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 잘 보슈. 이게 다음에 배울 거니까.
나우릴리아의 선두에 있던 이들은 전부 봉급 병사.
크로나를 받고 훈련에만 열중하는 이들이란 소리였다.
그들은 훈련받은 대로, 단련한 대로 행동했다.
숏보우로 무장한 전위대, 급하면 정찰대가 되고 전투에서는 발 빠른 경갑 궁병대가 되는 이들이 전부 시위를 튕겼다.
투두두둥!
쉬이이이이익!
허공을 가르는 화살이 인간이라고 보기 어려운 거대한 그림자에 꽂혔다.
타다다닥!
병사 중 일부는 목표물을 맞혔다고 좋아했고.
그중 일부는 다시 왜 타다닥 이란 소리가 나는지 고개를 갸웃했고.
또 그중 일부는.
‘왜 안 멈춰 저거?’
그림자의 돌진 속도가 줄지 않은 것에 당황했다.
훅.
안개가 열린다. 거대한 덩치가 밀어낸 안개 너머.
덩치의 존재가 드러났다. 차라리 곰이라면 그러려니 했을 것이다.
안개가 흩어지며 뒤 편에 선 이들에게도 상대가 보였다.
물론 엔크리드의 눈에도 보였다.
부대의 중간쯤에 자리했음에도 선명히 눈에 들어온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인간을 벗어난 우람한 몸집이 원근감을 엉망으로 만들었으니.
첫인상은 거대한 고슴도치였다.
몸이 크다는 건 그만큼 큰 표적이라는 얘기였다.
아군 궁병대의 솜씨는 훌륭했다.
그의 몸 위로 수십 발의 화살이 꽂혀 있었다.
전부 세볼 순 없어도 최소 스무 발 이상이었다.
고로 화살 수십 발이 돋아난 듯한 거대한 고슴도치.
그게 첫인상이었다.
훙.
이후, 안개 너머에서 모습을 드러낸 놈은 손에 든 무언가를 크게 종으로 휘둘렀다. 뒤에서 앞으로 풀 스윙이다.
후아아앙!
바람이 터지는 소리 따위가 들렸다. 안개가 아까보다 더 밀려났다.
이후 등 뒤에서부터 앞으로, 놈의 양팔을 따라 손에 들린 게 바닥에 떨어졌다.
꽈-앙!
폭음이 터졌다. 무슨 마법사의 폭발 주문이라도 터진 듯한 그런 소리.
투석기에서 돌이 날아온 듯했으니, 참상은 당연했다.
“끄악!”
“으아아!”
비명의 합주가 터진다.
망치의 범위 안에 있던 병사는 토마토처럼 으깨졌고.
우측에 있던 병사 중 하나는 다리가 으스러졌다.
그게 재빨리 피한다고 피한 거였다.
왼편에 있던 병사는 망치의 풍압을 느꼈고, 반사적으로 방패를 들었다.
우직. 꽈직.
병사는 제 몸의 반이 찢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기름 먹여 만든 나무 버클러는 놈이 휘두른 폭력에 저항 비슷한 것도 못 했다.
방패가 썩은 나뭇가지처럼 깨지고 병사는 우측 반신이 찢겨 죽었다.
아니, 터져 죽었다.
망치가 만든 주문과도 같은 위력에 몸이 옆으로 튕겨 나갔고.
튕겨 나간 시신에서 핑크색 내장이 튀어나와 허공에 뿌려졌다.
피와 내장, 뼈, 살, 누군가의 팔다리 따위가 허공을 날았다.
본래는 누군가의 몸통에 붙어 그를 위해 맹렬히 일하던 신체의 일부들.
저게 전부 누구의 것인지 호기심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전면에서 저런 걸 맞았다면 이미 죽은 목숨일 테니.
다만, 오늘만큼은 벤젠스가 전면에 서지 않길 바랄 뿐.
푸후우.
일격 이후 멈춰 선 놈이 숨을 길게 내뱉는다. 고작 숨을 내쉬는 소리가 귀에 또렷하게 들렸다.
압도적인 존재감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손에 들린 건 자이언트 해머.
인간보다 월등히 큰 신장과 단단한 피부, 두꺼운 근육 등을 가진 존재였다.
프록만큼이나 위험한 종족, 거인족이었다.
인간보다 서너 배는 뛰어난 완력과 어지간한 칼질에는 베어지지도 않는 단단한 피부.
흔히 그들을 부르길 붉은 피의 마수라 했다.
놈은 자신의 망치가 만든 광경을 보더니, 콧노래 비슷한 걸 불렀다.
“크흐응!”
놈의 목소리는 깊은 동굴에서 터진 외침 같았다. 낮고 굵고 넓게 퍼졌다.
동굴 같은 콧노래가 퍼지자, 아군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거인족이라니.
이제까지 저런 게 어디 숨어 있다가 튀어나온단 말인가.
“씨, 피해!”
그나마 한 발짝 뒤에 있던 아군 병사가 외치고.
“벼-엉-시-인들.”
거인은 신이 난 듯 중얼거렸다.
동굴 깊은 곳에서 욕설이 흘러나왔다.
“으아아!”
봉급을 받음으로 전장에 특화된 이들이라고 해서 공포가 없을까. 두려움이 없을까.
그럴 리가.
전면부터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공포가 내려앉아, 병사 몇이 뒤로 물러나려고 했다.
그걸 지켜볼 순 없는 노릇이기에, 아군 지휘관이 외쳤다.
“물러나지 마라!”
채재쟁!
선봉 지휘관 몇이 검을 뽑았다. 뒤로 물러나도 죽인다는 의미였다.
“제기랄.”
어쩌란 건가.
선봉에 섰던 병사는 울고 싶었다.
개 같았다.
저런 걸 상대하라니.
거인의 전신을 보니 갑옷이 나무였다. 얇은 나무를 두른 전신 갑옷, 그 위에 꽂힌 화살들.
관절 부위 쪽으로 갑옷의 틈이 보였지만.
그곳에는 화살이 스치지도 못한 듯했다.
크흐흐.
거대한 고슴도치가 웃음을 흘리는 꼴이라니.
비명과 공황 상태에 빠진 병사 무리는 물러나지도, 그렇다고 다가가지도 못했다.
거인은 여유를 부렸다.
그가 보기에 이것들은 전부 벌레였다.
인간들이 자랑하는 그 기사란 것들만 아니라면.
그에게는 전부 벌레다. 잡아 죽이기 편한 그런 것들.
으깨고 터트리고 죽인다.
거인은 이 상황이 즐거웠다.
* * *
거인이라니.
엔크리드도 황당할 따름이었다.
어디서 저런 게 튀어나왔지?
그는 자신이 아는 거인에 관해 되새겼고, 자연스레 어디선가 들어 본 각 종족의 특징이 떠올랐다.
프록은 꿈, 욕망에 치여 살고.
요정은 자연을 숭상한다.
난쟁이는 금속에 미쳐 있고.
수인은 번식을 최우선으로 삼으며.
용인은 홀로 걷는 자들이라 했다.
그리고 거인은.
‘살육에 취하는 것들.’
죽고 죽이고 제 몸을 통해 실현하는 폭력을 사랑해, 그것에 취해 사는 것들.
그럼에도 그들은 대륙의 판권을 쥘 수 없었다.
어째서 그런가.
인간보다 떨어지는 지능과 더불어 군대가 되기에는 그들의 본능은 너무 위험했다.
피와 살육에 취하는 이들이니.
괜히 붉은 피의 마수라 불리는 게 아니었다.
죽고 죽이는 싸움에 미친 것들이니.
판권을 쥐기에는 정치적인 존재가 필요한 법인데, 거인은 그리될 수 없었다.
그리고 저 종족들 사이에 인간이 있었다.
‘인간은 무엇이든 될 수 있기에.’
프록, 요정, 난쟁이, 수인, 용인, 거인을 제치고 세상의 중심이 되었다.
거인이 조용히 주변을 감상하고.
선두에 선 병사들이 오줌만 지리지 않았을 뿐, 몸이 굳은 사이.
서걱.
엔크리드는 묘한 소리를 들었다.
파육음, 잘 갈아 둔 칼날로 살을 베는 소리였다.
직감 또는 육감 아니면 본능일지도 몰랐다.
고개가 돌아갔다.
엔크리드의 곁에 섰던 작센은 이미 그쪽을 향해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끅.”
“적이다!”
많은 숫자는 아니다. 엔크리드가 눈을 가늘게 떴다.
우측 측면이었다.
안개 때문에 시야가 가려진 틈에 거리를 좁힌 것들이다.
하나같이 재주가 좋아 보이는 열 명 내외의 부대로 보였다.
고작 저 숫자로 여기를 치고 들어온다? 실력에 자신이 있다는 거다.
“거인으로 시선을 끌고 우측을 친 거라면, 왼쪽에도 뭐가 나올 겁니다. 젠장, 이거 제대로 걸려 버린 것 같은데요.”
크라이스가 좌우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뭐가 보이긴 하려나.
제 눈에도 뭐가 안 보이면 크라이스의 눈에는 안개가 전부일 거다.
그는 의외로 거인을 보고 겁을 집어먹지 않았다.
대신 눈알을 미친 듯이 굴리더니 말했다.
“여기서 막아야 합니다.”
실상 크라이스의 머릿속에는 몇 가지 상황과 가정이 떠올랐다.
적군의 노림수가 무엇인지도 보였고.
전장이 상대에게 유리하다고도 생각했다. 아군의 지휘관이 노리는 바도 대강 예상됐다.
안개를 이용하는 게 꼭 적만은 아니니까.
적군이 강을 통해 후방 진지를 노렸다면 아군은 왜 그럴 수 없는가.
그게 아마도 지금 전장에서 변방 수비대가 보이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상대는 숨었고, 아군은 여유로웠다.
선택지가 많은 건 이쪽이었다.
그렇기에 지휘관은 선택했을 것이다.
‘본대는 병사들의 머릿수로 버티고.’
이전 전투에서 승리했기에 머릿수 차이가 생겼을 테니.
비슷한 훈련 정도와 사기도 이쪽이 높다면 누가 유리하겠나.
그레이 독, 집요한 사랑꾼이라는 독립 중대가 아무리 날뛴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 법이었다.
독립 중대의 숫자가 많으면 얼마나 된다고, 잘해야 이백에서 삼백이다.
거기에 이런저런 정보도 알고 있다.
가령 제 휘하의 소대장 하나가 크로스 가드에서 그레이 독 부대 일부와 싸워 그들을 죽였다는 것.
그럼 남은 부대원이 얼마나 있겠나.
넉넉하게 사백 명으로 편제한 부대라 해도 지금쯤은 잘해야 이백 명이나 남았을까.
그걸 대대장도 알겠지.
그래서 적군이 택한 건 무엇인가.
‘전면에 몰방.’
가진 거 다 걸고 뛰쳐나왔다.
이대로 승리하거나, 아니면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감수하거나.
그걸 위해 준비한 수단.
거인만 있는 건 아닐 것이다.
크라이스의 머리는 이 모든 걸 단숨에 연산하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고 전부 설명하진 않았다. 이 순간 살아남기 위해, 소대장의 천막 안에서 숨을 쉬기 위해서 가장 나은 선택을 할 뿐.
“거인이 전부가 아닙니다. 여기서 선두를 못 막으면 끝장입니다.”
담백한 사실을 던진다. 이제 이걸 맞닥뜨려 해결할 건 본인이 아니었다.
변방 수비대는 자리를 비웠고.
아군의 본대는 버티기를 전제로 깔았는데.
이건 뭐, 잘못하면 역으로 전멸당하게 생긴 상황.
그럼, 우리에게 남은 수는 무엇이 있나.
없진 않았다. 크라이스는 프록과 싸우던 제 소대장을 봤고.
그런 소대장과 어울리는 소대원을 봤다.
“대장.”
크라이스가 엔크리드를 불렀고 설명했다.
엔크리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크라이스의 말을 듣고서도 그 뒤의 상황을 전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제는 대련하느라 바빴고 푹 자려고 했는데 꿈자리도 개 같았다.
다만, 지금 크라이스의 눈에서 빛이 스며 나오는 것 같긴 했다.
마치 어제의 라그나처럼.
뭔가 신이 난 렘처럼.
친절해진 작센처럼.
마음이 편해진 아우딘처럼.
“그래. 알았다.”
그래서 답해 줬고.
엔크리드는 시선을 좌우로 뿌렸다.
우측에는 일개 분대급 전력으로 보였다.
하나둘은 아닌 것 같고 최소 다섯 이상?
왼쪽은 뭘까?
“왼쪽은 동족인 것 같군.”
언제 이렇게 가까이 온 건지, 요정 중대장이었다.
근데 지휘관은 조금 더 뒤에서 버티고 있어야 하지 않나?
“왼쪽은 내가 막을 거다.”
아니, 그걸 왜 여기에 말하고 가는 건가.
요정 중대장이 힐끔 엔크리드를 바라봤다.
둘의 눈이 마주쳤다.
“왜? 축복의 키스라도 필요한가?”
“아니요, 필요 없습니다.”
왜 이 순간 에스터 생각이 나는 걸까.
어린 표범은 뒤에서 잘 숨어 있겠지?
엔크리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요정 중대장은 농담을 던져 놓고선 평소와 똑같았다. 웃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바라보다가 왼편으로 움직였다.
그녀의 등을 따라 병력 일부가 따라갔다.
엔크리드를 위해 만든 독립 중대가 아니더라도.
요정 중대장은 제 중대에서 발 빠르고 손재주 좋은 이들을 몇 뽑아서 데리고 다녔다.
중대장 호위 부대 같은 개념이었는데.
어찌 보면 4중대의 정예병 같기도 했다.
그리 중대장이 움직이는 사이다.
“좋수다. 좋아.”
렘이 고개를 끄덕였다.
렘은 기분이 좋았다. 정말 무척 좋았다.
이유? 굳이 꼽자면 어제의 대련 때문이라고 해야 할 터였다.
그러니까 그동안 뭔가 짜증이 잔뜩 났었다.
뭔가 싸움 같은 싸움도 안 하고.
별 병신같은 결투 따위나 하고.
나서기도 싫은데 거기에 엔크리드도 없고.
돌아온 엔크리드는 손목이 다쳐서 왔네?
쌓이고 쌓인 짜증이 심장 어림을 간질간질 건드렸다.
그 모든 게 폭발하기 직전, 소대장이 돌아왔고.
몸도 금세 멀쩡해졌다.
그리 그와 검과 도끼로 대화를 나눴다.
그때 그 순간을 뭐라고 해야 할까.
그냥 그러니까.
‘존나 재밌었지.’
한순간 짜증이 확 날아갔다.
묘하게 신경 쓰이던 모든 것들이 사라졌다.
가뿐한 마음.
이런 기분을 언제 느껴 봤더라.
적어도 이쪽 대륙에 넘어와선 처음인 것 같은데.
이쪽 대륙에서는 아니지만, 다른 곳에서는 느껴 본 기분이었다.
렘은 지금 순간과 유사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첫 전장에 나섰을 때였다.
그때, 참으로 재밌었다. 정말 즐거웠다. 너무 신이 나서 혀를 내밀고 날뛰었었지.
상념을 날린 뒤, 렘은 웃었다. 웃으며 말했다.
“잘 보슈. 이게 다음에 배울 거니까.”
말하고 툭툭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투구 사이로 긴장과 두려움의 시선을 뿌리는 병사 무리를 감상하며 신나게 웃음을 쪼개고 있는 거인을 향해서다.
일직선으로 걷는 렘이 아군 병사를 밀쳤다.
힘없이 밀려나며 열리는 길이다.
“나와, 새끼들아.”
렘은 평소와 같은 것 같았으나.
확실히 기분은 좋은 것 같긴 했다. 그것도 아주 드물 정도로 무척이나 들뜬 그런 느낌이다.
엔크리드는 그저 지켜봤다.
잘 보라고 했으나, 잘 봐야지.
“저쪽은 제가.”
라그나도 무슨 일인지, 오늘은 의욕이 넘쳐 보였다. 우측 소란을 향해 나선다는 소리다.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도 렘과 비슷했다.
엔크리드와 나눈 검의 대화.
쌓이고 쌓인 욕구가 풀어졌다. 마음이 편해졌다. 게으름을 피우기보다는 검을 들고 휘두르고 싶어졌으니.
“혼자 가면 안 되잖아.”
엔크리드가 걱정을 남기자, 라그나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럼 저거 끝나고 가죠. 그리 길진 않을 것 같으니.”
우측에서 밀고 들어온 적군에 아군이 썰리든 말든.
라그나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엔크리드는 우측에 쳐들어오는 적을 상대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딱 봐도 기동력을 살린 별동대다.
차라리 끌어들여 상대하는 건 어떨까 싶어 생각하는 사이.
아군 지휘관이 먼저 움직였다.
“뒤로 물러나! 병신같이 앞에서 싸우다 뒈지지 말고 뭉쳐라! 아군과 등을 맞대!”
익숙한 목소리, 벤젠스다.
잘하고 있네.
우측에 들어오는 놈들은 안쪽으로 끌어당겨 상대하는 거로 한다면, 시간이 좀 있을 터였다.
아예 도망 못 가게 좀 깊게 끌어들일 시간도 필요할 테고.
“그럼, 저도 슬슬 가 보지요.”
아우딘이 말하며 성큼성큼 한쪽을 향해 걷기 시작하고.
작센은 진즉부터 보이지 않았다.
소대원 전부 뭐라 말할 수 없는 짜증이 해소된 뒤였다.
다들 발걸음이 가뿐했다.
엔크리드와 대련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으니.
아주 잠시, 그러니까 우측에 적이 들어오는 걸 기다리는 사이, 엔크리드는 렘을 주시했다.
렘이 다가오든 말든, 막 거인이 제 망치를 재차 휘두르려 당겨 올리는 게 보였다.
압도적인 폭력성.
거인의 힘이 여실히 느껴지는 일격.
아찔함이 느껴졌다.
자신이라면 저걸 어떻게 받아 낼까.
그리고 렘은 엔크리드의 예상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과연 렘은 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