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5화. 교황청의 심부름꾼 레아나 (95/155)


95화. 교황청의 심부름꾼 레아나
202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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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갈색 늑대?”

레아나의 인사에도 거대한 짐승은 꿈쩍도 안 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그녀는 인사를 나누려고 한 게 아니었으니까.

그녀는 갈색 늑대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채 앞치마를 벗어 바닥에 깔았다. 그 위에 편하게 주저앉았다.

안쓰럽다는 듯 갈색 늑대를 응시하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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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아프겠다.”

거대한 이 짐승의 털은 피가 말라붙어 뭉쳐 있었다. 목덜미와 머리통은 반쯤 날아가고 없었는데 이미 구더기가 하얗게 뒤덮은 채였다. 그나마 서늘한 지하라 부패가 느린 편이었다.

이건 누가 봐도 그저 죽어서 썩어가는 짐승일 뿐이었다.

그런데도 이 짐승의 둘레에 말뚝이 박혀 있었고, 온몸을 친친 휘감은 쇠사슬을 말뚝과 연결해서 고정해 놓았다.

그리고 쇠사슬로 묶어 놓은 갈색 늑대의 몸에는 붉은 고대어가 적혀 있었다.

사제들은 밤마다 이 짐승을 살려내려고 애를 쓰는 것 같았다. 그때마다 짐승의 울부짖는 소리가 서탑을 울리곤 했으니까.

하지만 죽은 생명체를 살리는 건 금기였다.

더구나 교황청에서 이런 짓을 하고 있다니 믿지 못할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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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에선 왜 널 살리려고 하는 걸까? 뭘 얻으려고?”

레아나는 갈색 늑대의 가슴 언저리에 새겨진 문신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썩어가는 몸에 멀쩡한 것은 오직 ‘S.T’라는 문신뿐이었다.

자신이 짐승이 아닌 이름을 가진 무엇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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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어때? 살고 싶어, 에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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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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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살아 있다고 다 좋은 게 아니야. 어떻게 살아 있느냐가 중요하지. 넌, 그때 그냥 죽었더라면…… 하고 후회한 적 없어?”

레아나는 스산해진 얼굴로 무릎을 감싸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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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있어. 날 살리려고 아빠가 대신 돌아가셨거든.”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던 레아나는 흘러내린 눈물을 닦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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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오래된 일인데 아직도 이러네. 헤에. 근데 이젠 죽지도 못해. 내가 죽어버리면 아빠가 돌아가신 의미가 없잖아.”

괴로운 기억을 털어내듯 그녀가 억지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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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내가 살려주면 우리 같이 도망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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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없는 곳인데도 레아나는 더 목소리를 낮춰서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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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건 비밀인데, 나 교황 성하가 쓰는 기도 주문을 거의 다 알거든.”

그 순간 소녀의 푸른 눈동자가 비밀스럽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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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성하께선 항상 새벽 기도에 날 데리고 가시니까. 내 귀가 안 들리는 줄 알고 내 앞에서 기도 주문을 외우시지. 하지만 사실 난 다 들을 수 있거든. 그리고 교황 성하보단 내 힘이 더 강하고. 정말이야.”

증명이라도 해 보이려는 듯 레아나는 눈을 감고 작게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갈색 늑대의 몸에 새겨진 고대어가 조금씩 빛을 내기 시작했다.

이 죽어가는 몸이 조금씩 생기를 얻고 있다는 뜻이었다.

***

저벅저벅!

흑발의 젊은 남자가 복도를 걸어가자 교황청의 병사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는 인사 따윈 안중에 없다는 듯 미간을 모은 채로 바쁘게 걸어갈 뿐이었다.

그의 뒤로 흰옷의 사제들 수십 명이 줄지어 따라왔다.

모리스 에터마티.

그는 교황청에서도 10명 밖에 없는 최상급 사제였다.

이십 대 중반의 나이로 최상급 사제가 된 사람은 교황청이 생긴 이래로 처음이었다. 얼굴은 수련 사제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예쁘장하고 앳되어 보였다.

하지만 그의 손에는 ‘교황의 홀’이 들려있었다. 그것은 교황을 대리해서 일을 처리한다는 뜻이었다. 눈치 빠른 사람들은 이미 그를 교황처럼 떠받들고 줄을 대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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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된 일입니까!”

지하 기도실을 나오는 늙은 사제를 향해 모리스는 복도가 울리도록 소리쳤다.

백발의 사제는 고개를 숙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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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습니다. 갑자기 깨어난 것 같습니다.”

모리스는 황당한 얼굴로 나무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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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변명이라고 하십니까! 이런 상황을 대비하라고 최상급 사제님더러 지키라고 한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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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합니다.”

모든 사람이 듣는 곳에서 꾸지람을 들은 백발의 사제는 얼굴이 붉어졌다.

하지만 모리스는 그를 어깨로 밀어내며 음산한 기도실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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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르르르! 크르르르!”

곰팡내가 코를 찌르는 기도실 안에는 갈색 늑대가 침을 흘리며 그르렁거리고 있었다.

모리스는 혐오스럽다는 표정으로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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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도 없는 주제에 감히 잘도 짖는군.”

그의 말대로 갈색 늑대는 도저히 살아 있는 생명체로 보이지 않았다.

눈을 뜨고 있었지만 동공에는 초점이 없었고, 머리와 목덜미는 여전히 구더기가 들끓었다.

놈은 그저 움직이는 시체일 뿐이었다.

교황청에선 이런 시체들을 두고 ‘언데드’라고 불렀다.

그는 사제들과 병사들을 돌아보며 다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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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짓인지 짐작 가는 사람도 없습니까?”

백발의 사제가 다시 변명처럼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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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제 사제들이 계속 문 앞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출입한 사람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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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 무능한…….”

모리스는 기도실 주변을 둘러보았다.

갈색 늑대의 몸에 고대어를 적어 넣고, 밤마다 놈을 찾아와 소생시키는 주문을 외운 것이 그였다.

그런데 이곳의 공기가 뭔가 달라져 있었다. 누군가 잔잔한 수면을 휘저어놓은 것처럼, 공기가 묘한 파동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대체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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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나가고 문을 닫으십시오.”

그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사람들이 물러났다.

쾅!

이내 육중한 철문이 닫히고 모리스와 갈색 늑대, 둘만 남게 되었다.

그는 들고 있던 교황의 홀을 들어 올리며 기도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놈의 몸에 적혀 있는 고대어를 이용해 일단 재워 놓을 생각이었다.

범인을 찾는 것은 그 뒤에.

우우우웅…….

모리스의 주변을 은은한 푸른빛이 감싸며 점점 넓게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팟!

그러나 그 빛이 늑대의 몸에 있는 고대어와 부딪치는 순간, 그대로 튕겨 나가고 말았다.

동시에 모리스의 몸도 휘청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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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돼!’

그는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다.

주문이 먹히지 않은 것이다.

무엇보다 기가 막힌 것은 자신이 적어넣은 고대어를 자신이 통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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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더 강한 주문을 걸었다는 건가?’

그는 교황청 내에서도 가장 강한 능력을 가진 사제였다.

교황이 그를 신임하고 아끼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교황의 신성 능력은 이제 쇠락해 버린 지 오래였으니까.

그런데 그의 주문이 먹히지 않는다는 건 갈색 늑대를 살린 자의 힘이 더 강하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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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누가……?”

도저히 짐작이 가지 않았다.

이토록 강한 힘을 지금까지 숨기고 있었을 그 인물이.

문을 지키던 사람들도 보지 못한 걸 보면 공간을 이동하는 능력까지 갖춘 것 같았다.

그런 자가 무슨 목적으로 교황청에 들어온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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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 사실이 외부에 새어나가기라도 한다면…….”

이 갈색 늑대는 늑대 일족이었다.

늑대 일족은 철저하게 멸살한다는 게 교황청의 철칙이었다.

이를 어기는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교황청에서 엄벌했다.

그래놓고 늑대 일족을 언데드로 만들려고 했다는 게 밝혀지면 상당히 곤란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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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놈을 찾아야 해!”

작은 단서라도 찾기 위해 그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기도실 구석구석을 살폈다. 그러다 멈칫했다.

반짝!

무언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이런 음산한 기도실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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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요하고 적막한 밤.

복도를 걸어가던 수련 사제들은 일제히 걸음을 멈췄다.

어두운 복도 끝에서 검은 리넨 원피스에 은빛 머리를 길게 풀어 내린 여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왠지 모를 으스스한 기분에 머리끝이 쭈뼛 섰다.

그러나 곧 낯이 익은 여자라는 걸 알고 다들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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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씨, 깜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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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나, 이 시간까지 안 자고 뭐 해?”

그들이 말을 걸었지만 레아나는 늘 그렇듯 웃음으로 대답하며 지나갔다.

그런 레아나의 뒤에 대고 수련 사제들이 낄낄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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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겠다, 레아나. 낮일하랴, 밤일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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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일은 돈을 받고 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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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주면 우리도 만나주는 거야?”

귀족들이 대부분인 수련 사제들 중엔 질이 좋지 않은 자들도 꽤 있었다. 그들 중에는 술을 마시고 매춘부와 만나는 이들도 있었다.

들키면 교황청에서 쫓겨나고 어마어마한 벌금을 냈지만 다시 귀족으로 돌아가면 그뿐인 것이다.

들키지 않는다면 고향으로 돌아가서 평생 사제 노릇으로 돈을 긁어모을 수 있었다.

그래서 대부분 고위 귀족의 차남들이 수련 사제 교육을 받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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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나, 그럼 얼마면 돼? 응?”

우뚝.

복도를 걸어가던 레아나의 걸음이 멈췄다.

제멋대로 떠들던 수련 사제들은 찔끔했다. 하지만 고작 잡일이나 하는 여자아이에게 겁을 먹을 이유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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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돈 준다는 얘기는 알아들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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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쳐.”

다들 귀를 의심했다.

저 낮고 위압적인 목소리가 설마 레아나의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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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지금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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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둥이 닥치라고, 귓구멍이 막혔어?”

그들을 향해 돌아서며 레아나는 또박또박 말했다.

항상 군말 없이 일하면서도 모자라 보일 정도로 생글거리던 그 여자아이가 아니었다.

그들을 노려보는 청회색 눈동자는 얼음처럼 서늘하게 빛났다.

꿀꺽.

저도 모르게 긴장하던 수련 사제들은 그게 열 받는다는 듯 발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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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예쁘게 봐주니까!”

그들 중 한 명이 때릴 듯 달려들자,

퍽!

그의 몸이 순식간에 허공을 날아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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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너 지금 무슨……!”

다들 지금 무슨 상황이 벌어졌는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레아나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는데 그들의 동료는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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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닥치라고 친절히 알려줬잖아. 입만 나불거릴 줄 알지, 도대체 사람 말을 들어 처먹을 줄 모르네.”

레아나는 사람을 피투성이로 만들어놓은 것뿐만 아니라, 거친 언어로 수련 사제들을 모두 제압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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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누구야?”

그들은 겁에 질려 물었다.

확실히 그들이 알던 잡일꾼 레아나가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렇게 겁을 먹었을 리 없었으니까.

대답 대신 레아나는 싸늘하게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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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본 일을 발설하면 그땐 온몸의 구멍에서 피를 쏟게 될 거야. 이건 마지막 경고. 귓구멍을 똑바로 열고 듣도록 해.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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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끅!”

수련 사제들은 딸꾹질하면서도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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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꺼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수련 사제들은 피투성이 동료를 끌고 냅다 도망쳤다.

그들이 복도의 어둠 속으로 사라질 무렵 레아나는 인상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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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사실 그녀는 아까부터 극도로 예민해져 있었다. 아끼던 펜던트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펜던트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겨주신 유일한 유품이었다. 그뿐 아니라 안에는 아버지의 초상화가 들어있었다.

레아나는 기분이 나쁘거나 불안할 때면 그걸 만지작거리거나, 아버지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있었다. 그래야 마음이 안정되었다.

그런데 언제 잃어버렸는지 그녀의 목에 펜던트가 걸려 있지 않았다. 옷자락과 앞치마 주머니까지 아무리 뒤져 봐도 없었다.

잃어버린 게 분명했다.

그녀는 하루 동안 움직인 동선을 거슬러 올라가며 펜던트를 찾아보았다. 그렇게 두어 시간을 다 뒤졌지만 소용없었다.

그러자 신경이 몹시 날카로워졌다.

저들이 자신을 놀리는 일이 하루 이틀도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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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던트를 찾으면 어서 이곳을 나가야겠다.”

입 다물라는 경고를 했지만 그들의 입을 믿을 수는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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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거기서 흘린 건가?”

레아나가 마지막으로 찾아볼 장소는 거기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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