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0화 (80/242)

“심해에서 난 크랩이야. 마력이 가득한 소금가마에 쪄서 촉촉하고 부드럽단다.”

룬이 부탁한 음식 재료들 중 있던 심해 마력 소금과 크랩을 활용한 요리였다.

그녀가 빛의 레어를 떠나는 날, 도시락을 주며 재료를 부탁한 것이 이젠 꿍꿍이였음을 안 크리스티나는 은근히 룬에게 눈을 흘겼다.

자연산이 안 된다면

분명, 이 영리한 해츨링은 그때부터 크리스티나를 속이고 물의 일족을 도울 생각을 했을 터였다.

‘정말이지, 아직 어린 녀석이 어쩜 이리 똑똑할까. 물론 의도는 착했고, 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귀엽기도 하지만 말이야.’

크리스티나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살풋 웃었다.

그리고는 별 말 없이 먹기 좋게 해체된 크랩을 각자의 접시에 담아주었다.

생선이나 새우 정도야 종종 먹었지만, 소금가마 크랩의 맛은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흐와앙. 맛있다!”

“뺫!”

흑미는 캽캽 소리를 내며 살을 발라먹고, 틈틈이 바삭하게 튀겨진 게살 고로케까지 해치웠다.

페르디키온은 기민한 손놀림으로 해체 솜씨를 뽐내며 크랩 살을 발라내었다.

“룬. 수고가 많다. 이것도 먹어라.”

“잘 먹을게, 형.”

손가락이 작은 룬은 페르디키온이 손질해 준 크랩을 순순히 받았다.

쑤욱.

집게발을 잡아 빼니 촉촉하고 야들야들한 게살이 뽑혀 나왔다.

한 입 가득 베어 물자 바다내음과 짭조름한 맛이 잘 어울리고, 수분을 그대로 품어 촉촉하고 부들거리는 살은 고소함을 남기며 입안에서 녹았다.

‘이 게살도 결국 정화가 된 후니까 맛볼 수 있게 된 셈이군.’

먹을수록 바다 깊은 깨끗함이 전해졌다.

그때 크리스티나가 문득 떠올랐다는 듯 입을 열었다.

“참, 네가 부탁했던 건 한 가지 빼고 주방에 놔두었단다. 마침 물의 일족의 아이가 도와주어서 제법 좋은 것들로만 받아 왔어.”

“고마워. 그런데 한 가지 빠진 건 뭐야?”

“마력을 품은 먹물이란다. 물의 지역 필드에는 없는 모양인데. 이상한 건 그 뿐만이 아니었단다.”

“이상한 거?”

“그래. 본래라면 물의 레어에는 흉폭하고 거대한 몬스터들이 많아야 정상이거든. 당장 배 크기만한 몬스터만 해도, 자이언트 크라켄이나 젤리피쉬. 거대 히드라. 제빌 샤커, 킬러 혼 웨일. 바다의 살육자 레비아탄…….”

중간에 룬이 잡은 녀석을 보고 뜨끔했지만, 그는 내색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 보니 그렇네. 어차피 저주 때문에 다들 잠들어 있었을 뿐, 죽은 건 아니잖아. 물의 레어와 근방 필드는 전부 정화 작업을 해 뒀는데, 그럼 나머지 놈들은 어디에 있다는거야?’

어쩐지 예감이 쎄했다.

분명 뭔가 있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는 법이니까.

‘우리가 유일하게 못 가본 곳은 한 군데 뿐이지. 혹시 모르니 대비는 해 둬야겠군.’

꽤 높은 확률로 그 곳에 사라진 몬스터가 있으리란 생각이 미쳤다.

룬은 크리스티나의 입에서 나온 몬스터들을 모두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겠어. 혹시 모르니 대비할게.”

‘이 기회에 제드 녀석을 굴려야겠군.’

엄청난 과중 업무가 예상되는 그 때, 제드가 왠지 모를 서늘함에 뒷목을 문지르고 있었지만 룬이 알바 아니었다.

충분히 식사를 마치고, 그는 흑미와 함께 주방으로 이동했다.

“룬 님, 여기는 왜 온 거에요?”

“네가 심부름 해줬으면 하는 게 있어서.”

룬의 시선이 한쪽에 뽀얗고 예쁜 순백의 진주들이 고스란히 쌓인 곳을 향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노란 금빛을 띠는 진주, 은색에 가까운 진주 따위가 각 색별로 병에 가득 담겨 있었다.

“와아! 하얗고 너무 예뻐요!”

흑미가 눈을 빛내며 유리병 안에 담긴 진주들을 홀린 듯 바라보았다. 진주는 모양이 둥글고 알이 굵어 어떤 것은 주먹만 한 크기를 지니고 있었다.

‘생각보다 크고 양도 상당한데. 제드가 미쳐 날뛰어도 이상하지 않겠어.’

진주 마력석은 생명력을 품고 있어 연금술의 엘릭서 제작, 치유와 회복, 정화, 마법 연구, 신전의 영약이나 최상급 포션 등 다른 마력석으로 대신할 수 없는 필수 재료로 꼽혔다.

문제는 구하기가 힘들었다.

바다에 사는 조개 몬스터에게 희박한 확률로 얻거나 조개 몬스터를 먹은 해양 몬스터를 통해 얻을 수 있는데, 배를 타고 가다 만나는 해양 몬스터를 퇴치하고 우연히 얻는 정도가 그나마 현실적인 수급 방도였다.

<파도의 던전>에서 보상으로 얻을 수도 있지만, 던전은 블루 드래곤의 레어에 있으니 없는 방법이라 봐야했다.

드워프 특성상 바다를 볼 수 없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진주 마력석은 풍문으로나 들은 물건이었다.

그 중에서도 해양몬스터나 사람도 잡아먹는 ‘대왕조개 몬스터’에서 채취한 진주알은 대륙 전체에서도 얼마 없는 희귀한 재료였다.

“이거 가져가면 돼요? 진주 너무 예뻐서, 제드 아저씨한테도 얼른 보여주고 싶어요!”

룬은 색색의 진주를 보며 신이 난 흑미에게 보따리를 한 짐 건넸다.

그리고는 제드에게 보낼 진주 마력석을 구분해, 열 알씩 유리병에 담아 봉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색만큼이나 품질도 천차만별.

조개 몬스터의 발육과 자란 환경 등에 따라 색, 품질 차이가 난 탓이었다.

“이 정도 물건이면 내가 원하는 것도 잘 만들어내겠지.”

룬의 혼잣말에 흑미가 귀를 쫑긋 세우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떤 건데요?”

잠깐 생각한 룬은 축약된 말만 슬쩍 남겼다.

“보스급 몬스터를 한 방에 잡을 수 있는 도구.”

룬의 대답을 들은 흑미가 눈을 동그랗게 깜빡였다.

“한 방에요?”

“그래. 나중에 보면 알 테니 이거 가지고 얼른 다녀와. 내일도 형님이랑 수업해야 하는데 늦겠다.”

“네!”

흑미가 떠나자 룬은 새로 생긴 안쪽 홀로 들어갔다.

‘역시 크리스티나야.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정확히 짚어줬어.’

거대한 푸른 바다를 떼어 옮긴 듯, 짠내가 가득 채워진 대형 수족관이었다.

물 안에는 살아서 입을 벌리고 있는 대왕 조개들이 적당한 거리를 두고 놓여 있었다.

요리 수업을 하면서 연금술에 관심을 보였던 탓에, 크리스티나는 룬이 연금술이나 다른 용도로 진주를 사용할 생각이라 여긴 듯했다.

물론 그쪽도 염두에 두긴 했지만, 룬의 진짜 목적은 다른 것이었다.

‘인형을 만들 때 매번 몬스터 혼을 가져와 쓰는 건 불편했는데, 잘됐어.’

<저주 도구 만들기 세트>로 처음 만들어 본 인형에는 보스급 몬스터인 ‘레비아탄’에서 추출한 혼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매번 그만한 보스 몬스터의 혼을 얻으려면 품이 들뿐더러, 계속 사냥을 나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어차피 현재 룬의 인형제작 능력은 잘해야 중급 정도 수준.

앞으로의 수련을 위해서도, 핵이 되는 혼의 재료는 비싸고 품이 많이 드는 것만 고집할 필요 없었다.

‘자연산이 안 된다면 양식을 하면 되지. 물의 일족 인장까지 갖추면 관리도 쉽겠어.’

당연한 말이지만, 적당히 구하기 쉽고 편하게 써먹을 수 있는 대체품을 쓰는 게 훨씬 편했다.

‘생명력을 품은 진주라면 어느 정도 대체가 가능할 터. 환경만 갖추면 진주 마력석을 계속 얻을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되면 인형을 더 편하게, 대량으로 만들어 볼 수 있어.’

만약 대체가 쉽지 않다 해도 워낙 쓰임이 많은 게 진주인데다, 여차하면 제드에게 넘기면 될 일이었다.

물론, 일반적인 사람이 들었다면, 대왕 조개 몬스터의 생명력이 응축된 진주를 구하느니 보스 몬스터를 잡는 게 더 쉽다며 반박했겠지만.

어찌 보면 룬은 이번에 아멜리아 일가를 구하며 생각지도 못한 득을 얻게 된 셈이었다.

‘그나저나…… 상태가 별로 안 좋은 녀석들이 있네.’

바다 속에서 다른 동물이나 플랑크톤 따위를 먹고 살아야하는데, 주변 환경이 바뀌자 잘 먹지 못하고 비루해진 대왕조개가 몇 눈에 띄었다.

하나씩 조개를 살핀 그는 힘없이 죽어가는 대왕조개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소생하라!>

파앗!

언령의 힘을 받은 조개들의 껍질이 유난히 반들반들해졌다.

‘이걸로 응급조치는 됐고.’

소생 언령으로 살아난 놈들이 활발하게 꿈지럭 거리는 모습이 제법 활기찼다.

룬은 싱싱해진 대왕 조개들을 크리스티나가 요리에 사용하지 않도록 부탁해 두기로 했다.

***

“뀨후우…….”

해츨링 모습으로 침대에 늘어진 룬은 축 늘어져 콧김만 내쉬었다.

‘오늘로 며칠째더라.’

반복되면 어떻게든 적응하게 마련.

크리스티나와의 수업으로 새벽부터 초주검이 된 룬은 이젠 얻어맞는 요령까지 생겨 빠른 회복이 가능해졌다.

지금은 침대에서 죽는 소리를 흘리고 있지만, 내심 뿌듯함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래도 요람에서 몸 근질거리던 때보다야.’

요즘 크리스티나는 룬이 다치는 걸 보면 은근히 던전 공략 일정을 미루라며 눈치를 주고 있었다.

물론 그럴 생각 따윈 없었다.

게다가 크리스티나는 전투의 방식이 매번 다양해서 여러 환경과 변화에 대응하는 맛이 있어 승부욕을 자극했다.

룬이 뭔가 할 만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막아내는 통에 분하기도 했으나, 탈력감이 들 때 즈음에는 가벼운 힌트를 던져주며 룬이 방법을 찾아내게 만들어 제법 즐겁기까지 했다.

‘어쨌든 정신적으로는 고생해도, 회복은 확실히 챙겨주니까.’

덕분에 좀 더 과감하게 덤벼들어 보기도 하고, 이런 저런 다양한 마법을 써먹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뀨욱!”

가볍게 기합을 넣어 침대에서 일어난 그는 뻐근한 팔을 돌리며 몸 상태를 점검했다.

그리고 점심 식사 대신, 미리 챙긴 도시락을 들고 검은 방으로 이동했다.

어지간하면 다함께 식사하겠지만 지금은 느긋하게 먹으며 보내기에 아까운 시간이었다.

철커덕! 척!

듀라한이 반겨주러 오자, 룬이 손짓했다.

“뀨우우.”

[앉아. 오늘은 먹고 다른 작업 좀 하자.]

룬은 향기 상자 아티팩트를 꺼내 안에 애플파이를 집어넣었다.

고소한 파이와 꽃사과잼의 달고 상큼한 향이 풍기자, 듀라한은 향에 심취했다.

요즈음 듀라한은 이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정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었다.

듀라한이 애플파이 향에 심취해 있는 동안, 룬은 도시락을 까 먹고, 흑미 본체인 검은 장미에 마력석과 룬의 마력을 흡수할 비늘을 보충해 주었다.

그 후, 룬은 아공간 주머니에서 진주들과 두루마리 양피지를 꺼내 한 쪽에 늘어놓았다.

철컥!

충분히 향기를 들이킨 듀라한이 본체화 한 룬의 근처로 와 절도 있게 섰다.

[마침 잘 왔어. 이 것 좀 도와줘.]

철커덕!

알겠다는 듯 손을 들어 보인 그에게 룬은 진주알이 담긴 통과 절구, 절굿공이까지 내어주었다.

[이런 식으로 잡고, 진주 넣고 빻아서 아주 고운 가루로 만들면 돼.]

-…….

비록 의중이 이해 가지 않으나, 검은 기사는 군말 없이 권속된 자의 의무를 이행하기 시작했다.

그는 룬 근처에 얌전히 자리를 잡고 크리스티나의 비늘로 만들어진 절굿공이와 절구통을 잡았다.

그리고 진주 한 알을 절구통에 넣은 후 작게 콩, 콩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두 번씩 콩, 콩 일정한 소리를 내며 빻아낸 진주 가루가 한 쪽 그릇에 곱게 쌓여갔다.

조신하게 작업에 들어간 듀라한을 뒤에 두고, 룬은 펼친 양피지 옆에 염료 그릇과 붓을 늘어놓았다.

제비꽃 색, 초코색, 주황색, 검정색 등.

물감놀이라도 하려는 아이 같았다.

룬은 듀라한이 빻아 준 고운 진주가루를 물감 위에 솔솔 뿌렸다.

그러자, 물감에 생기가 돌며 반짝임과 아름다운 광택이 감돌았다.

그 정도 보상은 받아야지

룬은 붓에 물감을 푹 찍어들고 양피지 위에 문자와 간단한 그림을 그려 넣기 시작했다.

‘시험작은 이정도면 되겠지.’

대충 그려 넣은 그림은 정말 10살 꼬마가 그린 모양새였다.

어차피 예술적인 그림이 필요한 건 아니었다.

그보다는 시전자의 의지와 마법이 얼마나 잘 담기느냐가 더 중요했다.

룬은 옥빛 물감을 이용해 구름과 바람을 그린 양피지를 들어 올렸다.

[바람이여.]

슈아아아!

시동어를 읊자 시원한 바람이 양피지 안에서 쏟아져 나와 머리카락을 마구 흐트러뜨리고, 주변의 물건들도 흔들렸다.

‘처음 만든 것치곤 성능이 좋은데?’

그랬다.

룬이 만든 건 ‘마법스크롤’.

종이, 혹은 가죽에 마력이 담긴 문양과 글자를 넣어 마법을 담아두고, 필요할 때 시동어를 외치거나 찢어 쓰는 아티팩트였다.

일반적인 제작 방식과 다르게, 생명 에너지가 담긴 마력석인 진주를 갈아 넣었기에 더 강력한 위력을 자랑했다.

보통은 엄두도 못 낼 값비싼 실험이었다.

‘이거면 나뿐 아니라 다른 녀석들도 쓸 수 있게 만들 수 있지. 그 외에도 활용할 방법이야 많고.’

전생에 도사들이 부적을 쓰던 걸 적당히 눈여겨 봐 두길 잘했다 생각하며 룬은 그림을 더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크리스티나가 <저주받은 던전>에 가는 걸 걱정하는데. 크리스티나와 페르디키온에게 보여주면 다녀오는 동안 좀 더 안심시킬 수 있겠어.’

그는 의욕적으로 스크롤 제작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완성품이 나오자, 룬은 스크롤을 둘둘 말아 옆구리에 꼈다.

[잠깐 다녀온다.]

듀라한에게 인사를 남기고, 룬은 응접실로 이동했다.

“룬? 오늘은 식사하지 않는다더니. 뺨에 물감은 또 뭐고.”

마침 크리스티나와 다른 이들은 함께 식사 중이었다.

식탁 위에 차와 미니 케이크 따위가 올라온 걸 보니, 후식 타임인 모양이었다.

[줄 게 있어서 잠깐 들렀어. 이거 받아.]

룬은 옆구리에 끼고 온 그가 만든 스크롤 중 하나를 골라 크리스티나에게 건넸다.

“이게 뭐니?”

[한번 펼쳐 봐.]

룬이 그린 그림을 받아든 크리스티나는 양피지를 펼쳐보더니 눈을 크게 떴다.

점 눈이 박힌 노란 드래곤과 동그란 빛이 그려져 있었다.

그림은 누가 봐도 서당에 갓 입학한 아이가 그린 수준이었다.

‘말 그대로 생명력을 품은 녀석이라 효과가 확실하다고. 이만한 성능을 낼 스크롤은 흔치 않을걸.’

제법 자신작이었다.

너무 큰 능력을 드러냈나 싶은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한데 크리스티나는 그림과 룬을 번갈아 보더니, 이내 웃음을 꾹 참는 듯 안면에 경련이 일어났다.

“이, 이건…… 푸, 흣.”

“?”

‘뭐지?’

크리스티나는 말을 잇지 못하고 스크롤이 구겨지지 않도록 쥔 채 손을 부들거리며 떨었다.

‘이상한데. 평소에는 이런 걸 하면 기특하다고 그러지 않았나?’

마력으로 된 글자와 도식화한 문양이 아닌, 크리스티나와 라이의 모습을 그려 넣은 마법 스크롤이었다.

꽤 괜찮은 제작품이라 여겼건만, 어째 생각한 반응이 아니었다.

뭔가 잘못된 건 아닌가 싶어 그녀의 얼굴을 살핀 룬은, 크리스티나가 슬쩍 고개를 돌려 중얼거린 입모양을 읽고 더욱 어리둥절해졌다.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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