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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안-361화 (361/385)

야안 361화

15. 악의 씨 I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대단히 컸다.

야안 그가 수련을 시작한 지 3년도 채 되지 않아 검의 종주에 올라선 것을 말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검의 종주는 단순히 위력만을 따진다면 대현자를 능가했다.

여러 가지의 일을 해낼 수 있는 마법과 달리 죽음의 지배자를 상대하기 위해 파괴력에 맞추어 만들어진 학문이 검이었으니 당연했다.

‘확실히 이렇게 올라서니 알겠군. 그때 그 존재가 보인 검은 검의 종주의 것이 아니었다.’

유사하기는 했으나 결국 억지로 끌어 올린 가짜에 불과했다.

사실 비교하기에 민망할 정도인 것으로 만약 그가 검의 종주에 올라섰다면 아무리 리트담이라고 해도 그렇게 수월하게 상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니, 악마를 그렇게 잡는 것도 불가능했을 일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야안 그라고 해도 버틸 수 없는 검이었으니 말이다.

검의 종주에 올라섰다는 것은 단순히 그 펼치는 강기의 위력이 매섭다는 것으로 끝이 나지 않는다.

진정한 의미의 심연의 일검을 제대로 다룰 수 있게 되는 데 심연(深淵)의 그 의미처럼 한 번 펼치면 그것은 반드시 대상에 검은 그것을 베어내고야 만다.

피할 수도 빗맞힐 수도 없었다. 그것은 하나의 법칙처럼 당연한 것이었다.

하기야 그런 검의 경지가 아니라면 죽음의 지배자를 상대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로써 나는 뇌전검법을 완성할 수 있었다.”

아니, 단순히 완성한 것뿐만 아니라 그의 뇌전검법은 뇌검(雷劍)으로 진화하였다.

[뇌검.

등급 : SSS

검의 종주에 오른 자만이 다룰 수 있는 검이다. 뇌전검법에서 진화되었다. 천지의 모든 기운 중 가장 강한 뇌기를 끌어 다룰 수 있게 된다.

* 정령의 왕 유피테르와 함께할 경우 그 다룰 수 있는 뇌기의 수준은 유피테르의 각성에 비례하여 늘어나게 된다.

* 사마의 존재에 가까운 자일수록 그 위력이 늘어난다.]

뇌전검법을 완성하였다는 것은 달리 말하자면 칠정(七情)에 통달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 일 검에 일곱 개의 의념을 담을 수도 있게 된 것인데, 여기에 뇌검의 위력이 더해지면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물론 지금까지 그가 다룬 뇌전검법에도 뇌전의 기운이 담겨 있었으나, 사실 그것은 겉으로 감싼 수준에 불과했다.

그에 반해 지금의 그의 뇌검이 일으키는 뇌전은 지난날 유피테르가 보인 뇌전의 수준에 달했다.

일곱 개의 의념이 담긴 검만 해도 막아도 막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건만 거기에 뇌전이 깃드니 당연히 그 위력은 배가 될 수밖에 없었다.

뇌검은 실제로 검을 만들어 낸 라블랑카스는 로불랑조차도 얻어낼 수 없었던 검이었다.

오직 유저를 돕는 시스템의 영향으로 인해 생겨난 힘인 것인데, 그 등급이 SSS라는 것을 보노라면 감히 그 잠재력을 짐작할 수 있을 터였다.

이외에도 그는 그를 그토록 애먹였던 건곤대나이를 마스터하게 되었다.

[건곤대나이

습득률 : 100%

사량발천근과 이화접목을 마스터하게 되면서 그 두 개의 구분이 모호해지게 되자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얻게 된 고위 기술이다. 제 육 감각을 깨우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뛰어난 힘의 묘용이기도 하다.

이제 미숙함을 벗어난 그대에게 너무도 과분한 것으로 진정한 힘의 묘용을 얻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상당한 고련의 세월이 필요로 할 것이다.

적은 힘으로 상대의 힘의 방향을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옮기며 자신을 보호하며 적에게 치명타를 줄 수 있다.

* 마스터하게 되면 어떤 종류의 힘이든(마법이든, 물리적인 충격이든) 힘의 방향을 자유롭게 다스릴 수 있다.

* 습득률이 높아질수록 한 번에 해결할 힘의 개수가 늘어난다.]

마스터하게 되면 어떤 종류의 힘이든 힘의 방향을 자유롭게 다스릴 수 있게 된다고 했는데, 실제 마스터한 야안은 이 건곤대나이의 진면목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마법이든 정령이든, 주술이든 하늘과 땅을 옮겨 버린다는 그 광오한 이름에 걸맞게 그의 검에 닿는 모든 것들이 그 통제를 잃어버린 채 그를 따랐다.

검과 관련된 것에 한해 2배의 습득률을 발휘한다는 것인데, 그 영향에 갈수록 습득률을 높이기 어려웠던 건곤대나이 또한 마스터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야안은 검의 종주에 오르면서 그간 봉인해 두었던 전설의 검의 본 모습을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전설의 검.

등급 : SSS

전설의 검의 기세는 오직 현자의 지팡이 안에서만 잠재울 수 있다. 검을 통해 발현되는 마나 소모량을 반으로 줄여준다.

그 어떤 충격에도 절대 부서지지 않는 알 수 없는 재질로 만들어졌다.

* 오직 전설의 현자만이 이 검을 다룰 수 있다.]

그렇게 봉인이 풀린 전설의 검은 따로 마나를 부여하지 않아도 검 자체에서 엄청난 기세가 일어났다.

엄청난 그 검의 기세는 야안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최초의 위대한 대장인인 거대한 불꽃이 자신의 생명과 더불어 거대한 드래곤의 영혼을 비롯해 수많은 이종족의 보물들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검다운 모습이었다.

‘정말이지 호기심에 검의 봉인을 풀기라도 했다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뻔했겠군.’

대현자에 오른 자이니만큼 사마에 물들 일은 없겠지만, 대신 그 힘의 중독을 끊고 본래의 기량을 회복하는 데 긴 시간이 걸렸을 터였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가는 것이 아까운 야안으로서는 그것은 어떤 저주보다 끔찍한 일이었다.

그는 하루빨리 역대의 전설의 현자 못지않은 수준에 도달해야 했다.

자칫 때를 놓쳐 준비되지 못한 채 죽음의 지배자와 마주하게 된다면 그 후회는 그가 감당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닐 터였다.

그렇게 매서운 기운을 뿜어내는 전설의 검이었지만 오직 야안의 손에 들려 있을 때는 거짓말처럼 온순한 태도를 보였다.

‘오직 전설의 현자만이 이 검을 다룰 수 있다더니 확실히 틀린 말이 아니다.’

아니, 이 전설의 검만이 그의 힘을 감당할 수 있었다. 진정한 의미에 이른 검의 종주의 검은 야안이 만든 명검이 아니면 감당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에 다시 기운을 더 한다는 것에 있었다.

대현자의 초마법을 다시 감당해내야 하는데 그것을 버텨 낼 수 있는 것은 오직 이 전설의 검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다만 아쉽게도 아직 전설의 현자의 조건을 갖추지 못했는지 황금 드워프들이 시작했고 그가 완성한 플로메티아의 봉인은 풀리지 않았다.

그것이 아쉬웠으나 야안은 그 아쉬움에 발목을 잡히지 않았다.

‘이제 준비가 끝이 났다.’

비록 아직도 깨어나지 않은 유피테르가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더 이상 시간을 뒤로 미룰 수 없었다.

“한 시라도 어긋난 인과의 법칙을 다시 되돌려야 한다.”

세상의 모든 삿된 것들을 다루는 죽음의 지배자를 상대하는 데 있어 변수는 최대한 적어야 좋았으니, 야안의 그 다급한 심정은 당연한 것이었다.

하기야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세 가지의 학문 중 두 개의 길을 완성한 지금 그의 자신감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쿠구구궁-’

그의 결심이 서자 현자의 탑이 태초의 공간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곧 야안은 봉인을 푼 두 전설의 현자의 무기를 가지고 공간을 뛰어넘었다.

* * *

야안이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샤 대륙이었다.

대악마를 상대로 가장 큰 힘이 되어줄 리트담을 만나 도움을 얻고자 한 것이다.

당연히 그간 연락이 없다 나타난 야안의 등장에 많은 이들이 환호하며 반긴 가운데, 다시 떠나야 했던 야안은 그간의 사정을 알리고는 리트담을 만나고자 했다.

다행히 리트담은 멀지 않은 곳에 있어, 만나는 것은 큰 어려움이 없었으나 정작 다시 만난 리트담은 무언가 기묘했다.

‘이상하군. 분명 리트담이 맞는 것 같은데.’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으로, 그것은 자이한이 받은 막연한 것과 달리 확신에 가까운 것이었다.

바로 초감각을 통해 받은 그의 직감인 것으로 야안은 자신을 반기는 리트담에게 걸음을 뒤로 한 번 내디디며 물었다.

“그대는 누구지? 리트담이지만 리트담이 아닌 것 같군.”

역설적인 괴이한 말을 꺼내는 야안에 리트담은 놀란 눈빛을 보였다.

설마 자신의 주술이 들통 날 줄 몰랐다는 태도였다. 야안은 이미 자신의 사정권 안에 든 리트담의 태도를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고, 본신이라면 모를까? 분신인 리트담으로서는 검의 종주에 오른 그의 검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하여 분신은 서둘러 말을 꺼냈다.

“야안 님의 말씀은 역설적이지만 사실 틀리지 않습니다. 저는 그분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존재이니 말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말에 야안이 당황스러운 가운데 리트담이 그간의 사정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고, 그에 야안은 리트담의 그 터무니없는 주술에 말문을 잃고 말았다.

그가 새로운 주술의 경지로 발을 내디딜 것으로 예상 못 한 것은 아니었으나 설마 이처럼 짧은 시간에 이루어낼 줄은 상상치 못했던 것이다.

더구나 그 주술의 길에 올라서자마자 펼친 주술이 이 같은 경이적인 형태의 것이라니.

위대한 주술사에 올라선 야안이기에 리트담의 위대함을 알았던 야안은 아쉬움을 쉬이 감추지 못했다.

“하아~ 길이 엇갈렸구나.”

그가 있었다면 그 측정이 되지 않는 대악마를 상대로 승기를 잡을 확률이 높아졌을 것으로 야안의 아쉬움은 대단히 컸다.

하나 그런 아쉬움도 잠시 어째서 길을 나선지 반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아직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 그가 걱정이 되어 미간을 찌푸린 가운데 분신은 그런 야안의 마음을 파악하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야안 님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분께서는 아무 탈이 없으시니 말입니다.”

그 증거가 자신이라 말하였는데, 사실이 그러했다. 인과의 법칙을 비틀어 자신을 나눈 것이니만큼 본신이 해를 입어 죽었다면 그 영향은 그 분신에게도 영향이 아니, 갈 수 없었으니 말이다.

분신의 그 말에 야안은 안도를 보였고, 그런 야안에 차를 타 내주던 분신은 이제 야안으로부터 그간의 있었던 일들에 대해 듣고자 했다.

야안은 리트담이나 리트담이 아닌 이 기이한 존재인 분신에게 어려움 없이 자신의 지난 일들을 말해 주었고, 분신은 그런 야안의 설명에 감탄과 놀람을 금치 못했다.

“하! 정말 많은 일이 있었군요. 대악마라는 존재도 그렇지만, 그 존재를 멸하기 위해 결국 검의 종주에 올라섰다는 것 또한 놀랍습니다.”

분신은 야안이 왜 본신을 다급히 찾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또한 그가 왜 조금 전 그토록 아쉬워했는지 또한 알게 되었다.

잠시 생각하던 분신은 곧 야안에게 말했다.

“본신에 비할 바는 아니나 저 또한 인과의 법칙을 비트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것을 이용한다면 본신까지는 아니라도 야안 님이 하고자 하는 일에 보탬이 될 수는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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