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 미치광이 앤드류
엔크리드는 자연히 자신이 나서려 했다.
그러려고 나온 것 아닌가.
슬슬 몸을 쓰고 싶기도 했다. 검 두 개를 동시에 쓰는 건 아직 무리일지도 모르고, 오른손은 회복을 위해 아껴 둬야 한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상대의 나서는 자세, 걸음, 손짓 모든 걸 보고 확신이 들었다.
왼손으로도 충분했다. 상대는 미치 휴리어가 아니었다.
턱.
그런 엔크리드의 배에 수직으로 세워진 도끼 면이 닿았다.
동시에 작센이 소매를, 아우딘은 어깨를 짚고.
라그나는 아예 엔크리드의 앞으로 나섰다.
“내가 하면 됩니다.”
라그나가 말하고.
“어딜, 몸부터 회복하라니까.”
렘도 말했다. 힐끗 보는 눈에 굳건한 무언가가 있었다. 여기서 나설 순 없다는 그런 것.
소대원 전부의 의지가 느껴졌다.
그럼, 이들이 나서려나.
크라이스가 어지간하면 렘을 비롯한 이들이 나서는 건 피하는 게 좋다고 하긴 했는데.
그러면?
“저 정도면 뭐, 막내야.”
렘이 도끼를 든 채로 말했다. 입꼬리가 휘어져 올라간 게 이 상황이 상당히 즐거워 보였다.
그리고 그가 부른 막내.
“앤드류?”
엔크리드의 입이 열리고 앤드류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 자신을 부르냐는 거다.
“나가서 쟤 죽이고 와라.”
렘이 말했다.
너무도 당연하고 하나도 어렵지 않다는 투였다.
앤드류는 잠시 눈을 깜빡이다가 아까의 분노를 떠올랐다.
분명 물건이 덜 여물었다 한 놈이 저 새끼였지?
상대는 창을 들었다. 아즈펜 왕국의 주력은 단창 보병대.
그리 길지 않은 창으로 앞을 겨눈 채다. 실상 보병군의 전투에서 창만큼 유효한 무기가 없긴 했다.
“나와라. 겁쟁이 놈들!”
역사를 통틀어 가장 모욕적인 단어를 꼽자면 무엇일까.
순위를 매길 순 없어도 겁쟁이란 단어를 빼놓을 순 없을 것이다.
앤드류는 잠시 잊었던 분노를 끌어올렸다.
“그러지.”
앤드류가 한 걸음 나서자, 상대도 한 걸음 나섰다.
그렇게 둘이 눈치를 보며 거리를 좁히고.
뒤에서 맥이 걱정을 담아 앤드류를 바라봤다. 이기고 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러다가 화살 꽃꽂이를 당해 고슴도치가 되는 건 아닌가 싶어서.
하여간 소대장이란 인간, 말을 독하게도 했다.
‘수틀리면.’
맥은 챙겨 온 버클러의 손잡이를 꽉 쥐었다.
본래 쓰던 것보다 크게 제작한 방패다. 그는 본래 검과 방패, 소드 앤 실드를 쓰는 데 능숙했다.
‘막으면서 버틴다.’
아군도 바보가 아닌 이상, 화살이 날아오면 화살을 쏠 것이고.
양군 전면에 선 이들이 전부 큼지막한 방패를 든 걸 보면 화살 공격이 치명타가 되진 않을 것이다.
‘버티고 빠져나가면.’
걱정은 잠시다. 생각해 보면 여기 있는 위인들이 어디 가서 뒈질 것 같은 이들은 아니지 않나.
그러니 자신은 앤드류만 챙겨서 빠져나오면 그만이었다.
맥은 걱정을 접었다. 편한 마음으로 지켜보고자 했다.
실상 화살 외에는 걱정이 되진 않았다.
그동안 앤드류를 지켜봤다. 그는 전보다 발전했다. 나아갔다. 검에 더욱 심취했으니.
아군이 보는 시선은 묘했다.
엔크리드를 비롯한 이들이 나서면 당연히 이길 싸움이었다.
그런데 그들도 아니고 다른 병사가 나섰다.
앤드류 가드너.
귀족 출신으로 한때 분대장까지 갔으나 스스로 엔크리드의 소대원으로 합류한 병사.
별종이라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고.
저 핏덩이가 무기는 제대로 다루나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슬슬 안 좋은 공기가 퍼지긴 했다.
이제까지 자신 있게 나선 병사가 몇이나 당했던가.
차라리 엔크리드나 다른 이들이 나섰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앤드류는 분노를 담아 상대를 바라봤고.
상대 또한 마찬가지였다.
“흥, 혀만 놀리고 싸움은 부하에게 맡기는군.”
그런 의도는 아닐 것이다. 앤드류는 엔크리드가 싸움을 회피하는 걸 본 적이 없었다.
무엇보다 실력 차이가 현격할 텐데 뭘.
부상이 있다고 해도 저따위 놈이 제 소대장을 어찌할 것 같진 않았다.
앤드류가 보기에 엔크리드는 천재였다. 단시간 실력이 훅훅 늘어나는 진짜 천재. 자신과는 다른 진짜 재능의 소유자.
그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물건이 덜 여물어? 뭐가 어떻다고?”
“구울 대가리라고 입턴 놈을 데려와라!”
둘은 서로의 말을 듣지 않았다. 서로의 분노만 표현했다.
곧 분노는 창과 검이 되었고.
싸늘한 안개가 걷혀, 햇살이 내리꽂히는 자작한 풀과 자갈 따위가 있는 땅 위, 분노한 둘은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
창날이 날아오는 걸 보며 앤드류는 순간적으로 지난 몇 달을 떠올렸다.
그리 긴 시간도 아니건만.
‘미친 야만인 새끼.’
렘의 도끼를 상대하다가 적병의 단창을 보니, 무슨 애들 장난 같았다.
물론 몸에 찔리면 구멍이 나는 건 무조건이었다.
대충 쳐 낼 수 없는 일격이긴 했으나.
“빈틈이 보이는데 고민하는 새끼는 뒈져도 할 말이 없는 법이다. 꼬맹아.”
렘 새끼가 거듭 말한 게 몸에 붙어 익었다.
맥이 인정하는바, 앤드류는 재능이 있었다. 렘도 그걸 알아봤다.
엔크리드와는 다른 방면으로 키우는 맛이 있는 놈이었다.
물론 딱 어느 정도까지만 손을 댔다. 야수의 심장이나 다른 건 보여 주지도, 말을 꺼내지도 않았다.
그건 함부로 알려 줄 그런 기술이 아니었으니.
앤드류에게는 그걸로도 충분하긴 했다.
그는 실제 재능이 있었다. 꽤 출중한 재능이.
단창이 날아오는 걸 본 앤드류가 검을 휘둘렀다. 우에서 좌로.
칼날이 창대가 아닌 창날 끝을 때렸다.
땅!
창이 직선 공격에 유리하다면, 횡 공격에는 짧은 무기인 검이 더 유리할 터.
단창이 옆으로 튕겨 나간 짧은 순간, 앤드류의 발이 자갈을 밟고 나아갔다.
잘그락.
공간을 좁힌다. 싸움의 시작도 발, 끝도 발임에.
“익!”
적병이 창을 당기며 팔꿈치를 휘둘렀다.
앤드류는 다가가는 속도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아래에서 위로 솟는 칼날이 놈의 팔뚝을 반쯤 쪼갰다.
부왁.
갬비슨을 입은 놈의 팔뚝에서 피가 뿌려지고.
후두둑 뿌려지는 핏방울 사이, 앤드류의 눈이 빛났다.
베고 끝낼 필요가 있나?
아니지. 이건 싸움이고 전쟁임에.
앤드류의 발이 다시금 움직였다. 왼쪽으로 한 발, 그대로 검을 다시금 휘둘러 딱 소리를 내며 창대를 후려치고.
회수한 검을 차분히 찔러 넣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였으나, 팔이 베여 통증에 정신을 못 차리는 적병에게는 충분한 속도였다.
푸그극.
적당한 저항감이 검을 쥔 그립에 느껴졌다.
갑옷과 투구 틈새에 틀어박힌 검이다. 앤드류가 반 뼘쯤 들어간 검을 뽑자 피가 울컥 하고 흘렀다.
“끄륵.”
적병이 비틀거리다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제 목을 손으로 막아보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실력 차이가 극명했다.
이는 앤드류가 뛰어나서 생긴 일이었다. 적병 또한 상당한 훈련을 받은 정병이었다.
이제까지 어지간한 아군 병사를 죽이던 그런 정병.
하지만 렘의 괴롭힘을 받은, 재능이 충만한 앤드류의 상대는 아니었다.
무릎을 꿇고 목을 앞으로 내밀며 쓰러진 상대가 손을 허우적거렸다.
숨이 얼마 안 남은 상대다. 놔둬도 죽을 것이나.
앤드류는 적의 뒤편에 선 채로 검을 수직으로 꽂아 넣었다.
푸욱.
확실히 죽인다. 그런 의지로 검이 목 뒤부터 들어가 적병의 남은 숨을 거뒀다.
침묵, 조용한 햇살, 그런 것들만 남았다.
한 발 뒤에서 지켜보던 크라이스는 엔크리드가 나선 것보다 지금이 오히려 더 좋은 수가 됐다고 생각했다.
생각지도 못한 사람의 활약이었다.
“미치광이 앤드류!”
거기에 그동안 아군의 사기를 갉아 먹은 이름이 실상은 적군의 악몽처럼 들리게끔 외치니.
곧 적의 정병을 죽인 앤드류의 이름이 사방에서 울렸다.
“우오오오오! 미치광이!”
“앤드류우우우!”
이건 뭔가.
엔크리드는 들으면서도 어깨를 으쓱했다.
생각보다 효과가 좋은데?
어째 자기가 환호를 듣는 기분도 들었다.
앤드류를 부르는 이름 사이로 미치광이, 구울 대가리를 죽인 영웅 같은 소리가 들렸음에.
렘이 낄낄 웃었다.
“보슈, 저 정도는 막내면 되지.”
언제부터 쟤가 막내였나.
“앤드류, 뒤로!”
맥이 앤드류에게 외쳤다. 이제 빠질 때였다.
앤드류가 뒤로 발을 몇 발짝 뗐다. 그러면서도 적 쪽을 바라보는 눈에 힘을 빼진 않았다.
“내 거 다 여물었다. 이 새끼들아!”
아이고, 저건 또 뭔 소리야.
맥은 황당했고.
“푸하.”
이번에는 엔크리드도 참지 못하고 웃어 버렸다. 분위기 좀 바꾸겠다고 놀렸더니, 앙금이 남았나?
“돌아와라. 앤드류.”
환호와 함께 적병을 죽인 앤드류의 귀환.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을 때다.
크라이스가 기대했던 것이 시작됐다.
이제까지 기다리던 마커스 대대장의 칼날이었다.
* * *
마커스는 슬슬 침이 마르기 시작했다.
‘뭐가 터져 주긴 해야 하는데.’
자신이 판단하기에는 숫자도 비슷, 훈련 정도도 비슷한데.
아즈펜 개새끼들이 솜씨 좋게 포장을 잘했다.
적병 중에서도 탁월한 실력을 갖춘 이들을 내보내 무슨 기사 간의 결투라도 하듯이 그런 걸 시작한 거다.
덕분에 사기는 바닥.
그래도 괜찮았다. 다만, 이런 분위기가 바뀌는 순간은 필요했고.
그걸 미치광이 소대를 보며 기대했는데.
정작 렘이란 야만인 출신 병사가 나서자.
‘왜 분위기가 더 구울처럼 되는 거냐?’
더럽고 추악하고 독도 섞인 그런 개 같은 분위기.
아군도 적군도 반응이 싸늘해졌다고 하니.
그러면 다른 곳에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해야 하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중 벌어진 일이었다.
이름도 모르는 미치광이 소대원, 숫자나 채우라고 자원을 받아 넣은 병사 중 하나가 손쉽게 적병을 꺾었다.
아슬아슬하게 이긴 것도 아니고 압도적으로.
지금이었다.
“보내!”
마커스의 말에 전령과 부관 둘 다 움직였다.
곧 대대장의 막사 위로 작은 깃발 하나가 올라갔고.
그 신호는 듬성듬성 바위가 있는 강에 가까운 곳에서 대기하던 부대 지휘관에게 닿았다.
아즈펜에 그레이 독이 있다면.
나우릴리아에는 변방의 학살자가 있었다.
그들은 전부 일당십의 병사였다.
‘병신.’
마커스는 적의 지휘관이 부린 어설픈 짓거리를 오히려 반겼다.
전장 분위기라는 건 한순간 바뀌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바닥에 떨어졌던 사기가 치솟는 순간, 그 반향은 더 큰 법이고.
여기에 마커스는 어차피 전장은 잘 죽이는 쪽이 이긴다고 생각하는 쪽이었다.
그러니까.
“다 죽여 버려라.”
마커스의 혼잣말은 어디에도 닿지 않았으나.
이미 명령은 떨어진바.
변방 수비대, 나우릴리아가 자랑하는 독립 중대는 한 몸처럼 움직여 적의 측면을 쳤다.
강변 어림, 바위나 물가에 숨어 몸집을 줄여 적은 숫자인 것처럼 가장한 것부터.
돌진해서 적과 조우한 시점까지.
전부 아즈펜 지휘관에게는 예상 밖의 일격이었다.
“쓸어.”
변방 수비대장이 말하고, 부대원은 그대로 행했다.
토레스도 그중 하나였다.
다가오는 적병이 창날을 들이밀었다. 손으로 날아오는 창대를 잡고 당기자 상대가 버티려 했고, 그 틈에 놈이 당기는 힘까지 이용, 붙어서 단검을 턱 밑에 박아 줬다.
퍽.
짤막한 소음과 함께 턱 밑에 쇳덩이로 만든 턱수염을 단 적병이 옆으로 쓰러졌다.
토레스는 단검을 회수할 틈도 없이 바로 다음 상대를 향해 달려들었다.
다른 수비대도 싸우기 바빴다.
장검 하나는 기가 막히게 다루는 효운도 그중 하나였다.
북방 출신 병사, 효운의 검이 춤추듯 날았다.
푹푹 하고 적병 둘의 목숨을 단숨에 뺏고서 반쯤 회전하며 검을 뿌려 냈다.
뻑!
그 강렬한 검격을 방패로 막은 적병의 발이 뒤로 떴다.
무겁고 묵직한 일격이었다.
뒤로 날아간 적병은 아이젠이 해치웠다.
아이젠의 특기는 트라이던트였다.
어부 출신인데 삼지창을 다루는 솜씨가 기가 막혔다.
아이젠의 창이 적병의 등을 찔렀다. 갬비슨을 파고든 삼지창의 가운데 창날이 적병의 등을 관통해 갑옷을 뚫고 배로 나왔다.
바니는 빠른 발이 특기였다.
여자인 게 하나도 불리할 게 없는 그런 병사이기도 했다.
바니는 적병 사이를 뛰어다니며 단검을 던지고 뒤로 훌쩍 빠져선 슬링으로 둥근 돌 같은 걸 던져 댔다.
퉁! 쌔액! 뻑!
돌덩어리에 머리통을 맞은 적병이 옆으로 허물어졌다. 가죽 투구 따위로 슬링에서 쏘아지는 탄환의 충격을 막을 순 없었다. 실상 돌을 깎아 만들기에 품이 많이 드는 소모품이지만, 효과는 출중했다.
변방 수비대는 각자 개성이 특출난 이들이었다.
집단전이 아닌 유격전에 특화된 이들이기도 했다.
그들은 그렇게 했다.
헤집고 죽이며 나아갔다.
토레스는 제 소대를 통제하며 한쪽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옆으로 효운이 붙어 검을 수차례 휘둘러 적병을 막아섰다.
장궁을 든 병사 무리 쪽, 그게 이들의 목표였다.
정확히는 궁병 지휘관의 멱을 따는 게 목적이었고.
변방 수비대의 각 소대는 각자의 목표물을 향해 움직였고.
그들이 움직임으로 전장이 크게 꿈틀거렸다.
적군의 지휘관은 한 번 틀어진 전장을 뒤엎기 위해 무리하지 않았다.
“퇴각해.”
변방 수비대는 그레이 독을 보내 막고.
나머지 병력은 뒤로 물렸다.
* * *
바람이라면 폭풍이요.
지진이라면 규모 있는 강진이고.
파도라면 해일과도 같았다.
본래 전장의 흐름은 그리 요동치기 마련이었다.
그동안 대치만 한 게 이상한 거지.
엔크리드도 변한 분위기를 읽었다.
변방 수비대의 움직임까지 보진 못했어도.
뭔가가 시작되긴 했다.
그게 아니라면.
“쏴!”
아군의 궁병대가 저리 행동하진 않을 듯하니.
투두두둥.
엔크리드와 미치광이 소대원들의 머리 위로 화살이 곡선을 그렸다.
그에 반해 적의 반격은 형편없었다.
화살 몇 개도 제대로 날아오지 않았다.
대신 발 빠른 정찰 특화 부대가 엔크리드의 뒤를 쫓았다.
“다 죽여, 살려 보내지 마라!”
쇠뇌와 가벼운 무장으로 뒤를 쫓는 이들이다.
엔크리드는 주변 상황을 인지했다.
“반전, 치고 옆으로 빠진다.”
이후 명령했다.
뒤를 쫓는 이들의 숫자는 많아야 스물.
그렇다면 피할 필요가 없다.
두 개 분대 정도야 뭐.
그러니 치워 버리면 되는 거였다.
“좋수다!”
렘이 신난 목소리로 외치며 도끼를 흔들었다.
얼마나 신났는지 좌우로 하도 도끼를 휘젓는 통에, 옆에 있던 엔리가 후다닥 옆으로 피하기도 했다.
“쇠뇌로 무장한 놈들입니다.”
뒤를 보고서 엔리가 외쳤다.
그게 문제가 되려나.
안 될 것이다.
엔크리드 자신도 몇 번이고 날아오는 화살을 피했다. 제 소대원이 그 정도 재주가 없을까.
알면 알수록, 실력이 늘면 늘수록 새로이 보이는 것들이다.
이들은 강하다.
곧 선두로 렘을.
그 뒤로 자리를 잡은 미치광이 소대가 발을 멈추고 왔던 길을 되돌며 돌격을 시도했다.
어쩌다 보니 아군의 선두가 됐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렘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