 또 마음처럼 돼질 않았다.
‘젠장…… 무슨 얼굴하고 있을지 보고 싶은데.’
분명 마차에서 힐끗힐끗 내 눈치를 살피며 사과했을 때와 비슷한 표정을 하고 있지 않을까?
그렇게 내가 너무 허약하다느니, 역시 지켜줘야한다느니 같은 잡담을 몇 마디 나눴을 때였다.
“실례하겠습니다.”
“아, 벨마 귀부인.”
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헤엑, 헥……!! 나, 나도 데려, 데려 가야할 것 아니야……!!
-와, 왕자, 왕자니임!! 저도, 저도 잠깐…… 쿠헥!!
저 멀리서 마르비우스와 오렌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지만, 무시하도록 하자.
“스미스 경. 조금 화끈거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걸 입에 무시지요.”
“예? 아니 화끈거린다고 해우으웁?”
말을 하고 있는데 어느덧 내 입에 부드러운 천 같은 게 들어와 있었다. 그이 내가 또 뭐라 하려는데.
“그럼 붓겠습니다.”
벨마 귀부인의 목소리가 곧바로 이어졌고.
츠즈즈즈즈즛──!!
“#@^&!%@^#&%[email protected]”
화끈하게 타들어 가는 소리와 함께 순간 정신이 아득히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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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파악!!
“끄으윽?!”
나도 모르게 번뜩인 눈에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려 했고, 동시에 무언가 충돌하는 소리와 함께 이마가 욱씬거려왔다.
“일어나는 건 기운차네.”
“누, 누니임?”
무조건 이마에 혹이 생긴다.
그 정도로 강한 박치기였기에 눈물이 찔끔 흘러나올 뻔한 것을 꾸역꾸역 삼키고 눈을 뜨자, 거대한 가슴 아래에 팔짱을 낀 레이벨 누님이 차디찬 시선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누나. 나 환자야. 환자라고.”
“누가 뭐라 했나?”
“환자를 누가 그런 눈으로 봐?”
“내 눈은 원래 사납다. 늠름한 맹수와 같다는 말을 자주 듣고는 했지.”
“…….”
아무리 생각해도 이 누님 은근히 허당끼가 있는 거 같다.
마차에서 내 손에 하이파이브했던 것도 그렇고.
“그보다 눈은 잘 보이는 것 같구나.”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이제 눈이 아주 잘 보였다.
“그런데 누나.”
“뭐지. 동생.”
나는 마치 나를 덮치듯 위에 올라타 있는 레이벨 누님에게 물었다.
“이건 무슨 자세?”
“끙끙거리길래 열이라도 있나 확인하려던 중에 네가 일어나 머리를 박았다.”
“아하.”
기억을 잃기 전에 느꼈던 끔찍한 통증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앓을 만하단 생각이 들었다.
“근데 열이라면 그냥 손으로 잴 수도 있잖아.”
“같은 부위를 가져대는 쪽이 더 정확하다.”
“…그럼 그냥 옆에 앉아서 허리만 숙이면 되는 거 아닌가?”
“…….”
날 내려다보던 누님의 황금색 눈동자가 아주 미세하게 크기를 키웠다가 빠르게 원래 크기로 줄어들었다.
“…따박따박 말대꾸하는 걸 보니 괜찮은 거 같군.”
어디의 어느 부분이 말대꾸였는진 모르겠지만, 누님이 불리해지면 대화 주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 한다는 건 알겠다.
“근데 여긴 갑자기 왜 온건데?”
“아, 잠깐 기다려라.”
슬그머니 내 위에서 내려가던 레이벨 누님은 내가 주제를 던져주자 금방 눈을 빛내며 방을 나가버렸다.
·
·
·
“누나.”
“뭐냐. 동생.”
나는 누님의 허벅지에 배를 까뒤집고 누워 벌벌 떨고 있는 아드리안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건 무슨 상황?”
“동생이 묻지 않았나? 시란이나 아멜라같은 아이들에게 사용하면 어떻게 되는지.”
“으, 으으…….”
태연하게 대답한 누님은 마치 애완동물을 어루만지듯 아드리안의 탄탄한 복부와 턱을 살살 간지럽혔다. 물론, 그걸 당하는 아드리안은 당장 숨이 넘어갈 사람처럼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지만.
“시란 그 녀석도 내게 혼나고 이렇게 만져주면 좋아서 부르르 몸을 떨곤 했지.”
누가 봐도 겁에 질린 사람으로 밖에 안 보이는데요?
하지만 레이벨 누님의 추억에 젖은 표정 때문에 나는 차마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을 수가 없었다.
“그, 누나? 이제 충분하니까 아드리안을 그만 놓아주는 게 어떨까?”
일반적인 대륙인이라면 같은 성별끼리 피부가 닿는 것조차 꺼려할 테지만, 대륙이 저주에 걸리기 전 시절의 화석같은 존재인 레이벨 누님은 같은 여성을 만지고 귀여워하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그래서 아드리안이 더 무서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흥. 네가 몰라서 그렇지. 나는 백 명이 넘는 아이를 돌본 경험이 있다.”
그게 지금 상황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요. 이 동생은 참으로 혼란스럽답니다.
설마 본인 나이에 비하면 아드리안은 아직 아이라고 돌려 말한 건가?
아무튼, 어떻게 아드리안을 구해줘야 할지 고민에 빠지려던 때였다.
똑. 똑. 똑.
정중한 노크와 함께 마르비우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분명히 우리 막내 황녀님의 궁전이고 침실일 텐데, 마르비우스는 제 방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허락을 구해왔다.
그에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레이벨 누님에게로 향했다.
“허락하지.”
딱히 좋지도 싫지도 않은 듯 보이는 흥미 없어 보이는 얼굴로 누님이 허락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누님은 황족조차 어찌할 수 없는 자연재해 그 자체였던 모양이다.
물론, 초대 황제이자 장인어른의 첫 번째 따님이셨던 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황족의 피가 흐르는 이들을 지켜주기로 했기에 마르비우스에 대해선 크게 걱정되지 않았다.
“실례하겠습니다.”
침실의 문이 열리더니, 한껏 차려입은 마르비우스가 안으로 들어왔다.
“누나. 마르비엘도 내 아내 중 한 명이니까. 조금 신경 써 줘.”
“……??”
지루한 얼굴로 여전히 벌벌 떨고 있는 아드리안을 쓰다듬고 있던 누님이 몹시 충격받은 사람의 얼굴로 나를 돌아봤다.
“왜, 왜 그──”
후우욱!!
불어올 수 없는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직 성인도 안 된 여성에게까지 손을 댔다고?”
“……어?”
“어?”
“아니아니!!”
“시끄럽다. 내가 동생을 잘 못 들인 것 같구나.”
“으극…….”
몹시 화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난 레이벨 누님과 덕분에 누님의 발 아래로 굴러 떨어지면서 자유를 되찾은 아드리안이 후다닥 바닥을 기어 구석으로 도망쳤다.
“제대로 정신 교육을 시켜주마.”
“아니, 그, 일단 내 말부터 좀 들어주면 안 될까?”
“잘못을 저지른 녀석들은 대부분 그렇게 변명을 하려고 들지.”
이거 물리적으로 맞아 죽는 것보다, 어쩌면 화병으로 앓아 눕는 쪽이 더 빠를지도 모르겠다.
“자, 잠깐 기다려 주십시오!!”
그리고 구세주처럼 나와 누님 사이를 가로막은 마르비엘이 다급히 외쳤다.
“저는 이렇게 보여도 어엿한 성인입니다!!”
“그럴 리가. 내 직접 네가 태어났을 때 축복을 내려줬거늘. 그게 전선으로 나가기 전이었으니까…….”
누님이 눈을 감고 손가락을 하나씩 접으며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시더니.
“……흠.”
가볍게 눈을 뜨고선 정확히 아드리안이 도망쳐 몸을 웅크린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곤 기껏 도망친 아드리안을 한 손으로 가볍게 들어다가 제 허벅지 위에 올리곤 다시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하셨다.
“스미스. 괜찮으냐?”
“…고마워요.”
사실 머리가 살짝 아파 올 것 같았지만, 나는 내색하지 않고 마르비우스를 번쩍 안아다가 품에 안았다.
“하아, 이제 조금 진정되는 것 같네요.”
“…미안하다. 가슴이 빈약해서.”
압박 붕대로 누른 상태라 더욱 작아진 가슴이었지만, 그럼에도 특유의 부드러움까진 숨길 수 없는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자, 마르비우스가 내 뒤통수를 상냥하게 쓰다듬어왔다.
“아, 그러고 보니 말해줄 게 있었네요.”
“무어냐?”
저 옆에서 강렬한 시선이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하고 나는 마르비우스에게 말했다.
“저 며칠 안에 마대륙으로 가게 될 것 같습니다.”
“무, 무무, 뭐, 뭣?!”
“그게──”
“벨마아아!!”
내가 뭐라 말을 이을 틈도 없이 품에서 빠져나간 마르비엘이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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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3~4편 후면 드디어 소제목 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