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 크라이스, 그어 버려라.
“에스터, 같이 가자. 크라이스 넌, 당장 이장을 찾아가라.”
“네?”
크라이스가 되묻는다. 황당한 기색이었다. 뭐, 어색한 연기는 끝이었다. 필요도 없고 의미도 없다.
“가서 전해라. 지금부터 도시의 모든 병력은 내가 지휘한다고.”
“갑자기요?”
“그래, 갑자기. 따르지 않으면 이걸 보여 줘. 명령 불이행은 즉결 처분이라고 말하고.”
명령서를 건네주고, 엔크리드도 몸을 돌렸다.
“대장은 어디 가는데요?”
크라이스는 눈치가 빨랐다. 엔크리드의 태도에서 뭔가를 느꼈다.
“문 앞에, 혹 이장 쪽에서 반항하면 그 작자를 인질로 잡든 해서 버티고.”
“……에?”
마지막 말은 반농담이었다.
엔크리드는 그대로 달렸다. 탁탁하고 뛰는 걸음에 맞춰, 몸 위에 걸친 갑옷에서 절그럭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꽤 뛰기 불편하다.
그렇다고 해서 벗을 순 없지만.
톡톡, 엔크리드보다 배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뛰는 에스터가 옆에서 힐끗 엔크리드를 바라봤다.
“묻지 말고 그냥 따라와 주라. 시간 없다.”
에스터에게 말하자, 표범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건 진짜 사람 같다니까.
그렇게 도착한 정문이다. 아직 동이 트지 않았으니, 늦진 않았다.
‘안 늦었고.’
일단 시간은 지켰다.
본래 문 앞을 지키는 자경단은 다섯 명이다.
망루에 둘, 밑에 둘, 거기에 조장급 하나.
조장이야, 성문 옆에 만든 초소 안에 있을 거고.
조장을 제하면 총 넷인데, 넷 다 싸움이 일어나면 망루 위에서 버티곤 했다. 마물의 편에 서서 망루 위를 오르려는 아군의 얼굴에 화살을 쏴 버리는 놈들이다.
엔크리에게는 더없이 익숙한 낯짝이었다.
“에? 뭡니까?”
그중 서글서글한 인상의 남자가 물었다.
엔크리드는 방책의 문 앞에 서서 버티는 둘을 두고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 이곳 지휘권은 본 소대장에게 이양됐다.”
“……네?”
황당한 표정을 보이는 놈에게 엔크리드는 이어 말했다.
“내가 마을 경비 책임자라고.”
도이치 풀만이 이런 걸 경계했던가.
그 경계가 현실이 됐다.
겉으로 도이치 풀만의 부하를 표방하는 놈의 표정이 굳었다.
“우리 대장 허락은 받았고?”
그러자 초소에서 나와 머리를 쑥 들이미는 친구가 있었다.
단창을 든 용병이다. 도이치 풀만의 부하 중 하나이자, 조장이다.
물론 그게 중요한 건 아니었다.
“불만 있나? 명령서를 가지고 온 시점에서 내가 책임자가 되는 건 당연한데.”
“언제부터? 아니, 언제까지 대장 노릇을 하시게?”
“지금부터 할 거고, 콜로니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할 거다.”
순순히 대답하자 남자가 미간을 찌푸렸다. 인상을 쓰니 가히 살벌한 얼굴이었다.
“시벌, 장난하나, 야, 너 샌님, 내가 만만하냐?”
뭐랄까, 예상한 반응인지라, 엔크리드는 준비한 말을 뱉었다.
“불만 있으면 멀쩡한 주먹 대신 혀를 쓰진 않아도 좋다.”
“이게 진짜 미쳤나.”
남자가 다가왔다. 대뜸 무기를 휘두르진 않았으나, 한 방 먹일 생각임은 분명했다.
다가온 놈이 냅다 주먹을 휘둘렀다.
주먹이 휙 날아오고, 엔크리드는 꼼짝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 주먹이 닿기 전 고개만 꺾어 피한 뒤, 왼발을 내밀어 상대의 발목을 걷어찼다.
피하고 걷어차는 게 한 동작처럼 보이는 유려함이다.
예상하지 못한 그 일격에 남자는 발이 걸려 앞으로 기우뚱 균형을 잃었고.
엔크리드는 균형을 잃은 남자의 몸을 왼손으로 툭 밀었다.
“어, 어.”
콰당.
그대로 옆으로 넘어진 남자다.
얼굴이 붉어진 남자가 단창을 지팡이 삼아 일어나려는 순간이다.
치링.
검이 뽑히는 소리.
그와 동시에 목에 닿는 칼날.
“일어나지 마라. 반항하지 마라. 항명은 즉결 처형이다.”
칼날이 목에 닿아 있다면, 특히나 그 칼날의 날이 파랗게 선 걸 봤다면, 함부로 입을 열긴 어려우리라.
남자도 그랬다.
꿀꺽, 침을 삼킨 남자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여기 자경단 숫자가 몇인 줄 아는 거요? 감, 감당할 수 없을 건데.”
협박이었으나, 협박처럼 들리진 않았다.
누가 봐도 겁먹은 목소리였으니.
엔크리드는 죽일 생각이 없었다.
그저 이렇게 하면 반응이 오리라 생각했다.
단순한 원리였다.
‘놀과 하이에나는 어떻게 안으로 들어왔나.’
두꺼운 통나무 방벽이 어찌하여 인간의 창살이 되었나.
이곳은 왜 놈들의 만찬장이 되었나.
안에 놈들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담을 넘어서? 그건 아닐 것이다. 놀은 하체가 발달하지 않은 마물이다.
하이에나도 마찬가지다.
마물과 마수가 넘을 수 없는 방벽이다.
그럼 부숴서 들어왔나, 어림도 없는 소리지.
답은 하나다. 문이 열렸다.
그럼 이만한 마물의 숫자가 올 때까지 왜 어떤 반응도 없었나.
처음에는 가설을 세웠고 몇 차례의 오늘에서 확인했다.
문을 열어 준 놈, 유죄다.
망루에 있는 놈, 보고 말하지 않았다. 유죄다.
검을 쥔 그대로 엔크리드의 시선은 비상종을 찾았다.
문 옆에 있었다.
저 종이 울린 거니, 이곳에서 무죄는 한 명.
그건 지금 쓰러진 이 친구다.
그럼, 여기서 상대 반응은?
기다리고 있던 일이었다.
망루 위였다. 여자 병사 하나가 활을 들었다. 소리 없이 들고 겨누고 쏜다. 주변을 의식하고 있던 엔크리드는 가볍게 땅을 찼다.
퉁!
시위를 놓는 소리와 동시다. 엔크리드가 있던 자리에 화살이 퍽 소리와 함께 박혔다.
“……미친! 쏘지 마!”
엔크리드에게 당한 조장이 그걸 보고 기겁해 외쳤으나, 그의 말을 들을 턱이 있나.
“죽여라.”
문 앞에 서 있던 서글서글하게 웃던 놈 중 하나였다.
그걸 들은 망루 위에 있던 둘이 재차 시위에 화살을 건다.
망루 위 둘, 여자 병사 하나, 남자 병사 하나, 활은 여자 병사가 더 잘 다룬다. 경험으로 아는 일이었다.
이쪽도 사교도.
손에 사정을 둘 여력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었다.
삐익! 삐이익!
두 줄기, 휘파람이 울리니.
비도가 허공을 갈랐다.
시위에 화살을 걸던 망루 위 병사 둘에게서 연이은 신음이 흘렀다.
“꺽.”
“끅.”
그게 곧 단말마였다.
목에 구멍이 뚫리고 살아날 놈은 없으니.
남자 궁사는 그대로 앞으로 기울어 쿵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졌고, 여자는 제 목을 감싼 채 주저앉았다.
머리부터 떨어진 사교도 궁사의 목이 기형적인 모양으로 꺾인 게 보였다.
여자 병사가 있던 망루 위에서 피가 흘러 뚝, 뚝 떨어졌다.
모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미친!”
조장이 놀라 외쳤다.
엔크리드는 깔끔하게 무시하고는 뽑은 검을 앞으로 겨누며 말했다.
“항명죄, 상관 살인 미수로 둘 다 즉결 처형감이지만,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면 살려 준다.”
씨알도 안 먹힐 소리였다.
“지랄.”
문 앞을 지키던 자경단의 가면을 쓴 사교도 둘이 눈을 빛냈다. 뭐랄까, 그러니까 기이한 눈빛 같긴 했다.
무엇보다 둘 다 실력이 남달랐다.
일단 빨랐고 합이 좋았다.
채챙.
둘 다 무기는 숏소드, 좌우로 갈라져 똑같은 속도로 달려든다.
새벽녘의 새파란 공기를 가르며 날아드는 둘이다.
엔크리드는 여기에 서기 전, 무수히 많은 하루를 버텨 냈다.
계속된 오늘, 반복된 단련.
회피의 감, 협응력의 발달.
동체 시력을 비롯한 모든 감각이 날을 세움으로 인해 얻어 낸 것.
반응 속도의 변화였다.
반응 속도가 달라지면 무엇이 보이나, 무엇이 달라지나.
그곳이 신세계였다.
뭐랄까. 다른 사람보다 배는 빨리 움직이는 느낌이랄까.
렘, 라그나, 작센, 아우딘.
그들이 부리는 묘기를 지금의 엔크리드도 할 수 있었다.
그러니.
따당!
지금과 같은 결과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리라.
검 하나로 좌우에서 똑같이 짓쳐 들어오는 검을 후려쳐 튕겨 내는 일 같은 건 말이다.
쉬웠다. 오른쪽으로 한 번 휘두르고, 늦지 않게 왼쪽으로 휘두르면 되는 일이다.
물론 당한 쪽에서야 황당할 터였다.
숏소드를 든 둘의 눈을 부릅떴다.
이건 뭐지? 어떻게 막은 거지?
지금 칼날이 사라진 것처럼 보였는데?
엔크리드는 멈추지 않았다.
신세계에 입성한 기념으로 힘껏 검을 휘둘렀다.
그동안의 오늘을 통해 얻은 건 회피의 감과 협응력뿐만은 아니다.
호흡 한 번에 괴력의 심장을 깨우며 그것으로 속도로 배가하고.
보고 느낀 순간 몸이 절로 움직여 반응하니.
후훙. 서걱! 서걱!
엔크리드는 검을 두 번 더 휘둘렀다.
오른쪽으로는 아래에서 위로 그 검을 그대로 왼쪽을 향해서는 위에서 아래로.
두 번 다 손목 베기였고.
결과도 그러했다.
“으, 으악!”
“끄아각!”
검을 든 손목이 베여 툭 하고 숏소드를 쥔 손 두 개가 바닥에 떨어졌다.
피를 줄줄 흘리는 두 명 사이, 엔크리드는 고요히 검을 든 채로 멈춰 섰다.
“……이게, 이게 뭔데, 아니 왜 갑자기 미친놈처럼 칼질을 하냐고.”
홀로 주저앉아 있던 조장이 황망함을 가득 담아 말하고.
엔크리드는 그런 그를 보고 입을 열었다.
“노린내가 나는 것 같은데, 저 문 꽉 닫힌 것 맞나?”
처음 들어왔을 때 도르래로 문이 열리는 걸 봤다. 그게 잠금장치일 터.
“에?”
“확인해라, 지금 당장 일어나지 않으면 너도 공범으로 알고 베겠다.”
가벼운 위협이나, 행동력이 남다른 자의 말이다.
조장이 벌떡 일어났다. 이런 순간에 다리가 후들거려 쓰러져 있으면 곤란할 터였다.
그대로 움직인 남자는 도르래를 확인하더니.
“이거 왜 풀려 있어!”
놀라 외치더니, 그대로 도르래를 고정했다.
잠금장치가 풀려 있으면 저 문은 방책이 되지 않는다. 밀면 열리는 문이 된단 거다.
도르래의 잠금장치를 팔 근육이 터질 만큼 힘을 줘 잠근 남자가 숨을 헐떡였다.
“후우, 후우, 근데, 무슨 노린내?”
그제야 아까 들은 말을 꺼내 말한 순간이다.
쿵!
문밖에서 무언가 벽에 부딪히며 땅이 짜르르 울렸다.
노린내, 엔크리드에게는 이제 익숙하다 못해 질려 버린 노린내가 두꺼운 문 사이로 흘러들어오고.
“구우우욱!”
밖에서 외침이 터졌다. 놀의 울음소리다. 묵직한 박력, 보이지 않는 기세, 그딴 게 문 너머에서 느껴졌다.
조장이 문 앞에 있다가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저러다 오줌이라도 싸려나.
다행히 조장이란 작자가 그 정도로 간담이 작진 않았다.
일별하고 엔크리드는 고개를 돌렸다.
그대로 손목이 잘린 둘을 향해 물었다.
“사교도냐?”
둘의 눈이 커졌다. 꼭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대답이 되는 법이다.
살려 둘까? 아니, 큰 의미는 없다. 실제 사교도란 놈들이 이상한 주술 같은 걸 쓴다지만, 그런 건 못 하는 듯했으니 이들은 중요한 이들도 아닐 테니까.
그렇다고 놔두면 등 뒤에 비수를 두는 꼴이었다.
푹, 푹.
두 번의 찌르기로 목에 구멍을 내서 시신 두 개를 만든 뒤다.
엔크리드는 망루 위에 올랐다.
숫자나 규모 파악도 하고 주변 상황도 볼 겸이다. 높은 곳은 언제나 옳은 법이니.
동이 트는 중이었다. 덕분에 잘 보였다. 햇살 아래, 수백이 넘는 마수와 마물 무리가 보였다.
끔찍하게 많은 숫자였다.
엔크리드는 새삼 자신이 저 안에서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죽지 않고 버티기만 했다지만.’
너무 많잖아.
위에서 바라보니, 정말 더럽게도 많았다.
놈들이 방벽과 문에 달려들어 부딪치는 중이었다.
망루 위는 엔크리드가 슥삭했으나.
방벽 위에 있어야 할 경계 병력이 보이지 않았다.
엔크리드의 눈에 방벽 위에 버티고 서 있어야 할 자경단 몇이 시신이 되어 쓰러진 게 보였다.
사교도의 짓이리라, 정확히는 제가 죽인 이들의 짓이겠지.
“아니, 씹, 진짜 뭔데요?”
그때 망루 아래에서 들린 목소리다. 크라이스였다.
농담이 현실이 되어 돌아왔다.
크라이스가 이장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외쳤다. 그 뒤로 흉흉한 기세의 자경단 몇 명도 보였고.
“진짜 뭔데요.”
크라이스는 울상이었다.
저걸 보는데 왜 웃음이 나오는 건지.
“에스터.”
엔크리드는 에스터를 불러 문을 지키게 했다.
“크릉.”
알았다는 듯 답하는 걸 보면 표범이 사람보다 나은 것 같기도 했다.
“이게 뭐 하는 짓인지 물어야겠는데.”
이장의 뒤로 도이치 풀만과 부하가 잔뜩 따라왔다.
그들, 대다수 눈에 혼란이 가득했다.
밖에는 마물, 안에는 이장의 목에 칼을 들이댄 놈, 거기에 죽은 동료까지.
도이치 풀만도 동공이 흔들렸다. 당황스러울 법도 하지만, 그거야 알 바 아니니.
엔크리드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명령은 내가 하고 지휘권도 내가 갖는다. 이견은 용납하지 않는다. 마물을 막는다. 남은 자경단 병력을 방벽 위로 올려라. 활을 쏠 줄 아는 사람은 다 올라간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도이치 풀만은 간담이 큰 남자였다.
밖에서 쿵쿵거리는 소리와 별개로 사납게 엔크리드를 노려봤다.
엔크리드는 여기에서 해야 할 말을 알았다.
“크라이스, 그어 버려라.”
이장의 목숨줄을 쥐었으니.
“이씹, 하지 마! 다들 뭐해! 당장 마물의 머리통에 화살을 꽂아!”
도이치가 외쳤다. 크라이스는 당연히도 검을 긋지 않았다.
엔크리드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너, 나중에 이 일 설명해야 할 거다!”
도이치가 버럭 외쳤다.
엔크리드는 무시했다.
이게 편법이었다.
애초에 모든 일이 일어나지 않게 만드는 것.
부지런히 움직여 놀의 침략 자체를 막는 것.
만약 이렇게 막는다면 오늘의 반복은 어떻게 될까.
오늘을 넘기는 방법까지는 생각해 두긴 했으나, 생각처럼 될지는 모른다. 처음 해 보는 일이었다.
여전히 루아가르네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당연히 도이치의 부하도 마찬가지고.
“염병, 엔키.”
그리 상황을 정리하며 이장의 목숨을 담보로 싸움 구경이나 잠시 하려니, 한쪽에서 핀이 기어 나왔다.
순찰을 나갔던 핀은 배에 구멍이 난 채 돌아왔다.
이거였나.
핀도 누군가와 싸웠고, 상처를 입은 거다. 가볍지만은 않은 그런 부상이었다. 배에 구멍이 나면 본래 아프고, 걷기도 힘들고 그렇다.
어쨌든 핀이 다친 덕에 마물과 마수의 습격을 알릴 수 없었던 거였다.
그게 아니라면 저만한 콜로니의 움직임을 핀이 발견하지 못했을 리 없을 테니.
“크라이스, 이장 놔 주고 핀부터 치료해 줘.”
엔크리드가 말했다. 치명상은 아니다. 그래도 쉬이 움직일 부상은 아니다. 치료가 필요했다.
“마물, 마수 콜로니 숫자가 천에 가까웠어.”
핀은 부상에도 할 말은 다 했다.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였다. 엔크리드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설명해 줄 수 있소?”
그사이, 파랗게 안색이 질린 이장이 말했다. 과연 개척 마을의 이장이랄까.
이쪽도 담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설명을 요구하는 걸 보면.
“일단 막고 합시다.”
엔크리드도 말하고 방벽으로 향했다.
어설픈 솜씨라도 화살 한 발이라도 더 쏴야 할 판이니.
거기에 오늘을 넘기기 위한 벽도 때려 부숴야 하고.
오늘은 이제 막 시작됐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