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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G크리티카//오늘도 감사=_=!!
마대륙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는 건 알지만, 몸 안으로 무언가가 파고들어 온다는 건 생각 이상으로 기분을 오묘하게 만들었다.
굳이 어느 쪽이냐고 명확히 정하라 묻는다면…… 나쁘다는 쪽에 가깝다.
‘왜들 그리 몸을 들썩였는지 알겠네.’
목덜미에 파고든 송곳니조차도 섬뜩한 불쾌감을 준다.
그런데 송곳니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흉악한 내 물건을 받아들여야 했던 여자들은 어땠을까 싶다.
“흐으으, 흐으으으…….”
아슬아슬하게 더 파고들지 않고 이빨을 박아 넣은 채로 숨을 허덕이던 누님의 호흡이 조금씩 진정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누님의 상태가 호전된다고 해서 목구멍에 뚫린 구멍이 메꿔지는 건 아니라는 거다.
그래도 이렇게 생각을 이어 할 수 있는 걸 보면 생각보다는 출혈이 심하지 않은 거 같아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만약 어깨 쪽이 아니라 목을 물렸다면 정말로 위험했겠지.
저승의 문턱을 밟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조용히 안도하며 눈을 감았다.
‘손을 못 쓰는 게 아쉽네.’
머리는 무리더라도 등을 토닥여주는 것 정도는 충분히 받아들였을 텐데.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하며 나는 누님이 진정되기를 차분하게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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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이이──
어디선가 느껴지는 강렬한 시선에 정신이 깨어났다.
이상하게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자, 늘 보던 익숙한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괜찮으냐?!”
“……??”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걱정 가득한 레이벨 누님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침대 아래로 내려간 누님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언제…… 아따따땃?!”
조금 전 물렸던 부위로부터 올라오는 아찔한 통증에 내 의지와 상관없이 헛소리가 아무렇게 튀어나왔다.
“약이 스며들고 있어서 그런 거다. 그, 조금만 참으렴.”
“……약?”
어쩐지 상처에 빨간약을 때려 부었을 때처럼 따갑더라니.
그보다 약은 언제 발랐지?
이마가 절로 찌푸려지는 따가움을 인내하며 보는 사람이 더 안쓰러워질 정도로 귀를 바짝 접은 채 눈치를 보고 있는 누님에게 물었다.
“혹시 내가 잠깐 정신을 잃었었나?”
“…세 시간이 조금 넘었다.”
“그렇게나?”
누님은 대답 대신 고개를 조심스럽게 아래위로 움직여 보였다.
‘피가 좀 빠지긴 했던 모양이네.’
그냥 잠깐 눈을 감았던 거 같은데 세 시간이 그대로 삭제됐다.
“치료는 누나가 해준 거야?”
“…….”
다시 한번 누님이 고개를 소심하게 끄덕였다.
잠깐 정신을 잃었기에 직접 보진 못했지만, 어째선지 누님이 허둥거리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치료는 누님이 직접 했을 테지만, 상처에 바르는 약은 셋째 누님에게서 받아왔을 터.
‘다칠 일이 없는 사람이 약을 가지고 다닐 리가 없지.’
그렇게 상황을 정리한 나는 침대 끝에 머리만 빼꼼 내민 채로 나와 눈높이를 맞추고 있는 누님과 다시 시선을 마주했다.
“누나.”
“마실 게 필요한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이쪽의 눈치를 보던 누님은 내가 부르자마자 귀를 살짝 쫑긋 올렸다.
“뭐, 있으면 좋을 거 같긴 한데.”
“여기 있다.”
누님이 앉은 그 자리에서 손을 스윽 위로 들어 올렸고, 거기에는 식당에서 자주 봤던 물병이 들려 있었다.
“혹시 먹을 거도 있어?”
“음식은 따뜻하게 먹는 게 좋으니 가져다 두지 않았다.”
필요하면 지금 가져다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누님의 행동에 나는 얼른 입을 열어 누님을 붙잡았다.
“배는 아직 안 고프니까 괜찮아. 그보다…….”
안 그래도 잠깐 일어나 보라 이야기하려 했는데 누님이 스스로 일어났기에 나는 자연스럽게 누님을 머리부터 골반 아래까지 훑을 수 있었다.
“바지가 깨끗하네.”
“위생상 좋지 않아서…….”
“그건 그렇지.”
누님이 내 목덜미를 문 건 애초에 내가 자초한 일이다.
싫어하는 걸 뻔히 아는데 억지로 시켰으니 당연한 결과.
오히려 내 목덜미에 구멍을 내긴 했지만, 일시적으로나마 젖은 걸 극복했으니 칭찬받아 마땅했다.
뭐, 마음이 그렇다는 거지 이 상황에서 진짜로 칭찬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누나. 물 좀.”
“으음…….”
따지고 보면 무엇하나 잘 못 한 게 없지만, 누님은 죄를 지은 사람처럼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침대 위로 올라와 무릎걸음으로 다가왔다.
“그냥은 먹기 불편하니까. 입으로 좀 먹여줘.”
“…….”
뚜껑을 열고 물병을 내 입술에 가져대려던 누님은 흠칫 행동을 멈추고 내 입술과 손에 들린 물병을 한 번씩 눈에 담았다.
조용히 그 둘을 번갈아 보던 누님은 결국 내 입술이 아닌 본인의 입술에 물병을 가져댔다. 그리고 살짝 기울어 안의 내용물을 입에 담고는 흘러내린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기며 살포시 내게 입술을 맞춰왔다.
먹이를 찾는 아기 새처럼 누님의 작고 부드러운 입술을 몇 번이고 내 입술로 덮으며 달콤한 타액과 잘 뒤섞인 물을 조금씩 넘겨받았다.
“조금 더.”
“……음.”
내 색으로 물든 입술을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가만히 있던 누님은 한 번 더 이어진 내 요구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입에 물을 머금고 입술을 겹쳐왔다.
“응, 으음…….”
누님의 체온으로 미적지근해진 물을 모두 받아마신 후, 그래도 부족한 갈증을 채우기 위해 누님의 입 안을 탐했다.
처음에는 뻣뻣하게 굳어 있던 누님의 혀는 내가 조금씩 주변을 어루만지고 얽혀대자, 어설프지만 조금씩 내게 맞춰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아아…… 하아….”
살짝 가빠진 숨을 내쉬며 떨어진 누님과 내 입술 사이로 투명한 실방울이 길게 이어지다가 툭 하고 끊어졌다.
“혀 내밀어.”
“……에.”
서로의 숨결이 닿을 거리에서 작게 벌어진 입술 사이로 새빨간 혀가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조금 전까지 나와 끈적하게 얽혀댔던 그것을 나는 다시 한번 입술로 삼켰다.
뜨겁고 말랑한, 입술과는 또 다른 느낌의 그것을 입술로 천천히 빨아들이기도 하며, 장난치듯 혀를 얽어 치덕이기도 했다.
“고마워.”
“……음.”
한참이나 흘러나오는 누님의 타액으로 목을 축이고서 가볍게 웃어 보이자, 누님은 열이 가득 차오른 얼굴로 입술을 오므렸다.
“도망가지 말고 잠깐 누워 봐.”
“…그냥 내려가 있으려던 것뿐이다.”
“알겠으니까 누워 봐.”
나를 한 번. 그리고 내 목덜미를 한 번.
그렇게 총 두 번 눈동자를 굴린 누님은 잠깐 주춤거리다가 뒤로 내빼던 엉덩이를 당겨 내 옆에 조심스레 누웠다.
“오늘은 조금 강압적이었지만, 어쨌든 필요한 일이었다는 건 누나도 인정하지?”
“……그래.”
자세한 충족 조건을 모르는 누님은 고민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일부터 오늘이랑 같은 시간에 들어와.”
“…매일?”
“어. 매일.”
옆에 누워 나를 빤히 바라보던 누님의 금색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알겠다.”
“힘들겠지만 참고 견뎌줘.”
“나는 괜찮다!!”
소리를 내고 스스로 놀란 듯 눈을 크게 뜬 누님은 시선을 피하며 작게 중얼거렸다.
“…네 몸을 또 다치게 할까 봐.”
“하긴.”
혼잣말처럼 아주 작게 중얼거린 그 말에 나는 대꾸했다.
“허리에 양쪽 팔도 아작났고. 오늘은 어깨에 구멍까지 뚫렸지.”
“…….”
누님은 잿빛 털이 가득한 귀를 아래로 바짝 접더니, 거기에 맞추듯 몸까지 살짝 둥글게 웅크렸다.
손만 움직일 수 있었다면 당장에 끌어안아 줬을 텐데.
물론, 허리가 비명을 지르겠지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그래?”
“내가 다치게 했다…….”
“누가 들으면 누나가 날 일부러 다치게 만든 줄 알겠네.”
“…….”
아래를 향했던 금색 눈동자가 조금씩 위로 올라오더니, 다시 나와 시선을 마주했다.
“내가 괜찮다고 말했으면 괜찮은 거야. 그러니까 누나는 다른 거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좀 더 빠르게 극복할 수 있을지만 생각하면 돼. 알겠어?”
“……응.”
대답과 함께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누님을 당장이라도 끌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었다.
“정 날 다치게 만든 게 미안하면, 다치게 만들 때마다 부탁 하나씩 들어주는 건 어때? 당연히 오늘 질문에 대한 답을 억지로 요구하지도 않을 거고, 누나가 진짜 하기 싫다면 거절해도 괜찮아.”
“……좋다.”
웅크린 몸을 다시 편 누님은 조금 전보다 안정된 시선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접었던 귀를 파닥였다.
“그럼, 지금 부탁하나 해도 괜찮을까?”
“…오늘 거도 치는 거냐?”
긴 속눈썹을 깜빡이며 묻는 누님을 향해 나는 당당히 말했다.
“나중에 시란이 돌아와서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할까?”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들어주마.”
누님의 판단은 몹시 빨랐다.
누워서 눈을 끔뻑이고 숨을 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내 어깨에 상처가 생겼다?
제대로 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면 한동안 시란에게 시달리는 건 확정이다.
어떻게 보면 누님을 협박한 그림이 됐지만, 사실 어느 정도 노린 부분이었기에 개의치 않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둘만 있을 땐 오빠라고 불러주면 안 돼?”
“무, 무, 무무, 무슨?!”
두 눈을 동그랗게 뜬 누님은 용수철이 튀어 오르듯 몸을 일으켰고, 덕분에 나는 아주 짜릿짜릿한 감각을 맛볼 수 있었다.
“아…… 괘, 괜찮으냐?”
뒤늦게 본인이 저지른 실수를 깨닫고 손을 허둥거리며 걱정하는 그 모습에 나는 튀어나오는 신음을 삼키며 말했다.
“오빠가 힘들면 오라버니도 괜찮은데…….”
“그, 그건…… 모, 못한다!!”
아주 살짝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누님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격렬하게 거부 의사를 보였다.
“그럼. 이름으로 부르는 건?”
“…이름?”
“어. 이름.”
이미 한 번 불러보기도 했고.
단칼에 거절했던 조금 전과 다르게 누님의 침묵이 길어졌다.
“안 될까?”
“…….”
최대한 간절해 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눈을 끔뻑이자, 오랫동안 침묵하던 누님이 슬쩍 내 시선을 회피하며 작게 입술을 달싹였다.
“…둘만 있을 때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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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오빠'는 유일하게 연하인 시론만이 부를 수 있는 필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