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야안-86화 (86/385)

야안 86화

27. 마크 남작 I

벨은 이 마크 영지가 남작가치고는 상당히 뛰어난 무력을 지니고 있음에 흥미가 일어났다.

곧 야안의 집무실에 도착한 그들은 자신을 안내한 코른이 야안에게 벨 상단주가 왔음을 알린 후 허락이 떨어지자 집무실 내로 안내하였다.

이미 준비하고 있었는지, 창과 가까운 곳에 길게 늘어선 테이블에서 총관으로 보이는 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맞았다.

벨은 사람을 풀어 총관에 대해 알아본 결과 젊은 나이임을 알고 있었으나, 이제 스물이 된 듯한 어린 사내이자 잠시 말문을 잃어야 했다.

저 어린 나이에 자신이 감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던 탓인데, 그는 야안이 먼저 다가와 인사를 한 뒤에야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예를 표했다.

“로니아 상단의 벨이 총관님을 뵙습니다.”

야안은 벨에게 예를 물리게 한 뒤 이미지 마법을 펼쳐 그의 호감을 샀다. 이후 진실의 눈을 통해 그의 성격과 더불어 그가 이번 거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내어 이번 거래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곧 하인이 들어와 차와 다과를 가져다 놓았고, 야안과 벨은 잠시 담소를 나누다 분위기가 여물자 거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벨은 뒤에 기립해 있던 하인에게 가져온 상자를 야안의 테이블 앞에 내려놓게 하며 말했다.

“서신에 말씀드린 대로 이번에 가져온 실크 천입니다.”

그러며 자신만만한 표정을 보이었는데, 야안은 상자를 연 뒤 그가 왜 그처럼 자신만만한지 알 수 있었다.

그가 가져온 실크 천은 상당히 고급스러운 물건으로 이 같은 천으로 만든 옷은 마크가에서도 몇 되지 않았다.

도회지에서도 그 같은 천으로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보기 어려웠기에 그야말로 귀족들이나 상당한 재력가들이 쓰는 물건임을 알 수 있었다.

그가 가져온 실크 천은 상당히 고급스러운 물건으로 이 같은 천으로 만든 옷은 마크가에서도 몇 되지 않았다.

도회지에서도 그 같은 천으로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보기 어려웠기에 그야말로 귀족들이나 상당한 재력가들이 쓰는 물건임을 알 수 있었다.

야안은 크게 감탄하다, 이내 그 또한 준비한 와인을 꺼내어 그에게 내주었다.

“이것은 올해 생산된 와인 중 숙성이 끝난 것을 가져온 것이네.”

그의 말에 벨은 실례하겠다는 듯 작게 예를 표하더니 이내 밀봉된 와인의 마개를 열었다.

마개가 열리자 막은 수로의 담이 무너지듯이 풍성한 향이 그의 코를 자극했다. 그는 잠시 감탄하다, 이내 하인에게 말해 가져온 유리 와인 잔에 따라 다시금 향을 느끼고 그 빛깔에 시선을 빼앗겼다.

이내 눈을 감고 천천히 와인을 한 모금 입에 담그던 그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좋은 와인을 먹었을 때의 버릇이었는데, 그는 이내 크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대단합니다. 책임자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와인에 대한 열정이 느껴집니다. 온도에 예민한 와인을 이처럼 완벽하게 통제하여 숙성시키다니 그 노고가 적지 않았겠군요. 이 정도의 와인 수준이라면 여타의 고급 와인에 비해도 흠잡을 것이 없습니다.”

“그대가 칭찬한 것을 그가 알면 참으로 기뻐할 것이네. 자네 말대로 그는 포도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지. 나중에 자리를 만들어 주겠네.”

“론 군도 그렇고, 오면서 만난 병사들도 그렇고, 마크 영지에는 인재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하하하,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

벨의 감탄에 순순히 받아들이며 야안은 웃음을 흘렸다. 잠시 서로 덕담을 나누던 그들은 서로의 물건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마음에 들었던 터라 기분 좋게 흥정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흥정은 생각한 것보다 이른 시간 안에 끝이 났는데 이는 서로서로 물건을 마음에 들어 한 것도 있지만, 영지 거래에서의 세금을 크게 낮추어 주었던 야안에게 벨이 그만큼 양보를 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벨은 이번에 생산된 와인의 18%와 자신이 가져온 실크 천을 거래하기로 했다. 와인의 주문량이 생각보다 많은 탓에 최소 보름은 준비해야 했기에, 벨은 그동안 마크 영지에서 내준 시장에 임시 거처를 만들기로 했다.

포도밭 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되면서, 와인을 주로 거래하는 상단들 사이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서이다.

데려온 사람 중에서 눈치가 빠른 상인 한 명에게 하인 다섯 명을 내주고, 가져온 가격이 싸고 질이 좋은 천을 판매하는 상점을 맡겼다.

이곳 마크 영지에는 그동안의 공사 덕분에 숙련된 인부가 많았기에, 건물을 짓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른 영지의 인부들과 달리 게으른 구석도 없이 빠른 속도로 건물을 짓는지라, 한 달 정도면 그가 구상한 상점을 지을 수 있을 듯했다.

영지에서 운영한다는 여관들은 새로 지어진 만큼 시설도 깨끗하고, 종업원들도 친절하여 오랫동안 머물러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사흘이 지날 무렵, 마크 영지를 방문하는 상단들이 하나둘씩 도착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도착한 이들은 전쟁 상인들로 금속을 거래하러 왔는데, 그들 또한 벨처럼 시골 영지치고는 넓은 대로와 깨끗하고 활기찬 주민들의 모습에 감탄을 보였다.

이후 준비된 시장에 자리를 만든 그들은 여관에 짐을 풀고 정보를 모으다, 이곳에 거래되는 무구들의 질이 뛰어나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자 대장간으로 물건들을 보러 갔다.

대장간에서는 영지에서 말한 바가 있었던지, 어린 도제들이 이미 무구들을 정리하여 그들을 상대하였다. 검이나 방패를 비롯한 무구들의 품질을 그 자리에서 여러 차례로 시험해 보여 주었는데, 상인들은 저마다 질이 좋은 무구에 감탄을 보였다.

백작가 이상의 영지에서나 볼 수 있는 물건이었다. 비록 질 좋은 금속이 이 같은 무구들을 만들 수 있는 바탕이 되었을 것이나, 남작가의 대장간이라고 보기에 어려운 거대한 규모도 이 같은 물건들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곧 그들은 금속을 가져가는 것보다, 무게도 가볍고 그 품질에 비해 가격이 싼 무구들을 구매하는 것이 이득임을 알았다.

소상인들마저 일일이 야안이 거래를 할 수 없는 노릇이기에, 야안은 이 일을 코른과 그들이 가르치는 제자 중 이해득실에 능한 이들 열 명에게 임시 관리직을 내주어 일을 맡겼다.

곧 거래를 원한다는 상인에 성에서 임시 관리직에 있던 어린 사내가 나가 그들과 거래를 하였는데, 그들은 거래 과정에서 영지에 내야 하는 세금이 다른 곳보다 상당히 적은 것을 알고는 적정 수준의 가격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들 또한 가격이 싸면서도 훌륭한 무구들을 쉽사리 얻을 수 있는 마크 영지와 오랫동안 거래를 하는 것이 이득임을 아는 터라 그들은 서로 남은 돈을 모아 작은 상점을 열었다.

그 상점을 통해 대장간에서 간혹 나오는 뛰어난 물건들을 선점하기 위해서였다. 세금이 낮은 덕분에 유지하기도 어렵지 않았기에 그 같은 결정을 내리는 데 무리가 없었다.

그런 판단을 내리는 것은 그들뿐만이 아닌 듯 시간이 흐를수록 크고 작은 상단들은 마크 영지의 잠재력을 알아보고는 저마다 크고 작은 상점들을 야안이 마련한 시장에 짓기 시작했다.

덕분에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인부들의 고용 임금도 올라가게 되어 영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활기가 돌았다.

* * *

현재 탈리아 왕국 내에 일어난 세 개의 전장 중 마일드 왕국이 맡은 제3전장은 제국과의 전쟁에서 근 2년 6개월 동안 우세한 처지를 보였으나, 한 달 전 책임자가 바뀌며 전쟁의 양상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할 수 없게 되었다.

3전장을 책임지던 제2황자가 형제들과의 싸움을 위해 감춰둔 일리언 백작을 그곳의 책임자로 임명했기 때문이다.

일리언 백작은 본래 남작의 직위를 가지고 있었으나, 타고난 무재로 익스퍼트에 오르게 되면서 자작의 직위를 받게 된 이였다.

이후 그는 끝없는 노력 끝에 상급 익스퍼트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이후 상급 익스퍼트의 무위를 기반으로 삼아 다른 황자들과의 암투에서 수많은 승리를 이끌어 2황자로부터 백작의 작위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무위만이 아니라 전쟁을 보는 눈이 뛰어나고 전술에 뛰어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그가 키우는 열두 명의 기사와 그들이 이끄는 검은 바람이라 부르는 돌격대를 십분 발현하여 언제나 전장의 핵이 되어 전쟁의 방향을 좌지우지하게 하였다.

제국의 숨은 실력자라 불리는 일리언 백작이 나타났다는 말에 마일드 왕국에서도 힐튼 공작가가 쿠엔 후작가를 대신하여 나서게 하였다. 힐튼 공작가는 이번 전쟁에 아껴두었던 붉은 장미 기사단을 내보내기로 했다.

최근 들어 자신의 자리를 넘보는 쿠엔 후작가에게 무위를 시연해 일종의 경고를 해주기 위해서였다.

과연 마일드 왕국의 실세인 힐튼 공작이라 할까?

일리언 백작의 등장 탓에 제국으로 기울기 시작하던 전장은 다시 평행을 이루기 시작했다.

검은 바람이라 불리는 거센 그들의 돌격대를 맞아 힐튼 공작가의 붉은 장미 기사단과 그들이 이끄는 기병들은 훌륭하게 그들을 막아냈다.

상급 익스퍼트의 경지에 완숙의 단계에 들어선 일리언을 막기에 이제 노쇠한 붉은 장미 기사단의 단장 혼자서는 부족했으나, 다음 대의 힐튼 공작가를 이끌 대공자 힐튼 마일과 함께라면 상대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일리언은 아직 마흔도 되지 않은 나이에 중급 마스터에 다다른 힐튼 마일에 놀람을 보이다, 이내 그 기운이 정상적인 것이 아님을 알고 비웃었다.

“고작 이물 따위에 의존한 병신이었군. 검사로서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 아닌가?”

그의 말에 힐튼 마일은 분노가 치솟았으나, 이내 단장의 만류 덕분에 감정을 가라앉히며 냉정히 그를 상대했다.

하지만 매번 일리언의 이죽거림이 이어지자 결국 자리를 이탈하게 되었고, 일리언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를 죽여 승기를 잡으려 했으나, 다행히 그와 가까이 있던 붉은 장미 기사가 그를 대신하여 목숨을 버려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일리언은 그 호기를 놓치지 않고 그를 추살하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두 집단의 전투는 점차 검은 바람에게 기울어지다 이내 쫓기는 형태가 되어갔다.

마크 남작은 그간의 전투 속에서 이같이 흘러갈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도 드래곤의 심장을 통해 강해진 힐튼 마일의 이야기를 듣고 그의 성격을 짐작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힘을 몸속에 지니게 되면 그 성격이 자연히 조급해지며 불과 같아진다. 더구나 그 막대한 마나를 바탕으로 경지에 오른 것이기 때문에 검의 흐름이 투박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마크 남작은 일리언의 도발을 힐튼 마일이 오랫동안 참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는 미리 준비한 긴 창대를 쥔 병사들에게 검은 바람이 올 곳에 숨어 있으라 명하고, 일부는 단창을 걸게 하고 준비한 활에 화살의 시위를 잡게 했다.

대지를 울리는 거대한 말발굽의 위압적인 소리에도 마크 남작은 결코 서두르는 기색이 없었다.

그는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으며 가장 확실한 때를 기다렸고, 이내 온전히 활의 시위 거리에 들어서자 손을 들었다.

동시에 300발의 화살이 검은 폭풍의 측면에 내리꽂혔다. 말은 물론 그 타고 있는 이들도 철갑 옷으로 무장된 상태였지만, 예측하지 못한 때 내리는 공격에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말이 매우 놀라 투레질하다 뒤에서 달려오는 말에 부딪혀 요란히 쓰러졌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일리언이었지만, 이내 수하들을 다독이며 상관치 말고 붉은 장미 기사단을 쫓아가라 명했다.

하지만 계속된 화살 뒤에 날아온 단창의 공격에서만큼 그도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화살 시위 거리를 벗어났다고 안심하던 찰나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단창 부대의 위력에 수십 명의 검은 폭풍의 기마병들이 죽어나간 것이다.

잠시 망설이던 그는 다시 붉은 장미 기사단을 쫓으려 하다, 갑자기 엄폐물 사이에서 일어난 500명의 창병에 멈춰 서야 했다.

단창과 활의 공격이 있기 전이었다면 무시하고 돌격할 수 있을 테지만, 그로 시간을 빼앗긴 지금 창병들을 상대하다 재정비를 한 붉은 장미 기사단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었다.

일리언은 천천히 전장을 살피다 이 일을 벌인 왜소한 체격에 눈빛이 강렬한 천인장을 노려보다 검은 바람을 뒤로 물렸다.

마크 남작은 물러서는 검은 바람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그들이 분풀이해 왔다면 자신들은 순식간에 몰살임을 알기 때문이다.

곧 붉은 장미 기사단이 정비를 끝냈던지 그들을 뒤쫓기 시작했고, 제국 쪽으로 잠시 승기가 기울던 전장은 다시 평행을 이루게 되었다.

양측에 상당한 손실이 있었기에, 그날은 사나운 까마귀 소리와 함께 노을이 지기도 전에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이번 전투에서 큰 공을 세운 마크 남작은 곧 붉은 장미 기사단의 단장에게 그 공을 인정받아 수석 천인장을 받게 되었다.

수석 천인장의 권한은 만인장의 다음의 자리로 공석이 된 만인장 자리를 대신하거나 최고 3,000의 병사를 이끌 수 있는 권한이 있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자작은 되어야 얻을 수 있는 자리이기에 마크 남작은 이 직위를 얻은 것에 대해 크게 기뻐하였다.

이 자리는 단순히 수석 천인장의 자리가 아니었다. 마일드 왕국의 실세인 힐튼 공작가에 연을 잇는 자리이기도 한 것이다.

그 가치는 단순히 병력을 더 많이 운영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제 힐튼 공작가 권세의 영향으로 만인장들도 함부로 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마크 남작은 그 사실을 알았기에, 크게 기뻐하였고 이제야 사사건건 자신을 괴롭히던 나프롬 자작과 사돈의 관계를 맺은 카람 백작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전쟁은 시간이 흐를수록 거세어져 갔다.

거대한 소모전이었다.

전쟁의 중심인 일리언 백작이 이끄는 검은 바람과 힐튼 공작가의 붉은 장미 기사단의 힘은 백중세라 현재 전장의 흐름을 좌지우지할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다.

그마저도 첩자들 때문에 양측 모두 실패를 거듭하기에 서로가 아니한 만 못한 결과만을 보이게 되었다.

그렇게 어느 쪽도 승기를 쥐지 못한 채 반년이 흘러갔다.

이 시기 마일드 왕국 내 귀족 세력들의 충돌은 현 전쟁 양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예전과 달리 3전장이 치열한 형태로 변해가면서, 그곳에서 공을 세워 귀족 세력의 판도를 바꾸려 하였던 탓이다. 이전과 달리 새로운 대안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 지금의 전쟁 상황이었다.

그 변수를 자신들이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자신의 세력이 크게 부상할 것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끈을 대려 하는 수많은 지방 영주로부터 받은 물질적 지원들을 보내거나, 인재들을 선발하여 보내기도 했다.

그런 상황이 또 하나의 경쟁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전쟁의 물자와 인적 자원은 비워지기 무섭게 채워져 갔다.

최근 치열해진 전쟁으로 공을 세우며 부상하는 이는 수십 명에 달했는데, 그중에는 마크 남작의 이름도 자리하였다.

그는 기습전의 달인이었다.

효과적인 형태로 자신이 원하는 시기를 골라 치는 그의 기습에 상대는 매번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만 단위가 아닌 고작 천 단위로 치는 기습이었지만, 그 순간순간이 결정적이라 전장의 흐름을 한때나마 유리하게 바꾸어 놓기도 했다.

붉은 장미 기사단의 단장은 그런 마크 남작을 높이 샀다. 비록 그 자신은 검에 재능이 없는 자이나, 전술에 대한 감각이 타고났음을 인정한 것이다.

시골 영지의 영주로 보기에 그 눈빛과 배포 또한 대단한 자라 판단했기에, 단장은 그에게 수석 천인장의 최고 병력인 3,000명을 내주었다.

단순히 3,000명의 병력을 내준 것이 아니라 마크 남작에게 스스로 원하는 병과를 뽑게 하였다. 그에 마크 남작은 크게 기뻐하며, 그가 가장 탐을 냈던 기마병 500과 석궁병 200명을 자신의 휘하에 넣었다.

마일드 왕국에서의 지원이 끊임없이 늘어나면서 그 같은 병력을 가져가는 데 큰 무리가 없었기에 행한 수단이었다. 물론 그 뒤에는 힐튼 공작가의 입김이 있었다.

본래 그의 주특기는 치고 빠지는 전술로 그에게 기마병 500은 상당히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가 펼칠 수 있는 전술의 범위가 크게 확장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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