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만 사는 기사-67화 (67/170)

67. 길드를 통째로

크라이스는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이득을 취할 길을 찾았다.

‘도둑 길드라고 하지만.’

잘 보면 사업체나 다름없다.

보호세를 걷고 소매치기 사업 따위를 없애고 좋은 것만 끌어다 써도 괜찮을 그런 사업.

무엇보다 크라이스에게는 도둑 길드를 토대로 구상한 사업도 있었다.

여긴 보더 가드, 본래 치안이 빡빡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본래라면 범죄 길드가 먹고 살기가 녹록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여긴 아니다. 길핀 길드는 제대로 해 먹었다. 무슨 짓을 했는지는 정확히 모르나, 보통 수완으로는 어려웠을 것이다.

당장 온열 가죽, 저게 얼마짜리인데 열 몇 장이 나온단 말인가.

십만 크로나 이상의 주화와 어음도 몇 장 나왔다.

차용증도 나오긴 했는데, 저걸 써먹긴 힘들 것 같고.

자신의 구상과 이곳이 가진 사업체를 정리하면.

‘절대 손해는 안 본다.’

크로나가 걸렸다. 크라이스는 현자라 불러도 될 만한 현명함을 발휘해 상황을 파악하고 받아들였다.

“도둑이 돼라?”

엔크리드가 되물었다. 크라이스는 잠시 분대장을 바라봤다.

꿈이 기사라 했다. 더 높은 곳을 가려고 한다고 했다.

제대로 된 훈련, 양질의 장비를 위해서라면 크로나가 필요할 것이다.

본디 기사란 전쟁으로 돈을 벌기도 하는 이들이다.

괜히 ‘살육의 전문가’란 별명이 붙은 게 아니다.

“나쁘게 생각하실 건 없을 거예요. 길핀 무리는 이제 끝장났고, 그렇게 떠나면 다른 도둑 길드가 자리 잡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크라이스의 머리가 팽팽 돌아갔다. 뇌에 혈류가 공급되며 회전했다.

길핀의 됨됨이를 보니, 이건 절호의 기회였다.

“길어야 한 달일 겁니다.”

맞는 말이었다. 엔크리드가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따뜻해!”

한쪽에서 온열 가죽으로 만든 코트를 걸친 렘이 탄성을 터트렸다.

“그럼, 춥겠냐?”

라그나가 그런 렘에게 핀잔을 줬다.

잠깐 시선을 돌렸으나, 곧 크라이스의 목소리가 엔크리드를 잡아끌었다. 차분하나, 묘한 열기를 숨긴 목소리다.

“그럴 바에야 길핀, 저 사람 괜찮아 보이는데, 저 친구 그대로 놔두고 사람 안 죽이고 물건 안 뺏는 도둑 길드를 만드는 겁니다.”

그럴듯한 말이었다. 정말 솔깃했다.

기사로서 명예를 지킨다?

그것도 크로나가 있어야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엔크리드는 현실을 잘 알았다.

물론 기사급의 무력을 지니면 크로나야 알아서 굴러들어오겠지만.

실제 기사 수준의 무예가 중에는 돈만 주면 움직이는 이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엔크리드는 기사의 명예란 제 마음을 따르는 것이라 믿는다.

지금 크라이스의 제안은 걸리는 게 없었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본다면 오히려 좋은 쪽이었다.

‘그거로 사람들 삶이 더 편해진다면.’

그럼, 우는 아이도 줄어들 것이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시름도 줄 것이고.

어느 도시나 그렇듯, 힘겨운 삶을 이어 가는 이들은 있는 법인데.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지도 몰랐다.

처음에야 겨울을 날 땔감이나 뜯으려 했지만, 이 기회로 사람을 도울 수 있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일이다.

“괜찮죠?”

“괜찮네.”

“수익은 제가 적절히 나눠서 분대장에게 드릴게요. 대신 다른 분대원들 잘 막아 주시고요.”

왜 자신을 붙잡고 이러나, 했더니.

렘을 비롯한 일행 때문이다.

크라이스가 나서서 길드를 먹겠다고 하는 순간, 그냥 놔두지 않을 테니까.

“너한테는 무슨 이득인 거냐?”

문득 궁금했다.

상납금까지 내면서 도둑 길드를 가질 필요가 있을까?

실제 수익이 얼마나 될 줄 알고?

“정보요.”

엔크리드는 새삼 크라이스의 영리함에 감탄했다.

정보는 돈이 된다. 도시 내의 사소한 정보는 부대 내에서는 양질의 크로나가 될 수도 있다.

가령 꽃집 아가씨의 이름과 취미 정도만 알아다 줘도 그걸 사겠다는 애들이 줄을 서겠지.

다른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고.

“바로 알아듣네요. 이래서 분대장이 좋아요.”

크라이스가 주먹을 내밀었다. 엔크리드도 제 주먹을 내밀어 툭 쳤다.

이로써 약속이 생겼고 거래가 일어난 거다.

엔크리드는 크로나를 얻고 부대원을 막아 주고.

크라이스는 길드를 갖게 되는 거래다.

엔크리드가 다시 벽난로 앞에 서자.

“전 괜찮습니다. 크라이스가 가져도 됩니다.”

작센이 먼저 말했다.

……무서운 놈.

정말 예민한 귀였다. 최소한 열 발짝은 떨어져서 말을 나눈 것 같은데.

“길핀, 여기 시신 처리하고 남은 사람 중 살인을 쉬이 할 자, 혹여라도 약자에게 큰 피해를 준 자, 또는 앞으로 문제가 될 자를 추려라. 감옥으로 데려가겠다.”

놔둔다고 해서 지금 이대로 놔두겠다는 건 아니었다.

“음, 몇 놈 정도는 내드려야 한다는 것 같은데.”

“그리고 이제부터 이 친구가 길드장이다. 계속 여기에 남아 있어도 된다는 말이다. 아, 혹시나 여기 관두고 다른 길드 꾸리면 우린 또 만날 거고.”

“그럴 담력 없습니다.”

버릇인지, 길핀이 제 백사장 머리를 쓱쓱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런데, 저기 병사님.”

그러곤 말을 잇는다.

“왜?”

“저기, 그게 아무래도 해산하는 게 맞을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우리 남아 있으면 다 죽을 것 같은데.”

다 죽어? 왜?

엔크리드가 눈으로 물었다.

길핀은 머뭇거리다가 대강 이제까지 상황을 알려 줬다.

아마도 대부분은 몰랐겠지만, 뒈진 길드장은 아즈펜의 돈을 받고 일을 처리해 주는 업자였다.

첩자가 아니고 업자란 소리다.

“주기적으로 길드의 상황을 살피러 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게 아니었다면 진즉에 자리 갈아 치웠을 겁니다.”

순해 보이고 제 사람 아낀다고 해도 길핀도 도둑 길드 사람이다.

보통내기로 지금 위치에 있는 건 아닐 터였다.

방문하러 온다는 사람, 그 작자가 문제였다.

“뒈진 놈이 안 보이면 아마 난리가 날 겁니다. 안 그래도 저택까지 헐값에 팔아넘기고 전부 잠적할 생각이었습니다.”

“몇 놈이나 오는데.”

“한 놈인데. 그게…….”

“그게?”

“프록입니다.”

심장 공포증의 종자들.

가진바 근력이 인간보다 월등한 전투 종족.

엔크리드도 프록의 발에 차여 본 적 있었다. 덕분에 의무 막사 신세까지 졌었고.

“프록이 온다고?”

“네.”

이건 어떻게 해야 할까.

근데 무슨 변방 도시의 도둑 길드에 프록까지 와서 감시한다는 건가.

대륙에 나온 프록은 인정받은 프록이란 말이 있다.

이미 어느 정도 검증된 실력자란 거다.

나우릴리아의 병사 등급제로 보자면 최소가 특급 이상이다.

“여기가 대체 뭐길래?”

“자세한 건, 뒈진 저놈만 압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그 프록이 올 때마다 활동비라고 크로나를 주고 갔습니다.”

돈을 걷어 가는 것도 아니고 주고 가?

아니, 진짜 뭐냐.

엔크리드는 도저히 이유가 짐작되지 않았다.

“묘하네요. 그거.”

크라이스도 마찬가지였으니.

나머지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럼 어쩌나.

“길드는 우리가 먹는다.”

변하는 건 없다. 아직 시간도 남았음에야.

이후의 일은, 이후에 고민해 볼 문제다.

또는 그때가 돼서 해산하고 포기해도 될 일이고.

그렇게 길드를 통째로 접수하기로 했다.

길핀도 딱히 불만이 없었다.

살아난 것만 해도 다행이리라 생각했다.

엔크리드는 이 도둑놈들이 지금은 다 동의하지만, 나중에 문제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런 패거리가 과연 계속 얌전히 말을 들을까.

물론, 지금부터는 크라이스의 수완 문제겠지.

그가 하기로 했으니, 넘길 뿐이다.

“이건 내가 가져간다.”

작센은 여자에게 줄 용도인지 반지나 장신구 몇 개를 챙겼고.

렘은 온열 코트와 깔개로 쓸 가죽을 챙기더니 이후 금고에 뭐가 들었나 구경 중이었다.

라그나는 길드가 모은 검을 한번 훑어보더니 다 쓰레기뿐이라고 품평했다.

이후에는 딱히 재물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아우딘도 마찬가지다.

“재물에 시선을 두면 눈이 어두워지는 법이라 했으니.”

그는 기도만 했다.

대신 엔크리드의 부탁은 들어줬다.

“금고 좀.”

“네. 형제님.”

뒈진 길드장의 금고였다.

단단히 잠긴 자물쇠, 그 위에 사슬이 칭칭 감겼다.

아우딘이 앞에서 자물쇠를 손에 쥐었다.

우드드득.

그 뒤부터는 차력사나 다름없었다.

자물쇠를 손으로 우겨서 부순다. 이게 말이 되는 건가 싶다.

“아니, 너 몸뚱이 자식 힘 좀 쓰는구나.”

렘이 감탄했다.

그리 자물쇠가 부서지니 사슬이 무슨 소용인가.

본래라면 쇠톱으로 한참을 갈아야 할 것이 단숨에 끝났다.

이게 바로 노크로 잠긴 문을 여는 분대원의 힘이었다.

엔크리드도 금고에 담긴 게 궁금했다. 그래서 성큼성큼 걸으며 다가갔다.

“직접 열어 보시게?”

렘이 엔크리드를 보고 말했다.

“그럴까.”

순전한 호기심이었다.

금고에 다가가며 엔크리드가 물었다.

“그래서 그 프록은 언제 오는데?”

곁에 붙으며 길핀이 답했다.

“첫 계절이 시작되면 올 겁니다. 사계의 시작에 한 번, 세 번째 계절에 한 번 온다고 했습니다.”

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그렇다면 아직 시간은 있는 셈이다.

엔크리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금고 앞에 섰다.

안에 뭐가 들었을까.

궁금했다.

툭 하고 손끝으로 금고의 걸이를 쥐고 들어 올렸다.

끼리릭.

경첩에 기름칠하지 않았는지, 녹슨 쇠가 맞물리는 소리가 났다.

퉁.

그리고 금고가 열렸다. 묵직한 뚜껑이 뒤로 젖혀지며 금고 몸통에서 부딪히는 소음이 났고 그 소리가 아련하게 엔크리드의 귀에서 반복됐다.

투-웅. 투우우웅. 투우우우우웅.

보이진 않는다. 만질 수도 없다. 하지만 분명 무언가가 몸을 감싸는 기분이 들었다.

홀로 세상에 유리된 기분이 든다. 갑자기 주변 모든 이들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눈을 깜빡이려고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음?’

입을 열려고 했지만, 그조차 되지 않는다.

“뭐요? 좋은 거 들었수?”

갑자기 렘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엔크리드는 본래의 상태로 돌아왔다.

눈을 깜빡이고 입을 열어 본다. 아무 문제도 없었다.

“지금, 조금 이상하지 않았어?”

“분대장은 본래 좀 이상한 사람이우. 내 그걸 잘 알지.”

아무도 느낀 게 없는 것 같았다.

렘의 헛소리를 한쪽으로 흘리며 엔크리드도 착각이라 생각했다.

“이제 봐야지.”

그는 괜히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는 상자 안을 살폈다.

몸통을 감싸는 가죽 갑옷이 들어 있었다.

“이건?”

엔크리드의 입이 열렸다. 길핀을 향한 물음이었다.

“잘 모릅니다. 뒈진 놈이 애지중지했다는 거 말고는.”

들어서 꺼내 보니, 보통 물건은 아닌 것 같았다. 손가락으로 꾹 눌러 보니 탄성이 느껴졌다.

“귀한 가죽 같은데. 분대장 가지쇼. 뱃가죽에 구멍 나지 말고.”

“나쁘지 않은 물건 같은데요.”

렘의 제안에 크라이스가 물건을 살폈다. 물건 보는 눈이 있는 친구였다.

일단 챙겼다. 훌륭한 방어구는 칼밥 먹고 사는 이들에게 좋은 무기보다 몇 배는 소중한 물건이니.

“이건 내가 갖는다.”

이견은 없었다. 챙기고 나머지 일은 크라이스가 알아서 하기로 한 뒤다.

“지금쯤이면 눈 다 치웠으려나?”

렘이 계속 나섰다.

엔크리드는 속으로 시간을 곱씹어보고 창밖을 바라봤다.

아직 쌓인 눈이 녹지 않았다.

지금 돌아가면 밤새 눈이나 쓸어야 할지도 몰랐다.

고민할 일이 아니었기에, 엔크리드는 중얼거리며 분대원의 뜻을 모았다.

“우리 임무는 내일 아침에 끝나는 거로.”

내일 아침이면 확실히 눈 치울 일은 없을 터였다.

“좋수다. 여기 아직 할 일이 많은 것 같수.”

렘이 벽난로 앞에 자리를 잡으며 동의했다. 지금만큼은 더없이 온순한 렘이었다.

그럴 만했다. 렘은 온열 가죽과 벽난로의 온기와 함께 행복이란 단어를 곱씹는 중이었으니.

“그러네, 아직 할 일이 많네.”

벽난로를 기준으로 반대편, 라그나가 자리를 잡고.

“그렇군요. 신의 말씀을 전하라는 뜻이 있음에.”

아우딘도 한마디.

“그럼 전 내일 아침에 오겠습니다.”

작센은 아예 개별 행동을 요구했다.

이럴 때면 이견의 여지가 없다. 손발이 잘 맞는다. 평소에도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이번 일을 하며 거듭 드는 생각이다.

“분대장.”

크라이스가 엔크리드를 불러 슬쩍 엄지를 치켜세웠다. 극찬이었다.

* * *

“휘하 분대원 전원 복귀 신고합니다. 도둑 길드 위치 파악했고 섬멸했습니다.”

엔크리드의 말에 두툼한 외투를 두른 중대장이 고개를 힐끗 들었다.

지휘관 전용 연무장이었다.

두 개의 횃대에 불을 피웠음에도 여전히 추운 날이다.

추운 날씨 탓에 돌바닥처럼 얼어 버린 흙 위에서 중대장이 되물었다.

“섬멸?”

이 양반, 뭘 알고 되묻는 걸까.

엔크리드는 덤덤하게 답했다.

“네, 섬멸. 감옥에 갈 놈들 추려 보내고 나머지 반항하는 이들은 척살했습니다.”

“그렇군.”

중대장이 제 어깨를 휙휙 돌리며 말했다. 몸이라도 푸는 것 같았다.

진짜 뭔가 아는 걸까.

그렇다고 얌전히 ‘크라이스가 길드를 꿀꺽했습니다’라고 말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본거지에 있던 재물, 부대로 가져왔다고.”

“네.”

온열 가죽 몇 개와 장신구 몇 개 빼고는 전부 부대에 반납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작전에 나가서 생긴 부수적인 이득이었으니까.

부대에 귀속되는 게 맞다.

그 와중에 알음알음 조금 빼먹는 건 눈감아 주는 게 관례이기도 하고.

“고생했다.”

다행히도 중대장은 더 캐묻지 않았다. 대신 보석 같은 녹색 눈으로 엔크리드의 파란 눈을 보고 제안했을 뿐.

“한판?”

“……무슨 말씀이신지?”

“요정의 검, 받아 보고 싶지 않나?”

“대련 말입니까?”

“거절하는 법이 없다고 들었는데.”

요정의 검은 가벼우나, 날카롭다.

세간의 평이다.

엔크리드도 요정의 검을 몇 번 받아 보긴 했다. 용병 생활 중에 요정을 마주치는 게 드문 일은 아니니까.

하지만 그때는 실력이 형편없을 때였다.

그들의 예민함은 발렌 식 용병검 따윈 통하지 않았기에 제대로 붙어 봤다고 말하기에도 부끄러운 수준이었으니까.

“네.”

대련이다. 귀한 경험이 될 듯했다.

요즘에 든 생각이긴 한데.

‘싸울수록 이득이다.’

엔크리드는 자신의 재능이 형편없음을 안다.

경험은 많을수록 좋았다.

그 모든 게 반복되는 오늘을 맞이했을 때 빛을 봤다.

물론 그런 이유가 없다고 해도 거절은 없었을 거다. 그게 엔크리드란 인간이었으니까.

“좋습니다.”

“호쾌해서 좋군. 덤벼.”

요정 중대장이 검을 뽑았다.

칭.

나이들, 요정족의 검이다. 진검 대련이다.

엔크리드도 자신의 검을 뽑아냈다.

챙.

둘은 롱소드와 나이들을 한 번 엇갈려 부딪쳤다.

팅.

동시에 둘이 뒤로 두 걸음씩 물러났다.

엔크리드는 신중했다. 요정족 중대장의 손짓 한 번에 쓰러진 기억이 있다.

의무 막사 때였다.

그때와 자신은 얼마나 차이가 있는가.

모른다. 지금 확인해 볼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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