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4화 (114/242)







오히려 손이 없으니 의식의 흐름대로 바로바로 글자가 올라왔다.


기분으로만 치면, 제드가 바로 옆에서 떠드는 것 같았다.






<그나저나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영 수상쩍습니다? 주변 정갈한 것이 높으신 분 집이겠구나, 싶긴 했는데, 무려 엘프들의 집정관이었다니. 엘프 체계를 잘 아는 건 아닙니다만, 아마 엘프 왕궁 2인자라 보면 될 거거든요. 어째 그런 분의 자제분들이 다 병에 걸렸을까요. 아무튼, 흑미 님 이야기 들어보니 성격 꽤 딱딱해 보였는데, 자식을 낫게 했으니 룬 님 편이 되어 주지 않을까 싶네요!>






어찌 보면 그 비슷한 결과를 얻는 중이었다.


어둠에 물든 향기 상자의 수혜를 받은 자는 룬에 대한 충성심이 강해지고 룬의 부탁을 어기기 어려워지니까.






‘보아하니 강직한 성품이라 영향이 크진 않겠지만, 본인 입으로 받아들이겠다 고도 말했고.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겠지.’






곁에서 페르디키온이 룬의 모코지석을 보며 말을 덧붙였다.






“이 놈들은 속도 편하게 말하는군.”






“제드야 사정을 자세히 모르고, 애들에게 직설적으로 말 해주기 적절하진 않잖아. 너무 무거운 이야기니까 이쪽 일 정리되고 말 해줘도 될 거고. 상황이야 우리가 나중에 알려주면 되니까.”






“……룬, 너도 아직 애다.”






“…….”






‘그렇긴 하지.’






룬은 딱히 부정하지 않고 다소 멋쩍은 얼굴을 해 보였다.


그러자, 페르디키온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며 말을 덧붙였다.






“이해는 한다. 네가 보기엔 흑미나 백야도 너보다 늦게 태어났으니.”






“그 녀석들이…… 어려보이긴 해.”






전생까지 포함하면 천년은 늦게 태어난 녀석들인데다, 하는 행동도 어린 특유의 순수함이 묻어나왔다.


하지만 페르디키온이 꺼내고 싶은 본론은 이 다음에 있었다.






“그래도 좀 전엔, 내가 형으로서 도움이 된 것 같은데. 그렇지 않나?”






아닌 척 시침 뚝 떼고 말하는 속 뜻을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하긴, 어차피 엘프왕을 만나서까지 드래곤 족임을 감추긴 힘들었으려나. 어차피 우리가 드래곤 족인 걸 알릴 수밖에 없었다면 차라리 미리 말하는 게 낫긴 하지. 자칫 고의로 감춘 느낌이 들었을 테니까.’






거침없고, 권력자로서 당연한 마음가짐이라 확신한 페르디키온이기에 가능한 결단이었다.






‘심지어 이런 상황인 줄 몰랐으니, 시간이 지나 늦었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됐을지도.’






어떤 일은 그 시점에서 진행하지 않으면 늦는 경우가 있다.


그걸 생각하면, 페르디키온의 행동이 실제로 도움이 된 건 맞았다.


룬은 나름의 고마움을 담아 페르디키온의 의도에 순순히 응해주었다.






“그러게. 형 덕분에 효율적으로 일이 진행됐어. 좋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해.”






“이리저리 재는 건 맞지 않았을 뿐이다만…… 뭐, 네게 도움이 되었다니 기쁘군.”






페르디키온은 너무 기쁜 티가 날까 봐 최대한 표정을 굳혔다.


실룩이는 입꼬리라든가, 아닌 척 붕 떠있는 분위기 같은 걸 모를 룬이 아니었지만.






‘좋아해 주니 다행인데, 여기서 내가 아는 티를 내면 꽤나 민망해 하겠지.’






적당히 모른 척하며, 룬은 시선을 돌릴 겸 모코지석을 건드렸다.






<아들을 치료하고 나면 벨리아누스와 이야기도 더 나눠야 할 것 같아.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란드에게도 너무 걱정하지 않게 상황 전달 해주고, 흑미랑 백야는 먼저 자도록 해.>






<힝, 룬 님도 피곤하실 텐데. 흑미가 기다릴게요, 빨리 오세요.>






<어허허! 걱정 마십시오 룬 님. 이 제드가 또 아이들 재우는 데 한 능력합니다! 제가 말씀 드렸던가요? 드워프들에게 이야기만 시작하면 어찌나 다들 잘 자던지. 목소리만 들려줘도 편안해 한다니까요.>






‘그건 좀 다른 의미였을 것 같은데.’






거친 대장간에서 일하는 드워프들은 제드의 잔소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서 졸았던 게 아닐까.


밤샘 수다로 듀라한조차 멍해지게 한 전적이 있는 제드였다. 룬은 자신의 예상이 사실에 더 가까우리라 짐작했다.


하지만 흑미는 워낙 잘 자는 타입이었고, 자장가 대신 특유의 입담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제드와 잘 맞을 것도 같았다.






‘좋은 게 좋은 거지.’






방식이야 어떻든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므로, 룬은 이야기를 마무리 하며 모코지석을 껐다.


그리고 짐승 같은 소리가 아닌, 조곤조곤하게 단어를 뱉기 시작한 아퀴르를 바라보았다.


튀어나왔던 커다란 송곳니도 원래대로 돌아가고, 드문드문 변색되어있던 살 빛이 원래대로 돌아가고 있었다.


변화가 무척 고통스러운지 간간히 신음이 들렸다.


때때로 식은땀을 흘리며 바닥을 긁는 소리도 났다.


하지만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인지, 아퀴르는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벨리아누스와 눈을 마주치며 견뎌내고 있었다.






‘대단하네. 아무리 제 자식이라 해도 보통 정신으로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닌데.’






엄밀히 말해, 회복 과정은 살아있는 자라면 거부감이 느껴지는 광경이었다.


죽은 살이 떨어지고 새살이 돋는 모습.


고름과 썩은 피가 토해지고, 새 피가 채워지는 과정.


살육의 본능과 엘프의 자아가 번갈아 튀어나오는 얼굴.


평범한 자라면 아들이라기 보단 악마가 깃든 존재라 여길 터였다.


벨리아누스의 얼굴에 깃든 희미한 피로감과 딱딱하게 굳은 얼굴은 지켜보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충격적인지 알려주었다.






‘강인한 정신을 가졌어. 단순한 행정관은 아닐 가능성이 높겠군.’






굳건한 믿음과 지지를 보내며, 아들의 변화를 기적으로 보는 그의 눈.


희망을 품은 눈빛은, 번들거리는 눈물 속에서 더욱 반짝이고 있었다.


룬은 속으로 흡족해 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생각지도 못한 우군까지 얻게 됐어.’






벨리아누스의 부탁은 지극히 충동적이고, 사적일 가능성이 높았다.


엘프로서 생을 마감하게 해 주려 했던, 존엄을 중시하는 자이니만큼 이 사적인 도움을 받은 것은 반드시 보답으로 돌려 줄 자였다.






‘엘프 왕궁 일도 그렇고, 한 동안 바쁘겠는걸.’






벨리아누스에게 들을 것 중에는, 엘프족들의 기밀들도 섞여 있을 터.


아퀴르의 치료도 치료지만, 그를 말 할 때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충분히 상자의 영향을 받을 때 까지 기다렸다.






***






벨리아누스는 자신이 직접 기절한 아들을 등에 업고 돌계단을 하나하나 걸어올라갔다.


위험한 고비를 넘긴 아퀴르를 가장 편안하고 통풍이 잘 되는 방으로 옮기기 위해서였다.


풀린 근육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에, 땀으로 옷이 젖고 다리 역시 후들거리고 있었다.






들어올 때 봤던 돌계단 끝에 있는 나무문을 다시 열자, 경비가 그들을 돌아보고 경악했다.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십니까. 벨리아누스 님, 아퀴르 님까지!”






“조용히.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고, 앞에 서거라.”






그 말에 돌계단으로 가는 입구를 지키던 경비 엘프가 입을 꾹 다물고 다부지게 고개를 끄덕였다.






룬은 아비의 등에 업힌 아퀴르의 몸을 살폈다.


워낙 심하게 오염되었던 몸이라 발진이 남아 있긴 했다.


하지만 호흡은 충분히 안정적이었고, 탈진은 수면과 수분 공급으로 회복 가능할 터.


충분한 휴식기만 가진다면 완전히 나을 터였다.






벨리아누스는 방 문 앞에 이르러, 아들의 옷을 갈아입히고 부르겠다며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






‘미미하게 남은 마기는 내가 가져갔으니, 이제 문제는 없을 테지만…… 또 다른 게 걱정이네.’






방 밖에 선 룬은 좀 전, 살벌한 지하실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아퀴르가 완전히 탈진해 기절할 때까지 버틴 벨리아누스.


그 역시 한계가 온 건지 그대로 쓰러졌었다.


룬은 그 틈을 타, 아퀴르와 벨리아누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신중하게, 벨리아누스가 내민 한 손을 꼭 쥐고 혼절한 아퀴르를 살펴보았다.






‘흠.’






툭.






룬이 검지로 아퀴르의 손등을 건드리자, 페르디키온이 당장이라도 떼어내고 싶은 눈으로 룬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즉시 언령으로 페르디키온의 제지가 들어왔다.






[룬, 뭐하는 짓이냐?]






[괜찮아. 형도 알잖아. 이 상자에 노출된 자는 내게 반감을 가질 수 없다는 거.]






[적에게 사용해 본 적은 없는 물건이다. 게다가 마족화 되었던 놈이지 않나.]






페르디키온은 즉시 룬의 어깨를 잡고 뒤로 물리려했다.






그 때였다.






터억.






기절한 줄 알았던 벨리아누스가 페르디키온의 발목을 잡았다.


생각지도 못한 행동에 둘 모두 놀라 그를 보고 있자, 벨리아누스는 두 눈을 홉뜬 채, 페르디키온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미미하지만 분명하게 고개를 저었다.






“놔.”






페르디키온의 드래곤 피어가 섞인 명령이었다.


하지만 굳은 표정의 엘프는 온 몸을 떨며 그 행동밖에 남지 않은 것처럼 고개 젓기를 반복했다.


분위기가 순식간에 험악해지는 사이, 룬은 아퀴르의 몸 안에 룬의 어둠을 조금 흘려보냈다.






‘! 찾았다.’






크리스티나의 마력에 치여 이미 힘을 잃은 마기가 감지되었다.


룬은 자신의 어둠으로 그 힘을 집어삼키고, 어둠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페르디키온은 이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볼 생각이 아니었다.


표정을 왈칵 구긴 화룡족의 어린 후계는 결단을 내린 듯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이내, 그는 자신의 아공간 주머니에서 검을 꺼내었다.






“만약, 네 아들이 내 아우에게 위해를 끼치는 짓을 한다면 손을 자르겠다.”






반박을 받을 생각 없는 선언이었다.


페르디키온과 벨리아누스의 긴박한 호흡이 두세 번 정도 흘렀을 때.






“됐다. 마기를 회수했어.”






룬이 빠르게 손을 떼고 서너 걸음 물러섰다.


자신의 동생이 괜찮은지 살핀 페르디키온 역시 잠시 후, 검을 집어넣었다.


다시 생각해 봐도, 일촉즉발의 상태였었다.






‘지금이야 아들 일이 급해서 따질 정신이 없어 보이긴 한데, 나중에 어떻게 언급할지 모르겠군.’






룬이 마기를 확인하고 회수한 건 기껏해야 물 한잔 마실 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래도 물의 레어에서 전투를 함께 했으니 어느 정도는 걱정을 덜 할 줄 알았건만, 페르디키온의 행동력은 룬의 예상보다 더 즉각적이었다.






“들어오시오.”






룬이 혼자 생각하는 사이, 벨리아누스가 문을 열고 나왔다.






그게 뭐냐면…….






중년의 엘프는 다소 지쳐 보이긴 했으나, 생각보다 불편한 느낌은 없어 보이는 목소리였다.


룬과 페르디키온은 벨리아누스를 따라 들어갔다.


침대에 누워있는 아퀴르는 간간히 몸을 뒤척이며, 악몽이라도 꾸는 듯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쪽에 앉으시오.”






작은 테이블로 간 벨리아누스는 작은 의자를 내어주며 말했다.


아들의 신음이 들리는 가운데, 벨리아누스는 잠시 말이 없었다.






“우선 감사하오. 자네들은 약속을 지켜주었소.”






어른스러운 인사였다.


그리고 이어진 말은 제법 날카로웠다.






“그대들은 해츨링인 것이오?”






“…….”






룬과 페르디키온 모두 말하지 않자, 마른 고목 같은 벨리아누스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역시 그랬구려. 성체 드래곤이라면 좀 더 다른 반응을 보이리라 여겼소. 어린 모습을 하고 다니는 유희 드래곤인 줄 알았건만. 참으로 진귀한 광경이오.”






“발설하면…….”






“안 할 것이오.”






벨리아누스는 페르디키온이 말을 맺기도 전에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아들을 살려준 은인이기 때문인지, 내 자식들 뻘이기 때문인지. 그대들이 해를 당하지 않기를 바라오. 진심으로.”






벨리아누스의 시선이 룬을 향했다.


그대들이라 칭했지만, 룬은 상자의 영향이 작용했음을 짐작했다.






“차를 한잔하며 이야기 하면 어떻겠소. 왕궁에서 사자가 오기로 한 건 내일이지만, 여독을 이유로 좀 더 늦출 터이니.”






“좋아.”






벨리아누스가 방문 밖으로 나가 무어라 주문하는 사이, 페르디키온이 룬을 노려보았다.






“좀 전엔 대체 왜 그런 위험한 짓을 하는 거냐? 방에 옮긴 후 회수해도 됐지 않나.”






“일의 순서로 치면 그게 맞다고 생각했어. 저항할 힘이 없는 상태가 되고, 마기를 흡수해서 만약의 위험을 없애고, 그 다음 몸을 옮기는 편이 안전하잖아.”






“…….”






조금만 침착하게 생각했더라면 깨달을 수 있는 일이었다.


만약, 페르디키온의 말대로 지쳐 쓰러진 상태에서 옮기려다 누군가 공격당하기라도 하면 일이 커졌을 터였다.


미간을 잔뜩 구긴 화룡족의 꼬마는 영 마음에 들지 않다는 듯 제 머리를 쓸어넘겼다.






“짜증나는군.”






스스로에게, 혹은 뜻대로 되지 않았던 주변 상황을 두고 한 말이리라.


결국 룬의 말을 부정하지 못한 페르디키온은 잠시 분이 삭혀지길 기다렸다.






“이번엔 어쩔 수 없었지만, 다음엔 좀 더 안전한 방법을 써라. 항상 이야기하지만, 넌 너무 혼자서 해결하려들어. 나도 최대한 협조할 것이고, 다른 녀석들도 분명 너를 도울거다.”






“응, 알았어.”






룬은 은근하게 눈은 빛냈다.


사실, 안 그래도 페르디키온이 나서주면 더 좋을 방법이 하나 있었다.


마침 잘 되었다 여긴 룬이 속으로 슬슬 웃음이 나오려는 걸 감추며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괜찮은 방법이 있긴 하거든. 형이 좀 도와줘야 하는데.”






“뭐? 그런 게 있다면 진작 말을 하란 말이다. 뭔데.”






반색하는 페르디키온을 보며 룬은 그물에 걸린 물고기 보는 심정으로 흐릿한 시선을 하고 보았다.






“그게 뭐냐면…….”






그 순간, 노크와 함께 방문이 다시 열리며 벨리아누스가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기다렸겠구려.”






들어오자마자 달달한 초콜릿의 향이 났다.


쟁반을 작은 테이블에 내리자, 진한 핫초코와 따뜻하고 달달한 과일차. 그리고 뽀얀 핫 밀크가 보였다.






“혹, 다른 차를 원한다면 내어드리리다. 나 역시 마음이 조급했던지, 아이들은 당연히 이런 걸 좋아 할 거라 여겼소.”






씁쓸한 미소 섞인 말이었다.


룬은 필시, 그의 자녀들.


벨라와 아퀴르가 좋아하는 음료가 이것들이리라 생각했다.






“형은 뭐 마실래?”






“이걸로 하지. 레몬차.”






“그럼 난 핫초코 마실게.”






포근해 보이는 핫밀크는 벨리아누스가 가져갔다.


날이 잔뜩 서 있던 분위기가 티타임에 부드럽게 녹아들었다.






“종종 아이들과 이런 시간을 가졌어야 했소. 너무 늦게 알았지만, 그대들 덕분에 정말 늦지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하오.”






페르디키온은 당장 본론이나 말하라 하고 싶은 눈치였다.


그러나 차를 한 모금 하며 여유를 찾았는지, 벨리아누스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고 조용히 레몬차를 마셨다.






“물론 불경스러운 일이 있었다면 어땠을지는…… 글쎄.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들지만. 어찌 하여도 좋게 끝나진 않았겠지.”






어둑한 그늘이 눈 위에 깔리며, 일순 은회색 눈이 냉랭하고 적막한 금속처럼 비춰졌다.


그 시선을 마주한 붉은 화룡족의 어린 후계의 눈엔 흔들림이 없었다.






“피차 마찬가지다.”






“허허…….”






굳이 두 경우를 비교하여 사안을 따진다면, 엘프 집정관의 아들이 해를 입는 것보다 블랙 드래곤 유일한 후계자가 해를 입는 쪽이 더 위험하긴 했다.






‘그러니까, 절대 그럴 리 없다니까.’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