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운이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2)
“그 롱소드 꼭 가져가야겠어?”
야영지이자, 주둔지에서 출발하기 직전이었다.
핀은 엔크리드와 토레스의 장비를 지적했다.
“안 되나?”
“성벽 안 넘어 봤지?”
당연히 안 넘어 봤다. 성벽을 넘는 게 쉬이 할 만한 경험은 아니지 않나.
“다시 말하지, 최대한 가볍게 가. 그 두꺼운 갬비슨을 입고 가면 성벽에 오르기도 전에 퍼질 거다.”
핀의 말이 맞았다.
바위산을 넘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그렇게 바위산을 넘고 성벽 앞에 도착했을 때 엔크리드는 핀의 조언을 듣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가볍게.’
그게 핵심이었다.
핀은 자세를 낮춰 성벽 앞까지 달라붙었고.
엔크리드와 토레스도 자세를 낮춰 다가갔다.
성벽 사이사이 방어탑에서 횃불이 화르륵 타오르는 게 보였다.
‘몰래 들어갈 수 있긴 있는 건가?’
간담이 서늘했다. 발밑에 깔린 풀은 겨우 정강이 어림에 올라오니, 몸을 가려 줄 것 같진 않고.
그렇다고 달빛이 흐린 밤도 아니었다.
비라도 내려서 뭐가 안 보이면 모르겠는데.
주변이 훤하다. 횃불 없이도 너른 평야에서 움직이는 사람을 알아채는 건 너무도 쉬운 일 같았다.
심장이 두근댔다.
성벽을 오르긴커녕, 다가가다가 그냥 화살 따위에 꿰인 신세가 될 것 같아서.
만약 야수의 심장이 없었다면 다리가 후들거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엔크리드의 눈에 선두에 선 핀의 등이 보였다.
자세를 낮추고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그 걸음에 망설임은 없어 보였다.
‘믿는 구석이 있는 건가.’
모르겠다. 그리 성벽 앞에 도착한 뒤다. 진땀을 흘리며 걸어온 거리가 꽤 됐다.
물론 작정하고 달리면 금세 좁힐 거리지만, 방어탑 위에 어른거리는 그림자가 그럴 엄두도 내지 못하게 했으니.
“지금 뚫고 간 루트라면 방어탑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거였나?”
토레스도 비슷한 심정이었는지, 성벽에 붙자마자 속삭이듯 물었다.
그러자 핀이 답했는데, 답이 가관이었다.
“아니, 걸리면 잽싸게 도망가려고 했지.”
“……뭐?”
“안 걸렸잖아. 그럼 됐지. 뭐. 전에 보니까 달 밝은 밤에 애들이 좀 해이해지더라고. 우리 애들이었으면 어림도 없다. 진짜.”
어떤 대단한 재주가 아니라 운에 맡긴 거였다.
“이런 미친.”
토레스가 중얼거렸다.
엔크리드도 비슷한 마음이었으나.
생각을 조금만 바꿔 보면 또 그럴듯하긴 했다.
‘걸리면 도망간다.’
레인져의 발을 쫓으려면 기병이라도 나와야겠지만, 이 땅이 무슨 땅인가.
마물과 마수의 땅이다.
기병이 움직이기에는 최악의 조건이다.
괜히 말고기 좋아한다는 그리폰이라도 달려들어 봐라.
그리폰은 기사급이 아니라면 최소 소대급 이상의 병력, 그것도 훈련된 정예병이 필요한 마물이다.
여기에 그리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기병대는.
‘어림도 없지.’
그럼 답이 나온다. 어지간하면 안 걸릴 날을 정해서 성큼성큼 걸어서 붙으면 되는 거다.
재수 없으면 화살이 날아오겠지만.
어느 명사수가 밤에 어렴풋이 보이는 그림자를 정확히 맞추겠나.
달 밝은 밤, 적군의 방심을 이용한 대범한 접근이다.
그러니.
“밤에 성벽을 탈 걸 생각해서 하루를 보낸 거였습니까?”
오늘처럼 듀얼문이 뜨는 날 온 것도 의도한 바겠지.
엔크리드가 읊조리자, 핀이 고개를 돌렸다.
달빛이 그녀의 얼굴을 반만 밝혀, 한쪽은 어둡고 한쪽은 은빛으로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핀은 입술을 오므리듯 모아 감탄사를 터트리고 말했다.
“호오, 예리한데? 오늘처럼 듀얼문이 뜨는 날은 애들이 해이하다니까. 방어탑 앞에 서성이는 그림자 봤지? 끽해야 둘뿐이었어. 숫자도 적단 얘기지.”
엔크리드는 고개를 끄덕이고 시선을 돌렸다.
성벽 위쪽에 솟은 방어탑의 숫자는 넷.
각 탑에 경비가 둘.
많진 않다.
‘위로 올라가면 회랑 형태의 통로가 있을 것이고.’
성벽 위를 오가는 통로가 그리 넓진 않을 것이다.
보더 가드와 크로스 가드의 성벽은 동시대에 지어졌으니.
‘비슷한 구조일 거고.’
머릿속에 그림을 그린다. 성벽 위에 올라선 뒤 무엇을 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예측하고 움직이는 것과 되는대로 움직이는 건 차이가 크다.
엔크리드만 머리를 굴린 건 아니었다.
“성벽 오르다가 힘 다 빠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는데.”
토레스도 마찬가지다. 그도 이후의 일을 걱정했고.
그 말에 핀이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여기까지 온 이상 일단 가야지. 둘의 체력과 악력을 믿겠어.”
엔크리드가 고개를 들어 성벽 높이를 다시금 가늠했다.
대략 엔크리드 자신의 신장의 서너 배는 될 듯했다.
“이쪽.”
핀이 다시 안내를 시작했다.
그녀의 안내를 따라 도착한 곳 성벽의 외곽이라 하겠다.
달이 방어탑을 지나며 진한 그림자를 만드는 곳이기도 했고.
성벽에 바짝 붙자, 주변이 까맣게 보였다.
저 멀리 방어탑 위에 타오르는 횃불.
그리고 바로 곁에 서 있는 토레스와 핀의 인기척.
부우-!
아주 멀리서 들리는 밤새 소리.
그 외에는 열 발짝 정도 옆으로 벗어나면 땅을 비추는 밝은 달빛과 주변을 채운 상반되는 어둠뿐이다.
새카만 어둠 속 핀의 눈이 보였다.
낮에 보면 갈색빛이 감돌지만, 지금은 어둠 속에서 뭔가 반짝거린다는 것만 보일 뿐이었다.
“성벽은 생각보다 철저하게 안 지켜, 특히나 성벽을 넘는 걸 막아서는 이들은 정말 흔치 않지. 순찰병의 눈에 띄지만 않으면 된다 이거야.”
“순찰병이 도는 시간을 알거나, 매수해 둔 사람은 없고?”
“있겠어?”
“또 운에 맡기는군.”
핀과 토레스가 속닥였고.
엔크리드로선 이게 반드시 운에 기댄 작전이란 생각이 들진 않았다.
‘달빛.’
방심, 성벽을 넘어서 곧바로 도시에 숨으면 되는 거다.
“이쪽 너머는 빈민촌이야. 잘만 숨으면 된다, 이거야.”
순찰병이 이곳을 도는 횟수도 다른 곳보다는 현저히 적겠지.
왜 아니겠나.
보더 가드도 그러한 판에.
고약한 냄새와 툭 하면 구걸을 해 대는 이들 사이를 어떤 병사가 즐거이 걷겠나.
하물며 한밤중이면 반쯤 미친 부랑자가 덮칠 수도 있었다.
고로, 지금의 움직임 전부가 계산까진 아니더라도 경험이 묻어 있는 잠입이란 거다.
“경험이 있군요.”
“너 정말 날카로운 맛이 있네.”
성벽을 넘는다는 행위 자체를 누가 쉽게 상상하겠나.
그러니 도리어 허술하다는 것.
하물며 땅굴을 파서 개구멍을 만들어 놨음에야.
굳이 크로스 가드 내부로 들어가는 수단으로 성벽을 넘는 걸 택할 놈은 정말 흔치 않을 것이다.
그러니 가장 안전한 방법이 된 거고.
물론 고생은 필수겠지.
바위산을 넘는 루트부터, 지금 성벽을 오르기 위한 준비까지.
뭐 하나 만만한 게 없었으니.
“퉤.”
핀은 제 손에 침을 뱉고 문지르더니, 곧 허리춤의 가죽 주머니 하나를 비스듬히 찼다.
주머니 안에는 돌가루가 가득했다.
그걸 손에 뿌려 비빈 핀이 성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틈을 찾아 손가락을 걸고 땅을 차 성벽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반듯하게 세운다고 해도 돌덩이가 엮여 있는 성벽은 이리저리 틈이 많았다.
핀이 성벽을 타고 올라가며 중간중간 허리띠에 꽂아 둔 말뚝을 성벽 틈에 비스듬히 꽂기 시작했다.
위에서 밑으로 사선이 되게.
그리 꽂힌 말뚝에 줄을 걸어 늘어뜨리고는 다시 맨몸으로 성벽을 기어오른다.
“저거 따라 할 수 있을까?”
“나? 난 무리지.”
엔크리드와 토레스는 달빛이 성벽을 가로막으며 생긴 그림자에 숨어 고개를 든 채 말을 나눴다.
성벽을 오르는 핀은 원숭이 같기도 했고 날랜 다람쥐 같기도 했다.
그녀는 그리 줄을 늘어뜨리며 제 할 일을 했다.
그리고 엔크리드와 토레스가 줄을 잡고 오르기 시작했다.
사선으로 꽂힌 말뚝이 삐걱거리며 돌가루를 흘렸다.
그래도 뽑히는 법은 없었다.
줄만 잡고 오른 건 아니었다.
얼기설기 엮인 돌덩이 사이로 빈틈이 보이면 발끝을 집어넣고, 손끝으로 매달리기도 했다.
둘도 준비한 돌가루를 손에 잔뜩 묻히고 때로는 줄을 잡고, 때로는 성벽 틈에 발과 손가락을 박고, 지탱한 후에는 숨을 돌렸다.
고개를 들고 봤을 때는 금세 오를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뒈질 것 같은데.’
생각보다 힘들었다. 고립의 기법으로 단련된 엔크리드조차도 팔다리 근육이 뻐근했다.
특히나 전완근이 찌릿했다.
매일 검을 잡고 휘둘렀기에 단련을 거듭한 곳임에도 그렇다.
“동작에 따라 쓰는 근육은 매번 다릅니다.”
괜히 아우딘의 말이 떠올랐다.
그걸 염두에 두고 보면 성벽을 타는 것도 고립의 기법을 수행하기 좋은 수단이 될 터였다.
위를 보니, 핀은 성큼성큼 잘도 올라갔다.
어쨌든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그렇게 낑낑대며 성인 남성 키의 서너 배쯤 되는 성벽에 오른 뒤다.
조심스럽게 성벽에 손과 발을 걸치고 그 위에 몸을 얹고 넘는다.
바닥에 발을 내디디며 엔크리드는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의 직감과 육감이 그리 말했다. 그래서 조금은 안심하기도 했으나.
“밤중에 오른다고 고생하는구나.”
기다렸다는 듯 들리는 목소리다.
맑고 청아한 여자 목소리였다.
이후, 딱- 하는 소리가 이어지며.
화르르르륵.
횃대와 횃대 사이, 달빛이 비치는 곳 위에 횃불 서너 개가 더 타올랐다.
무슨 재주를 부렸는지 모르겠으나.
손가락을 튕긴 것만으로 횃불에 불을 붙인 거다.
놀랍다. 서커스에서나 볼 법한 재주니까.
그래서 놀랍다고 손발을 멈출까.
“후욱.”
횃불에 눈이 시리다고 느낀 순간, 엔크리드는 올라오느라 턱 끝까지 찬 호흡을 도로 들이마시곤 곧바로 손을 털었다.
허리춤을 지나친 손에 단검이 걸려 날아간다.
휘슬 대거는 소리가 단점이기에 평범한 쓰로잉 나이프다.
다만, 던지는 방법은 배운 대로 날카롭기 짝이 없었으나.
두둥!
엔크리드가 던진 단검 뒤로 쉭 하고 다른 단검 한 자루가 더 날았지만.
방패에 막힌 것이 아님에도 마치 엉망으로 만든 북을 치는 북채로 후려치는 소리와 함께, 단검이 허공에서 튕겨 나갔다.
두 자루 모두.
“이건 뭐, 운도 더럽게 없네.”
그걸 본 토레스가 말했다. 낭패한 말투였다.
“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물으며 엔크리드는 양손에 다시금 단검을 슬며시 쥐었다.
“마법사다.”
마법사?
여기서 마법사가 나온다고?
이게 엔크리드의 머릿속에 처음 든 생각이었다.
그제야 횃불 사이에 오롯이 선 상대가 보였다.
달빛과 횃불을 가로지르며 선 여자다.
웨이브 진 긴 머리칼과 세로로 쪼개진 뱀을 닮은 눈이 보였다.
거리는 고작 열 걸음 내외.
주변을 포위한 병사의 숫자는 열 명도 안 되어 보였다.
그리고 열 명 다 쇠뇌를 들고 조준한 채였다.
‘안 좋은데.’
당연히 드는 생각이다.
마법사가 뭐라 더 입을 열려는 순간.
“나와.”
핀의 목소리가 울렸다.
엔크리드는 그 말에 반사적으로 몸을 낮추고 좁다란 통로 벽에 바짝 붙었다.
곧.
부웅!
뒤에서 파공음이 울렸다. 묵직한 뭔가가 엔크리드의 얼굴 옆을 지나치며 공기를 밀어냈다.
그게 여실히 뺨으로 느껴졌다.
‘도끼를 던졌구나.’
단숨에 상황을 인지하며 앞을 보자, 그제야 달빛을 반사하는 투명한 막이 보였다.
유심히 보면 얼추 눈에 보일 그런 방어막이다.
쩡!
곧 회전하며 날아온 도끼가 사정없이 방어막을 후렸다.
단검을 막을 때와 다른 소리가 나며 방어막에 실금이 가는 게 보였다.
도끼가 허공에 멈췄으니, 방어막에 꽂힌 것처럼 보였다.
“뛰어내려!”
다시금 핀이 외치고.
도끼는 허공에 멈춘 채로, 곧바로 으깨졌다.
우득.
날이 부서지고 손잡이가 우그러지더니, 쪼개져 바닥에 후두둑 떨어졌다.
팅디디딩, 투두두둑.
도끼를 허공에서 분해한 마법사가 한쪽 입꼬리만 올렸다.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무슨 짓이든 해 보라는 듯한 그런 웃음으로도 보였다.
핀의 외침에 처음 뛰어내린 건 토레스였다.
그는 가장 기민하게 움직였다. 성벽 바깥쪽에 엮인 줄을 잡아챘고, 그거로 낙하 속도를 줄이며 내려갔고.
그 뒤로는 핀이 맨몸으로, 날 듯이 성벽 바깥으로 뛰어내렸다.
낙법을 제대로 하면 다리가 부러지진 않겠지만.
건물로 치자면 대략 5층 이상의 높이다.
잘못 떨어지면 죽는 거다.
그런데도 주저는 없다.
그리고 엔크리드는.
‘어차피 빠져나가야 한다면.’
마법사란 여자에게 칼침을 한 번 먹이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자세를 낮추고 허벅지에 힘을 모은다.
한 번 보고 흉내를 내봤지만, 결국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한 스콰이어의 기술을 떠올리며.
콰득, 텅!
땅을 찬다.
한순간에 공간을 좁혀 마법사의 목을 향해 손을 뻗는다. 손에 쥔 건, 칼날이 넓적한 가드 소드.
도끼에 깨지는 방어막이라면.
‘힘으로 부수고.’
머리를 쪼갠다.
일전에 만났던 마법사를 어떻게 죽였는가.
바짝 붙어서 베면 될 일.
보이지 않는 주문은 감으로 피한다.
마법사를 상대해 봤기에 보이는 자신감이다.
쿼렐이 남았으나, 그건 나중 문제였다.
그리 거리를 좁힌 엔크리드의 눈에 마법사의 눈이 보였다.
세로로 쭉 쪼개진 눈.
그 눈과 마주한 순간, 자기도 모르게 사지에 힘이 풀릴 뻔했으나.
두근-!
야수의 심장이 힘을 더해 주며 근육을 붙들었다.
동시에 든 생각이다.
‘잡았다.’
하지만 확신은 때론 독이 될 때도 있었다.
“육감을 속이는 놈들도 있습니다. 조심해야 할 상대죠. 마법사가 그렇습니다.”
떠오르는 작센의 말.
푹.
파육음.
따라오는 통증.
“멍청아!”
떨어지다 죽진 않았는지 위를 향해 외치는 핀의 목소리.
“쿨럭!”
죽음에 이르기 직전 더 날카로워지는 감각에 토레스의 기침 소리가 들렸다.
작센이 마법사에 관해 논했을 때.
이미 마법사를 죽여 봤기에.
육감을 통해 주문을 피해 봤기에.
제대로 듣지 않고서 흘려들었다.
‘멍청한 짓을 했어.’
병사라고 다 수준이 같나.
기사라고 다 수준이 같을까?
그럼 마법사는?
전부 다른 거지.
엔크리드는 제 팔을 감고 결국 목을 뚫은 가시 박힌 넝쿨 따위를 봤다.
마법사의 눈길을 이겨 냈다고 생각한 순간, 바닥에서 뭔가 팔을 감쌌다. 가시넝쿨이었다.
“내가 바로 장미 넝쿨의 렛샤다.”
마법사의 말을 끝으로 엔크리드는 눈을 감았다.
두 번째 오늘의 끝이었다.
세 번째 오늘이 시작됐을 때, 엔크리드는 똑같이 몸을 단련하고 검을 휘두르고는.
토레스의 하이드 나이프를 연습한 뒤, 연습용 얇은 돌멩이를 바꿨다.
세 번째 오늘을 기억하기 위한 행위였다.
그리고.
“새벽에 상단으로 위장할 수 있다고 했습니까?”
성벽을 넘는 세 번째 방법에 관해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