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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안-146화 (146/385)

야안 146화

정령사라는 존재가 워낙 귀한 터라 40년을 넘게 이 일에 종사한 폴톤도 처음으로 물의 정령사와 함께 일하는 것이었는데, 그는 이 일을 하면서 왜 나라에서 정령사를 귀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었다.

듣기로 이 어린 물의 정령사는 이제 막 하급 정령 익스퍼트에 오른 이라 했는데, 그 정도의 힘만으로도 장정 50명이 보름을 일해야 할 공사 부분을 단, 하루 만에 끝나게 했으니 그는 그 장관에 말문을 잃어야 했다.

폴톤은 제코에게 듣기로 자신은 저 멀리 바다에서 사는 이들 중 하나로 물속에서 일정 시간을 숨 쉴 수 있다 했는데, 처음 폴톤은 그 말도 안 되는 소리에 그가 보기와 달리 허풍이 심한 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면서 강력한 물살이 있는 강에 서슴없이 들어가 그 길을 찾아주고 위험한 지형을 구분해 주자 믿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확실히 그가 벌이는 일들은 물속에서 숨을 쉬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들이었다. 그 덕분에 착오가 생기는 부분들을 줄이게 되면서 인부의 활용이 적절하게 이루어지게 되었는데, 이대로라면 내년 여름이 되기 전까지 기초적인 부분들은 완료할 수 있을 듯했다.

이는 생각한 것보다 반년은 더 빨리 끝내는 것이다. 물론 곧 겨울이 다가오는 만큼 땅이 얼어 공사 진행이 이처럼 수월하게 흘러가지 않겠지만, 그래도 여름이 지나기 전에 완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겨울이 되자 마크 자작은 이천 오백의 기마병과 이천의 보병들을 이끌고 다시금 몬스터 토벌을 시작했다.

현재 마크 영지의 인구는 계속 늘어나 오만 명에 육박한 터라 인부가 늘어나 목책을 짓는 속도는 대단히 빨랐다.

본래 단기간에 인구가 그 정도까지 늘어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지난 야안의 그 피난민 대 이동의 일과 점차 전장의 상황이 나빠져 가면서 탈리아 왕국의 피난민들이 늘어나면서 그 당시의 이야기에 희망을 건 피난민들이 론의 상행과 합류하게 되면서 이처럼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자신의 왕국을 뒤로 한 채 오는 것인가 싶어 병력 일부를 풀어 지속적으로 그들을 받아들였는데, 자신의 영지 백성도 감당하기 어려운 변방 쪽의 귀족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반기어 야안의 일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도 했다.

지금도 이 추운 날씨에 굴하지 않은 채 상당수의 피난민이 마크 영지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다행히도 마크 영지에서 벌이는 일들이 많은 터라 일자리의 부재는 없었다. 굶는 것이 다반사였던 그들의 입장에서는 일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 하였다. 아니, 그 이전 타국의 국민인 자신들을 받아주는 것에 대해 그들은 감격에 젖었다.

야안은 간단한 판잣집과 더불어 천을 모아 천막을 만들어 거처를 마련하고, 이번에 밀이 풍작을 이루면서 제법 많은 양의 옥수수를 비롯한 곡식이 남은 지라 그것을 임금의 일부 대신으로 내 주었다.

아직 영지에 여력이 있어 공짜로 나누어 주어도 될 것이었지만, 야안은 그것이 단기적으로 도움이 될지언정 장기적으로 볼 때 오히려 그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으로 여겼다.

그들은 오랜 시간을 피난민으로 떠돌았던지라 자립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꺾인 상태였다.

그러했기에 야안은 이 일을 통해 작게나마 스스로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음을 가리 치고자 이렇게 임금의 일부를 받아 거래를 하는 것이다.

물론 그 금액보다 상당량의 곡식을 베풀었던 덕분에 이주를 한 피난민들은 더 이상 굶주림에 힘들어하지 않아도 되었다.

노약자들에게도 작은 돌을 모으는 것이나 언 땅을 녹일 건초들 따위를 모으는 일들을 하게 하여 임금을 주기도 했다.

그 외, 그들 사이에서 상당한 좋은 복지를 제공한다는 말에 병사에 지원하는 이들도 많았는데 그 덕분에 훈련을 받는 군사들도 상당수가 늘어났다.

아직 미숙하여 내년 전투에 투입되지는 못하겠지만, 대신 내성의 방어에 쓰이거나 상단의 호위에 쓸 정도는 무리 없었다.

마크 자작의 몬스터 토벌은 한 달이 지나자 이제 물이 오른 듯했다.

반 이상이 첫 전투에 투입된 병사들이었지만 군사 훈련소에서 워낙 엄격한 제식 훈련을 거친 터라 별다른 혼란은 보이지 않았다.

처음이 힘들었지, 시간이 갈수록 자신들의 힘이 그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몬스터들에게 통한다는 것을 인식하자 병사들의 사기는 크게 올랐다.

그 기세를 몰아 마크 자작은 놀 무리나 코볼트 부족들을 치기도 했다. 또한, 간간히 보이는 오우거나 트롤들을 상대하여 그들에게서 승리를 얻음으로써 아직 경험이 부족한 병사들에게 스스로 강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해주었다.

챈들러와 테리는 이번 몬스터 토벌 기간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 이는 야안이 그들에게 마나를 늘리는 대법을 펼쳤기 때문이다.

지난 부족과의 여행에서 얻은 몬스터의 부산물의 수입이 적지 않은지라, 그 돈의 일부를 풀어 대법에 펼칠 물건들을 사 모을 수 있었다. 그간 연구한 약식의 형태가 아닌 본래의 비법을 펼칠 것이다.

덕분에 7의 마나를 늘릴 수 있게 된 챈들러와 테리는 긴 시간을 전투에 임할 수 있게 되었고, 또한 마나의 운용 능력이 향상되었다.

그럼으로 인해 전투에서 더욱 부각되는 면모를 보이게 되었다.

야안은 그들뿐만 아닌 현재 상급 유저의 벽에 부딪힌 현재 테리의 제자 격인 푸리에게도 그에 맞는 가르침을 내렸다.

그 재능이 테리와 비슷할 정도로 뛰어난지라 이년 전 중급 유저에 올랐던 그는 벌써 상급 유저를 준비할 정도의 수준에 오른 것이었다.

테리로부터 자신을 농노에서 벗어나게 해 준 은인이시기도 한 총관님이 대단히 뛰어난 검사라는 것을 들었던 푸리는 야안의 가르침에 맹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푸리의 장점이자 단점이라 한다면 한 번 정해진 관점을 잘 바꾸지 못한다는 것인데, 야안의 이 점에 대해 고민하다 역으로 관점을 수없이 정하도록 이끌었다.

그것은 오직 야안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상급 익스퍼트와 더불어 중급 현자 마스터에 오른 야안이었기에 상충되는 관점을 살짝 비틀어 부딪치지 않게 하면서도 그가 검의 길에 가는 데 필요한 모든 부분을 계산하여 관점을 잡기 시작했다.

상당한 양의 가르침이었지만 테리 못지않게 영리한 머리를 지닌 푸리는 무리 없이 가르침을 흡수하였다.

그는 처음 불편한 옷을 입는 듯 힘들어했지만, 이내 익숙해지자 그 불편함이란 것이 사실 자신도 모르게 생긴 나쁜 버릇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단점이자 장점이기도 한 그의 양날의 검 같은 재능을 단점을 지우고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변하자 그의 성장력은 폭발적이었다.

야안은 챈들러에게 푸리가 상급 유저로서의 벽이 부딪히기 시작한다면 지난 테리에게 자신이 한 것처럼 기운을 인도해 주라 명했는데, 그 덕분에 푸리는 해를 넘기지 않고 상급 유저에 들어설 수 있었다.

기마병단에 또 하나의 상급 유저가 탄생한 것이다.

그의 탄생에 마크 자작은 매우 기뻐하였다. 상급 유저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마크 자작은 그가 상급 유저의 경지에 오른 것을 축하하며 이번에 새로 들인 500 기마병의 수장으로 임명하였다.

수석 백인 장과 같은 권한을 내 준 것이다.

본래 테리 못지않게 머리가 명석한지라, 그는 이번 몬스터 토벌의 끝자락에 가서는 어느 정도 지휘관의 역량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군사훈련 겸 몬스터 토벌을 시작한 마크 자작은 토벌을 끝낼 때쯤에 이르러 예상하는 것보다 영지확장의 범위가 훨씬 넓히는 결과를 보이게 되었다.

기존의 자작 가보다 15% 정도가 넓혀진 것이다. 이도 목책을 짓는 속도가 확장 속도에 비해 늦어 그친 것이지 어쩌면 20%에서 그쳤을지 모른다.

이번에 확장된 영지 안에서 운 좋게도 소금 광산을 발견하게 되었다. 금속 광산보다 그 가치는 낮았지만, 그 매장량이 상당한 터라 영지의 새로운 특산물로 들여도 될 정도였다.

마크 영지는 변방이라 소금을 구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이처럼 소금 광산을 발견하게 되니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소금 광산은 그 재취하는 방법이 쉽고 안전하며 그 초기 비용도 적어 이제 막 시골 영지 때를 벗어나는 마크 영지에 알맞은 크기의 일이었다.

야안은 그래도 광산에 어느 정도 전문가인 현재 대리석 광산을 담당하고 있는 파머를 불러 그에게 의견을 구했고, 그는 예전 다방면으로 광산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소금 광산에 대한 자료 또한 본 터라 어렵지 않게 광산을 개발해 나갔다.

현재 목책 공사를 담당하고 있던 한스는 이 소금 광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터라 집중적으로 이곳 영역부터 목책을 만들기로 했다.

또한 한편으로 망루를 올리고 병사들을 풀어 다시금 잔재 몬스터들을 제거하였는데, 이는 이곳에 대리석 광산에 자리한 마을과 같은 곳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아무래도 거리가 먼지라 이동수단이 불편한 점이 있었는데, 그 의견에 야안도 동의하여 이번에 탈리아 왕국에서 넘어온 피난민들을 위한 마을을 만들기로 했다.

기존의 사람들은 어느 정도 터를 잡은 터라 억지로 옮기면 탈이 났기에 그런 조치를 벌였는데, 위험 지대라는 점을 들어 이곳 마을에 짓는 집값을 싼값에 할부로 나누어 받기로 했다.

다행히 그에 대한 말을 들은 피난민들 또한 별다른 불만이 없는 모습이었다. 아니, 오히려 기뻐한 모습이 역력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떠돌이 생활을 하던 자신들이 제대로 된 집을 가지게 되었으니,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을까?

더불어 잘하면 소금 광산에서 일을 할 수 있어 평생직장이 생길 수도 있었다.

그들도 귀를 열어 대리석 광산에 일하는 이들이 상당한 보수를 받는다는 것을 알기에, 그보다 못할지 몰라도 앞으로의 미래가 창창한 것 같아 이 처음 겪는 추운 겨울에도 그들은 추위를 견딜 수 있었다.

한스는 지난 챈들러와 테리 이후 그 자신에게도 펼쳐준 비법으로 드디어 초급 현자 마스터의 벽에 부딪히게 되었다.

야안은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제자에게 스승님이신 고 로뎅의 수련 일지를 통해 그를 차근차근 이끌어 주었는데, 그 덕분에 한스는 겨울의 끝자락에 들어설 때쯤 조금씩 벽을 어떻게 넘어설지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야안은 그제야 한스에게서 손을 떼어내며 자신의 깨달음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라 충고해주었는데, 그 충고 덕분인지 한스는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어느 늦은 밤 벽을 넘어섰다.

드디어 초급 현자 마스터에 올라서게 된 것이다.

그것은 그에게 아주 의미 깊은 일이었다. 여타의 다른 현자들보다 더 큰 진전을 보이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한스의 경악적인 연산 능력 때문이다. 그의 연산 능력은 그동안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중급 현자 마스터인 야안도 따라가지 못할 수준에 올라서게 되었다.

그 말은 초급 현자 마스터에 올라 체 외의 기운을 다루는 능력이 크게 상향되면서 마법 시전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었음을 말한다.

이때까지 그의 연산 능력을 막아섰던 족쇄 중 하나가 풀어진 것인데, 과연 한스의 마법 시전은 중급 현자 비기너 급의 마법도 초급 현자 익스퍼트 급의 마법처럼 펼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마나의 부재로 그 펼치는 시전 횟수는 제한이 되었지만, 사실 그 정도의 마법이 아니어도 동시에 펼치는 듯한 하급 마법의 시전만으로도 상급 유저 2명 정도는 어렵지 않게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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