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용의 화원-35화 (35/62)

〈 35화 〉 리오나 (35)

* * *

“꺄악!”

가스파르가 리오나를 들쳐 안는다. 오금 뒤에 팔을 집어넣고, 남은 팔로 등을 받친다. 소위 말하는 공주님 안기다. 리오나도 한쪽 팔을 가스파르의 목 뒤로 두르고 몸을 맡긴다.

몇 개월 전 생각이 난다. 메이드 휴게실에서 몰래 자위를 하다 가스파르에게 딱 걸렸을 때. 으으…. 아직도 조금 부끄럽다.

그 이후로 꽤 많은 일이 있었다. 가스파르에게는 찰나지만, 리오나에게는 벌써 옛날 일만 같다.

춤을 끝내고 찾아온 탈력감과 몸을 완전히 맡기고 느끼는 무력감이 기분 좋다. 장난스럽게 팔과 다리를 흔들어봐도 가스파르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 또한 그리운 감각이었다.

“헤헤, 결국 또 이렇게 되네. 즐기기로 한 술이랑 춤은 어떻게 된 거야?”

“왜, 그래서 싫어, 리오나?”

“아아니? 전혀요~?”

리오나가 가스파르의 가슴팍을 검지로 찌르고 비비 꼰다. 부드러운 뺨과 단 한숨으로 가스파르를 간질인다. 콩닥콩닥 뛰는 가스파르의 심장 소리가 더욱 커진다.

좀 더 놀려줄까 했지만, 그대로 두 눈을 감고 몸에서 힘을 푼다. 조심히 안아주는 이 따스함, 보호받는다는 안정감에 행복한 기분으로 가스파르의 침실로 떠간다.

가스파르이 방은 당연히 가스파르의 체취로 가득했다. 리오나는 조금 어지러울 정도다. 물론 불쾌해서가 아니라 너무 기쁘고 행복해서.

기이한 모양의 칼과 갑옷, 호화스러운 가구들, 벽 한 면을 가득 채운 책과 책장, 방 곳곳에서 화사한 미모를 뽐내는 꽃과 화분들. 어디 하나 가스파르의 손길과 숨결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또 이곳도 가스파르와 함께 특별한 추억을 쌓은 곳이다. 리오나가 크라우스의 마수에 괴로워하고 있을 때, 가스파르는 그녀를 포근히 안아주고 이 침실에서 보호해주었다. 그의 냄새로 가득한 침대에서 그의 손을 꼭 붙잡고 들었던 잠은 그녀가 겪은 것 중 가장 편안하고 아늑했던 잠이었다.

할짝. 츄폿. 후릅.

그런 추억이 담긴 가스파르의 방에 질척하고 상스러운 물소리가 울려 퍼진다.

리오나는 우뚝 선 가스파르와 그의 자지 앞에 무릎을 꿇고 혀끝으로 열심히 그를 애무하고 있었다.

그녀는 가스파르가 그녀를 내려놓자마자 태도를 돌변해 가스파르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그의 자지를 입에 물고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가스파르의 자지는 준비할 필요도 없이 단단히 발기되어 있었다. 이미 리오나의 춤을 본 순간부터 그렇게 부풀어 올라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악. 리오나, 오늘은 왜 그렇게…. 흐윽.”

츄릅. 츄봇. 음란한 물소리는 그치지 않는다.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어차피 지금 이 성에는 가스파르와 리오나 둘 말고는 아무도 없다.

리오나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가스파르의 해면체를 주욱 빨아올린다. 가스파르의 짧은 신음이 리오나의 혀끝에 이끌려 터져 나온다.

술에 취해서일까, 리오나의 눈이 몽롱하다. 애무를 받는 건 분명 가스파르인데, 오히려 리오나의 머리가 행복으로 가득 찬다. 자지를 쪽쪽 빨고 핥을 뿐인데, 쾌감과 만족감으로 가슴이 가득 차, 두둥실 떠오른다.

리오나는 참지 못하고 제 가랑이에 손을 댄다. 아름다운 붉은 빛의 드레스는 이미 흥건히 젖어 검고 탁한 얼룩이 들어있었다.

가스파르가 아직 사정하지도 않았는데, 리오나는 자신의 손으로 몇 번이고 가버린다. 그러면서도 절대 가스파르의 자지를 입에서 놓지 않는다. 자지로 목구멍을 막으며 자신의 신음조차 흘리지 않는다.

“하아, 하아…. 리오나.”

가스파르가 리오나의 머리에 또 손을 올린다. 그가 매번 저지르는 반칙이다. 안 돼. 하지 마, 그런 거. 너무 행복해서 미칠 것 같단 말이야.

리오나는 이대로 머릿속이 녹아버릴 것만 같다. 기쁨에 더욱더 거세게 가스파르의 자지를 핥고, 손으로 뿌리를 열심히 훑는다.

“크윽. 리오나. 가, 가!”

부루룻. 부룻. 가스파르의 정액이 힘껏 터져 나와 리오나의 목구멍에 쏟아진다. 남성의 진한 냄새가 리오나의 입안 가득히 퍼진다. 리오나는 재주도 좋게 목을 꿀꺽꿀꺽 울리며 그 정액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받아 마신다.

가스파르의 사정과 함께 리오나도 깊은 절정에 달했다. 가스파르가 잔뜩 사정해준 게 기쁘고, 또 기뻐서, 사정 중인 가스파르의 자지를 목의 더 깊은 곳까지 받아들인다.

“푸핫, 하아…. 하아…. 하앙….”

“하앗…. 하아악….”

리오나가 가스파르를 해방한 것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였다. 리오나는 정말 한참이나 그렇게 가스파르의 하반신에 매달려있었다.

리오나는 가스파르의 자지를 풀어주고 난 후에도, 조금 물렁물렁해진 그 자지로 자신의 뺨을 때리며 가스파르를 괴롭히고 있다.

한껏 매혹적이고 음탕한 얼굴로 가스파르를 올려다본다. 이전 같은 단순한 노예나 소유물의 눈이 아니다. 가스파르보다도 더 정열적이고 욕망에 가득 찬 얼굴로 가스파르를 바라보고 있다.

리오나의 그 표정에 가스파르의 자지가 금세 본래의 강직을 되찾는다. 버티다 못한 가스파르가 푸념을 늘어놓는다.

“리오나, 오늘 대체 왜 그렇게 적극적인 거야, 하읏. 그러니까…. 흐윽. 아, 좀!”

“가스파르가 나쁜 건데~? 아침에는 괜히 다른 메이드들이랑 아들들 보여주고, 그다음에는 갑자기 무거운 얘기로 마음고생시키고. 그래서 좀 풀어주려고 했는데 결국 술 진탕 먹고 춤춘 건 나뿐이고. 다 가스파르가 나쁜 거야.”

“그, 그건….”

돌려줄 말이 없다. 오늘 하루 훨씬 더 제멋대로였던 건 가스파르였다. 저녁 전까지만 해도 그녀를 제대로 마주 보지조차 못했으니 말이다.

“흐흥~. 그런 나쁘고 악덕한 용한테는 체벌이에요~? 에잇!”

리오나가 갑자기 마야의 말투를 흉내 내더니, 가스파르를 밀쳐 침대 위로 쓰러트린다. 둘의 힘과 체격 차이를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가스파르의 저항이 없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오늘은 진짜 제대로 내가 올라탈 거니까….”

리오나가 쓰러진 가스파르의 하반신 위로 몸을 기댄다. 팬티는 이미 벗겨져 있다. 춤을 위한 드레스는 리오나의 요염한 몸 선을 붉고 검게 강조한다.

벌써 두 번이나 실패한 기승위다. 리오나의 고집이다. 리오나는 또 천천히 푹 젖은 보지와 우뚝 선 자지를 맞댄다.

“하앗…. 하앙…. 흐아앙!”

허리를 조금씩 내리며 천천히 자지를 삼킨다. 가스파르도 얌전히 기다려준다.

뜨겁고, 단단하고, 커다랗다. 리오나의 하반신을 가득 채우는 어마어마한 압박감. 리오나는 그 저릿한 충족감에 자지를 무심코 꽈악 조여버리고 만다.

“흐으윽! 흐응…!”

“하앗, 하아….”

예기치 못한 쾌락에 리오나가 몸을 떨었지만, 가스파르도 옅은 신음을 흘린다. 그 사실이 리오나를 더 깊은 흥분으로 이끈다. 리오나는 자지가 주는 자극에 한껏 몰입한 채 허리를 흔들기 시작한다.

“하악…. 하아아앙! 이것, 좋앗….”

거칠어지면 거칠어질수록 점점 더 커지는 쾌락. 부푼 귀두가 꾸욱꾸욱 자궁 입구를 눌러댄다. 멍하니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가스파르는 아직도 참고만 있다.

그 큰 자지가 부드럽게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한다. 자지에서도 쿠퍼액이 질질 새어 나오기 시작한다. 리오나는 무의식적으로 가장 기분 좋은 곳에 자지를 비벼댄다.

리오나의 허리 놀림이 자연스럽게 앞뒤로 움직이며 클리토리스와 질 입구를 자극하는 것으로 바뀐다. 가장 민감한 성감대를 자극해서 더 깊은 쾌락을 얻기 위한 움직임이다.

리오나의 봉긋한 가슴이 앞뒤로 흔들린다. 자세가 무너지고, 허리가 비틀린다. 몸에 닿는 가스파르의 눈빛이 뜨거워진다.

리오나의 온몸이 덜덜 떨린다. 리오나 스스로 움직이는 만큼 더 솔직하고 탐욕스럽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더 큰 자극과 쾌락이 리오나를 덮친다. 끝도 모르고 솟아오르는 쾌감. 이제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안 돼. 아직….

“흐아앙! 갓, 가! 아앗, 하아아아아앙!”

가스파르는 아직인데, 리오나는 정말 높고 깊은 절정에 달했다. 두 팔을 가스파르에게 기대고, 덜덜 떨며 결합부에서 애액을 뿜는다. 천하고 상스러운 신음을 부끄러움도 없이 마음껏 내지른다.

“하윽! 하앙! 흐냐아앙….”

“리오나….”

애초에 리오나가 가스파르에게서 주도권을 빼앗을 수 있을 리 없었다. 아직도 여성의 쾌락에 약한 리오나는 가스파르를 자극하고 이끌기보다는, 저 자신의 사욕을 챙기는 데 급급했다.

무의식으로 가장 기분 좋은 부위와 움직임을 찾고는 그 움직임만 반복했다. 가스파르가 먼저 절정에 달할 리 없었다.

리오나가 멍한 얼굴로 앞으로 쓰러져 가스파르에게 몸을 기댄다. 절정의 파도는 가셨지만 가스파르의 품에 안긴 리오나는 여전히 기분이 좋았다.

“또, 또 가스파르한테 져버렸어….”

흐릿한 머리로 그런 말이나 하고 있다. 그러고서 헤실헤실 웃는다. 그 말을 들은 가스파르가 벌떡 몸을 일으킨다.

“리오나 너, 너!”

“꺄햑! 뭐뭐뭐뭐, 뭐야, 가스파르. 흐갹?!”

가스파르는 제 몸에 누운 리오나를 그대로 앞으로 넘어트린다. 두 다리까지 잡아 올리고 자신의 몸으로 리오나의 몸을 완전히 덮는다.

리오나는 완전히 아래에 깔린다. 가랑이를 활짝 벌린 채 그저 교미만을 위한 상스러운 자세로 가스파르 앞에 노출된다.

“잠깐, 싫어. 멈춰. 나 지금 완전….”

가스파르는 대답이 없다. 짐승 같은 눈과 검붉게 충혈된 자지로 리오나를 노릴 뿐이다.

아, 또 이 패턴…. 어쩌면 처음부터 뻔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좋아. 이 깔리는 기분도 전혀 싫지 않았다. 리오나의 움직임을 기다려준 신사적인 가스파르도 좋지만, 이 압도적인 힘과 박력도 좋다. 사랑스럽다. 지금은 정말로 그 모든 것이 리오나의 것이었다.

리오나도 여우 같은 짐승의 그 눈으로 가스파르를 바라본다. 닥쳐올 쾌락과 행복에 한가득 기대를 품고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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