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 용납, 인정, 수긍
크라이스는 돌돌 만 양피지를 품에 다시 여미며 입을 열었다.
험한 길이다. 비스듬한 바윗길에 경사도 진 길, 덕분에 숨이 턱턱 찼다.
그래도 입을 못 열 정도는 아니었다.
“렘은, 렘은요.”
후우.
말 한마디를 뱉고 바위틈에 발을 밀어 넣었다. 조금 아찔한데?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손이 보였다. 엔크리드가 뻗은 손이다.
그 손을 맞잡고 크라이스가 몸을 끌어 올렸다.
뒤로 커다란 바위가 천혜의 방패가 되어 주는 바위산이었다.
하필 길을 골라도 험한 길을 고르긴 했다.
뭐, 이래야 의미가 있긴 했으니.
당장 화살이 날아오지 않는 것만 봐도 유효하지 않나.
“성격만 빼면 정말 괜찮은 병사가 아닐까 싶은데요.”
크라이스의 말에 엔크리드가 바위를 밟고 옆쪽 바위에 등을 비스듬히 기대서서 고개를 돌려 크라이스를 바라봤다.
“실력만 보자면.”
엔크리드가 입을 열다가 다물었다.
실력만 보자면 괜찮은 정도가 아닐 테니까.
렘의 성격이 유들유들했다면?
그런 엔크리드를 향해 크라이스가 재차 물었다.
“괜찮겠죠?”
제가 짠 작전임에도 불안감을 보이는 건 성격 때문이리라.
태평하게 시간을 보내면서도 크라이스는 혹 무슨 일이 생길까 싶어 제 물건을 막사 근처에 몰래 숨겨 두는 그런 놈이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도시 내에서도 이런저런 걸 좀 숨겨 뒀을 거다.
“갑자기 적군이 몰려와서 기습할지도 모르잖아요. 이거 숨기고 죽으면 억울해서 영혼이 될 것 같긴 하지만.”
그런 낌새도 없었고.
그런 일이 불가능함에도.
“불안해서 그래요. 불안해서.”
항상 이리 말하던 눈 큰 부하다.
그래, 그럴 수 있지.
사람 전부 다 다른 법 아니겠나.
크라이스에 비하면 자신은 태평한 편일 것이다.
잠시 빤히 쳐다보던 엔크리드가 크라이스의 괜찮냐는 물음에 입을 열었다.
“제가 하겠다고 했으니, 알아서 하겠지.”
렘은 그런 놈이었다. 손을 안 대면 모를까 하겠다면 하는 놈.
“배울 거요?”
처음 야수의 심장을 가르쳐 줄 때도 그러지 않았던가.
누가 그리도 쉽게 제 기술을 알려 줄까.
“잘 보슈, 다음에 배울 거니까.”
괴력의 심장을 보일 때도 마찬가지.
거인을 죽이겠다고 했고, 죽였다.
새삼 생각해 보면.
‘신기한 놈이긴 하지.’
그러니 제가 말한 대로 할 것이다.
가기 전에 뭐라고 했더라.
사냥꾼과 저격수의 차이? 그리고 또 덧붙인 말도 있었다.
“매 새끼 대가리에 이거 꽂아 주고 오겠수다.”
놈이 쏜 화살을 허리춤에 꽂고서 그리 말했었다. 그러니 알아서 할 것이다.
“여기부터는 숨기 어렵겠는데.”
앞에서 핀이 말했다. 이제까지는 바위와 바위 사이로 움직였다.
더 높은 곳을 차지하지 못하면 사출 무기에 몸을 숨기는 경로, 그런 길을 찾아 걸었다.
핀이 뛰어난 레인져라는 걸 새삼 알게 해 주는 순간이라고 해야 할까.
그 덕에 지금까진 잘 피했으나.
레인져의 재주가 방패가 되는 시점이 끝났으니.
엔크리드는 속으로 시간을 가늠했다. 슬슬 렘이 뭘 할 시간이 된 것 같은데.
바위산을 끼고 움직인 참이다. 이대로 왼편으로 내려가면 본대 합류, 그대로 복귀인데.
“기다리면 되겠는데.”
엔크리드가 말했다. 그 말에 핀은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보기에 이들 사이에는 뭔가 끈끈함 같은 게 있었다.
홀로 수풀 사이로 사라진 렘이 알아서 하리라는 그런 믿음, 그런 게 엔크리드의 말에서 엿보였다.
그럼 다른 대원들은?
앤드류와 맥을 제외한 나머지는 태평할 따름이다.
“주께서 기뻐하심에, 곁에 신도를 보냈나이다. 믿음이 없는 자 회개하게 하시어 곁에 두시되 그들의 죄를 꾸짖고 사하여 주소서.”
아우딘은 기도를.
작센이란 친구는 웬 스틸레토 한 자루의 칼날을 살피는 중인데, 무표정임에도 묘하게 취한 얼굴처럼 보였다.
칼날에 취해? 핀이 보기에도 예사 물건은 아닌 것 같긴 하지만.
단검 한 자루를 저리 애지중지할 것 같진 않은데, 숫제 얼굴에 쉬이 볼 수 없는 생기도 감도는 것 같고.
게으름뱅이는 널브러졌다.
바위틈으로 용케 몸을 밀어 넣더니, 검 두 자루를 품에 안고 눈을 감았다.
“잠이 부족해.”
홀로 중얼거리는 걸 보니, 과연 정상이 아니다.
‘이거 놔둬도 되나?’
되겠지?
핀 개인의 판단으로는 움직여야 할 때다. 멀리서 백발백중을 넘어선 활의 달인이 있음에.
위협이다. 목숨이 간당간당한 순간인지도 몰랐다.
“괜찮을 것 같아요.”
옆에서 입을 연 작자는 눈 큰 병사, 크라이스였다.
연신 불안하다고 하면서도 끝내 괜찮다는 말을 뱉는다. 그러곤 이어 뱉은 말이 더 가관이었다.
“이제 변수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무슨 변수?
따로 설명은 없었다.
핀이 일부러 몸을 내밀어 뒤쪽을 살폈다. 표적이 되어 적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함인데, 화살이 날아오는 일은 없었다.
* * *
‘거, 옛날 생각나네.’
한때 초원을 침대 삼고, 하늘을 이불 삼아 살았던 나날.
산등성이를 놀이터 삼아 뛰어놀던 시간.
그때의 자신은 어땠는가.
훌륭하고 뛰어난 사냥꾼이자, 누군가의 기대를 끌어안은 사람이었다.
책임과 의무 사이, 권력을 논하던 시기.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던 순간들이다.
이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순간이기도 하고.
어쩌겠나.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살아야 하는 법이다.
이제 서부는 개척지가 되었으니.
용납과 수긍.
렘은 그걸 엔크리드를 보며 배웠다.
어찌 보면, 제 소대장은 절대 용납하고 수긍하지 않는 인간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또 다른 일면으론 그는 용납하고 수긍하며 인정하는 인간이기도 했다.
‘그 실력에, 그 재능에.’
포기하지 않음으로 기사가 되겠다고?
그건 자살 시도였다. 제 몸과 마음을 동시에 죽이는 행위였다.
그런데도 나아간다. 그 뒷모습을 보고 있자면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어떻게 인간이 저럴 수 있나.
그리 의문을 품자, 드는 생각이다.
‘재능이 없다는 걸 인정하는 것부터.’
엔크리드의 시작은 그거였다. 인정하고 용납하고 수긍하는 것.
자신이 가진 바를 되새긴 뒤, 그는 무엇을 했는가.
나아갔다. 정말 뒈지기 전까지는 몸에 붙이기 어려우리라 생각했던 야수의 심장을 가졌고.
이제는 그 심장에 괴력도 머무르니.
그는 수긍했고 인정했고 용납한 뒤, 내일을 위해 걸었다.
동이 틀 때나, 해가 질 때나 한결같이.
역시나 소대장을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졌다.
렘은 소리 없는 미소를 보였다.
괜히 기분이 좋아지니.
‘오랜만에.’
신나게 도끼나 휘둘러 볼 마음이 든다. 사냥이란 두 글자에 몸을 맡겼던 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매 발톱의 흔적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렘은 패스파인더도 아니고 레인져도 아니었다.
하지만 사냥꾼이긴 했다.
사냥꾼이란 무엇인가.
잘 걷는 자를 패스파인더라 하고.
잘 걷고 잘 싸우는 자를 레인져라 하기로 했다.
정찰대 중에서도 특화된 이들, 레인져다. 그러면 그들은 사냥꾼인가? 토끼 몇 마리 잡았다고 사냥꾼이라 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럼 사냥꾼은 무엇인가.
‘뭐긴 뭐겠냐.’
목표한 걸 제대로 잡아내는 놈들이지.
대륙 놈들은, 상태가 안 좋은 것들이 많았다.
엔리라고 했던가? 평원 사냥꾼? 아니, 그딴 게 사냥꾼이라고?
제 부족이었다면 엔리는 사냥꾼이 아니라 길잡이도 될 수 없었다.
그건 반쪽짜리도 안 된다.
부족에서 이르길, 사냥꾼이란 사냥감을 죽이고 잡아채는 이들.
부족의 생계를 꾸려 나가는 이들.
‘찾았네.’
생각의 끝, 렘의 눈에 제 사냥감이 보였다.
코를 씰룩이며 냄새를 쫓아, 우회해서 뒤를 잡은 참이었다.
흔적을 지우는 거? 그건 일도 아니었다.
소리를 내지 않고 걷는 것만이라면 음흉한 들고양이만큼이나 렘도 자신 있었으니.
렘의 기준에서 보자면 사냥감에도 쉬운 게 있고 어려운 게 있었는데.
지금은 가장 쉬운 사냥감이라 할 수 있었다.
제 사냥감에 정신이 팔린 머저리, 그것만큼 쉬운 상대가 어디 있겠나.
걸음은 서부 야생에서 가장 훌륭한 사냥꾼인 얼룩무늬 맹수처럼.
호흡은 길고 느리게, 기척을 숨길 때는 숨을 참는다. 이건 서부 호수의 사냥꾼이라 불리는 둥근 머리 맹수를 흉내 냈다.
옷깃이 스치는 소리가 좀 나긴 했지만, 무시했다.
상대가 앞쪽에 정신이 팔렸으니.
그렇게 꽁무니를 잡아챈 뒤다. 렘이 가장 뒤에 있는 놈의 뒤에 바짝 붙었다.
그때까지도 상대는 렘의 존재를 몰랐다.
적은 더 높은 지대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었다.
그러니까 아래에서 위쪽으로 줄줄이 이어져 걷는 모양새였다.
렘이 손을 뻗었다.
그대로 앞서 걷는 이의 왼쪽 어깨에 손을 댔다. 상대가 흠칫 놀라며 몸을 팩 돌렸다.
‘반응 속도 좋고.’
렘은 왼쪽 어깨를 툭 치자마자 우측으로 움직였다. 렘의 움직임은 유령처럼 빨랐고, 표범처럼 조용했다.
상대 쪽에서 보자면 왼쪽 뒤에서 손길을 느끼고 시선을 돌리니, 아무것도 안 나오는 격이다.
퍽!
이후는 뭐, 도끼질이다.
틀어진 목덜미에 장작 패듯 휘두른 도끼질.
파육음과 함께 피가 튀었다.
후두둑 하고 쏟아지는 피가 볼에 튀었다.
렘은 미소 대신 자신의 회색 눈깔로 뒤를 돌아본 놈들을 감상했다.
하나같이 기겁한 얼굴.
놀란 눈.
크게 뜨인 그 눈이 초식동물, 사슴 따위를 떠올리게 했다.
저리 놀란 얼굴을 보는 게 사냥의 희열 중 하나라고, 해야 할까나.
“……기습!”
“시발!”
“막아!”
욕설과 함께 부산스러운 행동이 이어졌다.
달려들 듯 렘이 몸을 낮추자, 상대 쪽에서도 반응했다.
정확히는 셋이 채채챙! 하고 숏소드를 뽑았다.
여전히 드는 생각, 반응이 좋다.
렘은 오른쪽 어깨를 한 번 털고 왼손을 움직였다.
간단한 속임수다.
오른손에 도끼가 들렸으니, 거기에 의식이 쏠려 있을 것 아닌가.
아니나 다를까. 상대의 시선이 오른쪽 어깨에 머물렀다.
그사이, 렘의 왼손에서 떠난 손도끼 하나가 훙 하고 날아가선 뒤쪽에 있던 화살을 든 놈 이마에 꽂혔다.
맞은 놈의 발이 떠오르며 뒤로 날았다.
“산개!”
그중 한 놈이 외친다. 역시 반응이 좋다니까.
모여 있으면 죽는다. 한눈에 실력 차이를 알아봤을까?
아니면 그저 직감에 따른 명령인가.
어쨌든 시의적절했다.
산개라는 외침이 터졌으나, 검을 든 셋은 반대로 렘에게 달려들었다.
약속된 행동이었다.
이후, 다섯은 도주했다. 잽싸게 좌우로 흩어지며 바위산을 타고 내려가고, 한 놈은 오히려 더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본래 열 명 중 둘이 죽었으니.
렘은 생각하며 도끼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상대가 될 턱이 없었다.
덤비며 쪼개고 썬다. 단순한 동작이 적에게는 사신의 낫과 같았다.
썰리고 죽은 이들 사이, 피를 뒤집어쓴 회색 머리칼의 사냥꾼이 코를 씰룩였다.
피비린내 사이로 퍼지는 인간의 향기.
부족의 훈련을 받은 사냥꾼이 다시금 발을 놀렸다.
렘은 한 명도 놓칠 생각이 없었다.
* * *
‘이게 무슨.’
매 발톱은 쫓기는 기분을 여실히 느꼈다.
그러니 황당한 거다.
아즈펜의 산골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활 다루는 재주를 타고났다.
열다섯에 마을 최고의 사냥꾼이 된 건 당연했다. 적어도 그에게는 그게 당연한 일이었다.
쏘는 족족 맞혔고, 죽이기 위해 어딜 맞춰야 하는지도 빤히 보였으니.
마을을 떠나 용병이 된 후엔 명성이란 걸 얻었고, 그걸 토대로 귀족의 눈에 들었고.
이후 군에 종군.
새로운 신분과 부유함이 보장된 삶의 시작이었다.
“공국의 일원이 되는 건 어떠한가?”
실제 자신이 구한 귀족의 양자로 들어가기 직전이기도 했다.
열 살도 차이 나지 않은 양아버지라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신분이 중요했을 뿐이다.
이번 일만 끝내고 돌아가면 그리될 일이었다.
“새로이 얻은 영지를 내줄 것이다.”
양아버지의 말이었다.
매 발톱은 그럴 수 있었다. 영지의 주인, 신분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잘하면 배다른 누이와 성혼을 올릴 수도 있었을 텐데.
휘릭. 퍽!
“꺽!”
허벅지 뒤쪽에 뭔가가 날아와 꽂혔다. 매 발톱은 끔찍한 통증을 느끼며 앞으로 굴렀다.
쿵 하고 머리를 바위에 찧기도 했다. 앞이 빙글빙글 돌았다.
시야가 제대로 트이지 않아 한참 숨을 고르고 있으니, 그제야 앞이 보였다.
“쿨럭.”
그리 시야가 트이자, 속이 뒤집혔다. 기침이 절로 나왔다. 구역질이 나올 것 같은 걸 꾹 참고 앞을 보니.
“잘 뛰네. 너.”
사신이 보였다. 회색 머리칼의 사신이다.
“어떻게.”
매 발톱은 물었다. 어떻게 자신의 뒤를 쫓았는가.
왜 자신은 저자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했는가, 많은 의문이 담긴 말이었다.
렘은 사냥감과 말을 나누지 않았다.
푹.
매 발톱의 목에 본인이 쐈던 화살이 박혔다. 부드러운 목을 뚫은 화살촉이 목 뒤를 뚫고 나왔다.
꾸륵꾸륵 피거품이 생기며 목을 타고 핏물이 흘러내렸다.
암회색 바위가 빨갛게 물든다.
“흠.”
렘은 자신이 만든 조형물을 잠시 감상한 뒤 손을 털었다.
오랜만의 사냥이었는데, 사냥감이 너무 싱거웠다.
그게 퍽 안타깝긴 해도, 이미 지나간 일이다.
인정과 용납, 수긍.
여전히 같은 생각이 이어진다. 사냥하는 내내 렘은 소대장을 떠올렸다.
자신도 그리 살면 어찌 되는 걸까.
요새 그의 머릿속을 채우는 질문이었다.
* * *
마커스는 제 부대를 크로스 가드를 향해 진격시켰다.
딱 이틀만, 평범한 행군 속도로.
아니, 평범 이하였다.
쉴 거 다 쉬면서 갔으니.
‘이게 먹힐까?’
안 먹히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걸 제안한 엔크리드란 친구에게 물어야 할까.
아니, 제 부관들이 그 정도로 머저리는 아니었다.
“그냥 물러나면 됩니다. 속든 속지 않든, 적은 의식할 수밖에 없을 테니.”
“실제 도시를 치는 건 하책이지만, 이건, 전략을 제안한 게 누구라고 했습니까?”
요정 중대장을 통해, 더 정확히는 엔크리드를 통해 말을 전한 소대원.
이름이 크라이스였던가.
어째 그쪽 소대는 정상적인 놈이 없군.
기책이라고 해도 좋았다.
도시를 치는 척, 부대를 우회해라.
그대로 본대 꼬리랑 붙여서 우회로를 막으며 된다.
적군이 도시 방어나 우회로에 전력을 투입하면?
성공이라고 했다.
반대로 꼼짝도 하지 않으면? 그것도 성공이었다.
그걸 위해 미치광이 소대가 출진하지 않았나.
적의 뒤통수를 후려칠 순 없어도 손가락을 튕겨 때리고 돌아올 순 있을 거라고.
마커스는 그 손가락이 꽤 단단하리라 생각했다.
‘대륙에서 제일 강력한 딱밤일지도?’
푸하.
그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나왔다.
어찌 됐든 그리 작전대로 이틀, 상황을 파악한 뒤 사흘에서 나흘.
그대로 했다.
나흘 넘게 진군하다가 방향을 틀었다. 다시 귀환이다.
마커스는 돌아가는 길도 서두르지 않았다.
기왕이면 그들을 보고 싶었으니까.
그 기대는 충족됐다.
“미치광이 소대, 소대장 외 칠인, 복귀했습니다.”
유격 작전에 나간 이들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