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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720화 (720/771)

다행히 음식에 독이 들거나 한 게 아니라 단순히 맛이 없었을 뿐이었기에 둘은 차가운 냉수를 몇 번 들이킨 후에 안정을 되찾았다.

“미안해.”

[ 아닙니다. ]

그리고 나는 리타를 통해 밖에 있는 다른 몽마들로부터 4구역에서 판매하고 있는 디저트와 육류 위주의 음식을 몇 개 가져와 달라 부탁했다.

내가 생각하는 게 맞는다면, 앞으로 식사 때문에 고통받을 일은 없을 거다.

“그러면.”

음식이 도착할 때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릴 테니, 그동안 나는 눈앞에 앉아 있는 두 사람과 짧게나마 대화를 조금 하려 한다.

하지만 그 전에.

“근데 이 둘 말이야.”

[ 예. ]

“일단은 사절이잖아. 그 말은 천마님. 그러니까 리타의 여왕님이 직접 뽑아서 보낸 거 아니야?”

[ …잠깐 기다려주십시오. ]

분명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하지만 내 생각과 다르게 무언가 있는 건지, 리타는 곧바로 대답하는 것 대신에 눈을 감는 쪽을 선택했다.

그리고 경험상 리타가 눈을 감을 땐 셋째 누님과 대화를 나눌 때였다.

다행히 리타가 눈을 뜨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여왕님께서 직접 선택하신 건 맞지만, 어디까지나 수십 개의 문서 중에서 골랐을 뿐. 이것…… 이 아이들과 직접 만나신 적은 없습니다. ]

“그렇구나.”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지극히 평범한 대답.

내게 비밀로 하고자 하는 무언가가 있는 모양이다.

‘궁금하긴 하지만…….’

내가 묻는다고 해서 대답해 줄 거였다면 리타가 눈을 감지도 않았을뿐더러 조금 전에 숨겼던 내용을 대답해 줬을 거다.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기보다는 주제 파악이 먼저 일려나.’

아내들의 경우에는 나를 믿고 의지해주는 그녀들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그녀들의 비밀을 굳이 캐묻지 않는 다고 한다면, 이번 경우는 괜히 설치다가 끔찍한 일을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 알아서 입을 조심하게 된다.

“근데. 사절…… 그러니까. 이 둘의 임무는 뭐였어?”

[ 귀인을 수도까지 모셔 오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그분께서 동행하신다는 소식과 함께 저 아이들은 임무를 훌륭히 수행한 것으로 하고 살고 있는 터전으로 돌아가라 전했습니다. ]

“그런데 여기까지 찾아온 거구나.”

[ 예. 심지어……. ]

““……!!””

맞은 편에 앉아 얌전히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있던 쿠리리와 쿠로로가 몸을 흠칫 떨었다.

[ 실례. ]

리타가 시선을 거두고 나서야 둘은 다시 작게 한숨을 내쉬며 힐끗힐끗 나와 리타의 눈치를 살폈다.

‘도대체 성문에서 무슨 짓을 했기에 리타가 저렇게 화를 내는 건지 모르겠네.’

이 정도는 충분히 물어 볼 수 있는 범위라고 생각했지만, 안 그래도 저 둘을 곱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리타다. 괜히 성문에서 있었던 일을 캐물었다가 셋의 관계가 더욱 악화되는 건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에 묻거나, 저 둘에게 말을 가르쳐 직접 이야기를 듣는 방법도 있었기에 그 부분은 일단 잊어버리기로 했다.

**

“…평범하게 맛있잖아?”

리타를 통해 가볍게 둘의 호구 조사를 하고 있으니, 또 다른 몽마가 4구역에서 판매하는 디저트와 음식이 포장된 봉투를 가져와 내려놓았다.

그리고 방금 말했다시피 4구역에서 가져온 디저트와 꽤 특이한 형태의 요리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훨씬 먹을만한 제대로 된 음식이었다.

제도의 거리와 황성에서 맛봤던 진미와는 비교할 순 없지만, 충분히 돈을 받고 팔아도 되는 수준의 그런 준수한 맛.

“흐으음~!!”

“어푸, 아푸으!!”

그리고 몽마들이 만들어다 준 스테이크를 먹고 시원하게 토했던 쿠리리와 쿠로로 역시 4구역의 음식은 입에 맞는지, 내 몫까지 가져다가 입에 넣고 배를 채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4구역이 희망이다.’

더 미룰 것도 없다.

쿠리리와 쿠로로에게 쉴 공간을 내어준 다음 곧장 다시 4구역으로 향해 조리법을 반드시 얻어와야만 한다.

·

·

·

[ 출입은 허락하셨으나, 성 내에 생활은 불허하셨습니다. ]

이제 막 입양 당한 강아지가 허기를 채우는데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나는 리타를 통해 셋째 누님에게 저 둘의 거처를 부탁했고 조금 전에 거절당했다.

어느 정도 예상한 바였다.

[ 대신, 거주 구역에는 빈방이 많으니, 그중 아무 곳이나 사용해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

“감사하다고 전해줘.”

때마침 쿠리리와 쿠로로가 포장해온 것들을 깨끗하게 먹어 치우기도 했기에 우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저 둘을 쉴 수 있게 해주고, 내일 찾아갈 테니 얌전히 있으라는 말도 같이 전해줘.”

[ 알겠습니다. ]

얌전히 자리에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는 둘을 향해 리타가 마대륙의 언어로 무어라 말했고, 쿠리리와 쿠로로는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 다른 아이가 안내할 겁니다. ]

“그러면 우리는 다시 4구역으로 가자. 아, 보관고에서 고기도 하나 가져갔으면 하는데.”

[ 예. ]

벽에 서 있던 또 다른 몽마가 주방으로 향했고, 눈 깜짝할 사이에 선홍빛이 감도는 신선한 고깃덩이를 가져와 리타에게 넘겼다.

[ 안내하겠습니다. ]

**

[ 저곳이라고 하는군요. ]

리타와 함께 4구역으로 돌아온 나는 조금 전 식당에서 먹었던 요리를 판매한 가게를 원했고, 리타는 어렵지 않게 다른 몽마와의 대화를 통해 나를 그 가게까지 인도했다.

딸랑~♪

문을 밀고 들어가자, 디저트 가게와 마찬가지로 정겨운 종소리가 가장 먼저 우리를 반겼다.

‘식당이었구나.’

대륙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여관처럼 식탁과 테이블이 놓여 있는 가게 안 풍경은 나에게 있어서 무척이나 익숙한 그림이었다.

“…식사하실 겁니까?”

주변을 둘러보고 있으니, 카운터 안쪽에서 주인으로 보이는, 살짝 붉은 빛이 감도는 피부의 여성이 걸어 나왔다.

“아뇨. 식사는 아니고…… 몇 가지 물어보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대답에 따라서는 충분한 사례도 하죠.”

가진 거라고는 몸뚱어리 하나뿐인 나지만,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성스러운 물건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남자이기도 했다. 뭐, 성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협곡 도시에서 받았던 금강석이라도 주면 되지 않을까.

“점심 준비해야 하니까 물어볼 게 있으시다면 빠르게 물어봐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역시나 얼른 떠나줬으면 좋겠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녀를 향해 나는 리타의 손에 들려 있는 고기를 가져와 내밀──

“이, 이건?!”

“……?”

분명 방금까지 내 손에 고깃덩이가 들려 있었던 거 같은데.

“이 선명한 선홍빛!! 물결처럼 이어진 힘줄!!”

내 손에 들려 있던 고깃덩이를 순식간에 낚아채 간 여주인은 과장 조금 보태서 눈이 밖으로 튀어나오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로 두 눈을 크게 뜨고서 고기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이 묵직함과 탄력. 그리고 은근히 올라오는 역한 냄새!! 헬카우의 고기가 분명해!!”

헬 카우.

직역하면 지옥소 쯤 되는 건가.

“저기…….”

“헉?!”

헬카우인지, 지옥소인지.

그게 뭔지 조금도 관심이 없던 나는 손에 쥔 고깃덩이를 얼굴이 문지르며 황홀해하고 있던 여주인을 불렀고, 그녀는 그제야 퍼뜩 정신을 차리고서 다시 이쪽을 바라봤다.

“그걸로 요리를 해봤는데 진짜…… 그, 맛을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맛이 없더군요.”

“고기는?! 혹시 버리셨습니까?!”

“아뇨. 일단 음식은 독이 든 게 아니면 다 먹자는 주의라서.”

“후우~”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안도감을 느낀 건지…….

“아무튼, 그걸로도 평범하게 맛을 낼 수 있습니까?”

“글쎄요…….”

당연히 가능하다라는 대답을 기대했던 것과 다르게 여주인은 꽤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워낙 귀한 재료라서 이걸 실물로 만져보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래서 확답을 드리기가 힘들군요.”

몇 번이고 손에 쥔 고깃덩이를 바라보던 여주인은 그 대답과 함께 고기를 다시 나에게 건네왔다.

“혹시 말입니다.”

“……?”

나는 그녀의 손에 들린 고기를 반만 붙잡으며 물었다.

“기회를 드리면 도전해보──”

“시켜만 주십시오!!”

순식간에 내 손과 고깃덩이를 함께 감싸 쥔 여주인은 거친 콧방귀까지 씩씩 내뿜으며 눈을 빛냈다.

“일단 제 말부터 끝까지 들으세요. 이 손도 좀 놓고.”

“아……!! 죄, 죄송합니다.”

여주인은 내 손을 놓고 필요 이상으로 뒷걸음질 쳐 거리를 벌렸다.

“이거 말고 몇 덩이 더 지원해드릴게요. 그러니 너무 부담가지지 말고 편하게 도전해보세요.”

“허업…….”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여주인은 급기야 울먹이기 시작했다.

어지간히도 이게 귀한 고기인 모양이다.

“그쪽의 반응을 보면 이게 충분히 귀한 고기라는 건 알겠는데…… 맛도 없는데 왜 귀한 겁니까?”

“헬카우는 용암지대에서 유황과 마석을 주식으로 하는 녀석들입니다. 그래서 일단 사냥하는 것 자체가 무척 까다롭죠. 하지만 녀석들의 고기가 귀한 이유는 단지 고기를 섭취하는 것만으로 마력의 총량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마력에 뒤섞여 있는 불순한 기운을 걸러내 주어 배출을 돕는 효능이 있습니다!!”

여주인은 기다렸다는 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숨 한 번 안 들이쉬고 한 번에 설명을 끝마쳤다.

‘마력에 뒤섞여 있는 불순한 기운을 걸러내 준다…….’

그뿐 아니라 마력의 총량까지 늘어난다고 하니, 확실히 힘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마인들이라면 누구나 먹고 싶어 하는 고기인 것만은 분명했다.

물론, 나는 입장이 조금 미묘하지만.

“그렇군요.”

내게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몸에 좋은 건 분명했기에 그녀가 잘 조리할 수 있도록 도와 나중에 다른 아내들 몸보신이라도 시켜주면 좋을 듯싶었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눈을 반짝이는 여주인에게 다시 헬카우의 고깃덩이를 넘겨주기 위해 움직이려던 바로 그때.

【사원 서민수.】

‘……?’

바쁘다면서 대화를 끊었던 시스가 갑작스럽게 말을 걸어왔다.

【지금부터 당신이 놀랄만한 이야기를 할 겁니다. 그러니 티 나지 않게 표정 관리하세요.】

‘…나중에 혼자 있을 때 들으면 안 될까?’

【안 됩니다. 그러니 얼굴에 힘주세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저러는 걸까.

“우선은 이걸 받으세요.”

“아아……!!”

나는 고기를 넘겨주며 얼굴에 힘을 줬다.

【모험가들이 각 신전들을 습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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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ㄴOㅇO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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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감사함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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