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화 〉 2화. 잠에서 깨어날 시간,그리고 새로운 시작(2)
* * *
꿈이라... 현실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는데 꿈을 말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황태표를 일으켰다. 그런데 키차이가 별로 안 나는 것 같은 데? 나 지금 여잔데 키가 좀 큰가 보다. 원래도 168cm인 데 시야가 많이 높아진 것 같다.
"저기... 일단 일어나 보세요. 알겠으니깐."
황대표는 나를 보며 수줍게 웃으며 쳐다 보았다.
"다 알고 있습니다. 지훈씨 당신의 꿈이 축구선수란 것을요."
"...그걸 어떻게 알아요? 그리고 전 지금 몸이 이래서.."
"하하 사고가 난 지 자그마치 20년입니다. 당신의 신변 처리를 하느라 여러 가지를 알 수밖에 없었죠."
황대표가 주머니에서 반쯤 부서진 스마트폰을 거내 들었다. 저건 내껀데..
"스마트폰 내부 소설앱에서 대부분의 장르가 스포츠물에서도 축구. 컴퓨터안에도 축구게임 여렀. 취향을 보았을 때 축구쪽에 흥미를 많이 가진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기분이 나쁘실 수도 있지만 전 지훈씨의 개인정보도 필요했고 은혜를 갚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습니다."
나는 기분이 나쁘기보다는 20년이 지났다는 것만 귀에 들어 왔다.
"그럼 지금 2040년이란 건가요? 말도 안 돼...."
"네 현재 2040년 1윌이고 지훈씨는 지금 딱 20세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정말 축구를 하고 싶으시다면 괜찮습니다. 당신의 육체는 남성보다 강하고 튼튼합니다. 가능합니다. 최고의 축구선수."
"근데 왜 여자가 된 거죠? 남자로 다시 만들 수 없었어요?"
나는 남자였다. 아무리 여자의 몸을 가졌다고 할지라도 내 모든 인생은 남자로 맞추어져 있었다.
"그게... 간단히 말씀드리면 남자였을 때 사망해서 뇌가 남자의 몸을 거부한다라고 이해 하시면 됩니다."
"그럼 전 이제 여자로 살아야 하는 건가요? 이럴 수가..."
황대표가 내 손을 마주 잡고 진지하게 이야기한다.
"전 지훈씨가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합니다. 당신은 죽으면 안 되는 운명이에요. 만약 죽었더라면 제가 죽는 게 맞는 겁니다. 당신의 육체는 최고의 유전자를 가지고 만들어졌습니다."
"네... 일단 적응을 하고 싶어요..."
"그럼 가시죠. 제가 집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황대표는 몸을 돌려 방을 나갔고 나도 그 뒤를 따라갔다.
"아 지금 환자복을 입고 계셨죠. 이걸로 갈아입으시죠 편한 옷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황대표가 문 앞에 있던 종이백을 내게 건네고 다시 나갔고 나는 어정쩡한 표정으로 백에 있던 무지 티셔츠와 추리닝 바지 그리고 회색 패팅을 들었다.
"으으... 진짜 여자로 살아야 한다니..."
나는 터벅터벅 방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 가 환자복을 벗고 거울을 쳐다 보았다.
'오....'
내가 나한테 반하면 나르시스트인가? 어깨까지 내려오는 윤기나는 흑단발 눈매와 턱선이 매우 날카로워 보여 첫인상은 사나운 고양이 같다. 몸매는 날씬하지만 근육이 탄탄해 보인다. 그런데...
"이 몸에 이 가슴이 가능한가?"
엄청난 크기의 가슴이 달렸다. 몸은 엄청 날렵해 보이는데 키도 커 보이고... 몇 컵이지 야동밖에 안 봐서 잘모르지만 h컵은 될 것같은 데.
검은색 브라에 감싸져 있는 가슴을 만지작거리다 아차싶어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문을 열고 나가니 황대표가 문 앞 의자에 앉아 있었다.
"아 준비 다 되신듯하군요? 그럼 출발합시다."
병원 지하로 내려 가 주차돼 있는 비싸 보이는 외제 차 뒷자석에 앉았다. 황대표는 조수석에 앉고 대기하던 남자가 백미러를 힐끔 쳐다 보더니 시동을 걸고 운전한다.
"근데요 황대표님."
"네 지훈씨"
"전 이제 여자인 데 신분은 어떻게 된 거에요? 이름 같은 거요."
"아 신분은 이미 준비해 두었습니다. 여기 이걸..."
황대표가 내게 신분증을 건네주었다.
이지혜
내 새로운 이름인가. 이제 이름까지 여자가 돼버렸어. 근데 21년생이면... 이제 만 19? 아니 12월 31일생이잖아 만 18세구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언제든지 개명 가능합니다."
"아니에요.. 적응해야...겠죠? 이름이야 이쁜것 같고"
"그렇습니까,그럼 이제 지혜씨라고 불러도 괜찮겠습니까?"
나는 황대표를 백미러로 쳐다 보았다. 그래 죽느니 사는 게 낫고 남자로 살 때는 최악의 삶만 살았는데 이렇게 되었으니 잘사는 게 낫겠지.
"네."
황대표는 씨익 웃고 내게 스마트폰 하나를 건네주었다.
"필요한 게 있으시면 저장되어 있는 제 번호로 언제든 연락 주시면 됩니다. 여기 지갑도 받으시고 생활은 거기 있는 카드를 쓰시면 됩니다."
"네에..."
"축구에 관해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알아보니 여자가 남자리그에서 뛴적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클럽이 난색을 표하더군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에게 불가능은 없습니다."
"아니 아니요 황대표님. 그건 꿈일뿐이지 제가 당장 하겠다는 건 아니에요. 전 축구선수를 동경할 뿐이고 축구를 해 본건 학창 시절이랑 군대시절 뿐이라고요!"
"하하 그럼 차분히 고민해 보시고 말씀해 주세요. 지혜씨라면 프리미어리그도 불가능은 아닐겁니다. 그 육체가 축구선수로서 최고의 자리로 갈수 있게끔 설계되어 있으니까요."
"하아... 생각해볼게요."
생각해 본다 했지만 심장은 두근댄다. 남자들은 공감할 것이다. 맨날 프리미어리그만 쳐다 보며 만약 내가 축구선수로 저기서 뛰고 사람들의 환호성을 듣는 게 얼마나 꿈같은 일인지.
"도착했습니다."
그것은 조금 작은 저택이였다. 작은 저택이지만 갑부가 살것같은 흰색의 깔끔함과 깨끗하게 정돈 되어 있는 아름다운 정원. 부담되지 않는 크기의 유럽에서나 볼 수있을 것 같은 아름다운 대문.
"우와아..."
22살부터 혼자 살기 시작하고 사고로 부모를 여윈후 혼자 알바를 하여 5년간 살아온 원룸보다 어마어마하게 좋은 건 지나가는 꼬맹이도 알것이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지혜씨의 인생은"
"아마 여기서 오래지내시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축구를 하시겠다면요. 그래서 작은집을 구했습니다. 관리해 주시는 분은 따로 있으시지만요."
"저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지혜씨의 앞날이 밝기를 언제나 기도 하겠습니다."
나는 떠나는 차를 바라보다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다.
그래
난
이제 행복하게 살 거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