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오늘만 사는 기사-120화 (120/170)

120. 잘하고 있겠지.

‘다음으로 넘어가도 될 것 같고.’

“휘이-후이-호이이.”

렘은 휘파람을 불며 걸었다.

‘아예 작정하고 몰아붙이면.’

돌아온 소대장의 모습이 썩 마음에 든 덕이다. 그는 돌아가 엔크리드를 들볶을 생각에 신이 났다.

야수의 심장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도 되려나?

대륙 놈에게라면 금화를 산더미처럼 가져와도 안 가르쳐 줄 비기를 넘길 생각인데도 신이 난다니.

‘묘해, 묘해.’

엔크리드는 참 묘한 인간이었다. 딱히 뭘 하는 건 없다. 그런데 밉지가 않다. 밉지가.

어지간하면 챙겨 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우직하게 매일 검을 휘두르는 모습 때문일까.

아니면 묵묵히 잡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불만 한 번 없던 성격 때문일까.

딱히 이유를 말하라면 답하기 어렵다. 저런 것도 이유가 되긴 하지만.

‘그냥 마음에 든단 말이지.’

살다 보면 그런 인간이 있기 마련이다. 괜히 마음에 드는 인간.

‘대륙 놈한테 이럴 줄은 몰랐지만.’

렘은 걷다 말고 눈앞을 가로막은 아우딘을 불렀다.

“야, 덩치. 넌 만날 기도하면서 신성력 그런 거 못 쓰냐? 소대장 손목 좀 어떻게 안 되냐?”

“입을 찢어 드릴까요? 형제님?”

“응? 도끼로 눈높이를 맞춰 달라고?”

여긴 엔크리드가 없다. 아우딘이 고개를 돌리고 렘과 눈을 마주쳤다.

싸늘한 공기가 둘 사이를 채우고 있는데, 그 사이를 라그나가 훅- 하고 발을 질질 끌며 지나쳤다.

“……형제님, 귀찮다고 여길 가로지르시면 되겠습니까.”

“또라이 새끼.”

라그나가 둘 사이를 가로지르는 바람에 김이 빠졌다.

투덕거리는 게 이게 처음은 아니었다. 다들 보면서도 그냥 놔두는 편이었고.

작센은 한쪽 옆으로 떨어져서 홀로 걸었고.

라그나는 잠깐 눈만 떼면 직진이 아니라 사선으로 멋대로 방향을 틀었다.

어떻게 되먹은 방향 감각인지 모를 일이다.

아니, 방향 감각이 문제가 아니긴 했다.

귀찮다고 아무렇게나 걷는 쪽에 가까웠지.

다들 제멋대로지만, 렘을 포함해서 각자 나름대로 엔크리드, 제 소대장을 떠올리는 중이었다.

‘몸에 검을 붙여 두는 훈련을 시키면 되겠지.’

라그나도 마찬가지였다. 소대장이 눈에서 멀어져 의욕 상실 상태이긴 해도.

다시 만났을 때 해야 할 것을 차곡차곡 머릿속에 쌓는 중이었고.

아우딘도 마찬가지였다.

‘근육 개조가 끝났으니.’

이제는 관절을 건드릴 차례인가.

근육과 관절, 이후 자세를 바꾸면 체형이 변한다. 부족한 부분을 단련하고.

‘꺾고 또 꺾고, 깎고 또 깎으면.’

관절기나 타격에 무너지지 않는 몸을 만드는 비법도 있었다.

다만, 그것까지 하면 소대장 형제의 몸이 남아나질 않을 듯하니.

‘하나씩 하겠습니다. 주님.’

아우딘은 기도로 생각을 끝맺었다.

작센이라고 뭐 다를까.

‘걸음을 좀 고쳐 주면 좋겠는데.’

암살자처럼 소리 없는 걸음까진 아니더라도.

요란한 걸음은 불필요한 동작을 수반하기 마련이니.

‘최소한의 동작으로 최대의 효율을.’

작센은 자신이 했던 훈련을 되새기며 그중 쓸 만한 걸 모색했다.

검술은 아니지만.

‘도움은 되겠지.’

작센은 눈썰미가 상당히 좋았다. 그는 자신이 가르치는 것들이 엔크리드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된다는 걸 알았다.

이런 생각의 끝에 간간이 의문이 생길 뿐.

‘굳이?’

꼭 그에게 뭔가를 가르칠 필요는 없다.

먼저 말하면 모를까.

그전에는 가만히 두자. 작센은 그리 마음먹었다.

물론 마음먹은 것과 별개로 야만인이나 종교쟁이, 게으름뱅이가 가르친다고 열을 올리면 자기도 시류에 휩쓸릴지도 모르지만, 되도록 자제할 생각이다.

저들과 하나로 묶인다는 것 자체가 불쾌한 일이니.

옆에서 보기에는 다 그게 그거인 이들이었다.

한 놈은 듣기 거슬리는 휘파람을 불다가 시비를 걸고.

또 다른 놈은 멍한 시선으로 휘적휘적 아무렇게나 걷고.

덩치 큰 병사는 혼자 뭐라고 자꾸 중얼거리며 주님을 찾고.

나머지 하나는 저 셋과 같은 일행이 아니라는 듯 거리를 두고 혼자 무슨 생각에 골몰한 채 걷고 있다.

이게 정상적인 부대인가.

당연히 아니었다. 본래 사고뭉치 분대일 때도 모난 편이었지만.

독립 소대로 편제가 바뀌자, 너무 확연히 태가 났다.

이들을 정련된 병사라고 말하긴 힘들었다. 행군조차도 제멋대로였다. 4중대장 휘하에 들어왔는데 중대 병력이 아니라 옆에서 따로 따라붙었다.

열 명도 되지 않으며 독립 소대라는 것도 우스운 판이다.

그렇다고 어느 하나 이들에게 시비를 거는 병사는 없지만.

‘놔둬.’

‘건드리면 우리만 염병 난다.’

‘음경 되고 싶으면 건드리는 거다.’

이미 수차례의 경험으로 알았다. 저들은 사고뭉치를 넘은 미치광이들이었다.

실력 또한 미쳐 버린 부대다.

그리 걷던 중이다.

후방 진지에서 전진 기지까지 거리는 걸어서 반나절.

부대가 이동하면 그렇다.

행군이 아니라 개인으로 이동하면 그보다 빨리 갈 순 있겠지만.

새벽녘부터 출발해 곧바로 전투에 출진해야 할 이들이니, 행군 속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중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중간에 쉴 만한 거리는 아니었다.

부지런히 가면 점심 전에 도착할 수 있었으니까.

즉, 딱히 문제가 없다면 누군가 행군 전체를 멈추게 할 이유가 없다는 거다.

“정지.”

선두에 선 병사가 앞쪽에서 온 신호를 보고 말했다.

행군이 멈춘다.

부대의 선두에서 요정 중대장이 주먹을 든 덕에 생긴 일이었다.

“무슨 일?”

옆에서 3중대장인 레이온이 물었다. 후위로 물러났다가 다시 합류하는 3중대와 4중대였다.

“저기, 이상한데.”

요정이 말했다.

뭘까.

레이온이 눈살을 찌푸렸다. 보이는 게 없었다.

요정 중대장이 손끝이 가리키는 곳, 강변이다. 펜-하닐 강, 나우릴리아의 젖줄이자, 인근 왕국 모두의 식수원.

“숨었다.”

강변 근처 사람이 숨을 만한 바위가 여럿 놓여 있었는데, 간간이 구울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조금만 더 가면 우측에 테홈 숲이 나왔고 그곳에도 마물은 꽤 있었으나.

하지만 지금 이곳은 전장, 어지간한 마물이나 마수는 진즉에 소탕된 곳이다.

군대를 보고 덤비는 마물이나 마수도 흔치 않았고.

그러니 기다리는 놈들이 있다면.

‘적군.’

요정 중대장의 감은 정확했다.

“염병, 요정년이 있네.”

누군가 바위 뒤에서 머리를 내밀며 말했다. 짧은 머리칼에 두꺼운 턱을 가진 남자였다.

이마와 머리를 가리고 귀가 드러난 투구, 아즈펜 병사의 복장이었다.

거리는 화살이 닿고도 남을 거리, 놈은 바위에서 반만 몸을 내놨다.

요정 중대장은 놈의 뒤로 시선을 던졌다.

그녀의 날카로운 눈썰미는 강변에 뜬 아즈펜이 자랑하는 쾌속선을 찾아냈다.

많이 타면 여덟 명 정도가 정원인 길쭉한 보트인데, 고정된 노를 물 밑에 숨기는 형태로 노를 잡고 젓기 시작하면 무서운 속도로 물길을 가르는 쾌속선이었다.

수틀리면 타고 도망가려고 준비한 것 같고.

강물로 가면 이쪽에서는 쫓을 수단이 없고.

‘저 보트가 어지간히 빠르니.’

매복이라고 하기에는 어설펐다.

숫자도 고작 열 명 내외로 보였다.

‘도발이군.’

요정 중대장의 사고 과정을 레이온 3중대장도 비슷하게 따라와 결론을 내리고서 말했다.

“별짓을 다 하는군.”

“사기를 떨어뜨리는 건 병법의 기본이니까.”

둘이 떠드는 사이, 적병 중 하나가 바위 밖으로 몸을 빼냈다.

“난 아즈펜 공국의 병사 로웰이다. 나랑 싸울 놈 어디 없나! 정정당당하게 겨루자!”

몇 번이고 당한 수법이기도 했다.

병력 대 병력이 아닌, 결투 신청.

기사도 아니고 병사가 싸우자고 거는 시비.

“지휘관급이 나서서 병사 하나를 상대한다니? 치사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아니면 너희 혹시 싸울 줄 아는 놈들이 없는 거냐?”

로웰이란 놈이 낄낄 웃으며 말을 보탰다.

화살을 쏴서 머리통에 꽂아 줘야 하나.

요정 중대장은 그리 생각하면서도 섣불리 손을 쓰지 않았다.

처음에는 병사를 내보내서 당했고.

다음에는 소대장을 보냈는데도 당했다.

개인 기량에서 상대 병사가 월등했다.

그렇다고 중대장급이 나서서 싸우자니, 면이 안 서고.

묘한 틈을 찌른 전략이라고 해야 할까.

‘아즈펜에 무슨 천재 전략가가 있다고 했던가.’

저 전략 자체가 병사의 수를 눈에 띄게 줄이진 않는다. 다만, 사기는 하염없이 곤두박질치긴 했다.

적병은 저리 잘 싸우는데 왜 아군에는 저런 상대가 없는가.

‘내가 나서면.’

중대장급이 나서면 상대는 입을 털어 댔다.

실제로 결투에서 매번 다 지진 않았다.

2중대장인 팔토가 화가 잔뜩 나서 메이스로 저리 나서는 병사의 머리를 깨부쉈다고 했으니.

그런데 그렇게 죽이고도 사기는 떨어졌다.

“병사 싸움에 끼어들다니,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이따위 소리로 전장을 한창 달궜으니.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던 아군도 연일 전장에서 밀리고, 결투에서도 깨지고 나니 점점 사기가 바닥을 치는 판이었다.

병사 개인 기량의 차이, 단련 차이가 이리 나는데 숫자는 비슷하다.

싸우지 않아도 승패가 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거다.

그러니 저런 짓을 계속 반복하는 것일 테고.

죽이고 싶은데 도망갈 준비가 철저한 놈들이다.

결투 신청을 받지 않고 병력으로 밀어붙이면?

처음부터 그랬다면 모를까. 지금 그러면 사기는 또 떨어질 것이다.

그렇다고 두고 봐?

그건 정말 제 손으로 연옥 문을 여는 일이 될 것이고.

“뭐야, 쟤들 여기까지 왔네?”

어쩔까 하는데, 뒤에서 껄렁껄렁 다가오는 병사가 있었다.

대형도 이루지 않고 정렬도 하지 않는다. 함께 행군하는 부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자유분방한 병사.

독립 소대의 렘이었다.

“저거 죽여 볼 텐가?”

요정 중대장은 혹시나 해서 말했다.

떠나기 전 왕눈이란 병사가 조언을 건네주지 않았나.

“오늘 하루는 그나마 말 좀 들을 겁니다. 그러니 팍팍 써먹으시죠. 분위기도 흉흉한데.”

안 되면 말고 되면 좋고.

그런 마음가짐이었다.

“그럽시다.”

렘은 호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지간히 기분이 좋은 듯했다.

“야, 너 이름 뭐라고 했냐?”

“뭐? 싸우자고 나온 거냐?”

렘은 혼자 휘적휘적 걸어 나갔고 라그나가 아무 생각 없이 그 뒤를 따라 걷다가 아우딘에게 팔뚝을 잡혔다.

“응?”

“형제님, 적군입니다.”

“아, 그렇구나.”

작센은 어느새 한쪽에 있는 반들반들한 돌에 궁둥이를 붙인 채 구경꾼이 됐다.

다들 위기감이라고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그건 요정 중대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아군 병사 무리의 눈에도 은은한 기대감이 생겼다.

렘이 누구인가.

미치광이다. 아군일 때는 개 같은 새끼지만, 적군에게는 아주 세상 제일가는 개 음경 같은 새끼일 수 있었다.

기대감이 열기가 되어 피어오르고.

바위 옆에서 삐죽 고개를 내민 두꺼운 턱의 병사가 픽 하고 웃더니 나섰다.

“나설 놈이 없었나 보군, 이민족 따위가. 이리 유인하고 화살을 날리는 건 아니겠지?”

병신.

작센은 상대를 보며 그리 생각했다.

도끼를 휘둘러 닿을 거리는 아니지만, 저 미친 야만인에게는 충분한 거리이기도 했다.

훙.

렘은 상대가 고개를 내밀자마자 도끼를 던졌다.

바람 같은 손놀림이었다.

일반병의 눈에는 렘의 손이 어찌 움직이는지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갑자기 팔을 위아래로 흔든 것처럼 보였는데, 그게 너무 빨라 잔상이 남은 것처럼 보였을 뿐.

잔상이 렘의 오른손 부근에 날개를 만든 것처럼 보였다.

파라락- 후웅!

소매가 바람에 펄럭이는 소리, 이후 뭔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휘리리리릭 하고 날아간 도끼가 로웰이란 적병의 이마에 꽂혔다.

퍽!

경쾌한 소음과 함께 놈의 발이 땅에서 떨어졌다.

놈은 날았다. 날개 없이도 잠시간 날아서 등부터 바닥에 떨어졌다.

턱- 그르르륵.

놈의 등에 밀린 자갈이 맞부딪치며 옆으로 튀었다.

“꺼르륵.”

쓰러진 놈은 머리가 쪼개져 죽었다. 눈썹 사이에 도끼가 박혔고, 눈은 감지도 못한 채였다.

꿈에도 생각 못 한 죽음이었으리라.

렘은 그사이 왼손에 도끼를 들고 달렸다.

타닥, 타닥.

몇 번 땅을 박차고 거리를 좁히며 바위 뒤로 쏙.

퍽!

소음과 함께 바위 뒤쪽, 렘이 들어간 반대편에서 피가 한쪽으로 팍 하고 뿜어졌다.

뻑!

곧바로 다음 바위로 쏙 하고 움직인 렘이다.

이번에는 묵직한 소음과 함께 적병의 목이 하나 잘려 바닥을 구르고.

그다음은.

“으악!”

적병 하나가 뒤에서 뛰쳐나가 강물로 달려 나가는데, 렘이 기어코 쫓아가 머리통을 잡고 얼굴을 바닥에 찍어 버렸다.

꿍!

“끄으르르.”

신음인지 비명인지.

렘은 적병의 얼굴을 몇 번 더 바닥에 찍었다.

똑같은 박자와 세기로 찍어 대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뭘 만들어 내는 장인 같아 보이기도 했다.

물론 렘이 만들어 내는 건 부츠나 농기구 따위가 아니라 죽음뿐이지만.

꿍, 꿍, 꿍.

서너 번 더 찍어 죽은 걸 확인하고서 몸을 일으킨다.

넷이 죽자 적병은 뒤도 안 돌아보고 도주했다.

준비한 배를 향해 달리더니 그대로 몸을 실어 노를 힘껏 젓기 시작했다.

렘은 쫓지 않았다.

아군도 괜히 화살을 낭비하지 않았고.

“벼엉신들.”

대신 검지와 중지 사이로 엄지를 넣어 보임으로.

대륙 공통의 손가락 욕을 보여 줬다.

너의 어머니가 혹 성적으로 몸을 팔지 않으시냐는 그런 의미의 욕이었다.

적병은 그걸 보고서도 부리나케 도망가기 바빴다.

“갑시다?”

렘은 머리통에 꽂은 도끼를 회수하곤 돌아와서 말했다.

요정 중대장은 피식 웃었으나.

결과적으로 아군의 사기가 올라가진 않았다.

압도적인 실력? 그거야 좋지만.

‘아우.’

‘저렇게 죽고 싶진 않다.’

‘왜 얼굴을 저렇게.’

죽이는 방식과 평소 쌓은 악행 때문이었다.

“너 얼굴 갈아 버린다?”

병사들은 렘의 입에서 툭하면 저런 협박이 나오는 걸 봤다.

그걸 몸소 실현하는 걸 보자니, 다들 괜히 소름이 돋았다.

렘이 나서자 아군과 적군 사기가 동시에 떨어지는 효과가 생긴 셈이었다.

“다시 가지.”

시신을 대강 수습해 치운 뒤다. 중대장은 행군을 지시했다.

* * *

‘잘하고 있겠지?’

엔크리드는 후방에서 몸을 수습하기 바빴다.

치명적 부상은 없었다. 그래도 치료받지 않으면 덧나기 쉬운 상처가 많았다.

당장은 합류할 수 없었다.

이후 보병 지원 병력이 오기로 했으니, 거기에 합류해 가기로 한, 참이다.

한 이틀에서 나흘 뒤에는 출발할 수 있을 터.

‘알아서 잘하겠지.’

아주 잠시 소대원 걱정을 하다가 관뒀다.

엔크리드는 제 앞가림이나 잘하면 그만이었다.

소대원 놈들이야 어디 나가서 쉬이 죽을 이들인가.

다른 놈을 죽이면 죽였지.

그들이 나서서 싸우면 바닥을 떨어진 아군 사기도 좀 오를 터였다.

‘싸워만 준다면야.’

소대원은 꽤 나서서 싸웠다.

하지만 엔크리드의 기대와는 다른 상황이 되긴 했다.

적아의 사기가 동시에 떨어지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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