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용사를 유괴하다!-19화 (19/117)

〈 19화 〉 중간자리(1)

* * *

자고로 어린애들은 배부르게 밥 먹고 나면 자야하는 게 세상의 이치다.

그런 점에서 나는 서로를 끌어안은 채 잠든 두 꼬마를 본다.

"……."

"……."

얌전하게 코 자는 모습이 아기 천사도 한 수 접어줄 정도로 귀여운 장면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둘을 보면 한숨쉴 수 밖에 없었다.

"어휴…."

이렇게만 보면 사이 좋게 잠든 모습이지만….

그 실상은 조금 과격한 감이 있었다.

나는 이 인위적인 장면을 연출한 감독에게 약간 불만사항을 표했다.

"…이러다가 얘네들 밤에 잠 못 자면 어떡해요?"

"싸우는 것보단 낫지 않느냐? 게다가 잘 자는 애들은 무럭무럭 크는 법이란다."

레베카는 뭔가 당연하다는 것처럼 말했다.

드래곤이 너무 당당하게 말하자, 왠지 그녀의 말이 옳은 것처럼 들렸다.

'그리 틀린 말은 아닌데….'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억지로 재우는 거는 좀….

나는 할 말이 있었지만 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절레 저었다.

이윽고 잠든 아이들 중에서 몸집이 작은 쪽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얘가 의외로 성깔있네.'

조금 낯가리고 착한 줄로만 알았던 꼬꼬마.

원체 감정표현이 서툴어서 평소에 떼쓰는 것조차 어려워하던 데이지였다.

그런 우리애가…

어른들이 밥을 먹는 사이에 사고를 쳤다.

.

.

­흥.

만족스럽게 아침을 먹어서 행복했던 데이지의 기분은, 무언가를 보고 금세 나빠졌다.

저어기.

굴러온 돌, 아니 피터를 상처입힌 돌멩이.

그녀는 멀뚱히 서성이는 파란 털뭉치가 마음에 안 들었다.

의외로 행동파인 데이지는 조용히 쉬고 있던 바람꽃에게 먼저 선빵을 쳤다!

­너 나빠.

천만다행히도 말로만.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바람꽃은 인간에게 좋은 감정이 없었다.

게다가… 북부에게 시비 걸린다는 것은 얕보인다는 뜻과도 같았다.

바람꽃은 아직 어리고 상처입었지만… 그녀도 또한 거친 북부의 늑대였다.

그녀는 초면에 시비를 터는 인간 꼬마를 봐줄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꺼져. 꼬마. 패버리기 전에.

­!!

북부 출신인 새끼 늑대의 거친 말에 꼬꼬마는 눈을 크게 떴다.

이윽고 데이지는 이를 앙다문다.

잘못한 주제에….

그녀는 떳떳해보이는 털뭉치가 괘씸해서 화가 났다.

특히나… 꼬마라는 말은 그녀가 썩 좋아하는 말이 아니었다.

말보다 주먹파였던 데이지는 소매를 걷어올렸다.

­너… 혼내줄거야.

­뭐래. 마지막 경고다. 다치기 싫으면 꺼져.

앙큼한 꼬맹이한테 져줄 수 없었던 바람꽃도 으르렁거리며 대응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이미 각성해버린 용사의 저력과, 뒤가 없이 물어뜯는 야생동물의 본능.

그런 두 아이의 싸움은, 그저 애들 싸움이라고 웃어넘기기에는 너무 위험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들을 몰래 엿보고 있던 드래곤 마망은 두고 보지 않았다.

[요람으로.]

레베카는 문답무용으로 두 아이를 재워버렸다.

폭력적이기까지한 절대적인 마력 앞에 용사의 항마력도 속수무책이었다.

영문도 모른 채로 소란을 듣고 달려온 나를 보며 레베카가 말했다.

­그대여, 이것 좀 보아라. 아이들이 귀엽구나.

까무룩 기절한 아이들을 포개놓은 드래곤이 살포시 미소지었다.

.

.

"…마치 천사같지 않니?"

레베카는 잠든 아이들을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겉보기에는 자애로운 언니 내지는 엄마의 모습이지만….

그 실상은 기절시킨 두 아이를 포개어둔 드래곤이라서 조금 무서웠다.

이 또한 마냥 웃어넘길 수 없는 일이다.

'이것도 병이야.'

애들을 향한 드래곤의 호의는 약간의 광증마저 느껴졌다.

이룰 수 없는 모성애의 발로인지… 가끔 보면 레베카도 정상이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그녀의 딸을 되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애들이 잠든 김에 레베카와 이야기를 나눠야겠다.

지금까지 잠자코 있었지만, 그녀는 충동적인 행동에 대한 선택을 내려야한다.

나는 웃고 있는 용에게 웃음기를 빼고 진지하게 말했다.

"레베카,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연옥에서 레베카의 딸을 구출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에게 시간적 여유도 많지 않았고, 계획 자체의 위험성도 지대했다.

그런 만큼 다친 아이를 언제까지 데리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바람꽃을 두고 갈 것인가, 아니면 데리고 갈 것인가.

"음…."

내 말에 담긴 의미를 이해한 드래곤은 미소를 지우고 미간을 모았다.

나는 레베카가 어떤 선택을 내리던 존중해줄 생각이지만…

마음이 무거운 건 어쩔 수 없었다.

나는 고민하는 레베카를 두고, 상처입은 바람꽃을 보았다.

여리여리한 몸은 여전히 붕대로 뒤덮혀 있었다.

'…돌아가고 싶겠지.'

지난밤, 상처입은 아이가 하염없이 '아빠'를 찾던 것을 기억한다.

그 눈물과 잠꼬대는 내 뇌리에 박혀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이었다.

내게 힘이 있었더라면, 혹은 짊어진 게 없었더라면… 이 아이를 도와주고 싶었다.

그러나, 책임을 지는 것 언제나 무겁고 두려운 일이다.

나는 지금도 감당하기 힘든 무게추에, 새로운 추를 더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 때문에 레베카에게 선택을 떠넘기는 걸지도 모른다.

레베카는 그런 한심한 마음을 이해하고, 그저 다정하게 웃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렴."

사람 좋은 드래곤은 푸른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아직 회복되지 않은 어린 삶은 어른의 사정에 따라서 처우가 결정된다.

어떤 세상이든… 힘 없는 아이들에게 선택의 여지는 많지 않다.

바람꽃이 우리와 함께하든, 아니면 여기서 갈라지든.

무엇이든 그녀에게 그리 쉽지 않은 이야기가 될 거 같다.

고민을 마친 레베카는 말했다.

"내가 이 아이와 북부에 다녀오마. 일주일, 아니, 사흘만 기다려 주겠니?"

나는 그녀의 책임감 넘치는 선언에 눈을 질끈 감았다.

레베카라는 여인은 저돌적이지만, 어쨌든 현명한 드래곤이었다.

이해득실 정도는 충분히 따질 줄 아는 지혜와 경험을 가진 존재였다.

그러나…

'이런 호구 같으니….'

그녀는 가장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

차라리 아이를 데리고 간다고 떼를 썼다면 쓴웃음을 지었을 것이다.

버리고 갔다면, 함께 업보를 짊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가족을 찾아주겠다는 선택만큼은 호응해줄 수 없었다.

'일주일? 사흘? 에휴….'

북부는 척박했지만, 멀고도 광대했다.

게다가 현재진행형으로 전란에 휩싸인 북부는 숱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제 아무리 드래곤이라도 전쟁터에서 아이의 부모를 찾아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말이 좋아서 사흘인지, 어쩌면 한 달이 넘도록 찾지 못할 수도 있다.

재수가 없으면 영영….

'…큰일이네.'

나는 레베카와 연결되어 있는 만큼, 그녀가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바람꽃을 우선적으로 해준 레베카의 희생은 뭉클했지만… 그리 달갑지만은 않았다.

어찌됐든 내 역할은 그녀를 인도해주고 말려주는 목줄이었다.

내가 레베카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해서 함부로 파멸로 이끌면 그 의미가 없지 않은가.

나는 마음이 동하는 것을 참으며, 일단 에둘러 말했다.

"…생각해보니깐, 얘랑 먼저 이야기를 나눠봐야겠어요. 아직 마땅히 아는 게 없거든요."

"금방 다녀올 수 있대도. 혹시 나를 못 믿는 거니?"

"…대책 없다는 거 잘 알았으니깐. 일단 애들이나 따로 재워요. 어휴, 일어나면 또 싸울까봐 겁나요."

"흠, 같이 재우면 정이 들텐데…."

나는 칭얼거리는 레베카를 뒤로 하고, 이 일이 요지경이 된 것에 대해서 한숨을 내쉬었다.

이윽고 나서지 않고, 레베카에게 책임을 떠넘기려고 한 대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와서 뺴려고 한 게 문제였다.

나 또한 엮었으니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했다.

결국 바람꽃의 의사가 중요하다.

만약 그녀가 북부로 가고 싶다고 애원이라도 하면,

사람 좋은 드래곤이 홀연히 마실 나갔다가 올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언제 올지 모르는 용을 기다려야하는 일은 사양하고 싶다.

혹시라도 시간이 부족해서 그녀가 좌절하는 일 따위는 없어야한다.

이제는 내가 결심해야한다.

어린애를 상대로 하기에는 비겁한 일이 될 것이지만….

'…설득해야겠어.'

살아가기 위해서 때때로 하기 싫어도 해야하는 법이다.

**

레베카와 입씨름을 마치고, 나는 어제처럼 저세상 디그다에게 다녀왔다.

그의 입이 생각보다 무거워서 별다른 정보는 얻지 못했지만, 그 나름대로 전리품이 있었다.

'존나 찝찝하네.'

…솔직히 전리품이라기에는 썩 보기 좋은 것은 아니었다.

나는 보고 있으니 불쾌해져서 얼른 천으로 감싸서 갈무리했다.

그 후, 제법 긴 시간 잠든 늑대소녀를 본다.

한참 전에 깨어나 뽈뽈 돌아다니는 데이지랑 달리, 바람꽃은 좀처럼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데이지에게 항마력이 있다는 것을 치고도, 바람꽃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반증처럼 보였다.

'데이지, 이런 애를 패려고 한 거니….'

새삼 데이지에게도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에게도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상식과 처세술을 알려주어야한다.

그리고 자신의 힘을 인지하고, 다루는 법을 익혀야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성장했다가는… 또 다른 살인병기의 재림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유년기 때 윤리교육이 중요하다던데.'

나는 데이지가 정의로운 용사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애가 혐성 내지는 빡대가리로 자라게 나둘 수 없는 노릇 아닌가.

비록 사교육은 못 시켜주지만… 최소한의 교육까지 저버릴 생각은 없었다.

게다가… 이왕이면 데이지가 단순육체파가 아닌 지식을 겸비한 지적인 아가씨가 되기를 바란다.

만약 데이지가 천방지축으로 자라서, 나중에 사춘기라도 오는 날에는…

(피터! 반찬이 이게 뭐야? 어! 당장 지구 뿌셔? 제국도 뿌셔?)

착한 데이지가 피터를 개처럼 볼 것 같진 않지만…

세상 일은 모르는 법이다.

그 혜은이도 어릴 때는 착했…?

(오빠, 가까이 오지마. 홀아비 냄새나.)

'…지는 않네.'

아무튼…

이 세계의 여중생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미 전례를 한 번 겪어봤기에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내가 겪어본 그 생물체는 까탈스럽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거기다가… 지상최강의 무력까지 겸비한 데이지였기에 더더욱 걱정이다.

뭐, 벌써부터 이런 걱정을 한다는 게 우습지만.

"요조숙녀도 안 바란다… 그저 평범…."

나는 데이지가 서울대 못가도 좋으니 적당히 건강했으면 좋겠다.

솔직히 지금도 감당이 안된다.

"…이름."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할 때에 잠긴 목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일어났나?

나는 생각에 반색하며, 준비해둔 물잔을 바람꽃에게 내밀었다.

"잘 잤어?"

누워있던 그녀는 나를 보더니 힘겹게 상체를 일으킨다.

끙끙거리는 모습이 도와주고 싶었지만, 바람꽃은 제 몸에 손을 대는 것을 질색했다.

덕분에 나는 멀뚱히 그녀를 지켜보는 수 밖에 없었다.

"…하아."

마침내 혼자 일어난 바람꽃을 물잔을 비우고, 나를 뚫어져라 봤다.

코발트 블루색 눈동자는 그 푸른빛 때문에 서늘하게 느껴졌다.

'쳐다보는 것도 싫은 건가?'

하긴 자신을 쳐다보는 인간이 싫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망할 버터 마기린이랑 뒤틀린 암덩어리 새끼가 문제다.

인간혐오증 걸린 애를 어떻게 설득해야하나 싶을 때 그녀가 말했다.

"피터? 피터맨?"

딱히 싫은 내색이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였기에 얼른 대답했다.

"노노, 피터가 내 이름에요."

"…이상해."

바람꽃은 자신과 다른 내 이름이 신기한 모양이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녀가 나를 꺼려한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

"……."

나는 조용히 나를 관찰하고 있는 푸른눈에 깃든 호기심을 파악했다.

피 튀겼던 첫만남에 비해서, 제법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역시 여자애랑 친해지는 데는 꽃과 음식인가.'

별 생각없이 준비했던 것들이 효력을 발휘한 듯했다.

나는 과거의 나를 칭찬하며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몸은 어때요?"

"…최악."

잔뜩 찡그린 눈매가 누군가와 닮은 것 같았다.

아, 혜은이다. 그러고보니…걔도 눈매가 나빴지.

나는 피식 웃으며 편하게 말했다.

"싸울 정도로?"

"그 꼬마가 먼저 덤볐어. 쥐똥만한게. 자꾸 노려봤어."

우리 애가 아무리 작아도 그 정도는 아닌데….

나는 또다시 1패한 데이지에게 애도를 표하고, 새침하게 고개를 돌린 바람꽃에게 사과했다.

"미안, 걔가 원래 그런 애가 아닌데. 나 때문에 그런 거니깐 용서해줘라."

"…으."

내가 오른팔을 살살 흔들며 말하자, 그녀가 입술을 앙 다물었다.

바람꽃은 귀를 축 늘어뜨리며, 눈알을 사방으로 굴렸다.

이윽고 모포를 코까지 들어올리며 말했다.

"…불쾌한 냄새가 났어. 지금처럼… 그 인간의."

자기 잘못이 아니라는 듯이 말했지만, 그녀의 태도는 죄 지은 누렁이 같았다.

나는 그거면 됐다고 손을 절레 저어 주었다.

원한이 잔뜩 서린 그녀에게 내가 조심성 없이 다가간 것도 사실이니깐.

또한 성능이 뛰어난 바람꽃의 후각에 감탄했다.

인간보다 감각적으로 발달했다는 종족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겠다.

나는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하며 갈무리해놨던 천을 꺼냈다.

그 후, 바람꽃에게도 잘 보이게 풀어놨다.

"그건 미안. 이 쓰레기를 정리하다가 냄새가 밴 것 같아."

"머리카락? …이거!"

그녀는 뭉텅하게 잘려진 더러운 금발을 보며 으르렁거렸다.

삐죽 솟아난 털과 푸른눈에서 짙은 원한이 느껴졌다.

'후우, 이게 맞는 걸까.'

나는 원작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바람꽃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내가 알고있는 것은,

제국이 신탁을 핑계로 북부를 탄압하고 있고, 그 희생자들 중에서 바람꽃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녀가 원한을 잊지 않는 수인족이라는 것 정도였다.

아니. 거기에 하나 더…

바람꽃이 내가 찾고 있는 노예상인을 기억하고 있을 거라는 추측까지.

'…그러면 그 놈은 필요가 없지.'

문득 나는 어린애의 원한이나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목에 가시가 박힌듯이 답답해졌다.

평범한 설득을 준비하지 못하고, 이런 방법을 떠올린 스스로가 한심했지만… 지금은 담담해져야했다.

"너에게도 나쁜 이야기가 아닐 거야."

이게 윤리적으로 지탄받더라도… 도덕성이나 따지기에는 시대가 험했다.

게다가 수인족에게 있어서 이보다 확실한 설득은 없을 것이다.

'이걸로 서로 윈윈이야….'

나는 애써 합리화한다.

어쩌면 내 제안이야말로 바람꽃에겐 바라마지 않는 소망일지도 모른다고.

나는 나를 들여다보는 이글거리는 푸른눈을 보며 말했다.

"바람꽃. 너는 이대로 집에 돌아가서 모든 것을 잊으라면 잊을 수 있겠어?"

"……."

그녀는 침묵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떨림이 느껴졌다.

나는 그 모습에 조금 무거운 한숨을 쉬었다.

그래, 어차피 잊지 못할 거라면….

"네가 조금 늦게 돌아가더라도 괜찮다면ㅡ"

ㅡ너를 상처입힌 그들에게,

"복수할 수 있는 기회를 줄게."

_____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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