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들의 비명 (3)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은 이상주의자였다.
물론 그의 평화 타령이 현실과 괴리된 망상까지는 아니었다. 그런 사람이라면 대통령이 될 수도 없고, 무엇보다 선거운동 기간엔 잠시 평화를 향한 외침을 멈출 만큼의 유연한 현실 감각은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평화를 호소하는 그의 마음까지 거짓은 아니었다.
당시 독일에서 신대륙으로 향하는 전신 케이블은 영국을 거치게 되어 있었고 영국은 당연히 이 선을 차단했는데, 윌슨은 자신의 평화 제안에 대해 상의하는 용도로 미국 소유의 전신선을 사용할 수 있게 제공해주었다.
“멕시코가 몇 달만 미국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진다면 무제한 잠수함 작전으로 영국을 굴복시킬 수 있습니다.”
“미국의 땅을 넘겨주겠다고 제안하면 멕시코가 설득되지 않을까?”
독일 외무장관 치머만(Arthur Zimmermann)은 미국이 빌려준 전신으로 멕시코에 ‘우리 같이 미국을 찢어 먹지 않을래?’라는 제안을 날렸다.
하지만 이는 세계의 평화를 수호하는 영국인들의 큰 귀에 도청되었고, 독일의 연약한 암호문은 순식간에 해독되었다.
“어떻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이 파렴치한 배신자들! 어떻게 호의를 칼로 갚을 수가!”
“전쟁! 오직 전쟁뿐이다!!”
“루시타니아의 희생자들을 위한 복수를!”
치머만 전보 사건은 미국 내 고립주의 여론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독일계 미국인들조차 자국을 전쟁터로 만들겠다는 이 발상에 학을 떼버렸고, 마침내 미국은 중립을 끝내고 제1차 세계대전에 발을 들였다.
[저편에, 저편에!
저편에 알려라, 알려라!
지금 양키가 간다고, 양키가 간다고
사방에 북소리 울려 퍼지네
준비하라, 그리고 기도하라!
저편에 알려라, 각오하라고
우리가 저편에 간다, 우리가 거기로 간다
우린 끝날 때까지 저편에서 돌아오지 않으리.]
군가의 가사와 같이.
미합중국의 스팀 롤러는 모든 것을 끝낼 때까지 멈추지 않을 예정이었다.
***
1917년.
전쟁의 열기는 세상을 파멸로 몰고 가고 있었다.
“프랑스 만세! 다시 한번 총공세를!”
“개구리 놈들은 병신이다! 전부 기관총 밥으로 만들어버려!”
독일에서 H-L 듀오가 권력을 잡고 새롭게 전선을 가다듬을 무렵.
영국은 로이드조지가 새로운 수상으로 취임했고, 프랑스 또한 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프랑스군은 <니벨 공세>라는 이름의 대규모 공세를 벌였지만, 새롭게 독일군이 구축한 방어 라인 힌덴부르크 선은 기획했던 대로 참으로 알차게 프랑스군을 갈아버렸다.
“우리가 개돼지로 보이냐!”
“미군 온다며! 왜 안 오는데!”
“휴가는 대체 언제 쓰게 해줄 테냐! 죽고 나서 쓰면 되냐?!”
마침내 프랑스 군인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공세가 실패로 끝난 직후부터 프랑스군은 대대적인 병사들의 폭동에 시달렸다.
“우리가 싸우지 않겠단 게 아니다. 우린 참호를 떠나지 않겠다.”
“사람 목숨을 쓸 거면 좀 가치 있는 데다가 써야지, 이래서야 그냥 개죽음이잖냐!”
“팔자 늘어진 간부 나리들. 참호 좀 와보쇼. 이딴 곳에 살라고 처박아놨는데 꼭지 안 돌고 배기겠소?”
군이 무너지기 일보 직전의 상황에서, 새롭게 총사령관에 취임해 군을 바로잡은 이는 바로 프랑스의 전쟁영웅 필리프 페탱 장군이었다.
“이 페탱이 직접 왔다! 병사들이여, 사나이답게 남자 대 남자로서 터놓고 얘기하자!”
처우 개선. 참호선 복무 로테이션 개선. 더 잦은 휴가 제공. 폭압적인 군법과 규율 완화. 무의미하고 부질없는 공세 금지.
페탱은 옥죄는 것 일변도는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군사법원이 판단한 ‘폭동 주모자’의 9할 이상을 사형에서 그 아래로 감형해주었다.
“탱크와 미국인들이 오기 전까지, 더 이상의 공세는 없다.”
“대신 독일 놈들이 장병들의 불만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철저히 언론을 틀어막아야 한다.”
프랑스는 막사 바깥으로 폭동에 대한 이야기가 누설되는 것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독일군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절호의 기회를 놓쳐버렸다.
한편 영국의 새 정부는 이제 서부 전선에 대한 기대를 반쯤 접었고, 그 대신 중동 전선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1917년이 끝나기 전에, 그들은 기어코 바그다드를 함락시키는 데 성공했다.
파멸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
“오랜만이구려, 로젠바움··· 사장.”
“여전히 사장 맞습니다. 회사는 바뀌었지만요.”
나는 에베르트와 우리 집에서 다시 만남을 가졌다.
항상 만나던 대로 로젠바움사 사장실에서 만나지는 못했다. 그 사장실은 낙하산 타고 내려온 놈의 것이 되었으니까. 그 노인네는 전쟁 끝나고 나서 반드시 어루만져 줄 예정이다.
해고당한 비서들 말로는 내 비품이나 개인 소장품을 제 집으로 제법 가져갔다던데, 그걸 어디다 쑤셔 박아놨는지 물은 답을 알고 있다 스킬을 한번 써줘야지.
나는 에베르트의 오른손을 양손으로 부드럽게 덮었다.
“의원님의 집에 있었던 비극에 대해 제가 무어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진심으로, 애도를 표합니다.”
“이제 나는 괜찮소.”
에베르트의 아들 중 두 명이 올해 전쟁터에서 죽었다.
그는 자신의 왼손까지 덧대고는 내 손을 있는 힘껏 꽉 쥐었다.
“침략전쟁에 동조한 대가. 죄를 지은 대가가 칼이 되어 돌아온 것이오. 나의 죄 때문에 아이들이 화를 입었는데 무슨 염치가 있어 슬퍼하겠소?
지금 밖으로 나가 아무 집이나 문을 두들기면 집집마다 남편 잃은 부인과 자식 잃은 부모가 있을 것이오. 내가 눈물을 흘려야 한다면 바로 그들을 위해 흘려야지, 나를 위해 흘릴 순 없소.”
- 독하군. 독해. 속이 썩어문드러질 텐데도.
AI 비서까지 드물게도 공감이란 감정을 보였다. 냉혈한 주제에.
“참, 존경스럽습니다.”
“들어갑시다. 나이가 드니 바깥바람도 힘겹구려.”
나는 그를 안내해 먼저 드러누워 책이나 읽고 소일하고 있던 체펠린 백작을 잠깐 소개시켜 준 후, 서재로 함께 들어왔다.
아들 잃은 아비에서 가식적인 정치가로 탈을 갈아끼웠던 그는 테이블을 마주하자마자 다시 원래대로, 인민의 적을 물어뜯는 투사의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군부의 개가 되기로 결심하셨소?”
“조금 전까지 허허 웃으시더니 갑자기 왜 대뜸 뺨을 갈기십니까. 정신 놓으셨어요?”
“힌덴부르크 찬송가를 작사 작곡하는 데 여념이 없잖소. 거기에 깨알같은 자기 어필은 또 뭐고?”
“안 하면 죽는데 그럼 어쩌겠습니까. 혹시나 해서 미리 말씀드립니다만, 비록 장식품이긴 해도 저는 아직 군인 신분입니다. 대령 계급장 달고 있다고요.”
퇴역이 아니라 예비역이라고. 힌덴부르크-루덴도르프 듀오가 마음만 먹으면 나를 서부의 축축한 참호 어딘가에 처박을 수 있다.
“군인들의 폭거가 선을 넘었소.”
“으음, 그렇습니까.”
“자꾸 발을 빼려고 하다니. 관심 없다면 난 그만 일어나리다.”
“관심이 없지는 않습니다. 다만, 사소하게 한번 꿈틀해 봤더니 바로 회사를 뺏겼잖습니까. 처맞아보니 제가 아직 약자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학습해버렸다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7년의 여름.
H-L 듀오는 마침내 황제를 반쯤 협박하다시피 해 제국의 총리를 자기네 사람으로 갈아치우는 데 성공했다.
사사건건 반대하고 특히 무제한 잠수함 작전 반대 때문에 심사가 뒤틀린 건 이해하겠는데, 그렇다고 해서 총리를 날려버리는 건 좀.
- 이 독일에서 총리는 의회가 뽑는 것도 아니고 오직 카이저의 의중에 달린 일이었지. 이제 저 두 사람의 의견에 따라 총리마저 목을 칠 수 있으니 독재 정권이란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겠어. 망조군.
음? 그게 문제 될 게 있나? 솔직히 카이저랑 H-L 듀오 중 누가 더 믿을만할지 뽑아보려고 하면 선거 감시단들도 일단 후자에 한 표 행사하고 올 텐데?
- 너어는 저어엉말··· 아니, 됐다.
저 두 군인들이 처음 황제에게 제안한 새 총리 후보는 놀랍게도··· 티르피츠 제독이었다.
전쟁이 터진 이후 티르피츠는 일종의 힌덴부르크 프리퀄 같았다.
그는 몇 번씩이나 자기 말 안 들어줄 거면 사임하겠다고 황제에게 공갈을 쳤고, ‘무제한 잠수함 작전 하게 해줘’를 들어주지 않자 16년 3월에 기어이 사임해버렸다.
황제는 티르피츠에게 학을 떼버렸고, 눈에 흙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절대 티르피츠를 총리로 임명하진 않겠다고 박아버렸다.
그쯤 되면 포기할 줄도 알아야겠지만 H-L 듀오는 계속해서 후보를 바꾸며 기어이 자기들 졸개를 총리로 만들겠다고 강력하게 주장했고, 마침내 군부와 친한 관료 한 명을 그 자리에 앉히는 데 성공했다.
의회는 이 폭거에 경악했지만, H-L 듀오의 야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루덴도르프는 야인이 된 티르피츠를 움직여 <독일민족당>을 창당했다.
이 당의 목표는 전쟁, 오직 전쟁이었고 그들의 구호는 ‘최후의 한 명까지 힌덴부르크 각하를 결사옹위해 전쟁에서 승리하자!’였다. 속된 말로 관제정당인 셈.
-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긴 했는데··· 역시 독일인들이 신제품 발명 하나는 기깔나게 잘하는구만.
“더 이상 군인들과는 말이 통하지 않소. 그들은 모든 적국을 무너뜨리고 항복을 받아내기 전엔 그 어떠한 평화에도 관심이 없소. 로젠바움. 당신이 평화에 관심이 있다면, 이제 행동에 나서야 할 때요.”
“제게 뭘 바라십니까?”
“입당.”
브랜드로 내세울 전쟁영웅이 필요하다 이거구만.
빨간 냄새가 솔솔 풍기니 사민당 좌파에게 어필할 수 있다.
자수성가한 사업가 출신이니 우파에게도 어필할 여지가 있다.
거기에 전쟁영웅? 내가 생각해도 이건 못 참지. 못 먹어도 고다. 나는 너무 잘났다니까, 정말.
- 그래서, 할 거냐?
미쳤나 봐.
내가 왜?
“죄송하지만, 사민당도 지금 이래저래 시끄럽다고 들었습니다.”
“당내의 비주류 인사들이 우리 당이 독일을 지옥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며 탈당했지. 뛰쳐나간 인사들이 <공산당>*을 창당했고.”
에베르트는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애들 소꿉장난에 불과하오. 대규모 파업? 혁명? 러시아 혁명이나 레닌의 약진을 보고 기세가 오른 건 좋지만, 어디 깡촌에서 차르 밑에 시달리던 러시아와 우리 독일의 처지가 똑같소? 웃기는 소리지.
사민당은 건재하고, 나라를 바꿀 역량이 있소.”
나는 잠깐 고민하는 척 자세를 잡고는, 발을 까딱여 숨겨 둔 버튼을 꾹 눌렀다.
이 버튼을 누르면 저택에 숨겨둔 다이너마이트가 터지면서 자폭··· 까진 아니고, 누르면 부엌에 달린 작은 램프에 불이 들어온다.
“실례합니다. 준비가 조금 늦어졌네요. 말씀 나누시는 도중 죄송하지만, 간단한 다과를 준비했어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토예요! 아저씨, 혹시 과자 있어요?”
그러면 준비하고 있던 에르나가 차를 내온다.
몇 번 당해보고 나서 만들었는데, 딱 한 번이지만 곤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커트하는 용도론 아주 딱이다. 자주 써먹으면 눈치채겠지만, 그건 알아서 조심해야지.
다행히도 에베르트는 우연이라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오랜만에 맞이하는 정갈한 다과상에 눈이 돌아간 건지 별생각이 없어 보였다.
연하다 못해 밍숭맹숭한 커피 맛을 음미하는 사이, 나는 머릿속 계산을 대강 정리했다.
- 야 이 자식아. 잘 생각해봐. 에베르트는 지금 사민당을 장악했어. 지금 은혜를 팔고 에베르트의 후광을 입으면서 입당하면 끝이라고.
끝이라니? 뭐가?
- 뭐긴 뭐야! 대통령이든 총리든! 에베르트가 언제 죽는진 정확히 모르지만, 아무튼 에베르트가 죽고 나서 힌덴부르크가 대통령이 된다고.
네가 말하는 그 칫솔수염이 나치당 끌고 발호하는 것만 잘 막아내면 무난하게 사민당을 이끌고 정권을 잡을 수 있어. 그다음엔 네 하고 싶은 대로 무난하게 하면 되잖아!
틀린 말은 아닌가.
나와 에베르트의 나이 차이라는 게 있으니, 내가 지금 사민당에서 가장 튼튼한 에베르트 라인을 타고 승천한다면 당권 경쟁도 해볼 만하다. 그가 죽을 때까지 넘버 투 하다가 무난하게 총리 해먹는다?
- 그래. 바로 그거야. 그냥 승낙해. 에베르트가 직접 온 지금이 몸값 가장 비쌀 때잖냐. 다음 선거 때 의원 당선되는 것쯤이야 지금 우리한텐 식은 죽 먹기-
싫은데.
표를 구걸해야 하는 총리 따위의 힘으로 뭐 제대로 할 수나 있나?
지금 이 나라가 왜 이리 개차반이 되고 우리 애들이 순무로 배를 채워야 하나.
프랑스에 복수하고 영국을 무너뜨리는 대업은, 심심하면 선거에 나서야 하는 총리로선 할 수 없지 않을까?
- 사람은 말이야, 응? 정도를 걸어야 해. 샛길로 가봤자 그 끝엔 좋을 게 없다고. 그냥 국회의원, 장관, 총리 하면 되잖니? 네가 가려는 길 끝에 절대 천국은 없다고! 해본 놈 말 좀 듣자!
이봐, 조범석 씨.
내가 하나 궁금한 게 있는데.
- 뭔가?
그래서 당신, 가족의 복수는 했어?
- 그걸 왜 지금?
갑자기 궁금해졌거든.
나는 커피잔을 가만히 응시했다.
- ······했다. 다 죽였다! 그놈도, 그놈 부인도, 자식도 전부 내 손으로 죽였지! 그 뒤로는 절대 물러서지 못하게 됐고! 자식 같던 놈에게 가로막히기 전까지 얼마나 더 사람을 죽여댔을 것 같나?!
그거면 된 거 아닐까?
원래부터 원대한 꿈이 있어서 헛지랄한 거 아니잖아, 형씨. 수단이 쿠데타였을 뿐이고 목적이 복수였잖아.
나도 마찬가지다. 융커들을 다 쓸어버리는 건 어디까지나 수단에 불과하다.
- 그럼, 목적이 뭔데.
융커들은 강했고 나는 약했다. 그래서 복종해야 했다.
카이저나 몰트케가 나보다 잘났을까? 그건 아니지만 그냥 그놈들이 더 세서 날 짓눌러버린 거잖아.
오직 권력을 가진 자만 자유로울 수 있다.
나머지 피지배자는 권력자가 던져주는 자비 안에서만 자유로울 수 있고.
의원이니 총리니 하는 사람들은 결국 ‘국민의 종’일 뿐이다. 때 되면 선거 유세하면서 너절한 하류층 놈들에게도 허리 90도로 숙여야 하고, 언제나 그들을 신경 써줘야만 한다.
나는 주인이 되고 싶은 거지, 종이 되고 싶진 않아.
미래 지식을 아는 우리가, 일일이 국민들 하나하나를 설득한다? 방주 만들던 노아도, 나라 망한다고 고함 지르던 예레미야도 전부 설득에 실패했다.
주인은 설득할 필요 없다. 그냥 하라고 하면 된다.
커피를 마저 마셔버렸는데도 그는 사라지는 대신 집요하게 유리창에 매달려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의원님.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지금 이 시점에서 제가 입당했다간 반드시 군부가 보복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연히 그 점 십분 이해합니다. 그러면 전쟁이 끝난 뒤는 어떻소? 내 반드시 공천해 주리다.”
“저는 정치에 뜻이 없습니다.”
“예전에 내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던 사람을 기억하고 있소만. 정치에 뜻이 없다는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진심인 것 같지가 않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의 전 뭐든지 할 수 있단 자신감이 가득했었지요. 지금은 아닙니다. 전쟁이 끝나면 이 나라엔 로젠바움 의원보단 로젠바움 사장이 더 필요할 겁니다··· 잿더미에서 다시 일자리와 사회를 일굴 사람 말입니다.”
“훌륭한 사업가는 10만 명을 부양할 수 있겠지만 훌륭한 정치가는 6천만 독일인을 부양할 수도 있소.”
“대신 의원님께 훨씬 도움이 될 이야기를 하나 해보겠습니다.”
나는 목소리를 살짝 가다듬었다.
“<민간경비회사>라고 들어는 보셨습니까?”
“그게 뭐요?”
내가 정치판에 뛰어들면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
회사의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베르사유 조약을 피할.
내 사병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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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원 역사에서 사민당 탈당파가 차린 정당명은 <독립사회민주당>입니다.
마찬가지로 원 역사에서 티르피츠가 만든 정당은 <독일조국당>입니다.
이제 오프닝이 끝나고 본격적인 무대, 바이마르 공화국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바이마르 공화국의 개막장 정치상황 특성상, 심심할 때마다 합당하고, 분당하고, 해산하고, 새 당이 튀어나오고 난리가 납니다. 정확하게 역사를 반영할 경우 독자 여러분은 10개 이상의 정당명을 맛보게 될 겁니다.
본 작품은 상업 대체역사 웹소설이며, 저는 독자 여러분들의 쉬운 이해와 가독성, 편의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가능한 한 당명을 바꾸지 않고 가장 오래가는 정당명을 유지할 방침이며, 한국인 독자에게 친숙하게 당명을 로컬라이징 번역할 예정입니다. <독일인민당>이 자유주의 우파 정당이고 <국가인민당>은 별개의 극우 수구 정당이면 여러분이 헷갈리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