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용사를 유괴하다!-111화 (111/117)

〈 111화 〉 거듭나다

* * *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는 것.

상상만으로도 피가 마르는 듯한 섬뜩한 기분이었다.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레베카에게는 더욱, 두 번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악몽일 것이다.

"……."

그녀의 간절한 기분을 공감하기에,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괜찮을 거라는, 어쭙잖은 위로의 말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숨 가쁘게 날아가는 것이 그나마 최선이었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만 들리는 싸늘한 정적 속에서ㅡ

《끄으으, 고귀한 여가 어찌하여 이리 되었는지… 신세가 말세로다.》

눈치 없는 종이조까리가 혼자서 떠들어댔다.

하필이면 내 오른발에 들러 붙어있다. 마치 껌이 묻은 전단지처럼 느껴졌다. 뭔가 찝찝한 느낌이다.

'미친, 이 껌딱지는 어디까지 쫓아오는 거야?'

나는 기겁하며 발을 살짝 털었다.

허나, 레베카에게 안겨있는 상태라서 무리하게 움직일 수 없었다.

《가, 가만히 좀 있거라! 발을 떨어대면 복이 달아나느니라!》

역시 힘이 부족했나….

아쉽게도 껌딱지 아니랄까봐 끈질진 녀석을 떨쳐낼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지. 나는 한숨을 푹 쉬며 에오로스에게 말했다.

"저기요? 갈 길 가시죠. 이제 댁한테 볼일 없는데."

《어허, 단물을 다 빨아먹고 버린다는 게냐? 그건 도의에 어긋나는 일이로다!》

뭐지, 자아성찰인가?

본인이 먹다 뱉은 껌인 걸 알고 있는 듯한 말투다.

"뭐 어쩌라고요. 피차 오해였으니까 좋게 좋게 찢어지십니다. 저희가 좀 바빠서."

《찌, 찢다니…! 그런 파렴치한 말은 입에 담지도 말거라!》

어디가?

내가 어이 없다는 듯이 째려보자, 종이쪼가리가 파들파들 떨었다.

《아무튼 여의 소중한 것을 돌려줄 때까지… 여는 아해를 놓아줄 수 없느니라!》

"아니 시발, 니 소중한 게 뭔데요. 그리고 그걸 왜 나한테 찾아요?"

《모른 척하지 말거라! 아해에게 여와 관련된 짙은 향기가 난단 말이다!》

"??"

사람이 너무 당혹스러우면 말을 잃는다는데….

내 상태가 딱 그 모양이었다. 하기야 예쁜 여자도 아니고, 난생 처음 보는 종이조까리에게 저딴 말을 듣었으니 말 다했다. 이제보니 녀석의 '소중한 것'도 다른 의미로 들린다.

《여를 더럽혔다면 책임을….》

"야, 일단, 닥쳐. 분쇄기에 쳐 넣어버리기 전에."

신경이 곤두선 상태로 나눌만한 대화가 아니었다.

어떤 의미에서 원흉이라고 할 수 있는 에오로스를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판이니까.

《끄으, 히끅…!》

…종이쪼가리가 딸꾹질하는 건 또 처음 보네.

머리가 어지럽다. 나는 끅끅거리면서 애써 자존심을 지키려고 숨을 참는 듯한 녀석에게 묘한 안쓰러움이 들었다.

'에휴, 틀니를 잃어버린 독거노인 같네.'

따지고 보면 에오로스도 사기의 피해자였다.

그것도 골방에 갇혀 지내온, 세상 물정 모르는 구시대적인 인물. 마음이 넓고 젊은 내가 이해해야지.

"나중에 이야기 들어줄게요. 뚝해요."

《…….》

대답이 없다. 설마 삐진건가?

…진짜 가지가지하네.

모르긴 몰라도 조용해 졌으니 방치하기로 했다. 지금 중요한 건 아니니까.

바람이 잦아들었다.

어느덧 지상과 가까워졌다. 회백색 나무가 우거진 산이 보였다.

"저곳이다."

항상 여유로웠던 레베카의 목소리에서 조바심이 느껴졌다.

레베카가 아이들을 숨겨둔 은신처는 인식 저해 마법이 걸려있는 동굴이었다.

"…이런."

헌데 동굴은 멀리서도 눈에 훤하게 잘 밟혔다.

즉, 인식 저해 마법이 풀려있는 상황이라는 의미였다. 누군가 침입했거나 아이들이 제발로 나왔거나 둘 중 하나였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는 고려하기 힘들었다.

똑똑한 아이들이니 우리를 걱정시킬 만한 행동을 하지 않을테니까.

'시발.'

그래서 심장이 터질 것처럼 두근두근거렸다.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입 안에서 역겨운 쇠맛이 났다.

지독한 통한에 속이 뒤집어 질 것 같았지만.

나는 당장이라도 뛰쳐 나가려는 레베카의 손을 꽉 붙잡았다.

"레베카, 진정해요."

"지금 진정할 수 있을 리가…!"

내가 좋아하는 루비색 눈동자가 물기로 가득했다.

그녀는 흉수에 대한 분노보다도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어미된 자로서, 이미 잃어본 적 있는 그녀이기에 나보다도 더한 고통을 느낀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그나마 내 손을 뿌리치지 않아서 다행인가.

나는 떨리는 가녀린 손을 힘주어 당긴 뒤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

"탄내가 안나요. 아직 괜찮아요. 레일라는 무사해요."

"……아."

레베카의 눈에 총기가 돌아왔다.

그래, 조급해져선 안된다. 미쳐선 아니된다. 혹시라도 아이들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면 대응해야 하므로.

우리는 기척을 숨기고 은밀하게 접근했다.

'제발.'

아무 일도 없기를.

무신론자가 신을 찾게 되는 간절한 순간이었다. 바란다면 무엇이든 떼어줄 수 있는 절실함이었고.

회한을 짊어지고 야트막한 산길을 오른 가운데,

­!!

­!!

동굴 입구 쪽에서 꺅꺅거리는 소음이 들렸다.

맥이 빠질 정도로 떠들썩했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심장의 고동이 평온해지는 그런 소리였다.

"땅콩! 쟤 잡아! 치사하게 혼자서 뭐 먹었어!"

"응! 얘, 순순히 내놓으면… 유, 열…? 흐흥사태는 없을 거야!"

­도리도리.

어째서인지 꼬마들이 입구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비로소 눈으로 그 광경을 담은 순간.

나는 내 심장이 내 것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언제부터 품절된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저당 잡힌 것은 영혼만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하, 시발. 다행."

애들 앞에서 욕하면 안되는데, 내 주둥이에서 절로 새어나왔다.

레베카도 안심하기는 마찬가지인지, 맨땅에 풀썩 주저앉으며 묘한 신음을 흘렸다.

"하아아…."

"으잉?"

바람꽃이 귀를 쫑긋 세우더니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야생 동물 뺨치네. 예민한 댕댕이 같으니. 딱히 애들을 놀래게 할 생각은 없으니 곧장 수풀에서 걸어 나왔다.

"아, 피터다!"

"족제비?"

­빠!

데이지, 바람꽃, 레일라가 쪼르르 뛰어왔다.

혹여 뛰다가 넘어질까 말리고 싶었지만, 왠지 목이 메여서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지. 말보다는 행동이다.

차라리 내가 먼저 다가가 끌어안아 주려고 했는데,

"그, 그대여. 허리에 빠져서…."

…이 누나, 모양 빠지네.

다리에 힘이 풀린 레베카가 내 손을 잡고 망부석이 된 터라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윽! 웃지마렴!"

"푸흡, 그치만."

그 어설픈 모습에 이제야 실감이 들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새어나온 웃음을 참다가, 걷잡을 수 없이 낄낄 웃어버렸다.

그에 삐친 레베카에게 잔뜩 맞았지만.

**

"…피터, 거기서 모해?"

­??

어느덧 수풀까지 다가온 세 꼬마가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어쩐지 모이를 기다리는 병아리 같아서 재밌었다.

헌데… 나와 레베카를 보는 아이들의 시선이 뭔가 기묘했다. 여기서 재미난 놀이라도 한 줄 알았나?

"허리가 빠져…?"

나는 바람꽃이 중얼거리는 말에 황급히 레베카의 손을 놨다.

왠지 모르게 야밤에 부부를 찾아온 어린 나를 본 부모님의 기분을 알 것 같았다.

"왜들 나와있어? 얌전히 있으라는 말 못 들었어?"

급한 마음에 말 돌리는 게 아니야.

나는 짐짓 엄숙한 표정으로 되바라진 댕댕이를 콕 집어 봤다.

"아니, 난 얌전히 있었거든?! 하양이, 얘가 사라져서 찾으러 간 거야! 그치, 땅콩?"

바람꽃은 야삭 빠르게 친구를 팔았다.

언제는 북부의 늑대라고 노래를 부르더니… 걔네들은 의리가 얼어죽은 것 같다. 이게 바로 냉정한 야생의 세계인가.

"뎃지."

"으응, 그게… 쨰가 갑자기 나가서, 털뭉치가 찾아야 된댔어. 그래서 나보고 따라오라고 해서…."

두런두런 말하는 우리 데이지는 의외로 영악했다.

책임을 온전히 털뭉치과 째한테 전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얘가 누굴 닮았을까. 성장이 기특하다.

어쨌든 세 꼬마 중 두 아이가 공통적으로 한 꼬마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헤헤!

나는 방실방실 웃고 있는 새하얀 꼬마를 바라봤다.

다행히도 머리털 하나 다치지 않았다. 아니… 머리카락 끝자락이 왠지 모르게 더 붉어진 느낌이었다.

'…뭔가 느낌이 쎄한데.'

그게 뭔지 물어보려는 찰나, 기운을 차린 레베카가 레일라를 채갔다.

"아아, 다행이야… 정말로… 정말로…."

­??

울먹이는 엄마와 영문을 모르는 딸.

겉으로 보기에는 눈물나게 아름다운 광경이라서 끼어들기가 뭐했다.

모녀의 해후를 방해할 수 없지.

나는 레일라와 마찬가지로 어리둥절한 표정인 두 꼬마에게 물었다.

"애들아. 혹시 근처에서 수상한 노친네 본 적 있어?"

"아니이~ 없어!"

"족제비. 노친네는 나쁜 말이야."

도리도리 하는 뎃지와 괜히 꼬투리나 잡는 댕댕이.

정말로 아무 일도 없었던 모양이다.

'모리안'이라는 노인네가 이쪽으로 오지 않은 것이다.

'포기하고 도망친 건가?'

쉽게 포기할 거였으면 처음부터 일을 벌리지 말던가.

하는 찜찜한 기분이 들으나, 일단 애들이 무사한 것만으로 만족스러웠다.

그 때였다.

《아아아아! 저 년이다! 저 년이로다!!》

지금까지 조용하던 에오로스가 갑자기 발작했다.

나는 내 오른쪽 허벅지까지 올라와 부들부들 떨어대는 종이쪼가리를 보며 식겁했다.

"미친, 갑자기 왜 지랄이에요? 애들 놀라게."

《아해야, 찾았다! 저 앙큼한 도둑년! 저 어린 것이 벌써부터 싹수가 노랏도다! 》

재주 좋게 종이를 접어 화살표를 만든 에로스가 가리킨 것은,

­응?

…레일라였다.

세상 순진무구하게 생긴 우리 순백이.

구시대의 망령, 동틀 녁의 에오로스는 그런 아이를 지목하여 울부짖었다.

《당장 저 도둑년에게서 여의 소중한 것을….》

"이 폐지 같은 게! 우리 애한테 년!? 이게 진짜 뒤질라고."

《꾸아아악…!》

나는 당연히 종이조까리를 바닥에 패대기쳤다.

마찬가지로 딸에 대한 모욕을 들은 레베카 또한 눈이 돌아갔다.

"뚫린 종이라고 거슬리는 말만 잘도 지껄이는 구나!"

나와 레베카는 일심동체가 되어 종이쪼가리를 먼지나게 밟았다.

이러다가 맨틀까지 뚫을 기세로 철저하게 짓밟았다.

《구아아아악…! 역시 한패구나! 썩을 년놈들…! 저주, 저주…!》

에오로스의 비통한 목소리가 온 산중에 울렸다.

**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마을.

비록 지도에는 나와 있지 않으나, 제법 규모가 있는 마을이 적막하기만 했다.

냉기와 먼지가 들러붙은 망토를 풀어헤치며, 날카로운 인상의 여자가 중얼거렸다.

"물자를 보급하려고 했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텅 비어있군요."

…습격이라도 있던 걸까?

허나, 그녀는 주변의 정경을 둘러보며 작게 미간을 찌푸렸다.

척보기에도 비교적 멀쩡한 건물들이 너무 많았다.

불에 탄 듯한 시커먼 몇 채를 제외하고는, 전란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최근까지만 해도 멀쩡히 살았던 흔적이 있는 마을에서, 그저 유령처럼 주민들만 사라진 것이다.

여자는 허리춤에 걸어둔 검 손잡이에 손을 가져갔다.

'꺼림칙하군.'

이만한 터전을 버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설사 목숨이 오가는 전쟁과 재앙이 있더라도, 사람은 자신의 영역을 쉽게 포기하지 않으니까.

"시오네 씨? 왜 그러세요?"

경계를 하는 시오네를 눈치챈 소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체구가 왜소한 편인 소녀는 커다란 백마 위에 앉아있는 터라 더욱 작아보였다.

'눈이 커다랗네.'

시오네는 그 자그마한 얼굴을 흥미롭게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별 일 아닙니다, 엘리. 걱정하지…."

[이단의 기운이 느껴진다.]

하여간 더럽게 눈치가 없는 남자다.

가면을 쓴 수도사의 미성에, 엘리가 창백해진 얼굴로 소스라치게 비명을 질렀다.

"에에엑! 이, 이단? 흡!"

두 손으로 제 입을 가리는 모습이 자꾸만 눈에 밟혔다.

무뚝뚝한 여기사는 무심코 손을 뻗고 싶은 욕구를 참으며 '이단'이라는 말을 되뇌었다.

"정녕 이단입니까? 심문관. 잘못 느낀 게 아니라."

[여신의 검은 허튼 소리를 하지 않는다. 이단에 관하여는 더더욱.]

가면 속의 푸르스름한 눈빛이 번들거렸다.

가장 신실하면서도, 가장 미쳐있는 여신도가 말했으니 틀림 없을 것이다. 하아, 귀찮아지겠군. 시오네는 귀기 어린 사내의 기운에 한숨을 내뱉었다.

"쿼츠, 저는 바쁩니다만."

[이단은 용서할 수 없다. 찾아내어 반드시 단죄할 것이다.]

여기사는 알아서 하라는 듯이 손을 내저었다.

그간 짧지 않은 경험을 통해 이 사내와는 이 부분에서 타협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엘리. 저 남자는 내버려두고 잠깐 걸을까요?"

"아… 네, 언니! 아, 아니 시오네 씨!"

언니래. 보기 드물게 살가운 아이다.

시오네는 큼큼,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표정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저… 언니라고 불러도."

"네?"

"아니, 아닙니다. 갈까요?"

"네! 기사님, 다녀올게요."

화기애애한 두 여자를 물끄러미 보던 쿼츠는 작게 고개를 끄떡였다.

[조심.]

"넵! 조심할게요!"

[…….]

엘리가 웃자, 심문관은 그대로 침묵했다.

시오네는 저 남자가 누군가에게 조심하라고 안부를 전한 것이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저 자는 부끄러워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설마.'

여기사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절레 저었다.

그 때였다. 어쩐지 훈훈했던 공기가 농담처럼 살벌한 한기로 변모했다.

고작 십 여초도 걸리지 않았다.

모든 건 이단심문관이 시린 듯한 은백색의 검을 드러내면서 일어났다.

[나와라. 나오지 않으면 죽이겠다.]

칼날보다 차가운 목소리가 그늘이 진 골목을 가리켰다.

시오네는 뒤늦게 감각을 곤두세우며, 그 곳에서 누군가 있음을 깨닫고 미간을 찌푸렸다.

'역시 괴물인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예리했다.

역시 신의 은총을 받은 기이한 자들 중에서도 특출한 인재다.

[아니, 죽이지 않겠다. 어차피 심문에는 목만 있으면 된다.]

등골이 섬뜩해지는 목소리에.

견디지 못했는지 커다란 그림자가 벌벌 떨면서 걸어나왔다.

"아이고, 사, 살려주소! 높으신 나으리! 이 무지렁이는 죄가 없소, 천만이라오!"

무척 건장한 체구였기에 남성이라고 생각했으나.

그의 목소리는 수상할 정도로 가늘었다. 허나, 여자라고 하기에도 말투에서 괴리감이 느껴졌다. 마치 시정잡배처럼.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호한 자였다.

허나, 쿼츠는 그 괴이함에 당황하지 않고 그대로 심문을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었지?]

"그게, 저 쇤네의 이름은 한스… 아니, 한나라고 합니다요."

[네 이름은 묻지 않았다.]

"아, 예이."

그렇게 스스로를 '한나'라고 밝힌 덩치 큰 여자는, '아캄'이라고 불린 마을의 사연을 구구절절을 늘어놓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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