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여도 교환소】 - ( 갱신 )
◎아카이브의 파편 - (1/1)
설명 : 초-집합체로부터 떨어져 나온 작은 조각으로, 떨어져나오는 과정에서 본래 담고 있던 정보가 모두 소실되어 텅 빈 상태다.
특성 : 크게는 문명, 작게는 물건까지. 그 탄생부터 멸망, 혹은 현재까지의 모든 정보를 행성으로부터 수집해 소유자에게 이식한다.
필요 기여도 : 20,000
◎빛의 파편 - (1/1)
설명 : 빛 조각이다.
특성 : 신성을 품지 못한 존재들로부터 두려움, 경외, 자애. 셋 중 하나의 감정을 품게 만든다.
※빛의 조각보다 더욱 큰 파조각으로 지니게 될 경우 약간의 후광이 비친다.
필요 기여도 : 2,000
◎어느 여신의 뜨개질 세트 - (1/1)
설명 : 문란한 신계에서도 절조를 지킨 여신이 애용하던 뜨개질 바늘과 오색 털뭉치로…….
선배님께서 주신 기여도를 이용해 새롭게 갱신되어 표기된 품목들을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훑어봤다.
‘…빛의 조각에서 이젠 파편으로 바뀌었네.’
심지어 가격도 2배로 껑충 뛰었다.
대신, 꺼림직함을 대신해서 자애라는 게 붙었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게 그걸로 보였다.
‘그보다 저거…….’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최상단에 올라와 있는 아카이브의 파편으로 향했다.
모든 정보를 수집해서 이식한다.
저 글귀를 읽자마자 어디 영화에서 인간의 뇌에 칩을 심는 장면이 번뜩 떠올랐다.
‘진짜 물욕 센서라는 게 존재했던 건가?’
아카이브의 파편.
저걸 이용해 마대륙의 모든 정보를 학습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그녀들이 사용하는 언어 역시 머릿속에 완벽히 각인될 터.
그야말로 통역의 상위 품목이었다.
‘좀 구미가 당기긴 하는데…….’
단순히 통역 관련 품목이 아니라, 마대륙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전체적인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물건이라니.
‘이건 조금 더 생각해보는 게 좋겠지.’
어차피 내가 갱신을 따로 누르지 않는 이상에 사라질 일은 없기에 안심하고 교환소의 창을 닫은 후, 단채방으로 접속했다.
《서민수(차장)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똥구멍헌터 : 통역 관련 품목 떴냐?
서민수(차장) : 예. 진짜로 선배님들께서 말씀하신대로 물욕 센서라는 악랄한 시스템이 실존했군요.
똥구멍헌터 : 크으~!!
해골부터키우는하렘 : 지렸다.
굵고커다란뿔 : 이게 진짜 먹히네.
‘……?’
뭔가 흐름상 나쁜 분위기는 아닌데, 마치 누군가를 속이고 성공했다는 투의 글에 나는 멍하니 눈을 끔뻑였다.
똥구멍헌터 : 그래서 그 통역 템 얼마?
서민수(차장) : 2만이요. 아카이브의 파편이라는 이름이던데 통역 이외에도 쓸모 있어 보여서 일단 킵해뒀습니다.
똥구멍헌터 : 2만따리 파편이면 적당하겠네.
해골부터키우는하렘 : 딱 하급짜리네.
굵고커다란뿔 : 이제 그거 사면 됨 ㅇㅇ
서민수(차장) : 사라고요?
똥구멍헌터 : ㅇㅇ 빨리 사.
서민수(차장) : 좋아보이긴 하던데, 바로 사야 할 정돕니까?
똥구멍헌터 : 아니. 너 통역템 필요하다면서? 그거 사서 쓰라고.
서민수(차장) : ???? 뿔 선배님이 템 주신다면서요.
굵고커다란뿔 : 대박. 이 정도 떠들었으면 보통은 눈치채지 않음?
해골부터키우는하렘 : 막내가 생각 이상으로 눈치가 없군.
똥구멍헌터 : 민수야. 우리가 아무리 시간이 남아돌아도 말이다. 더 좋은 쪽으로 협상할 수 있는 물건이 있는데 굳이 빙빙 돌아갈 정도로 망가진 놈들은 아니다.
본인들을 망가졌다고 표현하는 걸 보면 선배님들께선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덜 망가지신 모양이다.
서민수(차장) : 그럼...?
똥구멍헌터 : 통역템이 있다고 말한 건 널 속이려고 그냥 한 말이다. 정확히는 물욕 센서를 낚기 위해서 말이지.
세상에.
순간 팔뚝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내가 잠깐 가챠를 돌리는 동안 셋이서 그런 계획을 준비하고 있었을 줄이야.
똥구멍헌터 : 보고 있냐?
서민수(차장) : 옙.
다른 선배님들은 몰라도 앞으로 이 세분을 뒷담할 일은 없으리라.
이런 도움을 받고도 불평불만을 하면 그게 사람인가?
똥구멍헌터 : 다 봤으면 이제 가서 교환이나 해라. 그리고 진짜 여유 좀 생기면 들어와서 장갑 뱉고.
서민수(차장) ; 충성충성.
빠르게 채팅방을 나온 후, 다시 교환소를 열었다.
◎아카이브의 파편 - (1/1)
설명 : 초-집합체로부터 떨어져 나온 작은 조각으로, 떨어져나오는 과정에서 본래 담고 있던 정보가 모두 소실되어 텅 빈 상태다.
특성 : 크게는 문명, 작게는 물건까지. 그 탄생부터 멸망, 혹은 현재까지의 모든 정보를 행성으로부터 수집해 소유자에게 이식한다.
필요 기여도 : 20,000
【기여도 20,000을 ‘아카이브의 파편’과 교환하시겠습니까?】
【교환되었습니다.】
교환은 빠르고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이제 내게 남은 기여도는 2,212.
참 미묘한 수치였다.
아무튼, 초유와 다르게 아카이브의 조각은 지금 당장 사용할 생각이었기에 나는 보관함을 열었다.
【보관함】 - (2/999)
1. 어느 대지신의 초유.
2. 아카이브의 파편.
‘잠깐.’
아카이브의 파편에 손가락을 가져대던 나는 잠깐 멈췄다.
과거, 누군가의 고환을 얻어 사용했고, 엄청난 고통이 동반되었다. 그리고 물건의 형식인 초유와 다르게 아카이브의 파편은 그때 사용했던 고환처럼 내 신체에 이식되는 종류의 것이었고.
‘일단…… 눕자.’
보아하니 대충 머리에 이식될 것 같은데, 괜히 앉아 있다가 몸부림치는 것보다는 누워서 끙끙거리는 쪽이 나을 테니 말이다.
“스읍, 후우~ 스읍, 후우~”
편히 누워 짧은 심호흡으로 마음을 다스린 후, 나는 검지로 아카이브의 파편을 눌렀다.
【아카이브의 파편을 수령 받으시겠습니까?】
【아카이브의 파편을 수령하셨습니다.】
【아카이브의 파편을 서민수 사원에게 이식합니다.】
Yes를 누름과 동시에 알림 창이 빠르게 떠올랐고.
삐이이───
눈앞이 새하얗게 물들며 양쪽 귀에 극심한 이명이 들려왔다.
시각과 청각에 이상이 생겨 당황하긴 했지만, 이전처럼 끔찍한 고통이 동반되진 않았기에 천천히 숨을 고르며 쿵쿵 뛰기 시작한 가슴을 달랬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후우…….”
조금 흐릿하지만, 시야는 제대로 회복 중이었으며 거슬리던 이명 역시 더는 들려오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쿠리리와 쿠로로의 숨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면 청각 역시 크게 이상은 없어 보였다.
【이식이 완료되었습니다.】
【사용자 등록이 필요합니다.】
【성함을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언젠가 시스가 내게 처음 말을 걸어왔을 때처럼, 딱딱한 여성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들려왔다.
‘서민수?’
【‘서민수’로 등록하시겠습니까?】
‘등록해줘.’
【등록되었습니다.】
【서민수님. 아카이브에 접속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아카이브 내 검색 가능 정보는 0건이며, 1건을 새로 등록하실 수 있으십니다.】
【현재 수집 가능한 정보를 사용자의 지식에 맞춰 표기합니다.】
“끄응……!!”
절로 이마가 찌푸려지는 두통과 함께 반투명한 창이 눈앞에 떠올랐다.
시스템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1. 아스텔라 대륙.
└역사.
└종족
└환경.
2. 마대륙.
└역사.
└종족.
└환경.
심플해 보이는 항목이었지만, 종족을 누르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창이 아래로 길게 늘어났다. 그리고 늘어난 창 안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여러 종족명들.
‘…언어도 있구나.’
다행히 환경 카테고리를 펼치자 그 중간쯤에서 내가 찾고자 했던 ‘언어’라는 단어를 발견할 수 있었다.
‘혹시 질문 같은 거도 괜찮으려나?’
【물론입니다.】
감정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처음의 시스보다는 친철한 어투에 나는 조심스레 질문을 던졌다.
‘보니까 1번이랑 2번 말고도 그 아래에 있는 카테코리까지 선택이 가능하던데…… 아스텔라 대륙을 선택하면 결국 그 아래 카테고리에 있는 항목까지 전부 수집되는 거 아니야?’
【그렇습니다. 상위 카테고리를 선택할 경우 하위 카테고리는 자연스레 포함됩니다.】
‘그럼 굳이 하위 카테고리를 선택할 수 있게 해둔 이유가 있을까?’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수집하시고자 하신다면 하위 카테고리를, 시간에 여유가 있으시다면 상위 카테고리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아카이브의 친절한 설명에 의하면 정보 수집을 위해서는 행성의 근원에 접촉해 그 안에 저장된 코드를 복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코드라는 것들은 아주 복잡하게 얽혀 있고, 때문에 한 번에 수집하는 정보의 양이 많을수록 해석하고 정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한다. 반대로 그 수가 적을수록 시간이 줄어들고.
다행히 상위 카테고리를 선택할 경우 우선 순위를 지정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하위 카테고리를 지정하는 것보다는 확연히 느리다고 했다.
【서민수님의 뇌에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작업을 진행한다면 총 132일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담을 가한다면?’
【부담의 정도에 따라 다릅니다.】
‘50일 정도까지 줄이고 싶은데.’
【잠깐 충격을 가하겠습니다.】
“큭……!!”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조금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의 두통이 찾아왔다.
【수집이 완료될 때까지 조금 전 느끼신 충격을 매일 겪으셔야 합니다.】
그 대답에 나는 깔끔히 포기했다.
아무리 그래도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두통을 안고 살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럼 80일?’
나는 아카이브를 통해 몇 번이고 짜릿한 두통을 체험했다.
그 결과.
【마대륙의 정보를 수집하도록 하겠습니다.】
‘잘 부탁할게.’
시간 단축 없이 나는 132일의 시간에 거쳐 정보를 수집하기로 했다.
대신, 내가 괜찮다고 이야기하는 특정 시간대에 속도를 가속화 하기로 했다.
그리고.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언어’카테고리의 수집을 최우선으로 하며, 지금부터 가속화에 들어갑니다.】
【예상 소요 시간은 4시간 17분 12초입니다.】
“으음!!”
나는 얼굴 가득 주름이 생기도록 이마를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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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마참내 주인공 다워 질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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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감사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