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여자를 안는 꿈을 꿨다 (1)
휙.
세상이 빙글 돈다.
퍽 하고 등부터 바닥에 떨어지자, 숨이 턱 막혔다.
“조금 더 세게 메다꽂으면 갈비뼈와 내장이 상할 거다.”
통증을 참으며 미간을 찌푸리고 있자, 그 위에서 중대장의 악기 같은 목소리가 울렸다.
“그만?”
“한 번 더.”
엔크리드는 할 수만 있다면 나이들에 목이 베여서라도 반복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상대가 안 될 건 알았다.
렘이 요정 중대장을 힐끗 보고 한 말이 있었다.
“저 양반도 숫제 괴물이네.”
이후 라그나의 평가와.
“중대장 중에서는 제일 낫군요.”
아우딘의 덧붙임도 있었다.
“몸이 잘 만들어졌군요.”
상대가 안 되는 걸 안다고 해서 변하는 건 없기에 엔크리드는 제 검을 양손으로 쥐었다.
“가지.”
요정 중대장은 평소와 같았다. 무덤덤하고 무감정한 목소리와 함께다. 나이들이 휘어져 들어온다.
요정족이 만든 검 나이들은 휘어지듯 베고 어느 순간, 점이 되어 찌르는 검이다.
조금 전에는 찌르기를 피하려다가 거리를 허용했다.
이번에는 뒤로 발을 빼며 롱소드를 올려쳤다.
힘은 확실히 이쪽이 우위였다.
아래에서 위로 올려쳐 나이들을 날리면 틈이 생길 것이다.
머릿속으로 싸움의 향방을 그린다.
무수히 많은 실전, 그것도 목숨을 건 실전 덕에 자연스레 생긴 전투 예측이다.
상대의 반응을 예측하고 그에 맞춰 대비한다.
본래 재능 있는 자들, 또는 실전으로 제 무예를 완성한 자들은 숨 쉬듯 자연스러운 것이나, 엔크리드는 수없이 목숨을 잃은 뒤에야 얻은 무기이기도 했다.
스아아악.
중대장의 나이들이 엔크리드와 롱소드와 맞부딪히기 직전, 나이들이 부드럽게 휘었다.
잎새 검이란 별명에 걸맞게 정말 나뭇잎이라도 된 것 같았다.
말랑거리며 칼날이 휜다.
중대장의 손목이 부린 묘기였다. 꺾고 흔든다. 칼날이 휘어짐을 보면서도 끝내 제 검으로 맞추려고 엔크리드는 더 힘을 줬다.
결국, 올려치기에 칼날이 닿지도 않고 흘렀다. 엔크리드는 허공을 벴다.
묘기라고밖에 할 수 없는 유검술이다.
이후, 요정은 다시 거리를 좁혔다.
바짝 품에 파고든다. 대비한 엔크리드가 무릎을 세웠다.
탁.
중대장은 피하지 않았다. 대신 양손을 겹쳐 무릎을 눌렀다.
힘이 제대로 실리기 전에 누름으로 엔크리드의 균형을 흔들었다.
알면서도 당한다. 엔크리드는 그리 생각했다.
분명 이렇게 근접전을 시도하리라는 걸 알았는데도.
되는대로 박치기를 시도하자, 중대장은 고개를 꺾어 피해 엔크리드의 이마를 어깨로 받았다.
이후는 전과 양상이 비슷했다. 타격 기술만 달랐다.
중대장은 무릎을 막은 양손을 깍지 껴서 엔크리드의 심장 부근을 때렸다.
퍽!
순간 또 숨이 턱 막히며 사지에 힘이 쭉 빠졌다.
이게 생사를 가르는 싸움이었다면 혀를 깨물어서라도 발악했겠지만, 대련이었다.
이렇게 된 시점에서 이미 패배였다.
“끅, 후욱, 후욱.”
엔크리드는 뒤로 몇 걸음 물러나다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버틴 뒤 숨을 몰아쉬었다.
그대로 고개를 들자, 중대장의 녹색 눈이 보였다.
“더?”
그녀가 물었다.
“후아.”
엔크리드는 심장이 뻐근하게 아팠지만, 웃었다.
정말 기뻤다. 상대가 이겼다고 멈추지 않아서.
그렇게 다시 수없이 덤비고 또 덤비고.
맞고 또 맞고 널브러졌다.
* * *
“눈 안 치웠다고 두들겨 맞은 거요? 그런 거요?”
숙소에 돌아오자, 온열 가죽으로 몸을 감싼 렘이 먼저 반응했다.
“뭐?”
“몰골이 왜 그 모양인 거요? 누구 짓이요?”
말은 숫제 지금 당장 뛰쳐나갈 것 같은데, 손은 온열 가죽을 더 여민다.
그래, 저거 꽤 따뜻하지. 엔크리드도 알았다.
오늘은 또 유난히 추운 날이기도 했다.
“뭡니까?”
라그나도 묻고.
어쩐 일인지, 오늘은 숙소에 있는 작센도 유심히 엔크리드를 바라본다. 눈으로 무슨 일이냐고 묻는 것 같았다.
아우딘이 조용히 뇌까렸다.
“왜 만날 맞고 다니십니까, 형제님.”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되게 허약 체질 같은데.’
툭 하면 맞고 다니는 철부지 어린애 같지 않나.
엔크리드는 생각하며 답했다.
“대련했다.”
“누구랑 한 거요?”
“중대장.”
“우리 중대장?”
끄덕.
“왜 그랬수? 맞고 싶으면 내가 때려 줄 텐데.”
저 새끼는 말을 참 얄밉게 해.
엔크리드는 대답도 집어치웠다. 조금 전 초인적인 의지로 몸을 씻고 온 참이었다.
다행히도 막사 내에는 크로나만 주면 뜨거운 물이 나오는 욕탕이 있다.
그게 아니었다면 씻는 걸 포기했을지도 몰랐다.
전신이 욱신거렸다. 손가락 까딱할 힘도 없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쉬면 되니까.
한 이틀 푹 쉬면 될 것이다.
근무도 없고 훈련도 없으니 쉴 시간은 충분했다.
“기실 도시의 치안을 위해 노력한바, 공적을 인정해 나흘의 휴가를 준다. 포상금은 없다.”
해가 떨어질 때쯤, 중대장이 대련을 끝내며 한 말이었다.
근무가 없다는 얘기다.
포상금이 없다고도 했지만, 엔크리드는 대련이 포상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범죄 길드에서 얻어 온 재물도 있고.
‘열 번은 넘었던 것 같은데.’
꽝꽝 언 흙바닥 위에 널브러진 횟수다. 몸이 고생했으나, 배운 게 있었다.
‘지금 나한테 부족한 것.’
중대장은 입을 열어 말하는 대신 검과 주먹으로 말했다.
검술과 한 점의 집중, 야수의 심장, 칼날의 감각을 갈고닦는 건 당연했다. 그건 기본이다.
다만, 그에 앞서 엔크리드는 자신의 안에 채워 넣어야 할 걸 깨달았다.
“둔하구나. 너.”
중대장의 마지막 말이 비수가 되어 날아왔지만, 그 정도로는 아프지도 않았다.
그동안 자신을 가르친 선생은 더 심한 말도 입에 달고 살았다.
“꼭 배워야 하는 건가?”
“관두고 고향에 내려가 농사나 지어라.”
“삼류 칼잡이가 되어 죽을 사람을 가르칠 순 없다.”
제대로 된 사람일수록 더욱 심한 말을 내뱉었다.
중대장은 엔크리드한테 둔하다 했지만, 엔크리드는 그 둔함 속에서도 원하는 건 얻었으니.
‘기술의 부족함.’
정확히는 몸을 다루는 기술의 부족함이다.
요정 중대장은 같은 방식으로 계속 자신을 내동댕이쳤다. 그녀는 몸으로 가르쳤고 엔크리드 또한 몸으로 가르침을 받아들였다.
배움의 기회만큼은 먹이를 노리는 매처럼 놓치지 않았으니.
‘나한테 필요한 것.’
레슬링, 격투술, 무투술, 박투술이라 부르는 전투 기술이다.
검을 휘두른다고 해서 검만 들고 싸우는 건 아니다.
손과 발, 몸통을 활용하는 것도 포함이란 거다.
이제까지 엔크리드도 꽤 활용한 전법이나.
‘제대로 배운 적 없는 게 확연히 드러났어.’
중대장의 기술은 무척 뛰어났다. 특히나 검을 놓고 바닥을 기듯이 달려와 단숨에 균형을 무너뜨린 뒤, 무릎을 잡아 꺾는 건 당해 낼 방법이 없었다.
단검을 뽑아서 내리찍는다면?
아니, 중대장이라면 단검을 뽑아 꽂기 전에 무릎 관절을 빼고 부순 뒤, 몸을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쉽지 않아.’
요는 기술의 차이란 거다. 숙련도의 차이도 있으나, 애초에 배우고 지닌 게 달랐다.
‘재밌긴 했지.’
전신이 욱신거리고 지금도 골병을 든 것 같지만, 배운 게 있으므로.
하물며 그 배움이 새로운 길을 열어 주었기에 엔크리드는 즐거웠다.
침상에 누우려고 보니 표범이 고개를 내밀어 파란 눈으로 자신을 바라봤다.
‘이름을 지어 준다고 했었지.’
제대로 부를 만한 이름도 없어서야 곤란하다.
침상에 몸을 들이밀자, 표범이 품을 파고든다. 따듯한 온기가 느껴졌다.
어째 그 온기에 골병이 든 몸이 조금 나아지는 기분이 든다.
“따뜻하니까 난로라고 이름 지을까?”
“그걸 이름이라고 지은 거요?”
옆에서 렘이 끼어들었다. 이 새끼는 안 끼어드는 데가 없군.
“이상하냐?”
“말이라고 하십니까?”
반대편 침상이다. 라그나가 답했다. 침상이 누운 채다. 일어나기도 귀찮은 주제에 입은 살았다.
“형제님은 표범이 싫은 겁니까?”
아우딘까지 이런다.
“싫어?”
엔크리드가 표범에게 묻자, 놈이 앞발로 찰싹 하고 엔크리드의 뺨을 때렸다.
“정말 싫은가 본데.”
엔크리드가 중얼거리며 표범을 품에 안은 뒤, 생각에 잠겼다.
이름을 뭐라고 지을까.
이런 거로 고민할 줄은 몰랐군.
검둥이?
아니, 무슨 강아지 이름 같은데.
눈이 파랗고 호수 같으니까 파란 눈이라고 할까.
이건 좀 괜찮은 것 같은데.
표범이 품에 안겨서 가슴을 톡톡 두드리는 게, 마치 자기 생각을 읽고 전부 싫다고 하는 것 같았다.
파란 눈도 싫니?
그럼, 뭐라고 해야 하나.
흑표라고 부를까. 그럼 편할 것 같긴 한데.
꾹.
표범이 가슴을 발로 눌렀다. 눌러서 연신 비비는 걸 보니, 어지간히 싫은 것 같다.
‘그런데 너, 내 생각 읽는 거냐?’
외부 작전에 나가, 제가 죽인 이들의 동료와 함께 밤을 보냈었다.
그런 상황에서 코까지 골면서 잔 렘이나 죽은 듯이 잔 라그나가 이상한 거였다.
어느 정도 긴장은 필요했다.
덕분에 도둑의 본거지에서 푹 잠들 순 없었다. 선잠이 들었고 간신히 눈만 잠깐 붙인 정도였다.
이후 돌아오자마자 보고했고 곧바로 대련이었다.
그것도 수차례 언 바닥을 뒹굴며 몸을 혹사한 대련.
덕분에 노곤해진 몸이다. 온수로 몸을 씻고 돌아와 온열 가죽을 두르고 그 위에 모포까지 두르자 온기가 몸에 스며들었다.
표범이 주는 온기도 한몫했다.
놈이 발로 꾹꾹 누르며 박자를 타는 것도 절로 잠이 들게 했다.
엔크리드는 그렇게 반쯤은 잠에 취한 채였다.
‘너 이름이 뭐냐?’
반은 꿈에 정신을 두고 반은 현실에 정신을 둔 상태를 비몽사몽이라 하겠다.
그런 상태에서 물은 순간, 엔크리드는 꿈을 꿨다.
꿈에서 실버 블론드 머리칼에 파란 눈을 가진 미녀가 나왔다.
똑바로 뜬 눈은 크고 선명했으며 곧게 솟은 콧대는 그녀의 성격을 보여 주는 것 같았다.
곧고 흐트러짐이 없는 오만한 미녀라는 생각이 들었다.
희고 붉고 노랗고 파란 꽃이 흐드러지게 핀 꽃의 초원의 한복판.
그녀는 홀로 꽃 사이에서 빛나는 별과 같았다.
모든 꽃에 빛을 주는 그런 별.
“예쁘게 생겼는데.”
엔크리드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초원을 넘어 상대에게 닿았다. 꿈이기에 알 수 있는 거다.
그리고.
“내 이름은 에스터다.”
그녀가 말했다.
그 목소리 또한 거리와 공간을 넘어 엔크리드에게 닿았다.
다시 초원이 사라지고 그녀도 사라진다. 반쯤 잠에 취한 엔크리드가 잠꼬대를 뱉었다.
“에스터, 에스터라고 하자.”
“……꿈 꾸슈?”
옆에서 렘이 답했지만, 이미 잠이 든 엔크리드는 답하지 않았다.
잠든 분대장을 본 렘이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리 피곤해도 저리 정신을 잃을 정도로 잠드는 인간은 아닌데.
“피곤한가 보네.”
렘이 중얼거렸다. 중대장이 작정하고 분대장을 굴린 것 같았다.
그게 그리 마음에 들진 않았다.
중대장이란 요정족 여자는 속이 뭔지 알 수 없는 타입이었다.
하물며 제 분대장을 왜 멋대로 저렇게 굴린단 말인가.
누구 허락받고?
“그르륵.”
에스터란 단어에 반응하듯, 분대장의 품 안에서 표범이 기분 좋은 울음을 터트렸다.
“그래, 에스터 해라. 너.”
렘은 농담조로 뱉고 자신도 눈을 감았다.
지금의 온기가 만족스러웠다.
추운 건 싫다. 정말 끔찍하게.
사흘 동안 근무가 없다고 했던가?
렘은 그동안 먹고 쌀 때 빼고는 온열 가죽에서 나갈 생각이 없었다.
* * *
레이크 팬서, 에스터는 엔크리드란 남자에게서 익숙한 냄새를 맡았다.
주문과 신비, 비의와 관련된 향이다.
실제로 파고들면 저주에 가까운 거지만.
‘겉에만 머물렀다.’
저주라 불리는 신비가 엔크리드 주변에서 아무 힘도 발휘하지 못한 채 흔적만 남겼다.
그녀의 경험으로 봤을 때 누군가 만들어 둔 주문 트랩이 발동했던 것 같다.
발동했으나, 그게 먹히지 않은 거고.
왜 저주는 머물기만 했는가, 짐작은 했다.
물론 짐작뿐이다. 지금의 몸으로는 그 무엇도 증명할 수 없으니.
자세히 알고 싶어, 더 파고들고 싶지만, 지금은 따질 수가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따질 일은 아니었다.
주문의 향을 한껏 맡으며 엔크리드란 남자에게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하고 겉에만 남은 기운을 빨아들였다.
이미 저주라 불릴 만한 의념과 의지는 사라졌기에 순수한 에너지, 마나만 남았다.
에스터는 그걸 한껏 음미했다.
감미로운 향이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맛보는 주문 세계의 일부였으니.
그 와중에 자신의 이름을 멋대로 지으려는 남자의 꿈에 자신을 투영했다.
“내 이름은 에스터다.”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전했다. 도저히 그냥 둘 수 없었다.
주문 세계에서 이름이란 특별한 의미가 있기에.
하물며 지금 자신의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함에야.
지금 모습에 새로운 이름을 받으면 저주가 더 깊어진다.
그러니 본래의 이름을 알려야 했다.
무리해서 남자의 꿈에 나타난 이유다.
엔크리드란 남자의 몸에 남은 마나와 꿈에 자기 모습을 비춘 덕이었을까.
에스터는 잠깐이지만, 본래의 모습을 찾았다.
자신이 택한 남자의 품 안에서 나체로.
“음.”
남자가 자신을 끌어안는다. 품에 이성을 허락한 적 없기에 에스터는 금세 얼굴이 시뻘게졌다.
하지만 그걸 본 사람은 없다.
남자의 탄탄한 가슴 근육이 코앞이었다.
에스터는 가느다란 숨소리만 흘린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소란을 피울 처지가 아니었다.
본모습이 돌아온 건 아주 잠깐이었다.
남자의 눈꺼풀이 슬며시 올라간다. 잠에 취한 눈이었다. 또렷한 눈빛은 아니다. 그 눈을 마주한 순간, 에스터는 너무 놀라서 숨 쉬는 걸 잊었다.
“응?”
남자는 멍한 시선으로 보다가 지그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여전히 잠에 취한 눈이었다.
그사이 에스터는 표범의 형태로 돌아갔다. 마법의 신비였다.
다시 눈을 떴던 남자가 눈을 감고 잠에 취했다.
“에스터, 에스터.”
남자는 제 이름으로 잠꼬대를 했다.
기억 못 하겠지?
그녀는 도로 표범으로 변해 다행이라 생각했다. 처음 보는, 엄밀히 말하면 처음 보는 남자는 아니지만, 어쨌든 남자의 품에 나체로 안긴 꼴이라니.
상상도 하기 싫다.
그러곤 에스터는 후회했다.
‘저주가 다행이라니.’
실수로도 할 생각이 아니다.
하지만 남자의 품에 이렇게 안긴 게 처음이었던지라.
표범은 괜히 남자를 밀어내려다가 가만히 있었다.
남자의 품에 마나의 향이 아직 남아 그녀를 유혹했다.
그녀는 마나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품에 파고들었다.
엔크리드가 표범의 온기를 느끼듯.
표범도 엔크리드의 온기를 느꼈다.
잠깐이나마 본 모습을 찾을 만큼 기운을 차렸으니.
이제 표범의 모습이어도 어느 정도 활동할 수 있을 터였다.
아직 제 모습을 찾으려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곧.’
말 그대로 시간의 문제일 뿐이었다.
엔크리드란 인간의 곁에서라면 그리될 수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애초에 이 작자를 찾아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얼굴이 마음에 들긴 해.’
그녀가 보기에도 엔크리드는 보기 드문 미남이었다.
물론 에스터는 그게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