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만 사는 기사-81화 (81/170)

81. 매사 최선을 다하기에.

매티스란 남자의 등장 이후.

“얘가 왜 단주야?”

폴리드의 멍청한 물음이 뒤따랐고.

“우리가 여기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상단 내부에서는 이미 모든 일이 끝났으니까요. 아, 취임식은 돌아가서 하기로 했어요.”

그 답은 레오나가 했으며.

이후 상황을 파악한 폴리드 쪽 사람들이 눈치를 보기 시작하자, 레오나가 그들을 향해 손짓했다.

“오세요. 받아 줄게요.”

실제로 이렇게 말한 건 아니었으나, 엔크리드가 듣기에는 별반 다를 바 없는 내용이었다.

이제 상단의 이름 아래서 하나가 되어 살아 보자, 뭐 이런 말이었으니까.

움직이지 않은 건 둘이었다.

수수한 인상의 남자와 엔크리드에게 검을 놓으라던 검사.

아, 폴리드도 남았다.

그는 턱- 하고 무릎을 꿇었다. 다리에 힘이 빠진 것처럼 보였다.

“왜? 내가 아들인데? 상단 사람은 전부 아버지 사람이잖아?”

왜겠나. 하는 짓을 보니 오히려 폴리드 쪽에 붙은 이들의 지능이 의심스러운 수준인데.

엔크리드의 시선이 남은 둘에게 꽂혔다.

아마도 수작을 부린 건 저쪽인 듯했다.

둘은 딱히 위기에 빠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둘을 제외한 모두가 몸을 돌렸음에도 덤덤했다.

“끝났군.”

검사가 말하고.

“그러게요.”

수수한 인상의 남자가 답한다. 둘은 그대로 폴리드를 외면했다.

“인정할 수 없다! 이게 무슨! 내가 아들인데!”

폴리드가 외치며 레오나에게 다가가려 하자 매티스가 그 앞을 막았다.

“더 다가오면 베겠다. 전대 상단주의 아들.”

까칠한데.

그거로 상황 종결이었다.

엔크리드가 볼 때 수작을 부린 것처럼 보인 둘은 그대로 뒤로 물러났고.

폴리드는 좌절과 절망에 빠져 공황 상태에 빠진 사람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실시간으로 보여 줬다.

턱- 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로 침을 흘리기 시작했으니.

애가 좀 많이 놀랐네.

주변을 오가는 행상 무리, 도시 내의 상인, 병사, 성문 근처의 거지 무리까지 그들을 바라봤다.

위병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는 표정을 짓자, 레오나가 나섰다.

“데려가요. 전대 단주의 아들을 길바닥에서 침 흘리다 죽게 할 순 없습니다.”

“네.”

매티스가 밖을 향해 손짓하자, 누군가 들어와선 폴리드를 질질 끌고 나갔다.

위병이 편히 나가라고 길까지 비켜 줬다.

“잠시만.”

레오나는 매티스에게 말하곤 엔크리드 앞으로 다가왔다.

“카르멘의 스틸레토는 부하에게 준 건가요?”

어째 여자한테 받은 선물을 다른 사람한테 내준 그런 기분이 드는 말투다. 엔크리드는 딱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마음이 조금 불편해졌다.

“……많이 원해서. 네, 줬습니다.”

뒤를 슬쩍 보니, 작센이 묵묵히 서 있는 게 보였다.

처음 스틸레토를 줬을 때, 작센의 반응은 일반적이진 않았다.

눈물을 글썽거릴 정도로 감격하지 않을 줄 알긴 했지만, 그저 덤덤했다.

스틸레토를 챙기고 한마디만 툭 뱉었을 뿐.

“오감을 계속 단련하는 건 무엇을 위해서인가, 어떻게 뒤에서 날아오는 단검을 보지도 않고 피할 수 있는가.”

누군가에게는 헛소리가 누군가에게는 바라 마지않던 답일 수 있었다.

“다음에 배울 내용입니다.”

그 한마디면 충분했다. 작센은 거래할 줄 아는 놈이었다.

“그렇군요.”

레오나는 생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웃는 걸 봐도 뭔가 마음의 빚을 진 기분이 든다.

정말 묘한 여자다.

그녀는 물끄러미 엔크리드의 얼굴을 보며 재차 입을 열었다.

“전 상인이고, 거래는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부터 시작이죠. 고가의 물건을 줬더니 부하에게 줘 버리고 미모의 여성이 둘이나 있음에도 눈을 돌리지 않았죠.”

레오나는 보더 가드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고.

그 남는 시간에 탐나는 상대를 관찰했다.

과연 이 남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보물이나 다름없는 물건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하에게 단검의 유래를 들으며 은근히 질린 표정을 보였다.

욕심이 없는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욕망에 빠져 허우적거릴 인간처럼 보이진 않는다.

레오나는 자기 외모가 지닌 강점을 잘 알았다. 그러하기에 슬쩍 유혹하는 몸짓도 보였지만.

“여성 편력이 심하다. 조심해라.”

중간에 틀어막는 요정도 있었고.

틈이 보여 성큼 다가가도 엔크리드가 넘어오지 않기도 했다.

‘뭘까, 이 남자가 바라는 게.’

그때부터는 상인으로서의 자존심도 꿈틀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상인이란 무엇인가, 거래를 성사되도록 하는 사람이다.

황야의 양치기, 검은 가죽 길드, 글레이셔 레인져.

모두 폐쇄적인 집단이다. 그런 곳과도 거래를 트는 게 상인이다. 그게 바로 로크프리드다.

레오나는 로크프리드를 사랑했고 자부심도 있었다.

상대는 일개 병사, 고작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지위가 그렇다.

‘신경 쓰여.’

상대를 원하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선이 있는 법이지만.

이제는 자존심까지 걸린 셈이지만.

레오나는 상대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제야 보였다.

거래의 기본, 상대가 원하는 게.

‘물건이 아니었어.’

카르멘 컬렉션이야, 상단을 집어삼키기 위해 보인 대가이기도 했다.

다들 단검에 시선이 팔리고, 기습을 감행한 집단을 신경을 쓸 때, 그녀가 가진 자원은 이미 상단 내부의 일을 단속하는 중이었으니까.

겸사겸사 엔크리드란 남자의 탐욕을 보는 용도로 썼지만, 잘못 짚은 셈이었다.

레오나는 관찰한 뒤에야 알 수 있었다.

그가 바라는 것, 미래다.

자신의 미래. 더 나아지는 검술, 실력, 무력.

그래서 매티스를 안으로 불러들였다.

로크프리드 상단 최고의 전사이자, 한때 도시급 용병으로 이름 날린 호위대장.

“어떤가요, 매티스의 밑에서 검을 단련해 보는 건. 당신의 미래를 이곳에서 키워 보는 건?”

강한 사람과 제 몸을 단련하는 게 끌린다면.

이게 답이었다.

물론 엄청난 착각이었다. 레오나는 엔크리드의 분대원을 몰랐다.

‘대단한 사람이긴 한 것 같은데.’

레오나가 상황을 정리할 때 작센이 해 준 얘기가 있으니.

“작은 도시 하나라면 대표할 만한 실력자입니다. 딱 그 정도란 겁니다.”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실력을 몇 번 보인 것만으로도 도시 내에 그 이름이 절로 퍼지는 것.

그게 바로 도시급 실력자였다.

“토레스와 비교하면?”

“병사 등급제 기준으로 보자면 특급 이상, 하지만 기사는 아닙니다.”

작센의 평가는 냉정했다.

특급 이상이지만, 기사는 아닌 이들.

‘분대 내에 널렸다고 말해야 할까.’

렘도, 라그나도, 작센도, 아우딘도.

그 넷 중 누구도 매티스란 작자에게 질 것 같진 않았다.

하물며 그들에게 이미 배워 증명된 바가 있음에.

“사양하죠.”

대답에 망설임이 없는 이유다. 레오나는 처음으로 표정 관리를 실패했다.

“이렇게 탐나는 무언가를 놓치는 건 처음이네요.”

엔크리드는 이 수완 좋은 아가씨이자, 빼어난 미녀인 상단주가 마음에 들었다.

‘마음에 든다고 어설픈 수작을 부리지 않는 점이, 특히.’

그러고 보면 참 재밌는 일 아닌가.

이번 일에서 만난 사람 중 하나는 자신에게 검을 놓으라 했고.

다른 하나는 탐이 나니 제 곁에 와 달라 한다.

상반된 평가다.

“꼭 옆에 둬야 하는 겁니까?”

엔크리드의 입이 열렸다.

상대가 자신에게 가진 호감이 그리 나쁘게 다가오지 않기에, 엔크리드도 상대를 호의로 대했다.

그 말에 레오나가 눈을 깜빡였다.

“그건 그렇네요. 의뢰는 끝났고. 그럼, 우리 친구 할까요? 하루는 친구랑 시간을 함께해 줘도 될 것 같은데? 어때요?”

친구까진 아니더라도 적당한 호감을 지닌 채, 잘 지내 보잔 말이었는데.

“……네?”

“이것도 거절한다면 가련한 소녀는 여기서 좌절할 것 같은데요.”

가련한 소녀는 누가 가련한 소녀인가.

지금 막 로크프리드란 상단을 차지한 주인이 됐으면서.

“매티스, 저 하루만 더 도시에 머물러도 될까요?”

“뜻대로.”

매티스가 뒤로 물러나고.

“부대의 허락이 필요하겠죠?”

이어진 레오나의 말에 엔크리드 대신 중대장이 답했다.

“의뢰를 수행한 대가로 만 하루의 휴가를 허락하지.”

의외의 대답이었다.

“왜요? 싫어요?”

레오나가 짓궂은 미소를 보이며 물었다. 새삼 외모가 가진 힘을 알겠다.

저런 표정을 지어도 귀여웠다.

상단을 통째로 집어삼킨 거미가 귀여운 표정을 짓다니.

엔크리드는 그리 생각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안 싫습니다.”

참 많은 교관을 만났지만, 그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쉴 땐 쉬어라.

밤낮없이 검을 휘두르고 제 몸을 혹사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었다. 엔크리드도 잘 아는 사실이었다.

무엇보다 묘하게 마음의 빚이 생겼기에 그걸 해소하고도 싶었다.

“좋아요. 그럼.”

레오나는 다시 매티스에게 향했다. 그사이 작센이 다가왔고, 그걸 본 엔크리드가 먼저 말했다.

“이상한 소문 내지 마라.”

“야만인한테나 할 법한 소리입니다. 제가 그럴 것 같습니까?”

엔크리드는 작센을 데려온 걸 다시 한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렘이었다면 없던 얘기도 퍼졌을 거다.

“수고했다. 병사.”

중대장은 레오나와 둘이 남는 걸 딱히 막지 않음으로 이제까지 했던 말이 농담임을 증명했다.

“내가 그리우면 돌아와도 좋다. 병사.”

그런데도 꼭 요정식 농담을 덧붙였다. 하도 듣다 보니 이제는 곤란한 기분도 안 들었다.

“네, 그러죠.”

태연히 받아넘기자, 작센이 옆에서 슬그머니 말했다.

“혹시.”

“혹시?”

“카르멘 컬렉션 중 가진 게 더 있다면 미남계를 써서라도 가져오십시오.”

이 새끼 이건 농담인가, 아니면 진심인가.

요정 중대장의 농담보다 더 판단하기 어려웠다.

“농담입니다.”

그나마 농담이라 말하는 걸 보니 다행이었다.

아니, 근데 반쯤은 진심이 담긴 것 같기도 하고.

카르멘 컬렉션, 정말 진심으로 바라지 않았던가.

“먼저 가겠습니다.”

작센과 중대장이 물러나고, 레오나도 상황을 정리하고 다시 왔다.

“가죠.”

그 뒤엔 엔크리드와 레오나는 한때를 즐겼다.

시장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괜찮은 식당의 위치를 이미 꿰찬 엔크리드의 안내로 배를 채웠다.

“이건 정말 맛있는데요?”

그중 약초 파이와 바네사의 호박 수프를 먹곤 엄지를 치켜들기도 했다.

바네사의 호박 수프, 네 개 여관 중 음식 맛으론 가장 일품인 곳에서 자랑하는 요리다.

“이것도 맛있네요?”

레오나의 농담 한마디에 웃고, 역으로 엔크리드가 던진 말에 레오나도 키득키득 웃었다.

뜬금없는 시간이었지만, 우습게도 꽤 재밌는 시간이었다.

해가 떨어지고 나서는 한두 잔의 술을 마셨으며.

“즐거웠어요.”

밤을 같이 보냈지만, 육체적으로 서로를 탐하는 일은 없었다.

“좋아요. 우린 오늘부터 친구예요.”

“그러죠.”

그렇게 친구가 되었고, 아침까지 수다를 떨다가 헤어졌다.

엔크리드가 사이사이 잠시 멍한 표정을 짓긴 했으나, 둘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임은 분명했다.

* * *

“어쩐 일인지.”

매티스는 엄청 드문 일이라고 생각했다.

레오나는 쉬는 걸 모르는 여자였다. 지독했으며 확실했고 능력이 출중했다.

그게 아니었다면 그가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즉, 레오나는 폴리드란 머저리와는 차원이 달랐다.

‘전대 상단주의 아들이란 놈이.’

어디서 주워 온 자식이란 소문이 도는 게 당연할 정도로 멍청했다.

어릴 때부터 폴리드와는 아예 궤가 다른 삶을 산 레오나다.

그녀가 고작 남자 하나에 하루 동안 저리 묶인다?

드문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를 존중하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상단의 앞날을 밝습니다.’

이제 로크프리드 상단은 전대가 있을 때보다 더 나은 길로 향할 것이다.

매티스는 레오나를 믿었다.

하루의 휴식을 끝내고 단주가 후련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가죠.”

그렇게 상단은 제 갈 길로 향했다. 승계를 위해 마지막 말을 나눠 보란 상단주의 유언을 지키되.

뒤로도 할 일을 다 했다.

그렇게 레오나는 모든 걸 집어삼켰다. 이게 그녀가 보인 답이었다.

전대 상단주는 그녀를 구했고, 길렀다.

폴리드를 죽이지 않는 것만으로 그녀는 은혜를 갚는 셈이었다.

실제 유언의 의도가 거기 있다는 걸 레오나도 잘 알았다.

그녀는 돌아가는 마차 안에서 지난밤을 떠올리다 웃었다.

‘재밌었어.’

이제껏 이득 없는 대화를 한 게 몇 번이나 될까.

목적 없는 수다를 떨다니, 퍽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엔크리드.’

상대의 이름이 뇌리에 남았다.

* * *

수수한 인상의 남자와 세검을 다루는 전사는 폴리드 일행으로부터 나와서 밖으로 향했다.

둘을 잡는 사람은 없었다. 매티스란 작자가 매섭게 노려보긴 했지만.

“놔두세요.”

레오나의 한마디로 끝이었다.

둘은 그대로 성문 밖으로 나섰다.

끝 계절, 겨울이 끝나 간다고 해도 둘만 떠나기에는 험한 길이었다.

마수와 마물이 언제라도 튀어나올 수 있으니.

하지만 둘은 그런 걱정 따윈 하지 않았다.

“왜 그러신 겁니까?”

둘은 소속이 같았다. 한 국가의 일원이었다.

그중 세검을 지닌 전사는 출중한 실력자였다. 어지간한 마물 따위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그런 실력자.

수수한 외모의 남자는 그런 전사의 무심한 성격을 알기에 이번 일이 신기했다.

지나가는 사람, 그것도 좋게 말해야 타인이고 나쁘게 말하면 적이라 할 수 있는 자를 위한 조언이라니.

“보고 있자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세상일이란 게 뭐든 딱 부러지게 끝나는 게 아님에야.

이런 일도 있는 법이다.

“그렇군요.”

수수한 남자는 수긍했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었다.

공작에 실패했으나, 얻은 건 있었다. 다음 대 로크프리드 상단주란 여자의 능력이 몹시 출중하다는 것.

정보란 어느 때든 소중한 것이었다.

* * *

엔크리드는 아침나절에 부대에 돌아왔다.

“아주 신이 나셨네, 신이.”

오자마자 렘이 그를 반겼다.

이미 다 들었군.

첫마디에 알 수 있었다.

“좋았수?”

착각할 만했다. 레오나와는 그저 말만 나눴을 뿐이지만.

여기서 어떤 답을 해도 헛소리가 나올 터였다. 렘은 그런 놈이니까.

엔크리드는 답하는 대신 검을 들었다.

“대련?”

“이 지겨운 양반, 좋수다.”

렘은 더 따지지 않고 제 도끼를 들었다. 그는 엔크리드가 돌아와서 첫 대련 상대로 자신을 꼽는 걸 좋아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엔크리드는 렘과 마주 섰다.

그리고 레오나와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곱씹었다.

묘한 일이다.

휴식이었고 휴가였다.

검에 관한 걸 잊고 푹 쉬었다고 봐도 좋았다.

밤새 레오나와 떠들기도 했고.

수다의 연속, 의미 없는 대화라고 봐도 좋을 그런 시간.

그런데 왜.

‘될 것 같다.’

레오나와 시간을 보내며 엔크리드는 이상한 감각을 느꼈다. 무언가를 체감했다는 게 옳은 말일 터였다.

시간이 느려지거나, 집중력이 타올라 어떤 변화가 찾아온 게 아님에도.

그냥 될 것 같았다.

아무렇지 않게 보여 줄 수 있을 듯했다.

검을 휘두르는 궤적, 그 전에 내디딘 발, 어깨의 움직임.

모든 것이 섞이며 하나의 답을 내놓는다.

빠름이란 무엇인가.

세검을 쓰는 검사를 상대했을 때부터 가졌던 의문에 어설프지만, 답 일부를 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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