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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를 유괴하다!-39화 (39/117)

〈 39화 〉 접점(1) ­ 수정

* * *

­짹짹.

이름 모를 새의 지저귐.

빵을 굽는 고소한 냄새.

그리고 눈가에 살포시 내려앉는 햇살.

이들이 잠든 아이에게 아침이 왔음을 알렸다.

한참 달게 자던 아이는 어렴풋한 꿈 속에서 깨어난다.

"므으으…."

작은 불평이 담겨있는 웅얼거림.

'조금만… 더….'

간밤에 늦게 잠든 소녀의 눈꺼풀은 그 무엇보다도 무거웠다.

그럼에도 그녀는 나름대로 몽롱함을 벗어나고자 꼬물꼬물 발버둥을 쳤다.

그러나, 간악한 수마(??)는 어린 용사가 눈을 뜨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는다.

(데이지, 포기하면 편해요.)

귓가에 들려오는 나긋한 목소리.

'응… 포기….'

졸린 아이는 나른한 고양이처럼 기다렸다는 듯이 달콤한 유혹을 받아들인다.

수마에게 항복한 이상 눈꺼풀은 떠지지 않는다.

반항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참패였지만, 그 대가로 몽환의 세계가 펼쳐진다.

'…이제 내가… 아줌마보다… 커….'

꿈 속에서의 그녀는 누구보다도 거대했다.

커다랗던 빨간 도마뱀은 자신의 손바닥만했다.

'…털뭉치… 시끄러….'

때론 아르릉거리는 파란색 강아지를 놀아주는 꿈도 꾸었다.

누굴 닮았는지 쪼그마한 게 성질이 사나웠다.

드문드문한 의식 속에서.

낯익은 빨간색 도마뱀과 파란색 강아지가 그녀의 발 아래에서 재롱을 부렸다.

한순간에 덧없이 사라질 지언정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꿈이었다.

"…어?"

문득 아이는 아직 뭔가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 결핍의 원인을 알아내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조물조물.

데이지는 저도 모르게 작은 손을 쥐었다가 편다.

이윽고 번뜩 깨닫는다.

'피, 터…?'

손이 허전했다. 잡히는 것이 없었다.

잠긴 눈으로 옆자리를 더듬었다.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오랫동안 비어었던 것처럼 싸늘하게 식어있었다.

언제부터?

작은 머리 속에는 지난 밤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났다.

차가운 빗방울, 굳게 닫힌 문, 흐릿한 남자, 얼음장 같은 손길…

그리고, 놓지 않겠다는 다짐.

느슨하던 의식은 무서울 정도로 선명해졌다.

"!"

데이지는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일어났다.

곧장 텅 비어있는 옆자리를 확인한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붙잡고 있어야하는데…!'

데이지는 눈앞이 점점 아득해지는 것 같았다.

다급하게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뛰쳐나가려는 찰나ㅡ

"…응?"

의외의 것을 발견한 보라색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

그 눈동자에 안도와 호기심, 황당함이 버무려져 있었다.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도 잠시.

데이지는 황급히 침대 아래로 내려가고자 했다.

­철푸덕.

다리가 짧은 그녀에게는 침대가 다소 높았다.

그러나, 데이지는 울상을 짓지 않는다.

터프하게 일어나 먼지도 털지 않고 종종걸음을 옮겼다.

목적지는 책상과 의자가 있는 곳.

바로 코 앞까지의 여정.

10걸음이 조금 넘는 거리.

­Zzz.

그곳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구부정한 산이 있었다.

익숙한 등이었다.

"푸후."

데이지는 안도의 한숨을 푸욱 쉰다.

그 후 뾰로퉁하게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왜 여기서 자고 있는 거야?'

빈정이 상한 꼬마는 무방비한 남자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찔렀다.

다소 감정이 실려있는 뾰족한 일격이었다.

"…일어나."

"꾸엑…!"

효과는 굉장했다!

화들짝 놀란 사내가 벌떡 일어났다.

그는 자신을 습격한 암살자를 찾으려는 듯이 풀린 눈으로 좌우를 살핀다.

"누, 누구?"

유감스럽게도 피터는 키가 작은 범인을 좀처럼 발견하지 못했다.

"……."

한편, 데이지는 멍청하게 두리번거리고 있는 남자를 가만히 올려다보았다.

당황스러워 보이는 얼굴.

동시에 피곤한 모양인지 눈가에 그늘이 가득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어제와 달리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는 초췌해 보일 뿐, 조금도 흐릿하지 않았다.

오히려….

'선명해.'

그는 어쩐지 개운해보였다.

무척 피곤해보이는데 뚜렷하다.

뭔가 뭔지 모르겠지만… 데이지는 그 사실이 마음에 들어서 살포시 웃었다.

"허."

그런 데이지를 발견하고서, 사내가 헛웃음을 쳤다.

게슴츠레하던 그의 눈이 어느새 반달이 되어 있었고.

동시에 어이없다는 듯이 쓴웃음을 지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저기요, 사장님? 할 말 있으면 말로 하시지. 어휴, 간 떨어지는 줄 알았네."

데이지는 그건 자기가 할 말이라고 생각하며 삐두름하게 서서 대꾸했다.

"모해? 왜 거깄어?"

아, 그러게?

피터는 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하고 멎쩍게 볼을 긁적였다.

아, 빨갛다.

데이지가 눌린 자국이 남은 볼을 빤히 바라볼 때, 그가 말했다.

"음… 새친구를 찾아보려고?"

"??"

무슨 소리일까?

책상에 앉아서 친구를 찾는다니?

피터는 점점 기울어가는 데이지를 보더니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다가 넘어갈라."

"응?"

그는 데이지를 안아 들었다.

대답을 피하는 태도였으나, 데이지는 그 손길은 거부할 수에 없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피터는 그대로 성큼성큼 창가로 다가갔다.

햇빛과 이슬이 맺혀서 반짝거리는 창문.

그는 한 손으로 활짝 열어 젖혔다.

창문이 열리자,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흑단 같은 머리카락이 나부낀다.

춥지 않고 선선했으며, 바람에서 비내음이 물씬 났다.

"오, 뭐야. 데이지! 저기 봐요."

"어디?"

"저어기."

체온과 바람을 즐기던 중,

데이지는 피터의 인도에 따라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 순간.

"와아아…!"

자주빛 눈동자가 유리구슬처럼 반짝거렸다.

새기듯이 바라보며 세상을 담기 시작한다.

난생 처음 본 일곱 갈래의 빛깔.

하늘에 새겨진 굽이치는 반원.

마치 하늘에 놓인 다리처럼 보였다.

형형색색의 빛으로 이루어진 다리.

그 자태는 눈을 깜빡일 수 없을 정도로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겁나 웅장한 무지개라… 운이 좋군."

"무지개?"

"네, 무지개라고 해요. 예쁘죠? 이야~ 제법 진귀한 걸 봤네요. 오늘은 운수가 좋을 거 같아요."

피터는 아이처럼 생글생글 웃었다.

보라색 눈동자는 그런 남자를 빤히 담는다. 그리고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괜찮아.'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한 날씨.

더이상 흐림은 없었다.

데이지는 그 사실이 무지개보다 기꺼웠다.

그래서 소녀는 그를 따라 해맑은 미소를 만개했다.

.

.

내가 무지개에 얽힌 이야기를 데이지에게 들려주고 있을 때였다.

­야아! 문 열어! 문 열어줘어!

방문 너머에서.

새된 목소리와 콩콩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짜증이 섞인 앵앵거리는 목소리가 어딘가 익숙ㅡ

'아, 방치플.'

잠깐 잊고 있었던 또다른 꼬마가 제대로 뿔이 난 모양이었다.

나는 문을 열기주기 전에 다급하게 가발부터 찾아 헤맸다.

어디다가 뒀더라?

아, 저기 걸려있네.

그렇게 분주하게 돌아다니던 중…

쿨타임도 없이 나를 졸졸 따라오는 보라색 눈동자를 알아차렸다.

뭐지?

뭔가 할 말이라도 있나?

신경 쓰여서 잠깐 멈춰서서 데이지와 눈을 맞추자ㅡ

"헤헤."

얘가 배시시 웃는다.

바깥에 있는 누구와 달리 기분이 좋아보인다.

'조금 빙구같네….'

평소보다 웃음이 헤픈 게 귀엽기는 하다만.

뭐, 그래도 지적하지는 않았다. 우는 것보다야 웃고 있는 게 훨씬 보기 좋다.

데이지의 꽃단장은 얼추 마치고.

이제 남은 일은 밤새 방치당한 댕댕이를 달래는 것인데….

­족제비이! 땅코옹…! 거기 있는 거 다 알아~ 냄새가 나~! 순순히 열거라!

뭘까?

이 잘난 척하는 목소리는.

순순히 문을 열어주고픈 마음이 사라진다.

'뭐, 급한 것도 아니고.'

나는 문을 열기 전, 잠깐 지켜보기로 했다.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쟤가 아침부터 왜 저러나 궁금했다.

솔직히 조금 귀찮기도 했고.

­씨, 있자나! 대답해! 거기 이짜나…!

얼씨구, 문을 발로 차다니.

이건 단단히 혼내줘야겠다.

(지이이.)

나는 데이지에게 지퍼를 잠그는 시늉을 했다.

(히히.)

우리 빙구는 입을 활짝 연 채로 지퍼를 잠근다.

조금 멍청해 보이지만… 뭐, 귀여우면 그만이지.

­열어줘어…….

침묵으로 혼이 난 댕댕이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이제는 방문을 두드리지도 않는다. 어째 삐진 것 같았다.

'장난이 과했나.'

나는 미안한 마음에 황급히 문을 열어주었다.

그 때였다.

문 틈 사이로 잔뜩 풀이 죽은 목소리가 들렸다.

"나만 빼고… 키잉, 배고파아… 심심하단 말이야…."

그것은 소외당한 아이의 설움이었다.

나도 모르게 안타까워져서 한마디 했다.

"저런."

"…?!"

실수였다.

축축한 코발트 색 눈동자와 붉어진 얼굴을 외로움으로 착각해버렸다.

"!!!"

"…이런!"

이딴 게 외로움이라니… 터무니 없는 착각이었다.

구슬프다 여긴 눈동자는 분노과 공격성만 엿보였다.

'운이 나쁘군.'

하얀 송곳니가 반짝거렸다.

어느 소녀의 설움은 내 팔뚝에 고스란히 새겨졌다.

**

해가 중천에 뜰 무렵.

나는 언제나처럼 카운터에서 심부름꾼이 오기를 기다렸다.

"피터 형!"

"어서오고."

때마침 포대자루를 든 하인리히가 손을 흔들며 여관 안으로 들어온다.

시계도 없는 주제에 시간 약속을 잘 지킨다.

몹쓸 형과 7남매를 돌보면서, 열심히 사는 모습이 참 기특…

"안녕하… 엑? 피터형! 얼굴이 왜 그 모양이래? 잘못 빤 걸레짝 같아요."

…하다는 거 취소.

이 자식은 고용주에 대한 존경이 참새 눈꼽만큼도 없다.

'에휴, 이게 내 업보지.'

어린 놈이 고생한다고 풀어준 내 잘못이다.

허나, 다행히도 나는 잘못을 바로잡을 줄 아는 남자였다.

"이게 말이라고. 괘씸하니까 좀 맞자."

"아악! 폭력, 멈춰!"

"짜식. 엄살은."

중딩을 상대로 화풀이라도 하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끽해봐야 꿀밤 두 대지만.

"형, 오늘 그 분이랑 싸웠어요? 예사롭지 않은 손톱 자국이…."

유감스럽게도, 혈기왕성한 중딩은 꿀밤만으로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듯했다.

"음, 밥줄을 끊어야 정신을 차리려나…."

"아! 머리 박을까요?"

"이제야 올바른 자세가 되었군."

새끼, 눈치가 제법 빠르다.

까불거리는 주둥이만 조심한다면 언젠가 크게 될 것 같다.

"하인아,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이는 법이다. 앞으로 잘하자."

"…네!"

하인리히를 일으켜주고, 그가 가져온 포대자루의 값을 치렀다.

문득 계산을 하면서 느끼는 건데….

어느덧 나는 초딩한테 얻어맞고, 중딩한테 화풀이를 하는 남자가 되어있었다.

'…갈 때까지 갔네.'

퍽이나 우스웠다.

덕분에 긴장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전할 수 있겠다.

나는 아련한 시선으로 2층 바라보는 하인리히에게 말했다.

"하인아, 목 빠지겠다. 주인님 외출하셨어."

"아, 그렇구나…."

푹 실망한 중딩의 목소리.

과연… 레베카는 죄가 많은가보다.

나는 하인리히의 축 쳐진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실망했어?"

"아, 아뇨."

"아니긴. 일단 기운차리고. 자, 이거나 챙겨."

나는 피식 웃으며 품 속에서 편지를 꺼냈다.

두 개의 편지.

숱한 운명을 거스르는 행운과 불행 사이의 편지.

이로부터 흘리게 될 피의 양을 생각하면 후자에 가까울 지도 모르겠다.

"이, 이건. 설마…."

편지를 본 하인리히의 눈이 왕방울만 해졌다.

눈치 빠른 그가 내 무거운 표정을 보고서 뭔가 알아차린 걸까?

설마…

"그분이 저를 고용하려고…!"

…그럴 리가 없지.

"응, 아니야. 헛소리 하지 말고. 이거 오늘 안에 도플에게 전해줘."

"에에."

도플이라는 말에, 들떠있던 얼굴이 거짓말처럼 심드렁해졌다.

사춘기 소년의 온도차… 양은냄비조차 명함을 내밀지 못할 수준이다.

나는 하인리히가 김칫국을 마시든 말든 그에게 경고했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엄중한 목소리로.

"정신 차리고 들어. 제법 중요한 거니까다. 잃어버리면 너나 나나 죽는 거다."

"아휴, 알았어요. 뭐, 제가 한 두번 해보나요? 그냥…."

사춘기 소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내 편지를 갈무리했다.

볼일 마친 하인리히가 털레털레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나는 소년의 뒷모습을 보다가 허탈해서 웃었다.

수많은 이들의 운명과 세상을 뒤집어 엎을 편지는, 그토록 긴장감 없이 떠나간다.

세상 하찮은 것처럼….

'나름 중요한 순간인데.'

뭔가 볼품 없는 과정이지만, 그리 나쁘지 않았다.

어쨌든 편지에 담긴 의미는 퇴색되지 않을 것이니.

'이걸로 친구 백명은 쌉가능.'

내 손을 떠난 혼돈의 씨앗.

평화와 천년의 제국을 양분으로 삼아서 그 싹을 튀울 것이다.

썩은 고목을 무너뜨리고서.

**

하루는 짧다.

특히나 천년을 거뜬히 사는 이들에게는 찰나에 가까운 시간이다.

그런 고룡은 조용히 생각한다.

혼자서 지새운 밤은 더없이 길었노라고.

"…주책이군."

여인은 쓴웃음이 지었다.

불현듯 찾아오는 치기어린 감정이 조금 난감했다.

그녀가 지샌 천년의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한다.

그동안 정체되어 있던 것이 거짓말인 것처럼 흐르고 있다.

고룡은 생각한다.

새로이 알아가는 것의 중심.

언제나 그녀를 흔들며, 동시에 그녀를 바로 세우는 존재.

그런 그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그것도 연약하고, 쉽게 흔들리는 인간.

'기묘한 구석 있지만.'

고룡은 그동안 지켜봐왔기에.

그리고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동반자는 결코 단단한 사람이 아니었다.

[…레베카, 미안해요. 조금만…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

그녀의 생각대로, 그는 이번 일로 정처없이 뒤흔들렸다.

도망치듯이 사라진 뒷모습은 위태로웠다.

레베카는 산산조각난 그의 감정을 떠올렸다.

"……."

마음이 미어진다는 감각이 이러할까?

아무래도 그가 돌아오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이다.

'기다리는 건 익숙하니.'

허나, 레베카는 그가 곧 돌아올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잠깐 바람이 분 정도로 불은 꺼지지 않는다. 오히려 불씨를 키우리라.

그에게도, 그녀에게도 필요한 과정이었다.

레베카는 그리 생각하며 고요한 저택을 거닐었다.

­또각또각.

하염없이 걷는다.

무료함에서 달아나려는 어린아이처럼.

소일거리를 찾아헤매는 노인처럼.

풀벌레조차 숨을 죽인 저택에는 높은 굽 소리만 들렸다.

한참동안.

­또각….

그러다가 멈춰서서.

남몰래 붉은 입술을 달싹인다.

외로운 건가…?

한때 체념하며 세상을 떠돌던 게 수십년.

그 때조차 느끼지 못했던 감상이 여기 있다. 우습게도.

천년을 넘게 살면서도 모르는 것이 남아 있다.

고룡은 그 사실이 기꺼웠으나.

저도 모르게 투정을 부릴 수 밖에 없었다.

"…너무 늦지 말거라."

새로 알게 되는 감정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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