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용사를 유괴하다!-78화 (78/117)

〈 78화 〉 세남자(8)

* * *

빛과 날개를 뜻하는 문양이 아로새겨져 새하얀 마차.

그 문양은 산 자를 비추고, 죽은 자를 인도함을 의미한다.

여신의 종을 자처하는 이들의 마차 안에는.

한 수녀가 회반죽 색의 무미건조한 가면을 바라보고 있다.

"……."

그녀의 얼굴은 단아했으나,

미간에 깊이 패인 주름으로 인해 퍽 험악해 보였다.

"저, 성녀님 어디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그런 모습을 보다 못한 호위 기사가 넌지시 물었다.

그는 쇠뿔처럼 치켜올린 꼿꼿한 수염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성기사였다.

'네, 니 수염이 재수 없어요.'

허나, 성녀라 불린 수녀는 그 의미 모를 수염을 싫어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남자의 물음을 무시한 채로 여전히 가면을 쳐다봤다.

크리스틴 벨은 이 볼품없는 가면을 건네 받은 지난 날을 떠올린다.

이틀 전, 황녀의 성인식 당일이었다.

그녀가 진저리 나는 연회장에서 지루함에 지쳐갈 때였다.

­실례합니다. 크리스틴 벨 수녀님.

지금 생각하면… 기이할 정도로 인상이 흐릿한 남자가 찾아왔다.

크리스틴 벨은 그 또한 집적대는 귀족과 같다고 판단하여 무시로 일관하려 했다.

그러나, 그 자는 흘려 들을 수 없는 말을 읊었다.

­붉은 보름이 뜨는 날, 죄악으로 이루어진 자리에 여신의 개가 나타나 죄인을 심판하리라.

요 근래에 들어서 저잣거리에 나도는 헛소문.

담긴 뜻이 불온했기에 교단에서도 예의 주시하며 쉬쉬하던 것이었다.

그의 멘트는 성녀의 관심을 사고자 한 사내의 무리수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귀족으로 위장한 호위기사가 분노하여 그를 내쫓으려고 할 때ㅡ

­가장 낮은 검께서 제게 수녀님께 전하라 하셨습니다.

일개의 관심종자 같은 남자가 그녀에게 낯익은 가면을 건넸다.

그러고는 무시할 수 없는 말을 남기고 떠나갔다.

­꼭 예언을 기억하라 하시더군요.

의미심장하다기 보다는 그저 황당했던 말.

감히 누구 앞에서 예언을 운운하는 건지 훈계하고 싶을 정도였다.

'사기꾼 같은 느낌이었어.'

만약 가면 때문에 혼란스럽지 않았다면,

두툼한 교전으로 그 불경한 자의 머리를 찍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자의 말은 일종의 예언인 것처럼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정체 모를 초월적인 존재에 의해 황궁이 무너졌고,

붉은달 아래에 성벽만한 거대한 크기의 짐승이 나타났다.

여신의 권위처럼 느껴지는 일련의 사건들.

우매한 어린 양들에겐 정녕 그녀께서 행사하신 걸로 보일 것이다.

'…그 게으른 여신께서 그럴 리가 없지.'

허나, 크리스틴 벨은 진실을 알고 있다.

설령 그녀가 반쪽짜리 성녀일지라도 그 정도는 알 수 있었다.

그 날 밤에 벌어진 재앙은 여신의 뜻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 과정에서 여신의 파편은 티끌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쿼츠.'

알 수 없는 마음에,

크리스틴 벨은 오랜 지기의 이름을 속으로 되뇌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투명한 석영과 닮은 사람이었다.

빛을 비추는 대로 받아들이는 그런 순수한 아이였다. …시몬 대주교가 데려가기 전까지.

문득, 크리스틴 벨은 떠올린다.

자신을 독방에서 꺼내준 인상 나쁜 황태자의 목소리를.

­계시자는 제국 지부 소속의 이단심문관 쿼츠.

­그는 음모를 획책한 시어도어 폰 히텐슈타인과 함께 도주했다.

…여신의 이름을 참칭하여 제국을 혼란에 빠뜨린 배신자를.

'그 사람이 여신을 배반했다라….'

수녀는 삐뚤게 올라가는 입꼬리를 깨닫고.

차마 보여줄 수 없는 미소를 숨기고자 가면을 뒤집어쓴다.

아직도 그 자의 의중은 알 수 없으나.

이로써 크리스틴 벨은 확신을 얻었다.

제국의 황태자와 시몬 대주교는 믿을 수 없다.

'…제국보다 먼저 쿼츠를 찾아야 해.'

성녀라 불리는 여인이 눈을 감았다.

그대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소리 없이 기도를 올린다.

'여신이여. 가끔은 도와주소서.'

제 우매한 친우를 당신의 종(?)이라 생각하신다면….

**

­또각또각.

명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새하얀 말이 걷는다.

그는 마차와 인마가 드나들면서 만들어진 길 위에 발굽을 더한다.

­휘이이잉.

부쩍 차가워진 겨울 바람이 그 위를 나부끼고.

백마의 위에 나란히 앉은 두 개의 인형은 바짝 붙어서 서로의 체온을 나누었다.

숨소리와 맥박.

그 외에 어떠한 대화도 없었다.

"……."

"……."

침묵이 낯설게 느껴진다.

수도사는 그리 생각하며,

항상 재잘거리던 갈색머리의 소녀가 침울한 것을 본다.

…그녀가 아플 때 외에는 무척 드문 일이었다.

[오늘 날씨가 좋은 것 같군.]

왠지 답답한 마음에.

그가 드물게 먼저 나서서 운을 띄웠다.

­훌쩍…?

하얀 수도복에 폭 감싸인 채,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있는 여자의 코는 붉었다.

하늘은 높고 화창했으나.

찬바람이 불어서 그다지 좋은 날씨는 아니었다.

"그, 좋은가요?"

의아한 얼굴인 여자가 살짝 돌아보며 갸우뚱했다.

사내는 왠지 모를 난감함을 느끼며,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한다.

[음, 시원하군.]

"아. 네."

……그 이상 할 말이 없었다.

대화라는 게 무척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검을 빼들고 덤벼오는 이교도들과 싸울 때가 편한 일 같았다.

[…너는 아닌가보군.]

수도사는 한참을 고민한 끝에 중얼거렸다.

가면 너머로 새어나오는 작은 목소리였다.

"기사님. 기사님."

여자가 자신의 뒷통수로 그의 가슴을 두어번 두드렸다.

이렇다할 타격은 없었다.

그럼에도 사내는 어쩐지 둔탁하다고 느꼈다.

[…가만히 있어라.]

그 작은 머리통을 잡아서 그 행동을 말렸다.

그러자, 여자는 고개를 작게 저으며 말한다.

"저는요…. '너'가 아니에요. 저,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쾌활하던 그녀답지 않은, 어쩐지 침울한 목소리였다.

본래의 그는 누군가의 이름을 외우지 않는다.

막중한 임무와 사명감에 쫓겨 무언가를 뇌리에 새길 틈이 없었다.

허나, 두 달 간의 여유로운 생활 탓일까?

흐릿하던 머리는 더할 나위 없이 맑고 깨끗했다.

마치 투명한 유리창 같았다.

그리고 거기엔 하나의 자국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가면을 쓴 사내는 언제나처럼 투명한 목소리로 말한다.

[엘리.]

그는 그녀의 이름과 체온은 잊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한편, 엘리는 정면을 똑바로 보고 있었다.

그 탓에 그녀의 얼굴이 통 보이지 않았다.

다만, 살짝 드러난 작은 귀가 추위에 익은 코처럼 새빨갰다.

**

언제나 찾아오는 점심시간.

오늘도 어김없이, 나는 땃쥐들 중간에 끼여서 고통받고 있다.

"람람아. 이거 먹고 화 좀 풀자, 응?"

"……말 걸지마. 이 배신자야. 나, 안 먹어…."

거의 돈 땃쥐 미.

이제 즐거운 점심시간인데, 우리 댕댕이가 제대로 삐쳤다.

원인을 말하자면….

세 꼬마의 숨바꼭질이 흐지부지된 탓이었다.

잠꾸러기인 아가용은 내 방에서 곤히 자다가 검거됐고.

등잔 밑이 어두운 꼬꼬마는 주방에서 나랑 노닥거리다가 점심 먹을 때가 되서야 나왔다.

결국 바람꽃은 혼자서 열심히 새도우 복싱을 한 셈이었다.

거의 1시간 동안…!

설상가상으로.

바람꽃은 좀 틱틱거리긴 해도 바탕은 참 성실했다.

그 탓에 그녀는겨울에 땀까지 삐질 흘려가며 두 꼬마를 찾아서 온 집안을 헤맸다.

'…못 찾겠으면 꾀꼬리 하라니까.'

대체 마을 최고의 사냥꾼이 뭐길래….

어쨌거나 바람꽃은 자존심이 강한 댕댕이였다.

그래서 그런지 좀 미련한 부분이 있었다.

'…아니지.'

얼마나 서럽고 외로웠으면…!

얘가 그 좋아하는 고기를 마다하겠는가?

"알았어."

나는 비참했을 그녀의 심정을 헤아려 주기로 했다.

"그럼. 레일라한테 줘야지."

"…나, 줘!"

내가 슬쩍 일어나자, 바람꽃이 다급하게 내 소매를 잡았다.

'풉, 예상한 바로군.'

원래 애들이란 싫어하는 감기약도 남을 주려고 하면 자기가 먹으려고 든다.

하물며 그게 사족을 못 쓰는 음식이라면… 당연히 고집을 꺾을 수 밖에.

'아직 꼬맹이라니까.'

바람꽃은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듯이.

급하게 닭튀김을 입 안에 넣고 오물오물거렸다.

삐죽 튀어나왔던 입도 먹을 때 만큼은 유지할 수 없었다.

"안 뺏어. 천천히 꼭꼭 씹어."

"냐오아아."

…먹고 나서 말해.

"으이구, 다 튀잖아."

그래도 단순한 게 좀 귀여워서 봐준다.

얄밉게 옴뇸뇸거리는 바람꽃의 입을 손수건으로 봉쇄할 때였다.

"형…. 같, 같이 있는데… 어, 어째서 외로운 기분이 드는 걸까요…?"

침상에 누워 있는 검은머리 소년.

테오가 우울한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잠깐 까먹고 있었네.'

하여간 존재감이 옅은 녀석이라니까.

화목한 가정에서 소외된 노인 같은 소년이 안쓰러워졌다.

나는 슬슬 기분이 조금 풀린 것 같은 바람꽃을 놓아주고.

밖에서 벌을 서고 있던 다른 두 꼬마를 불렀다.

그 중 까만 쪽을 지그시 보며 물었다.

"놀이는?"

"…성실하게."

"친구를?"

"챙겨야 해…."

데이지는 저린 팔뚝을 조물락거리며 웅얼거렸다.

안 그래도 소심한 애가 축 쳐져있는 모습을 보니 내가 다 미안해졌다.

"통, 통과. 기운 내. 다음에 잘하면 되잖아."

"응. 아라써. 다음엔 잘할게…!"

우리 꼬꼬마는 작게 주먹을 쥐며 고개를 끄덕였다.

헌데 표정이 쓸데없이 결연했다.

…다음에 잘한다는 의미를 다른 쪽으로 받아들인 건 아니겠지?

'안 들키면 된다는 의미가 아닌데….'

얘가 어디서 뭘 잘못 배운 거 같다.

나중에 데이지를 한 번 떠봐야겠다. 그런 걸 누구한테 배우는 건지.

­헤헤….

한편, 레일라는 반쯤 감긴 눈으로 나를 보며 헤실헤실 웃기만 했다.

졸린 아가용도 벌을 세운 내가 밉지 않은 모양이었다.

…어째 두 녀석 모두 반성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밥 먹고 나서 자자."

­꾸벅… 꾸벅….

이게 알았다는 건지, 조는 건지….

새하얀 꼬마는 축 늘어져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쩔 수 없네.'

나는 꿈나라행 티켓을 끊으려는 녀석을 안아들었다.

가만히 두면 잠들까봐 이따끔 비행기를 태워줬다.

"피터, 있지. 나도 높이높이…"

"뭐래. 땅콩, 너 높은 거 무섭다며."

"…아닌데."

"흥. 족제비, 나는 높은 거 좋아해."

뭐, 어쩌라고…?

어느새 내 옆에 다가온 두 꼬마가 티격태격거렸다.

피터 항공이 운행되자마자 찾아온 위기다…!

'애들아, 아저씨 팔 아파….'

요즘 살이 부쩍 오른 녀석들이라서 높게 들 자신이 없었다.

얘네들은 처음 만났을 때의 깃털이 아니었다.

…이제 묵직한 솜이불 정도는 된다. 잘 먹고 잘 자는 10대의 성장력은 무서울 정도였다.

"…전, 전 혼자가 좋은 거 같아요."

한편, 테오가 시달리고 있는 나를 보며 쓴웃음을 흘렸다.

뭔가 측은함이 담긴 눈빛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20년도 채 살지 못한 애송이의 말이 거슬렸다.

'지금은 환자라서 봐주지만.'

나중에는 혼자가 좋다는 말이 쏙 들어가게 만들어 줘야겠다.

**

테오는 바람꽃과 데이지와는 어느정도 친분이 쌓았지만.

뉴페이스인 레일라와는 접점이 없었기에 따로 소개가 필요했다.

게다가…

자존감이 한없이 떨어지는 소년에게.

그가 상처 입어가면서, 결국 구해낸 생명이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나는 어느정도 잠을 깬 레일라를 바닥에 내려놓고 말한다.

"테오, 이쪽은 레일라야. 알지? 레베카의 딸이야."

"아, 아아, 안녕하세요…."

기대어 앉은 소년은 앞머리가 눈에 드리울 정도로 고개를 푹 숙였다.

­……?

레일라는 한손으로 눈을 비비며 그런 테오를 쳐다봤다.

이게 뭐지? 라는 느낌의 영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은근히 낯을 가리는 건가?'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새하얀 정수리에 손바닥을 얹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알려주었다.

"이쪽은 테오야. 음, 그러니까… 레일라, 너를 구해준… 오빠야."

­오, 빠?

레일라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입술을 달싹였다.

……오빠는 좀 아닌가?

왠지 모르게 후회가 들었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응, 쟤.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할까?"

아가용은 나를 빤히 들여다 보더니,

금세 알았다는 듯이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 .

레일라가 테오 앞으로 폴짝하고 다가간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작고 하얀 눈토끼처럼 보였다.

­으응? 저기요?

하지만 레일라는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따라서 감사를 전하려면 테오와 눈을 마주쳐야만 했다.

허나, 지독하게 소심한 소년은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인 채였다.

­음음….

갑작스러운 과제에 미숙한 용은 고민에 빠졌다.

나는 그 모습을 보여 조용하게 웃었다.

이런저런 과정을 거치며, 이 아이도 조금씩 사람을 대하는 법을 알아갈 거란 생각이 들었다.

'조금 있다가 도와….'

그렇게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는 도중ㅡ

번쩍! 하고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레일라가 움직였다.

콰직!

…그건 일말의 망설임도 없는 동작이었다.

"왐마…."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ㅡ.

아가용이 앙증맞은 손으로 테오의 머리칼을 쥔 채로 배시시 웃고 있었다.

완전 걸크러쉬….

은혜를 원수로 갚는 듯한 모습에 내 마빡을 탁 치고 싶었다.

그러나,

테오의 반응이 내 걱정과는 사뭇 달랐다.

­오빠, 고마워요.

"어, 어어…, 그, 그그그…."

레일라에게 머리채를 붙잡힌 소년의 얼굴이 잘 익은 토마토처럼 변했다.

그게 수치심으로 인한 건지, 아니면… 무언가 새로운 것에 눈을 뜬 건지는 알 수 없었다.

이 쪽으로 이론이 빠삭한 내가 보기에는… 후자라고 생각되는 반응이었다.

'테오, 너 이 새끼… 금사빠였냐?'

데이지에, 바람꽃을 넘어서 이젠 레일라까지…?

아무리 소년의 마음이 갈대라지만, 이거 너무 쉽게 흔들리는 거 아닌가.

'풋풋해서 응원해주려고 했더니만.'

테오의 변심이 조금 괘씸한 마음이 들었다.

남자가 말이야.

순정도 없이 발랑 까져서 이곳저곳 기웃거리다니…!

뭐… 그런 테오에게도 이해가 갔다.

솔직히 우리 애들 정도 되면, 또래 애송이들이 홀릴 수 밖에 없으리라.

그도 그럴게.

­아빠!

과정이야 어찌됐든 감사 인사를 마친 레일라가 돌아왔다.

기특한 하얀 꼬마는 제 정수리를 불쑥 내밀었다.

음, 뭔가 뭐가 모르겠지만….

귀여운 머리가 있으면 헝클여 주어야 인지상정이다.

"오구. 잘했어!"

­에헤헤.

그런 우리를 지켜보며 두 꼬마가 도끼눈을 뜬 채로 쑥덕거렸다.

"땅콩아. 족제비 기분 나쁘다. 그치?"

"…쪼금?"

……다 들린다, 욘석들아.

나중에 얘들은 누가 데려갈 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거나 하는 운 좋은 사내이리라.

'뭐, 데려가려면 고생깨나 해야겠지만.'

아직은 먼 미래의 이야기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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