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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오늘도 감사함다!
마대륙
고요하던 침실이 소란스러워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동생!!”
[ 귀인!! ]
마치 신기루처럼 앞에 나타난 레이벨 누님과 문을 부수듯 걷어차며 안으로 들어온 리타가 동시에 날 불렀다.
동시에 얼굴을 불쑥 내밀며 나타난 레이벨 누님은 내 뺨을 감싸더니, 그대로 입술을 겹쳤다.
후우웁──!!
뜨거운 숨결이 순식간에 입술과 입술을 통해 흘러들어왔다.
문제는 지금 내 폐에 방금 막 들이켰던 숨이 고스란히 차 있다는 점이다.
“흐으으응!!”
다행히 보통의 인공호흡과 다르게 코를 막지 않아 폐가 터지기 전에 필요 이상의 숨결을 모두 토해낼 수 있었다.
[ ……실례했습니다. ]
몹시 곤란한 나를 도와줄 줄 알았던 리타는 어째선지 고개를 숙이며 다시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지금 레이벨 누님은 징표를 사용 중이라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텐데.
‘근데 이거 언제까지 할 생각이지?’
대놓고 코로 숨을 토해내고 있음에도 레이벨 누님은 몇 번이나 내게 입술을 겹치고 숨을 불어넣기를 반복했다.
이대로 혀를 넣는다면 어떻게 될까.
‘멈추기야 하겠지만, 자칫 깨물리면 진짜 끝장이겠지…….’
그래서 나는 혀를 넣는 대신, 앞니로 레이벨 누님의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
또 한 번 숨을 불어넣기 위해 입술을 떼어내려던 누님이 그제야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나를 제대로 바라봤다.
깜빡깜빡.
우리는 서로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천천히 기다란 속눈썹을 깜빡였다.
대충 진정된 것 같아 깨물었던 입술을 놓았다.
“동, 생?”
“안녕.”
팔만 멀쩡했으면 엉덩이라도 토닥토닥 두드려줬을 텐데.
손가락은커녕 발가락조차 움직이는 게 시원찮았기에 나는 만난 이후로 처음 보여주는 누님의 얼빠진 표정을 감상할 여유도 없이 입을 열었다.
“그, 누나? 미안한데 일단 내려와 주면 안 될까?”
직접적으로 신체를 압박하고 있진 않았지만, 누님이 내 위에 올라타기 위해 손과 발로 침대를 짚고 선 탓에 무게 축이 뒤틀려 지금 등허리가 몹시 아찔한 상태였다.
“아, 미, 미안하다…….”
미안해할 일 따윈 조금도 하지 않았지만, 레이벨 누님은 내게 사과하며 얼른 침대 아래로 내려갔다.
그제야 다시 침대가 평평해지면서 허리에 평화가 찾아왔고, 덩달아 나도 생각할 여유를 되찾을 수 있었다.
‘리타는 셋째 누님이 돌려보낸 모양이네.’
두 사람이 한편이라면 징표에 대한 것 역시 정보를 공유했을 테니.
셋째 누님이 정말로 실험실에 있는 거라면, 조금 전 사건에 레이벨 누님을 대입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대충 머릿속을 정리한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누나.”
“으음…….”
부르기 무섭게 고개를 돌리며 시선을 회피하는 행동에 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실망했다거나 그런 이유로 내쉰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지.
현재 레이벨 누님의 몸은 옅은 회색빛을 띠고 있다.
즉, 아직 징표의 힘을 사용 중이라는 소리다.
평소였다면 내가 인사를 한 시점에서 그 부분을 지적했을 텐데.
지금의 누님은 그날 내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깨닫긴커녕 본인이 징표를 사용 중이라는 것도 인지하지 못하는 걸로 보였다.
다르게 말하면 그 모든 걸 잊을 만큼 놀랐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내가 한숨을 내쉰 이유이기도 했고.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사람을 어떻게 다그치냐.’
나는 힐끗힐끗 내 얼굴을 곁눈질하는 레이벨 누님의 모습에 다시 한번 가볍게 숨을 내뱉으며 입을 열었다.
“일단 서 있지 말고 좀 앉아 봐.”
“으음…….”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누님은 잠깐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평소 앉아서 아침을 먹던 소파를 향해 몸을 돌리려 했다.
“어디가. 여기에 앉으면 되지.”
“그, 불편하다고 해서…….”
“근처에 안는 건 괜찮아. 그리고 소파에 가서 앉으면 누나 얼굴 못 보잖아.”
“……음.”
누님은 잠깐 뺨을 긁적이다가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침대에 살짝 엉덩이를 걸쳤다.
이 역시 등을 보인 채 앉은 것이기 때문에 얼굴을 보지 못하는 건 매한가지였다.
그래도 등을 통해 꼬리와 귀는 볼 수 있었기에 그거로 만족하며 나는 다시 누님에게 말했다.
“일단, 걱정해줘서 고마워. 진심이야.”
그녀가 내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조금 전 보여주었던 마음은 거짓 하나 없는 진심이었다.
다른 자잘한 걸 모두 떠나서 그 진심은 내 마음을 충분히 뭉클하게 만들었다.
“누나로서 동생을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감사할 필요는 없다.”
말은 그렇게 해도 축 처져 있던 꼬리가 살랑거리며 이불보를 좌우로 쓸어내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나는 금방 멈춰버린 꼬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누나. 세상에 당연한 건 없어. 누나는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가족이라 해서 꼭 도와주고 그러는 건 아니야. 심지어 난 진짜 동생도 아니잖아?”
“…피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난 널 동생이라 생각한다.”
저쪽에서도 의형제, 의남매를 맺는 일은 꽤 흔했다.
그리고 나 역시 누님의 그런 마음이 진심이라는 걸 부정하지 않는다.
“누나. 보통 남매라도 누나가 남동생 자지를 입에 물고 그러진──”
“콜록, 콜록?!”
말을 다 끝맺기도 전에 누님이 기침을 토하며 몸을 들썩였다.
“억!! 끄윽, 으객!!”
당연히 침대 역시 흔들렸고, 거기에 의지하던 내 허리 역시 아주 신나게 이리저리 비틀리며 춤을 췄다.
다행히 눈물이 찔끔 나올 만큼 흥겨운 시간은 그리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신음에 정신을 차린 누님이 얼른 침대에서 일어나준 덕분이다.
“괘, 괜찮니? 많이 아파?”
팔뚝만한 장침으로 콕콕 찌르는 아찔한 통증에 혼란스러운 내 귓가로 익숙하지만 완전히 다른 어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그, 괘, 괜찮으냐?”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내가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누님이 진정되는 쪽이 조금 더 빨랐다.
“후우우.”
“…미안하다.”
그냥 몸이 편해져서 숨을 내쉰 것 뿐인데, 누님은 또 멋대로 착각하고 귀와 꼬리를 축 늘어트렸다.
나는 잠깐 누님의 그 모습을 지켜보며 생각을 정리했다.
어떤 식으로 말을 꺼내야 최대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까.
‘묻는다고 대답해 줄 거였으면, 어제 그렇게 자는 척은 안 했겠지.’
그러니 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닌, 질문을 거절당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걸 생각해야만 했다.
어차피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은 듣지 못하더라도 누님의 반응을 통해 어느 정도는 유추할 수 있기도 했으니까.
다행히 누님도 여러모로 복잡한 탓인지 내가 생각의 정리를 끝낼 때까지 누님은 조용히 기다려줬다.
“누나.”
“……응.”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조심히 나를 내려다보는 한 쌍의 금빛 눈동자.
“누나한테 묻고 싶은 게 몇 가지 있거든. 그래서 지금부터 그걸 좀 물어보려고 해.”
“음…….”
곤란할 때마다 버릇처럼 내뱉는 낮은 신음은 명백히 지금 이 자리가 불편하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물론, 대답을 강제할 생각도 없고, 내게 누나의 대답을 강제할 힘이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걱정이라니……. 그런 게 아니다.”
무언가를 더 말하려는 듯 입술을 잠깐 달싹였지만, 결국 누님은 그 이상 말을 입에 담지 않았다.
“누나. 누나가 대답하지 않더라도 난 누나한테 실망하지 않을 거야.”
“……정말?”
반으로 접혀 있던 귀가 살짝 위로 올라갔다.
“어. 정말로.”
“으음…….”
누님은 얌전히 가슴 아래에 두었던 손을 움직여 입매를 가렸다.
그보다는 차라리 귀와 꼬리를 묶어 두는 편이 감정을 숨기는데 더 도움이 될 텐데.
지금은 누님에게 얻어야 할 정보가 많았기에 그 사실은 조금 더 나중에 알려주기로 하며 나는 말을 이었다.
“단, 내 질문을 거절할 때마다 성적인 부탁을 하나씩 들어줘.”
“……성교는 안 된다.”
“나도 그런 식으로 누나를 안고 싶진 않아.”
파닥파닥──!!
기운 없이 삐뚜름하게 서 있던 귀가 쫑긋 올라오며 기운차게 움직였다.
동시에 내 시선을 피한 누님이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대답했다.
“그렇다면야…….”
어느 쪽으로든 누님만 손해 보는 구조였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은지. 누님은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
우선 별거 아닌 것들부터.
“모험가들이 신전을 습격하는 거. 그거 누나가 지시한 거야?”
“…….”
시선을 회피한 채 대답하지 않는 누님.
침묵이 곧 긍정이라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
나는 이해하기 어려운 누님의 선택에 확인을 위해 다시 물었다.
“거절한 거로 봐도 되지?”
“…….”
그 질문에조차 누님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조금 전과 다르게 고개를 아주 느릿하게 아래위로 움직였다.
“좋아. 그럼 지금부터 한 번 가버릴 때까지 자위해줘.”
“……??”
은근히 시선을 피하고 있던 누님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나를 바라봤다.
“제대로 들은 거 맞아. 지금부터 자위해줘.”
“…알겠다.”
잠깐 머뭇거렸지만, 누님은 결국 자위를 위해 바지와 속옷을 벗기 위해 손을 움직였다.
“아니.”
“……?”
골반에 걸친 바지에 손을 걸친 상태로 누님이 나를 다시 바라봤다.
나는 그 시선을 담담히 받아내며 명확하게 요구했다.
“아무것도 벗지 말고 그냥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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