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짝 마른 입 안으로 흘러들어오는 달콤한 무언가.
그것은 몹시 뜨거웠고 동시에 끈적했지만, 어째선지 조금의 거부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감질나게 흘러들어오는 정체 모를 액체를 꿀떡 받아마시길 잠깐.
조금씩 선명해지는 감각과 함께 의식이 깨어났다.
“……?”
분명 눈을 떴을 텐데, 여전히 어두컴컴한 시야에 눈을 깜빡이는데.
아래에서부터 천천히 빛이 스며들어오기 시작했고, 어둠이 걷힌 자리에는 정말 생각도 못 한 것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수상할 정도로 매력적인 배꼽과 얼굴을 볼 수 없게 만드는 거대한 젖가슴.
거기서 살짝 아래로 눈을 움직이면 곧바로 표피 밖으로 삐져나온 음핵이 보였다.
“열심히도 빠는구나.”
눈을 뜨자마자 펼쳐진 절경에 눈을 끔뻑이고 있을 때, 젖가슴 위로 셋째 누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천천히 멀어지는 젖가슴.
대신, 질척하게 젖은 음란한 꽃잎이 잠깐이지만 내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괜찮으냐?”
“그런 것, 같습니다……?”
나는 옆으로 다가와 쪼그려 앉은 채 나를 내려다보는 셋째 누님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천마님.”
“왜 그러느냐?”
“혹시, 제가 조금 전까지 천마님의 그곳을 입에 물고 있었습니까?”
“물기만 했을까.”
셋째 누님은 피식 웃으시더니, 내 뺨을 콕콕 찌르며 말을 이었다.
“입술로 무는 건 기본이요. 혀를 이용해 어찌나 찔러 대던지.”
“…정신을 잃은 상태였으니까 무죄를 주장하겠습니다.”
“흐흐, 누가 뭐랬나? 그대가 묻기에 대답해준 것 뿐이니라.”
그 장난스러운 대답에 짧게 숨을 토한 후, 조심스레 상체를 일으켜 바로 앉았다.
“오늘도 보기 좋게 당해버렸군요.”
“결과만 놓고 보면 그렇지. 허나, 본좌가 놀란 것은 사실이야. 불어넣은 마력이 갑자기 증발해버리는데, 아무래도 그건 본좌도 당황할 수밖에. 뭐, 딱 거기까지지만.”
살짝 올라가는 셋째 누님의 입꼬리를 따라 나 역시 머쓱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저 얼마나 누워 있었습니까?”
“술 한 병 마실 정도? 뭐, 아주 찰나이니 신경 쓸 것 없다. 애초에 본좌는 그댈 오래 붙잡아두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지 않느냐.”
“그건 또 그렇죠.”
잘 시간이 가까워짐에도 내가 돌아가지 않으면 레이벨 누님이 나를 찾아 아래로 내려오고, 셋째 누님은 이미 거기에 걸려서 물리적 훈육까지 당한 전적이 있었다.
“얼른 강해졌으면 좋겠구나. 그래야 본좌가 마음 놓고 그대와 몸을 섞지.”
“좀 더 노력하겠습니다.”
“그래그래.”
머리를 쓰다듬 받을 나이는 물론이고 그럴 덩치도 아니 건만, 셋째 누님은 나보다 한참이나 작은 손으로 내 머릴 몇 번인가 상냥하게 쓰다듬으시다가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그러면 내일 또 보자꾸나.”
“아, 뭐 좀 여쭤봐도 됩니까?”
나는 얼른 손을 뻗어 셋째 누님을 붙잡았고, 다행히 그녀는 다시 몸을 돌려 나와 시선을 마주해주었다.
“그러려무나.”
“감사합니다. 다름이 아니고, 오늘 아침에 리타를 통해 제게 주셨던 거 말입니다. 혹시 조금 전에 제가 마신 거랑 같은 겁니까?”
“어떨 것 같으냐?”
“글쎄요.”
조금 더 앉아 있고 싶었지만, 나는 바닥을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감히 셋째 누님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조금 전은 막 정신을 차렸던 때라 무슨 맛이었는지 제대로 기억이 나질 않네요.”
“그래서.”
셋째 누님께선 조금 전까지 내 얼굴을 덮고 있던 두루마기를 붙잡아 펄럭이며 말을 이으셨다.
“한 번 더 맛보게 해달라?”
“그런 기회를 주신다면 기쁘겠습니다만, 사실 그보다는 오늘 주셨던 선물의 효능이 궁금해서요.”
“아쉽구나. 조금 더 간절하게 부탁했다면 조금은 만져보게 해주──”
나는 셋째 누님의 말이 다 끝맺어지기도 전에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기꺼이 내 정수리를 그녀에게 내보였다.
“부디 다시 맛볼 수 있게 해주십쇼!!”
“……본좌는 무릎이 가벼운 이를 싫어하느니라.”
“으브으~”
조심스레 내 뺨을 붙잡아 당기시더니, 셋째 누님은 그대로 몸을 돌리셨다.
“부작용 없는 각성제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야. 그러면 내일 보자꾸나.”
그리고는 친절하게 내 질문에 대한 답을 남겨주시고서 자리를 떠나셨다.
‘…잘못 들은 거겠지?’
무릎을 꿇었을 때 셋째 누님께서 말을 더듬으셨던 것 같았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역시 내가 착각한 게 맞는 거 같다.
“빨리 가서 시란한테 안겨야지.”
다시 일어난 나는 무릎을 가볍게 털고서 침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
푹신푹신한 침대.
크고 부드러운 이불.
그리고 품 안에 쏙 들어오는 사랑스러운 아내.
“하움, 응, 쮸웁…….”
나는 목덜미에 상처를 내고 흡혈에 집중하고 있는 시란의 등을 토닥였다.
정신은 멀쩡하지만, 불알은 셋째 누님께서 텅텅 비워냈기에 오늘 밤은 더 이상 자지가 서질 않았다.
그래서 시란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또 하나의 방법인 흡혈을 선택했고, 오랜만에 내 피 맛을 본 시란은 금방 몽롱한 눈으로 내게 찰싹 달라붙어 열심히 목덜미를 간지럽히는 중이다.
“비젤린님.”
“…….”
“차단막 안 펼치신 거 다 압니다?”
“뭐. 뭐. 또, 왜?”
이불을 덮고 반듯한 자세로 누워계시던 비젤린님이 벌떡 일어나 시란의 등을 토닥이고 있는 나를 매섭게 노려보셨다.
“힘을 좀 더 세밀하게 다룰 수 있는 수련법 같은 거 없어요?”
“수련이 별거니? 그냥 정신 수양 좀 하고, 계속해서 힘을 쓰는 게 최고지.”
“좀 더 구체적인 방법을 원하는데…… 진짜 뭐 없어요?”
“마력은 원래 재능의 영역이야. 그래서 특별한 수련법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특히 친화력을 높이는 쪽이라면 더더욱 그렇고. 그냥 반복적으로 힘을 쓰는 게 최고야. 당연히 네 힘도 마찬가지고.”
“그렇군요.”
실망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셋째 누님이 의외로 쉽게 허락을 해주신 탓이라고 해야 할까. 기대감이 팍 식어버려 그리 크게 실망하진 않았다.
“…넌 괜찮으려나?”
“뭐가요?”
“가끔 있거든. 마력을 운용하면서 일부러 외부 자극을 받는 녀석들이.”
“외부 자극?”
“가시가 잔뜩 박힌 의자에 앉아서 집중 한다거나, 누군가에게 부탁해서 때려달라는…… 뭐, 그런 거.”
“절대로 안 합니다.”
나는 정색하며 대답했다.
세상에.
진짜 어지간히 정신이 나갔거나 간절한 게 아닌 이상에야 미쳤다고 가시 박힌 의자에 앉아서 명상을 할까.
“그래. 하지 마. 이건 친화력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타고난 천재가 아니라면 백에 백은 다 회로가 꼬여 죽거나 병신이 되거든. 근데 넌 회로가 그쪽에만 뚫려 있어서 괜찮을 거 같기도? 뭐, 그런 생각이 들었을 뿐이야.”
“늘 안전한 장소에 할 겁니다. 저는.”
“그러세요~”
비젤린님은 다시 침대에 벌러덩 누우셨다.
“더 물어볼 거 없으면 나 잔다?”
“옙. 안녕히 주무십쇼.”
곧이어 비젤린님의 침대 주변으로 작은 마력의 파동이 일어났다.
소리를 차단하기 위한 막을 펼친 것이다.
“스미스…….”
“네. 저 여기 있어요.”
완전히 피에 취한 듯 몽롱하게 풀려 있는 붉은 눈동자.
“으응~”
“어이쿠.”
잠깐 내 얼굴을 빤히 올려다보던 시란은 배부른 고양이처럼 흐릿하게 미소 지으며 내 팔을 베고 품에 안겨들었다.
곧이어 시란에게서 고른 숨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시란이 깨지 않도록 이마에 살포시 입술을 맞췄다.
‘누님들이랑 어울리는 게 그리 좋진 않은 모양이네.’
이 상태로 시란의 온기를 느끼며 잠들고 싶었지만, 몸이 나른한 것과는 별개로 부작용 없는 각성제라 읽고 셋째 누님의 애액이라 부르는 걸 잔뜩 삼켜서 그런지 정신이 지나치게 말똥했다.
마찬가지로 지금 상태에서 가속화를 발동하면 평소보다 두통이 심하게 느껴질 것 같아 오늘은 며칠간 연락이 없던 시스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래서 시란이 조금 더 편히 잘 수 있게 자세를 고쳐주려고 슬쩍 고개를 들었고.
나는 튀어나오려는 비명을 삼키기 위해 입술을 꽉 깨물어야 했다.
새까만 어둠 속에서 번뜩이고 있는 맹수의 눈동자.
한참 전에 잠드신 줄 알았던 레이벨 누님이 어째선지 이불 밖으로 고개를 내민 채 나를 빤히 노려보고 계셨다.
“누나?”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시란이 깨지 않게 한껏 목소리를 낮춰 누님을 불렀다.
“……음.”
그러자 레이벨 누님이 몸을 일으켜 이쪽으로 다가오시더니.
스으윽.
침대에 올라와 내 뒤에 눕는 게 아닌가.
‘설마, 발정기?’
순간 등허리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동생.”
긴장한 내 귓가로 레이벨 누님의 숨결이 닿았다.
“차별은 나쁜 거다.”
“……??”
동시에 예상치 못한 말에 바짝 조였던 긴장감이 한순간에 풀어졌다.
“차별?”
“그래. 비젤과 리제에게는 묻고 왜 내게는 묻지 않는 거냐.”
“…….”
레이벨 누님이 날 노려보던 이유는 생각 이상으로 단순했다.
하지만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충분히 섭섭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웃음이 나오거나 하진 않았다.
“미안. 근데 차별을 하려던 건 아니야. 그냥 누나가 일찍 잠든 줄 알았어.”
“으음.”
“섭섭했어?”
“…음.”
섭섭했구나.
하긴, 안 섭섭했으면 노려보고 있을리도 없지.
“혹시 누나는 뭐 좋은 방법 알고 있어?”
“…방법은 아니다만, 나중에 조금 도움은 주마.”
“도와주면 나야 고맙지.”
“큼큼. 그래. 그럼 좋은 꿈 꿔라.”
레이벨 누님이 조심히 내게서 떨어지려고 할 때, 순간 반사적으로 팔을 뻗어 레이벨 누님을 붙잡았다.
“……??”
어둠 속에서도 보름달처럼 은은하게 빛나는 눈동자가 느릿하게 끔뻑인다.
“잠깐만.”
누님의 손목을 놓은 후, 나는 조심조심 몸을 돌려 천장을 바라보게끔 바로 누웠다. 그리고 다시 시란을 내 팔에 눕혀주고 나머지 팔 역시 길게 뻗었다.
“누워 봐.”
“……음.”
잠깐 고민하던 레이벨 누님은 잠깐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몸을 숙여 시란처럼 내 팔을 베고 누웠다.
‘갑자기 아멜라 누님이 했던 말이 떠올라서 충동적으로 저질러 버렸네.’
누님들 정도 되는 강자들은 정말로 지치지 않는 이상 잠들지 않는다고.
자고 싶어도 잘 수 없기에 아멜라 누님의 경우에는 알코올의 힘을 빌리는 쪽을 선택했었다.
그리고 나와 연인이 된 후에는 더 이상 술에 취하지 않더라도 내 품에서 금방 잠들었다.
물론, 격렬한 잠자리를 가지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저 내가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내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 잠이 솔솔 온다는 낯간지러운 말을 하기도 했다.
“누나. 내 가슴에 귀 가져대 볼래?”
“……이렇게?”
레이벨 누님은 뺨을 살포시 가져대더니, 쫑긋 서 있던 귀를 슬쩍 움직여 내 가슴에 가져댔다.
“이제 눈 감아 봐.”
“……음.”
누님은 별말 없이 내 가슴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거기까지 확인한 나는 시란과 레이벨 누님의 등을 사이좋게 토닥였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내 가슴에 닿아 있던 누님의 귀가 스르륵 미끄러져 내리더니, 팔에 약간의 무게가 더해졌다.
흐응…… 흐응…….
양쪽에서 들려오는 고른 숨소리.
그걸 듣고 있자니,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말똥하던 눈이 점차 감겨오기 시작했다.
등 두드리는 걸 멈추고서 둘의 골반 위에 살포시 손을 얹으며 끌어안았다.
‘…시스랑은 내일 대화해야지.’
몰려오는 수마에 저항하지 않고 나는 편하게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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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리제는 애칭입니닷!! 셋째의 이름은 엘리스가 맞습니다!!
+신나는 월요일!!
우리 사원님들은 모두 강하니 월요일은 아무렇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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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오늘도 감사!
NetFighTer//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