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어느 날 아빠가 나타났다

아홉 살이 되던 해 봄. 있는지도 몰랐던 아빠가 나타났다. “왜 찾아왔어? 얼굴 안 보고 사니 편했는데.” “그간 편하셨으니 이제 불편할 때도 되지 않으셨습니까, 전하?” 알고 보니, 우리 엄마는 사실 폭군의 딸이었다. 아빠는 그 폭군을 폐위한 공작님이었고. “바쁘고 위대하신 셸시어스 공작님께서? 나 불편하라고 날 찾아?” “남편이 아내를 찾는 게 그렇게 이상한 일입니까?” “우리가 아직도 그런 사이였어? 내가 그걸 미처 몰랐네. 이혼하자.” ……둘이 대체 무슨 사이인지 누구 설명해 줄 사람 없나요? *** “네가 더 어렸을 때부터 안아 줄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부드럽고, 다정하고, 아쉬운 감정이 물씬 배어나는 낮은 목소리. 조금 머뭇거리다가 고백했다. “저는 예전에 엄마를 자주 슬프게 했어요. 더 일찍 만났으면 절 싫어하셨을지도 몰라요.” 그 말에 아빠는 웃음을 터뜨렸다. ……난 진심이었는데. 한참 웃다, 그는 자잘한 웃음기가 덜 가신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더 일찍 만났으면 네가 조금 더 많이 아빠라고 불러 줬겠지. 그거면 충분해.”

회차
연재목록
별점
날짜
추천
9
(5)
202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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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5)
2023-07-30
0
7
(5)
2023-07-30
0
6
(5)
2023-07-30
0
5
(5)
202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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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02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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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5)
202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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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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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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