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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안-328화 (328/385)

야안 328화

야안은 그가 정신을 차리자 본래 떠나기 전에 주려 했던 전사의 명패를 그에게 내주었다.

“이것은 무엇입니까?”

겉으로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것인 듯한 터라 묻는 그에 야안이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내가 악마를 잡기 위해 사라진 뒤 위기에 처하게 된다면 주술력을 여기에 부여하라.”

초중은 마음 깊이 모시는 야안의 그 말에 별다른 물음을 보이지 않았다.

곧 그는 야안이 내어 준 전사의 명패를 품속 깊은 곳에 넣은 뒤 곧 금과옥조와 같은 가르침을 받기 시작했다.

야안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기 시작하면서 주술이 성장하였기 때문일까?

이들이 모는 배는 시간이 흐를수록 빠르게 나아가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빨리 악마의 바다의 인근에 도착하였다.

‘카아아악-’

확실히 악마의 바다라고 불리는 곳이라더니 그 인근에 도착하기 무섭게 괴물들이 그들을 습격했다.

‘그러고 보니 해양 몬스터들은 처음이로군.’

바다에 사는 몬스터들은 육지의 몬스터들에 비해 그 신장이나 무게가 훨씬 더 육중했다.

아마도 일곱 개의 해양 중에서도 가장 큰 카르미안 해양이었기에 이러한 형상이 도드라지게 나타난 것인지 모른다.

엄청난 수압을 견디는 존재들답게 그 뼈나 껍질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단단했다.

일정 크기 이상의 몬스터들인 경우 화살로는 어림도 없었으며 또한 작살이 아니면 잡으려 시도하기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그나마 다행히도 물리적인 것이 아닌 충격에 대단히 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선원들 전부가 주술을 다루고 있는 그들에게 있어 해양 몬스터들을 상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기야 그러하지 않았다면 아무리 돈이 좋다고 하지만 그 위험도가 대단히 큰 이 건수를 물기 어려웠을 것이다.

수십 마리의 해양 몬스터들을 학살하는 그들의 모습에 야안은 안도를 보이며 곧 저 멀리 지평선 너머의 곳을 바라보았다.

“느껴지는구나.”

예전 불사왕 케르몬이나 파란토와도 비슷한 그 섬뜩함이 그의 날카로운 감각에 걸려들었다.

‘생각한 것보다 멀지 않아 다행이군.’

신마법을 활용한다면 넉넉잡아도 한나절이면 놈에게 다가갈 수 있을 듯하다.

야안은 인벤토리에서 현자의 지팡이를 꺼내 들었다.

악마 베로카나가 있는 곳은 카르미안 해양에서 가장 깊은 곳에 있었다.

당연히 엄청난 수압을 견뎌내어야 했는데, 초인의 경지를 몇 번이고 넘으며 단련된 그의 육체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다행이라 할까?

그에게는 이러한 상황에 맞는 적합한 마법을 알고 있었다.

바로 ‘카’의 마법이 그것이었고, 이제 대현자가 된 야안에게 있어 ‘카’의 최종형태인 ‘카라민주’를 펼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곧 오백 개가 넘는 룬어가 순식간에 조합되더니 이내 현자의 지팡이에서 빛을 보였고, 곧 그의 육신이 변화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어 보였으나, 실제로는 그의 육신은 오리하르콘 덩어리라 해도 다르지않는 상태가 되었다.

미스릴과 비교해도 그 격이 다른 금속으로 육체를 변모한 그는 이내 해양 몬스터들을 정리하고 있는 선원들을 바라보다 곧 선장인 초중에게 눈을 돌렸다.

떠나는 자신을 걱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에 야안이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더군. 좀 더 물러나는 것이 좋겠다.”

악마를 잡으러 그 위험 속에 뛰어드는 와중에도 자신들을 걱정하는 그의 말에 초중은 감격 어린 표정을 보이더니 이내 몸을 숙이며 그의 명을 받아들였다.

야안은 그러한 초중의 어깨를 두드리더니 이내 바닷속으로 몸을 날렸다.

‘촤아아악-’

요란한 물소리가 큰 거품을 만들어내다 이내 어디선가 밀려오는 물살에 사그라졌다.

‘쑤아아아악-’

물속에 들어선 야안의 몸은 엄청난 물의 저항을 가르며 무서운 속도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몸은 작지만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해양 몬스터 ‘추차’에 비해도 손색이 없을 지경이다.

당연히도 야안의 등장에 해양 몬스터들이 그를 노리기 시작했는데, 이미 전설의 검을 쥔 채 거대한 검의 구를 생성한 그였던지라 다가오기 무섭게 지리멸렬하고 만다.

그가 일으킨 검의 구는 단순히 검기가 아닌 마법과 하나가 된 형태의 것이었기에 그 무시무시한 대형 몬스터들조차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카르미안 해양의 중심부를 지나면서부터 야안이라고 해도 쉽사리 지나칠 수 없는 엄청난 형태의 해양 몬스터들이 나타났다.

‘그오오오옹-’

크기만 칠백 미르가 넘으며 무게는 300톤이 넘는 존재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인데, 지금까지와는 달리 육탄 공격이 아닌 초음파로 공격을 하기도 했다.

스치는 순간 집채만 한 바위도 가루가 되어버리는 강력한 공격들이었는데, 만약 그 상대가 다른 이었다면 제법 곤란한 공격이 되었겠지만, 이들에게는 아쉽게도 야안에게는 통용되지 않았다.

‘카라민주’로 신의 금속이라 불리는 오리하르콘의 강도를 자랑하는 그의 육체였으니 초음파 따위가 통용될 리가 만무한 것이다.

다만 야안의 발길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다른 해양 몬스터들과 달리 뛰어난 마항력을 지녔다는 것에 있었다.

마항력과 더불어 그 엄청난 수압에도 쉽사리 견디는 몬스터들을 제거하려면 좀 더 강력한 공격의 형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결국, 야안은 강기를 꺼내 들 수밖에 없었는데, 다만 지금까지의 강기와는 그 형태가 달랐다.

대현자에 올라서면서 검기만이 아닌 강기에도 마법과 결합을 시킬 수 있게 된 야안은 그 절대적인 파괴력을 지닌 강기의 위력과 범위를 한 층 더 끌어 올렸다.

예전의 그였다면 최대치로 뽑아내었다고 해도 강기의 범위가 30미르를 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한데 지금 그는 단 한 번의 칼질로 칠백 미르가 넘는 해양 몬스터를 반으로 갈라버리는 것이 가능했다.

‘쩌어어억-’

요란한 소리와 함께 세로로 갈라지기 시작하는 해양몬스터들은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지 못한 듯 터져 나오는 피와 함께 반으로 갈라진 입을 멍청한 표정으로 우물거려댔다.

저 끝없는 심해 밑으로 내려가는 해양 몬스터들을 따돌리며 야안은 이제 멀지 않은 목적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악마 베로카나가 있는 곳에 다가갈수록 나타나는 해양 몬스터들은 점차 커지고 강해졌지만, 야안에게 별다른 의미 따위는 없었다.

그리고 결국 야안 그는 카르미안 해양의 가장 깊은 곳에 도달하고야 말았다.

‘화아아악-’

그가 만들어낸 빛은 이 지독한 어둠을 물리치기 시작했고, 일대는 새벽의 그 미명과도 같이 희미한 빛을 머금고야 말았다.

그리고 야안은 그 빛 속에서 발견된 무언가에 놀란 눈빛을 보였다.

상상치 못한 것을 발견했기 때문인데, 그것은 바로 수 키로미르는 되어 보이는 신전이다.

‘어떻게 이런 곳에 신전이?’

신전의 중앙에는 아리스의 신도를 뜻하는 문양이 자리했는데, 그것으로 보아 삿된 존재가 지은 것은 아닌 듯하다.

악마 베로카나를 멸하기 위해 왔다 신전을 발견하면서 놀란 그에 야안의 눈앞이 다시 흐릿해진다.

[바다 신전의 봉인을 풀어라.

등급 : SS+

죽음의 지배자가 나타나기 이전 신화시대에 바다를 지배하는 종족이 있었다.

피오라고 불리는 이들은 아리스의 자식 중 하나인 바다의 신 세이란의 축복을 받고 태어난 존재들로 죽음의 지배자에 의해 세이란이 봉인되자 그들 또한 자신의 신을 따라 신전을 세우고 스스로 봉인하였다.

*바다의 신전의 봉인을 푸는 순간 바다의 종족 피오를 부활시킬 수 있다.

*바다의 왕이라 불렸던 피오의 왕을 통해 그대는 어긋난 인과를 풀어낼 수 있게 된다.]

‘이건. 정말이지.’

전설의 시대나 고대 시대와 달리 현재 세계는 인간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물론 야안으로 인해 드래곤 구십 여섯이 깨어나기는 했으나 그 개체는 오직 단일체일 뿐이다.

전대의 전설의 현자 자이웅과 죽음의 지배자가 건드린 인과의 법칙에 의해 드래곤이라는 종족들은 죽음의 지배자가 직접적으로 세상에 관여하기 전까지 나타날 수 없었다.

그러한 실정에 전설의 시대 이전, 죽음의 지배자가 나타나기 전에 바다를 지배했다는 바다의 종족 피오를 부활시킬 수있다는 사실은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불사왕 케르몬이 이끄는 불사군단을 상대로 여타의 이종족들과 힘을 합친 결과가 얼마나 놀라운 것이었는지 이미 경험한 그였기에 특히나 의미가 깊었다.

더구나 이 퀘스트에서 그가 무엇보다 그가 반긴 것은 바다의 왕이라 불렸던 피오의 왕이라 불리는 존재이다.

이 넓은 바다에 왕이라 불릴 존재라면 블루 드래곤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존재인 것은 당연했으니 말이다.

또한, 그보다 그를 자극한 것은 바로 피오의 왕을 통해 어긋난 인과를 풀어낼 수 있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물론 이는 양날의 검이라 할 수 있기에, 이 인과가 풀어내는 순간 죽음의 지배자의 영향력은 이 세계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수 싸움에서는 죽음의 지배자가 능할 수밖에 없으며, 그의 편법은 이미 고대 시대에서도 능히 보았던 바이다.

때가 된다면 이 어긋난 인과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터였다.

‘반드시 해내야 할 퀘스트이구나.’

예상치 못한 행운에 야안은 기뻐한 것도 잠시 곧 야안은 자신의 등장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악마 베로카나를 향해 다시 몸을 날리기 시작했다.

재미나게도 악마 베로카나는 신전의 중심에 있었다.

주신 아리스를 배척한 죽음의 지배자를 뿌리로 둔 악마 베로카나가 주신 아리스의 신전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기묘한 모습이라 하겠다.

[감히 어떤 하찮은 존재가 방해를 하는 것인가?]

바닷속에서 제 뜻을 토해내는 악마의 목소리는 기묘했다.

메시지 마법과는 거리가 먼 형태의 것이었는데, 머릿속에서 울리는 놈의 목소리는 웬만한 자는 그대로 머리를 터뜨려 버렸을 힘이 자리했다.

일종의 초음파 형태의 공격인 것인데, 카라민주를 펼친 야안에게 역시나 통용되지 않는 공격이었다.

자신의 공격에 별다른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한 손에는 검을 다른 한 손에는 지팡이를 든 존재에 악마 베로카나의 눈에 기묘한 의문이 자리했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자의 모습이었기 때문인데 곧 그는 그 엄청난 세월을 거슬러 한 존재를 기억하고야 말았다.

바로 자신의 주인 죽음의 지배자와 맞서 싸웠던 그 이상한 존재 전설의 현자 자이웅을 기억한 것이다.

당시 그는 죽음의 지배자로부터 탄생해 지금처럼 이 신전에서 모종의 일을 꾸미고 있다 결국 자이웅으로부터 봉인되고 말았다.

마주한 순간은 너무도 짧은 순간이었기에 뒤늦게야 전설의 현자를 떠올린 것인데 그러한 그의 기억이 다르지 않은 듯 그에게 다가오는 야안의 공격은 무시무시했다.

검강과 마법, 주술들이 시너지 형태를 보이며 혼합되기 시작한 것인데, 처음으로 세 가지의 종류의 힘이 하나가 되어 결합되자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할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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