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안 357화
13. 대악마
그 과정이 쉽지 않지만, 상급 마정석까지는 순수하게 인공마정석으로 가능했으나, 최상급 마정석은 역시나 달랐다.
최상급 마정석은 달리 마나의 기적이라고까지 불리는 보물이다.
마나의 순도에서부터 마나의 양까지 상급 마정석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가했다.
차원이 다른 물건답게 현재 야안 제국이 보유하고 있는 최상급 마정석은 단 두 개만 존재하였을 뿐이다.
야안과 리트담은 이를 두고 연구하였으며, 그들은 연구 끝에 재밌는 가설을 내었다.
본래 이 최상급 마정석이라는 물건은 상급 마정석이 상상치 못한 긴 시간 속에서 마나 역현상을 겪어 만들어진 물건이라는 가설이었다.
이를 실험하기 위해 야안과 리트담은 현자의 탑에 한동안 머물러야 했고, 고생 끝에 그 가설이 사실임을 입증하였다.
이 가설이 맞아떨어지자 인공 마정석 개발 이후 쓸모가 없어진 상급 마정석들을 상대로 실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초마법과 탈인 급의 주술의 시전 끝에 최상급 마정석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야안 제국이 가지고 있는 최상급 마정석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대외적으로 끝이 난 이 실험은 사실 끝이 나지 않은 상태였다.
야안과 리트담은 최상급 마정석을 만드는 과정에서 또 다른 새로운 가능성을 본 것이다.
“자연에 의해 만들어진 최상급 마정석을 다시 강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어쩌면 마나 창고라고도 불리는 드래곤 하트 이상의 물건이 나올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야안과 리트담의 힘을 증폭하는 게 가능한 테슬러가 만들어지는 것도 꿈이 아니었다.
물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길고 긴 시간이 필요로 할 것이다.
가장 먼저 생산되고 있는 테슬러는 역시나 병사들 용으로 나온 테슬러 X였다.
1년 전 중급 마정석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테슬러 X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재료도 구하기 쉬웠던 터라 대량 생산에 어려움이 없었고, 이로 인해 상당한 기술 축적이 이루어진 상태였다.
많은 기술진이 육성되고 있었는데, 본래 야안 제국은 인공 마정석의 등장 이후 수많은 마법 물품을 다루는 기술진들이 많아 그 육성 인재들을 구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그렇게 1,000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등장한 테슬러 X는 경이적인 놀라움을 선사했다.
야안이 모태 부분을 제외한 새롭게 뜯어내면서 그 출력이 향상되었던 것도 크게 작용했다.
상급 유저에 속한 이가 이 테슬러 X를 착용하였을 때 초급 익스퍼트 이상의 무력을 보일 정도였다. 테슬러 X가 둘일 경우 중급 익스퍼트를 상대할 수 있었는데, 이는 테슬러 X를 통해 발출되는 인공 검기의 존재 덕분이다.
그 외 신체 능력을 몇 배나 뻥튀기 한데다, 막강한 방어력을 자랑하니 중급 익스퍼트의 검기로도 쉽사리 파괴하기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 야안 제국의 군사들의 수준은 높아 십인장만 되어도 상급 유저에 오르는 것을 상기한다면 엄청난 숫자의 강자들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말은 몬스터로 인해 아직 개척되지 않은 바 대륙 지역들을 모두 개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 분명했다.
그 외에도 앞으로 죽음의 지배자와의 거대한 전쟁에서 인간이 그들을 상대할 수 있는 큰 전력이 될 터였다.
그렇게 테슬러 X가 나온 뒤 차례대로 다음 단계의 테슬러가 나오기 시작했다.
테슬러 X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지닌 테슬러들은 물론, 이외 마법사나 주술사들 등을 위해 만들어진 테슬러들도 있었다.
특히나 기사들 전용 단계에 놓인 테슬러의 경우 엄청났다.
그중 가장 등급이 낮은 테슬러 F의 경우만 해도 하급 익스퍼트가 상급 익스퍼트와 맞상대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정교함에서는 떨어지나 말도 안 되는 검기의 증폭이 그것을 가능케 했는데, 이는 고대 마도 시대에서도 있을 수 없었던 일이다.
구하기 힘든 상급 마정석을 인공으로 생산하기 시작하게 되면서 두 개의 상급 마정석이 다섯 개로 늘어나면서 생긴 일이었다.
거기에 대현자에 이른 야안의 마법진이 그 상급 마정석의 능력을 모조리 뽑아내고 있었으니 당연히 이 같은 기이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현재 가장 놀라운 것은 다름 아닌 테슬러 A였다.
기사 전용 테슬러들 중 가장 등급이 높은 테슬러 A는 최상급 마정석과 상급 마정석 스무 개가 부여된 상태였다.
그야말로 상급 익스퍼트에 이른 자가 다룰 수 있는 한계까지 때려 넣었다고 보면 되었다.
당연히도 그렇게 탄생된 이 괴물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 테슬러 A를 착용한 상급 익스퍼트 한 명이 소드 마스터에 준한 힘을 발휘하였기 때문이다.
인공 강기를 만들어내는 것에 성공한 것으로 검기를 압축하듯이 집중하는 것이 가능한 상급 익스퍼트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인공 강기는 소드마스터의 강기와 비교해도 그 파괴력에 있어서 큰 부족함은 없었다.
테슬러 A를 착용한 상급 익스퍼트가 전장에서 보여준 무용은 무시무시했다.
소드마스터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으며, 그 무력의 차이가 크게 나는 적들인 경우 더 뛰어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바로 마정석에 의해 끊임없이 마나를 배출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엄청난 수준의 인공강기를 뿌려대는 게 가능한 일이었다.
현재 야안 제국의 상급 익스퍼트에 오른 이들의 숫자는 천 명이 넘은 지 오래였다.
본래라면 가능할 법한 일이 아니지만, 현자의 탑을 이용하여 야안이 그들을 이끌었기에 이 정도의 엄청난 숫자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전력이건만, 그들이 테슬러 A를 통해 초인에 준하는 무력까지 얻게 되었으니,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전력을 보유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엄청난 힘을 보유하게 된 야안 제국은 자연스럽게 샤 대륙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바 대륙이 통일이 되는 과정에서 생긴 여파는 생각보다 거세지 않아 벌써 잠잠해진 상태였다.
거기에 더불어 수많은 마법 물품의 등장으로 제국의 성장이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중이었다.
하기야 그러한 성장세로 이루어진 국력이었으니, 테슬러를 이처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앞으로의 전쟁을 위해서라도 샤 대륙을 통일해야 한다.’
바 대륙과 샤 대륙의 거리를 생각한다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이는 야안이 해결해주었다.
현재 야안 제국이 손을 댄 조 나라는 완전히 야안 제국에 편입이 된 상태였다.
성직자를 비롯해 수많은 현자가 악마의 하수인이 되면서 생긴 상처를 치료하면서 조 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얻은 것이다.
거기에 더불어 야안 제국의 상상할 수 없는 재력은 조 나라를 본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건 너무도 쉬운 일이었다.
이곳을 시작으로 야안 제국은 샤 대륙을 정복할 힘을 모으기로 했다.
그리고 옛 조 나라의 왕성에 야안은 두 대륙을 뛰어넘는 포탈을 만드는 중이었다.
그가 만들고 있는 포탈은 고대 시대 야안의 스승이었던 하늘 산이 만든 것보다 고차원의 포탈이었다.
엄청난 수준의 마나가 잠재워진 최상급 마정석을 무려 백 개나 필요할 정도였으니 그것만 보아도 포탈의 수준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이 이야기를 꺼내었을 때 현자들은 한동안 말문이 막혀 아무런 말도 내뱉지 못했다.
공간을 뛰어넘는다는 것은 달리 말하자면 시간을 뛰어넘는다는 말과도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야안이 하늘산의 마법에 그토록 놀라고 경악했던 것인데, 대현자에 오르면서 야안은 그 하늘산의 마법의 원리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가상의 차원을 통해 넘어서는 것인데, 야안이 현자의 탑을 통해 공간을 뛰어넘는 것도 그러한 원리였다.
여하튼 그런 현자들의 경악 어린 놀라움 속에서 야안의 포탈은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완성이 되었을 때쯤 드디어 테슬러 R의 시제품 또한 나왔다.
시대의 흐름은 마치 폭풍처럼 흘러가기 시작했다.
* * *
샤 대륙의 정복 전쟁이 시작되었다.
애초 대륙이 달랐던 만큼 문화도 그 사상도 큰 차이가 난 두 대륙이 하나로 합칠 방법은 원시적인 방법 이외에는 없었다.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괴물을 일깨운 대가는 무시무시했다.
수많은 생명과 자원을 미친 듯이 먹어 치우기 시작한 것인데, 압도적인 전력의 차에도 샤 대륙의 연합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항복하는 순간 야안제국의 사상에 의해 기득권층이 설 자리가 없어지니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테슬러로 무장된 야안 제국의 군사들을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샤 대륙의 가장 큰 나라인 이 제국조차도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할 지경이었으니 다른 나라는 보지 않아도 뻔할 일이었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천대받았던 브라운 인들이 야안 제국에 합류하면서 안 그래도 기울어졌던 추는 야안 제국 쪽으로 한없이 기울어졌다.
그들이 야안 제국에 합류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브라운 인들에게 있어 위대한 주술사의 의미는 매우 커 그들을 뭉치게 하는 대의였다.
그런 가운데, 지난 바 대륙의 통일 전쟁에서 모습을 보인 리트담이 탈인이라는 경이적인 경지에 올라섰으니 이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무려 주술의 끝에 이르다니 꿈에도 듣지 못한 희망을 그들에게 주기에 충분했다.
리트담은 자신의 주술을 그들에게 아낌없이 내주었고, 당연히 그들 부족은 앞다퉈 야안 제국에 복속했다.
이후 샤 대륙의 많은 나라가 야안 제국에 흡수되었다.
그 과정은 리트담과 야안이 나설 필요도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이는 테슬러 R의 등장이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겠다.
테슬러 A만 해도 샤 대륙을 뒤엎어 버릴 지경인데, 초인 전용으로 만들어진 테슬러 R은 그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최상급 마정석만 50개가 들어간 테슬러 R이었고, 당연히 그만큼 엄청난 힘을 보였다.
강기는 두 배에 달한 면적을 보였으며, 그 파괴력 또한 배에 달했다.
거기에 초인을 다시 초월하게 하는 육체의 능력을 발휘하였는데, 그 힘은 능히 지난 오크와의 전쟁에서 무시무시한 힘을 보인 칸과 대등할 힘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존재가 한 명도 아니고 수십이나 되었으니 당연히 샤 대륙이 그들을 맞아 상대할 방법은 없었다.
물러서고 또 물러서는 방법 밖에 없었으며, 결국에 이르러 그 무모한 전쟁을 다시금 일으키려는 지도자들에 반발한 농민 반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밖으로는 야안 제국이 안으로는 반란이 일어났으니 결국 버티지 못한 샤 대륙의 연합국들은 그렇게 2년 만에 야안 제국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사실 전쟁보다 흡수되는 과정이 사실 더 힘들었다. 워낙 문화가 차이가 났기 때문에 그것을 이해하는 과정이 어려워 생긴 일이었다.
그나마도 전쟁을 통해 수많은 기득권자를 처리할 수 있었기에 통제가 되는 것이었지, 아니었다면 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일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