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블랙기업 스미스-746화 (746/771)

옷깃 한 번 스치기도 어려운 세상에 두 번이나 얼굴을 마주치다니.

물론, 첫 대면은 다소 일방적이었기에 저쪽은 조금도 기억하진 못할 테지만.

‘하긴, 그때 레이벨 누님이 무리에서 꽤 강할 거라고 이야기하긴 했었지.’

다가오지 말란 경고의 의미로 기운을 흩뿌렸음에도 근처까지 사냥을 나왔다가 누님이 날린 살기에 양 같지 않은 양 떼와 함께 기절했던, 그리고 물건처럼 레이벨 누님에 의해 저 멀리 던져졌던 그녀가 잔뜩 굳은 얼굴로 이쪽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도 꽉 오므린 허벅지 위에 두 손을 공손히 올려둔 자세로.

첫 만남부터 문을 박차고 들어와 내게 병신이라 말했던 제노아와 너무나 비교되는 만남이었다.

‘어제 나랑 제노아가 하는 걸 봐서 그런가?’

뭐, 이유가 어쨌든지 적개심만 품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좋았기에 나는 이름 모를 이빌족 여자를 향해 손을 가볍게 흔들었다.

“……!!”

그러자 허벅지 위에 손을 얹고 공손히 앉아 있던 그녀가 흠칫 어깨를 떨더니, 유리구슬처럼 반짝이는 눈동자를 데구르르 굴리다가 이내 나를 따라 한쪽 손을 들어 어색하게 흔들어 보였다.

‘대륙어를 아예 할 줄 모르는 건가?’

그 부분도 생각해 놓은 게 있어 크게 문제 될 건 없긴 하지만, 그래도 아예 말이 안 통하는 것보다는 말이 어느 정도 통하는 편이 거리감을 좁히기 더 쉬운 건 사실이었기에 그 부분은 조금 아쉽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배치가…….’

다 함께 앉기에 부족함이 없는 테이블의 크기.

물론, 의자의 개수도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늘 앉던 제노아의 앞자리로 향했다.

“아, 안녕.”

내가 자리에 앉자, 은근히 나와 이빌족 여자를 곁눈질하던 제노아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고는 나를 향해 먼저 인사를 건네왔다. 그것도 독기가 싹 빠진 순수한 인사를.

‘시선도 좀 온순해졌고.’

여전히 불만과 못마땅함이 엿보였지만, 그 농도가 놀랄 만큼 옅어져 있었다.

“안녕하세요.”

“으, 응…….”

평소처럼 웃으며 인사를 받아줬을 뿐인데 나를 바라보던 그녀는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얼른 다시 고개를 아래로 떨어트렸다.

나는 그 신선한 반응을 지켜보며 뒤로 다가온 리타에게 손짓했다.

[ 예. 귀인. ]

“저 둘 말이야. 특별히 사이가 안 좋다거나 하진 않지?”

[ 특별한 은원관계는 없지만, 같은 도시나 부족이 아니라면 평범하게 사이가 나쁘니 크게 신경 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

“사이 나쁜 게 보통이구나.”

만일을 위해 물어봤지만, 내가 조심해야 할 부분은 없는 것 같았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식사 준비를 부탁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앞으로 두툼한 스테이크가 올려진 접시가 하나씩 놓였다.

나와 제노아는 평범하게 준비된 포크와 나이프를 이용해 스테이크를 대충 썰어 입에 욱여넣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헛구역질을 삼켰다.

…달그락.

목구멍으로부터 스멀스멀 올라오는 역겨움을 오늘도 겨우겨우 삼키던 나는 반대편 테이블에서 들려온 소리에 슬쩍 눈을 굴렸다.

“아…….”

그리고 내 칼질을 곁눈질하며 따라 하기 위해 노력하던 그녀와 눈이 마주쳤고, 그녀의 얼굴에는 순식간에 화사한 열꽃이 피어올랐다.

‘진짜 제노아랑은 완전히 반대구나.’

제노아는 칼질이라기보다는 그냥 포크로 찍어 스테이크를 대충 찢어발기는 쪽에 가까웠고, 애초에 식사 관련으로는 조금도 내 눈치를 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테이블이 다름에도 나를 따라 하기 위해 애쓰는 그녀가 더욱 신선했고, 귀여웠다.

“리타. 괜찮으니까 편하게 먹으라고 해.”

[ 예. ]

리타 역시 제노아를 대할 때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어조로 그녀에게 내 뜻을 전했다.

“가,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실제로 그녀는 나를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어색하게 붙잡고 있던 포크와 나이프를 다시 제 자리에 내려두었다. 그리고 희고 고운 두 손으로 스테이크를 붙잡고 크게 한 입 베어 문다.

“우웁……?!”

호기롭게 한 입 한 것과는 별개로 그녀 역시 헬카우의 끔찍한 맛에는 내성이 없던 모양인지 입에 고기를 넣고 씹자마자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 귀인의 배려에 감사하다고 하는군요. ]

“밥은 편하게 먹어야지.”

[ 옳으신 말씀입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편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

뒤에 서 있기에 리타의 얼굴을 볼 순 없었지만, 지금만큼은 리타가 어떤 표정으로 누굴 노려보고 있을지 상상이 갔다.

“그런데 저쪽은 이름이 어떻게 돼?”

[ 넬라── ]

“우읍, 네, 네에?!”

꾸역꾸역 고기를 씹어 삼키던 그녀가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내게 고개를 숙이고 있던 리타가 허리를 펴며 말했다.

[ 귀인께서 네 이름을 궁금해 하셨을 뿐이니, 신경 쓸 것 없다. ]

“아…… 그, 그렇, 군요….”

그녀의 얼굴이 한층 더 붉어졌다.

“그래서. 넬라──”

…파닥파닥

고개를 푹 숙이고 스테이크를 꾸역꾸역 다시 입에 밀어 넣던 그녀의 등 뒤에 날린 날개가 파르르 아주 소심하게 움직였다.

“…넬라 라고?”

[ 그렇습니다. ]

“대륙어는 아예 할 줄 모르지?”

[ 예. 사실 저 앞에 앉아 있는 녀석이 특이한 겁니다. 앞으로 도착할 암…… 여자들 대분이 저 아이와 같을 겁니다. ]

“음.”

나는 스테이크를 먹다 말고 갑자기 힐끗 내 눈치를 살피는 제노아의 모습에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내가 말을 배우는 쪽이 빠르려나?”

[ …대화를 원하신다면 앞으로 저녁마다 제가 따로 교육시키도록 하겠습니다. ]

“리리랑 로로에게 가르치는 것처럼?”

[ 그걸 가르친다고 하기에는 다소 너무 상냥한 감이 없잖아 있는 것 같군요. ]

“……?”

내가 고개를 돌려 얼굴을 마주 보자, 리타는 슬쩍 눈을 피하며 말을 이었다.

[ 명령을 내려주신다면 제가 빠른 시일 안으로 가벼운 회화는 가능한 수준까지 교육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

“…그럼, 부탁할게?”

[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

기분탓이 아니라면 방금 리타의 입꼬리가 아주 살짝 올라갔다.

잘은 모르겠지만 오늘부터 제노아가 리타에 의해 굉장히 구를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

모두의 식사가 끝난 후.

[ 귀인께선 저것과 먼저 시간을 보내시고 널 찾으시겠다 하셨으니, 그리 알고 행동하도록 해라. ]

“하, 뭐…… 당연한 결과지.”

“…알겠습니다.”

내 뜻을 두 사람에게 전달한 리타.

그리고 리타를 통해 내 뜻을 전해들은 제노아와 넬라는 어째선지 서로를 한 번 노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갈까요?”

“그, 그래…….”

제노아는 눈을 가리던 앞머리를 슬쩍 위로 쓸어올리더니, 힐끗힐끗 내 눈치를 살피며 걸음을 옮겼다.

[ 정오에 모시러 가겠습니다. ]

별궁에 도착한 후, 평소처럼 리타를 1층에 남겨두고 제노아를 따라 그녀의 침실로 향했다.

스으윽.

그녀보다 한 발 느리게 침실로 들어온 나는 일부러 방문을 아주 살짝 열어두고서 그녀를 따라 침대에 곧장 걸터앉았다.

“…….”

“…….”

살짝 걸터앉은 나를 양반다리로 침대에 덩그러니 주저앉은 제노아가 물끄러미 바라봤다. 마치 내가 먼저 손을 대주길 바란다는 시선으로.

‘저런 모습도 귀엽긴 하지만…….’

제대로 말을 트기엔 여러모로 아직 신뢰가 부족했다.

미노타족의 피에 흐르는 투쟁이라는 삶의 쾌락을 성욕이 집어삼킬 때가 비로소 나와 셋째 누님의 존재감이 그녀의 안에서 비등비등해지는 시점일 거다.

그러니 제노아를 완벽한 내 여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주는 쾌락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할 바에는 죽는 게 낫다…… 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들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금 그 첫 번째 과정으로 그녀의 저 태도를 고치려 한다.

때마침 도우미까지 등장했으니 그리 어렵진 않을 거다.

“제노아.”

“어, 응……?”

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두 팔을 벌렸다.

“아, 안기라는, 거겠지……?”

그녀가 혼자 중얼거리며 내 눈치를 살피더니, 무릎걸음으로 천천히 다가와 내 품에 안겼다.

그에 나는 잘록하고 탄탄한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이마부터 입술까지 차례차례 입술을 맞췄다.

“응…… 츄… 으응… 쮸읍…♥”

입술을 겹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내 목을 끌어안으며 혀를 얽혀오는 그녀.

입술을 겹친 시간이 길어질수록 제노아는 조금씩 몸을 더 가까이 해왔고, 자연스럽게 그녀의 가슴은 내 가슴팍에 천천히 뭉그러지기 시작했다.

“…푸하아~!!”

여전히 요령이 없던 그녀는 길어진 입맞춤에 결국 숨이 차 먼저 입술을 떼어내며 거칠어진 호흡을 다독였다.

그에 나는 완전히 붉게 물든 그녀의 뾰족한 귀를 살짝 깨물었다.

“하읏…….”

첫인상의 그녀에게서는 전혀 기대해볼 수 없었던 소녀의 목소리.

“제노아.”

“……??”

귀와 목덜미를 얌전히 내게 내어주고 흐느끼던 그녀가 살짝 풀어진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뒤.”

“……뒤?”

내 말을 따라 한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끌어안고 있던 허리를 놓았다.

“뒤, 뒤 돌라는 건가?”

몇 번인가 내 눈치를 살피던 그녀가 조심스레 몸을 돌렸고, 그녀의 무릎 대신 탐스러운 엉덩이가 정확하게 내 사타구니에 닿아왔다.

나는 잘했다는 의미로 그녀의 뺨에 입술을 한 번 맞춰준 다음, 한 손으로 허리를, 그리고 다른 한 손은 이미 축축하게 젖기 시작한 그녀의 바지와 팬티를 골반 아래까지 끌어내렸다.

“또, 또…… 쓸데없는 짓 하려고…… 젠장….”

마치 내가 뭘 하려는지 안다는 듯이 작게 중얼거린 제노아.

나중에 내가 마대륙어를 할 줄 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의 반응이 참으로 기대됐다.

쯔붑.

“장난감도 아니고…….”

이미 흘러나온 애액으로 질척하게 젖은 음순을 검지와 약지로 살짝 벌리자, 제노아는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조금씩 달뜬숨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찔꺼억.

“하아아…… 굵어… 젠장…… 겨, 겨우 손가락인데…….”

그녀의 말대로 장난치듯 음순을 벌리고 닫기를 반복할 때마다 연신 움찔거리며 애액을 토해내던 작고 작은 구멍 속으로 중지를 찔러 넣자, 제노아는 제 음부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내 손가락에 희롱당하는 제 보지를 감상하며 더욱 강하게 질벽을 조여왔다.

찌걱찌걱찔꺼억♥

“하읏, 하악…… 와, 온다, 또, 머리가, 붕, 붕 떠어어…….”

중지를 꽉 물고 있던 보지가 수축과 이완을 빠르게 반복하기 시작했고 얌전히 있던 제노아의 허리가 조금씩 구부러지기 시작했다.

찔꺽.

“하아, 하아, 하아아……?”

금방이라도 조수를 뿜기 위해 팽창했던 질구로부터 중지를 빼내자, 숨을 허덕이던 제노아가 멍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그리고 나는 제노아의 열기가 충분히 가라앉을 때까지 웃으며 그녀의 시선을 받아주었다.

찔꺼억♥

“하악!!”

흥분이 가라앉으면 다시 외롭다고 졸라대는 보짓구멍을 중지로 긁어주었고, 마찬가지로 절정직전에 다시 중지를 빼내 그녀를 가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흘렀을까.

“하악, 하아악, 하악, 하아악……♥”

엉덩이를 한껏 치켜든 자세로 침대에 얼굴을 파묻은 제노아는 애액이 흐르나 못해 넘치고 있는 제 가랑이를 두 손으로 감싸며 연신 숨을 허덕였다.

처음 두세 번까지는 그럭저럭 버티는 듯 보이더니, 열 번이 넘어가는 순간부터 침은 물론이고 눈물까지 흘리며 버둥거리던 제노아는 결국 마지막까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 왜냐면 내가 그걸 바라지 않았으니까.

‘이걸로는 역시 살짝 부족했던 모양이네.’

당장이라도 가고 싶어서 보지를 쑤시고 싶을 텐데도 그 행위를 필사적으로 참고 있는 걸 보면 아직은 버틸만한 모양이다.

하지만 본인이 얻지 못한 걸, 다른 여자는 너무나도 손쉽게 얻는 모습을 보게 되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떨까.

나는 일부러 그녀가 들으라는 듯이 발소리를 크게 내며 침실을 나왔다. 그리고 어제보단 양이 적지만, 부자연스러운 작은 웅덩이가 오늘도 나를 반겨왔다.

‘이 정도면 노린 것처럼 보이는데.’

바닥을 더럽힌 범인을 찾기 위해 나는 바닥에 생겨난 크고 작은 얼룩을 따라 맞은편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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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싸움붙이는 나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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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오늘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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