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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안-155화 (155/385)

야안 155화

덕분에 작은 쉼터에는 수많은 이들이 그의 마지막 흔적을 보기 위해 그 행렬이 끝이 없어 보였다.

바람이 된 야안은 텐의 나라를 크게 돌아본 뒤 고향인 무의 나라로 향했다. 가는 도중 라의 야안과 마주하게 되었는데, 깨달음을 얻은 라의 야안은 텐의 야안의 바람이 평생 마주하기 힘든 청명한 것임을 알고 놀라 물었다.

“무엇이 그대를 그렇게 만들었는가?”

그의 물음에 텐의 야안은 짧게 대답했다.

“나라는 관념을 지웠네.”

텐의 야안의 말에 라의 야안은 잠시 이해를 하지 못하다 이내 그 말의 의미를 깨닫고 감탄을 터뜨렸다.

나라는 관념을 지웠다는 말은 수천 가지의 얼굴을 지웠다는 말과도 상통한다. 개체를 넘어서 스스로 빛을 발하는 존재임을 말한다. 그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아는 존재이기도 했다.

그렇게 그들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갔고, 흙으로 돌아간 무의 야안을 만나며 셋은 다시 하나가 되었다.

리트담의 저서에 빠지기 전 동굴을 밝혔던 빛보다 더 화려한 빛이 야안의 눈에서 일순간 흘러나왔다. 가부좌를 튼 야안의 어깨에 쌓인 먼지를 본다면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을 알 수 있었다.

반개한 야안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볼을 타고 내리는 뜨거운 눈물은 이내 바닥을 적시었다.

천천히 눈을 뜬 야안의 눈빛은 이전보다 더 맑고 깊었다. 깊은 심해와 같은 눈이라 보는 이들을 빠져들게 할 것 같았다.

야안은 쏟아져 나오는 눈물을 참지 않았다. 이것은 단순한 감정이 격해지면서 생긴 분비물이 아닌 깨달음이 넘쳐흘러 몸에서 표현되는 것일 뿐임을 알기 때문이다.

말없이 허공을 바라보던 야안은 짧게 감탄을 흘렸다.

“하! 그들의 생을 보자면 나 자신이 너무도 초라하기 그지없구나.”

지난 주술과 지금의 주술의 영향은 달랐다. 예전의 주술은 그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 펼쳐진 주술은 간접적이 아닌 직접적으로 자신이 주체가 되었다.

하나이나 셋이었던 그들 셋의 인생을 살았다는 말이 되는데 만약 텐의 깨달음이 아니었다면 그는 자신의 주체성을 찾지 못해 흔들렸을지 모른다.

‘나라는 관념을 지움으로써 나에 대해 깨닫는다. 나는 정말 거대한 깨달음을 얻었군.’

그는 이 깨달음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편견 어린 시선으로 보지 않는 눈을 뜨게 된 것이다.

그의 변화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뿌옇게 흐린 눈앞으로 새로운 정보창들이 그 모습을 보이었다.

[대장인(칭호)

등급 : B+

그대 직업 대장장이를 마스터하게 되어 이 칭호를 내린다. 이 칭호로 세상의 모든 불과 금속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 이 칭호는 다른 칭호와 같이 사용할 수 없다.

* 칭호를 달게 되면 자연스럽게 만드는 무기에 생명을 담을 수 있게 된다.

* 이 칭호와 단 채 마법 물품을 제작 시 그 성공률이 상승한다.]

[대지의 숨결.

등급 : C-

대지의 숨결은 모든 생명의 어머니인 땅을 살피는 능력을 말한다. 그대는 이 대지의 숨결을 깨달아 어떤 작물이든 그것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 병이 든 작물이 어떻게 병이 들었는지 원인을 알 수 있다.

* 땅의 지기를 살피고, 사계절의 흐름에 순응하면서 그 식물의 성장을 촉구할 수 있다.]

이 놀라운 두 가지의 정보 외에도 야안의 능력 정보창에서도 변화가 생기게 되었는데 그 덕분에 생긴 다른 능력 또한 앞의 정보창에 비해 부족하지 않았다.

[레벨 : 121

직업 : 전설의 추종자

칭호 : 최초의 이방인, 용사

(대장인 : 미착용)

생명력 : 2,200

마나량 : 4,060

명성 : 1,800

힘 : 90(+20)

민첩 : 86(+20)

행운 : 80 (+20)

지혜 : 86(+20)

신력 : 13 (+15)

마나 : 183(+20)

정령력 : 30 (+15)

분배되지 않은 스탯 : 5 ]

주술의 영향이었지만 신학자의 길을 통해 의해 희생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되면서 신력이 8이 늘어나게 되었고 행운 21 스탯이 늘어나게 되었다.

그로서 새로운 신성 마법인 바란탄이라는 마법이 생겨났고, 그 외 하루 그가 펼칠 수 있는 신성 마법들의 횟수가 늘어나게 되었다.

[바란탄

등급 : B

신성 마법의 물리적인 공격 마법의 한 형태이다. 정화의 불을 일으킨다. 한 번 붙은 정화의 불은 죄악이 사라지기 전까지 꺼지지 않는다.

* 한 달에 단 한 번 펼칠 수 있다.

* 대상은 단 한 존재에 한해서이고 초인 이상의 존재가 아니면 이 불을 꺼뜨릴 수 없다.

* 그 대상이 사마의 기운이 자리한 존재인 경우 정화의 불은 배 이상 강력한 화력을 발휘한다.]

[초감각 (미들 단계)

아리스가 남긴 숨겨진 축복이다. 운 스탯을 끊임없이 발전시킨 현명한 자에게 이 축복을 남긴다.

운 스탯 100과 지혜 100을 넘어선 자에게 생겨나는 능력이다. (초감각(로우 단계)에서 발전되었다.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가 한층 가까워지게 되면서 얻게 된 능력이다. 초감각(로우 단계)보다 한층 더 예리하고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초감각 (미들 단계)을 통해 그대의 습득률의 속도가 배 이상으로 빠르게 향상되었다. 또한 이 초감각(미들 단계)로 인해 앞으로 그대가 부딪힐 벽이 얇아지게 되었다.

* 운 스탯을 더 올리게 된다면 그대는 이 운 스탯에 수치에 맞는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될 것이다.

* 스탯으로 변화된 몸을 적응하는 기간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 아직 그대의 초감각의 수준은 가장 낮은 단계이다. 다음 초감각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그 지혜와 행운이 일정 수준을 뛰어넘어야만 한다.

* 다음 단계에 들어서기 위해서 그대는 일정 이상의 행운과 지혜가 늘어나야 한다.]

바란탄이라는 신성 마법은 그 횟수가 한 달에 한 번이라 할 정도로 제한된 횟수였지만, 그 능력만큼은 절대적이라 할 만큼 뛰어났다.

이 넓은 대륙에 초인이상을 만나게 될 계기가 몇 번이나 되겠는가? 죄악을 벌하기 전까지 꺼지지 않는 불꽃이었으니 가히 절대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초감각(미들 단계)에 들어서면서 야안은 자신의 감각이 예상한 것 이상으로 비현실적이게 날카로워졌음을 알았다.

집중한다면 동굴 밖 나무 위를 기어 다니는 벌레의 움직임도 느껴질 정도였다. 그것만으로도 놀랍건만, 습득률이 배 이상으로 향상되었다 하니 많은 것을 익히고 공부하는 야안의 입장에서는 그 어떤 보물보다 가치가 있었다.

잠시 자신의 상태를 살피던 야안은 이내 새로 얻은 칭호로 고개를 돌렸다.

‘대장인이라. 부끄럽군. 그런 칭호를 얻다니.’

주술 덕분에 자신은 그이기도 했으나 또한 아니기도 했다. 텐의 깨달음으로 나에 대해 정확하게 깨닫지 않았다면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야안의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오랜 세월을 혹독하게 단련된 그의 손은 굳은살로 거칠게 도배되어 있었다.

단단하기는 차돌보다 더 단단해 보인 그의 손은 주술에서 본 라의 야안의 손과는 차이는 있었지만, 그때를 생각하자 아직도 어릿하게 망치의 감각이 남아 있는 듯했다.

야안은 최초의 이방인과 용사의 칭호를 내려 대장인의 칭호를 올렸다. 처음 해보는 일이었지만 갓난아기가 어미의 젖을 찾듯이 그 과정은 자연스러웠다.

과연 대장인의 칭호를 달자, 라의 야안이었던 감각이 되살아났다. 호흡은 한없이 길어져 숨을 쉬는지도 구분할 수 없었고, 그의 손의 감각은 검만 잡았을 때보다 더욱 섬세해져 떨어지는 먼지가 옆을 지나가는 것조차 느껴질 정도였다.

야안의 변화에 놀란 것은 유피테르였다.

그는 자연스럽게 깨어나 확연히 달라진 기질에 잠시 말문을 잃다 중얼거렸다.

“기이한 일이군. 기질이 바뀌었네. 분명 그대는 야안이건만, 마치 다른 길을 걸어온 존재로 느껴지는군. 어떻게 된 일인가?”

리트담의 저서로 주술이 야안에 펼쳐진 뒤 유피테르는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이제 막 깨어난 그는 그 같은 일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야안이 리트담의 저서에 대해 설명하였고, 그로서 벌어진 일에 대해 말해주었다.

유피테르는 야안의 그 말에 크게 감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 긴 시간이 지나 주술 또한 발전을 이루게 되었구나. 자이웅 조차 그 같은 주술을 보이지 못하였건만. 리트담이라. 기이한 인물이로고.”

야안은 마지막 전설의 현자였던 자이웅조차 펼치지 못한 주술의 세계라 말하자, 놀람을 보였다. 그가 들은 전설의 현자는 무결점의 존재이며 모든 것에 만능을 보이는 자이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 중 완성을 보이는 이이기에 그를 전설의 현자라 부르며 드래곤들조차 그를 경배하건만, 그런 존재가 펼치지 못한 주술이라는 말에 야안이 매우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리트담이란 이는 실로 예사로운 분이 아니셨구나.’

그 같은 존재가 왜 대륙의 역사에 알려지지 않는 의문이었다. 야안은 잠시 생각에 빠지다 이내 유피테르의 말에 깨어났다.

“재미있군. 내가 본 지금 그대의 기질은 예전 드워프의 족장을 만났을 때와 비슷한 느낌일세. 설마 인간이 이 같은 경지에 오르다니 보지 않았다면 믿지 못하였을 것이네.”

야안은 드워프라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에 눈을 빛내며 물었다.

“드워프 그들은 어떤 이들이었습니까?”

예전 유피테르에게 지나가듯이 들은 바 있었지만, 크게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장인이라는 칭호를 지니게 되고 주술로 그 같은 경험을 얻게 되자 절로 그들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장인 종족이라고까지 부르던 이들이었고, 인간 중 대단하다 말하는 장인들도 그들에 비해서는 손색이 있다는 말을 들었으니 궁금증은 들 수밖에 없었다.

하기야 예전 휘야가라고도 하고 본 명은 위대한 망치라는 이름을 가진 드워프 중의 드워프라는 그의 칠검 중 하나 또한 그랬었다.

자신이 마지막에 만들었던 그 검처럼 그 검 또한 예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느껴지지 않을 정도가 아니라 주위의 기운마저 빨아들일 것 같은 느낌이었다.

대장인의 칭호를 얻어 그때를 상기한 야안은 예전 그가 미처 알지 못한 점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생김새야 그대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겠지. 아마 그들의 기질을 알고 싶어 하나 보군. 드워프는 그대 인간보다 긴 세월을 살지. 보통 300년을 넘게 사는 종족이지. 그들의 성장은 빠르네. 불과 십 년이면 성인으로 인정받지.

태어나 십년이 지나면 그들은 장인으로서 길을 걷네. 이들은 아주 호쾌한 이들이기도 하네. 실패를 두려워하지도 않지. 그들은 하나의 작품을 얻기 위해 수백 번의 실패도 웃으면서 받아들이기도 하지.

어떤 드워프들은 한 작품만을 완성하기 위해 300년의 인생을 모두 걸기도 하네. 하지만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네. 어떤 마을에는 대를 이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몇 천 년을 허비하기도 하지.

글쎄, 그러고 보니 그 작품이 기억이 나지 않는군. 상당히 인상 깊었던 것인데, 아무래도 최소 중급 정령 정도로 성장하여야 기억을 할 수 있을까? 다만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전설의 현자가 쓸 물건이라는 것 정도일세.

그 작품이 완성되어 자이웅 그가 사용하게 되었다면 상당히 재밌었을 것이라는 감정은 기억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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