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여자로 변해서 챔스까지!-3화 (3/124)

〈 3화 〉 3화. 잠에서 깨어날 시간,그리고 새로운 시작(3)

* * *

일주일이 지났다. 참 많은 일이 있었지. 여자는 화장실 가는 거부터 다르더라. 거의 육체 적응기간이였다.라고 생각하면 될듯하다.

우선 이 몸은 대단하다 몸은 날렵해 보이는데 등부터시작해서 발끝까지 근육이 없는 부위가 없는 듯하다 가장 대단한 건 허벅지. 꿀벅지 크기에 겉에 크게 들어나지 않는 근육이 꽉차 있는 것 같다. 이래서야 맞는 바지찾기가 힘들지. 다리마저 길게 뻗어 있는 데 골반도 서양인 마냥 크다.

며칠전 축구에 관해서 생각하다 공이라도 차볼까 하고 황대표님에게 공을 부탁해서 한아름 공을 받고 정원에서 툭툭 차보니 트래핑이라고 하던가. 공이 몸에서 떨어질라 하면 몸이 자동으로 반응을 한다.

이것이 재능인가. 나는 운동은 잼병이였다. 그리 좋아하지도 않았고 잘하지도 못 하니 즐기지도 못 했다. 그런데 이게 뭔가. 공만 가지고 놀아도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옆에 스마트폰을 놓고 축구 드리블이라고 너튜브에 검색하고 멍하니 보다 공을가지고 따라 하면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재...재밌어!'

비록 많은 걸 해 보진 않았지만 불가능 했던 것들이 가능해지는 재미. 재능이란 놈을 경험해 보고는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으음...근데 나 엄청 이쁜데 유명해지면 난리나는 거 아냐?'

미친년이 나르시스트인가 해도 거울만 봐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엄청 꼴리는 몸이 앞에 있는 데 몸이 반응을 안 하는 기분을 아는가.

그러던 어느 날 컴퓨터를 만지작거리다 투윗치를 켜고 여캠방을 보는데 하나 같이 몸매가 나만 한 사람이 없는 걸 보았다.

'이거... 각인가!?'

어차피 할 것도 없는 데 방송이나 해 볼까 하고 단순하게 생각 했다. 바로 황대표님에게 문자를 남겼다.

[대표님~ 인터넷방송 해 보고 싶은 데 장비 사도 될까요?]

황대표는 내게 돈을 마음껏 쓰라고했지만 평생 모으고만 살던네게 남의돈을 쓰는 건 거부감이 살짝든다.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쓰게 되겠지?

위잉~

바로 답장이 온다.

[아이고~ 지혜씨 그냥 쓰시라니까요~ 내일 택배갈겁니다 ^^7]

시간이 흘러도 아재는 아재라는걸까 웃음만 나온다. 나는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옷을 입고밖을 나선다. 여긴 서울 강남구. 주변에 없는 것이 없다 몇 번 밖을 나가려고 시도 했지만 주변의 시선이 너무 부담스러워 오래 나가 본 적이 없다.

오늘의 목표는 백화점. 나는 말안 하고 옷을 살것이다! 방송하려면 제대로 해 봐야겠지. 나는 백화점에 들어 가 3층 스포츠웨어 매장쪽으로 이동했다.

"와...모델인가? 존나 이쁘다 저 사람 봐"

"오빠 뭐라고? 나랑 있으면서 누굴 이쁘다고 하는 거야? 미쳤어?"

"아니 야 봐봐 저기"

"응...? 와... 언니..♡"

나는 옆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무시하고 매장으로 들어갔다. 매장에서도 내 몸을 스캔하는 여자 직원을 애써 신경 쓰지 않고 몸에 딱 붙는 핑크 레깅스 상하의를 구매하고 다시 2층 으로 내려갔다.

속옷매장. 이 지옥 앞에서 나는 망설이고 있었다.

나는 여자인 걸 알지만 내 눈앞의 여자여자한 속옷들을 보고 있으니 어질어질해지는 것 같다.

입을 꾹 다물고 매장으로 들어 가니 직원이 달려와 인사를 한다.

"저..속옷 사러왔어요..."

"네 손님 혹시 사이즈가...?"

직원이 내 가슴을 쳐다 보고 흠칫 놀란다. 확실히 거유긴 하지.

"...70G...입니다..."

"와 그렇게 크신데 이런 몸매가 나오시네요 대단 해요."

직원이 입을가리고 눈웃음을 친다.

"이쪽으로 오세요 그 크기 속옷이 별로 없긴 한 데 한 번 보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그렇게 정신 나갈 것만 같은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는길에만 번호를 물어보는 남자가 몇 명인지...

굳이 집에서 살 수 있는 데 나가는 이유는 내가 나라는 것을 적응하고 인정하기 위해서다. 사람이 집에서만 갇혀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게 정신 놓고 있다 저녁밥을 먹으려 준비를 하니 초인종이 울린다. 밖으로 나가 박스를 들고 집에와 뜯어보니 캠이니 조명같은 것들이 보이고 종이 한 장 더 보인다.

종이에는 세팅하는 법이 적혀 있었다. 난 이런건 전혀 모르니 다행히다...

밥을 간단히 챙겨 먹고 세팅을 하니 밤이 가까워지는 저녁 방송을 시작하기는 최고의 시간이다. 혹시 몰라 방을 한 번 더 깨끗이 청소 하고 방송준비를 해 본다.

닉네임은... 마리! 의미는 없다. 이름 짓는데 센스가 없으니 생각나는데로 지어본 거다.

띠링!

[마리의 첫방송]

방송이켜지고 나는 캠을 이리저리보다가 19금제한 표시를 보고 생각 했다. 어차피 난 대가리속이 남자인 데 야한말듣는다고 별 느낌도 없을 것 같고...그래 19금 방송으로 하자 내 몸이 벌써 19금인 데 뭘

으음... 10분 동안 기다리는 데도 한 명도 안온다... 내가 잘못 생각한 건가?

­오

­눈나 엄청 예쁘시네요

"아! 안녕하세요~"

­머하는 방송임?

"아직 딱히정한 건 없는 데..."

­잠깐만요

­제가 갤에 홍보해볼게요

"아뇨 굳이...."

다시 조용해진다. 갤이라니 아직도 그 갤이 남아있는 건가?

­와 눈나

­ ㅜㅑ

­ ㅜㅑ

­젖탱이 ㅅㅂ ㅜㅑ

"아..."

좀 소름 돋긴 하네 벌써 시청자가 30명가까이 들어오고 있고 조금씩 늘고 있는 느낌이다.

­선넘지마라 고소당한다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ㅅㅂ

띠링

안녕하세요 님이 1,000원을 후원!

[죄송합니다...]

괜히 찬구목소리로 들으니 짠하네

"아니에요 적당히만 하세요"

­근데 뭐 하는 방송임?

"아직 딱히 정한 건 없는 데 하고 싶은 건 있어요"

­ㅁㅇ?

­머임?

­캠방아님?

"여러분 혹시 축구 좋아해요?"

­축구?

­갑자기?

­마리님 축구 좋아하심?

­축구 안 좋아하는 남자 어딧겠냐

띠링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

[여기 투수들은 가택경비원들이라 축구 안 좋아함]

­선넘네

­ㅇㅈ ㅆㅇㅈ

"아니 하는 거 말고 보는 거는요?"

­가끔 프리미어리그나 유로파나 월드컵은 보1지

­누나 축구 좋아함?

채팅창이 축구 이야기로 도배된다. 언제 어디랑 어디했느니 누가 이적했느니.

"저요 그거 할 거에요"

­그거?

­ ㅜㅑ

­ㅁㅇㅁㅇ

"혹시 여자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는 걸 어떻게 생각해요?"

벌써 시청자가 100명이 넘어가고 있다. 여긴 뭐 하는 방이냐는지 누나 이뻐요 나죽어 이런 채팅이 훅훅 지나간다.

­말도 안 되지ㅋㅋ

­불가능

­피지컬이 다른 데 ㅎㅎ

"내가 재밌는 거 보여줄까요?"

난 씨익 웃으며 스마트폰을 들고 정원으로 나갔다. 지금은 완전한 밤이기 때문에 어둡다. 정원에 있는 작은 풋살장에 조명을 키고 나니 나만의 무대가 만들어 진 듯한 기분이다.

스마트폰은 삼발이에 세팅하고 나는 자리에 앉아 축구화를 신으며 채팅창을 보았다. 300명 적은숫자지만 적은숫자가 아니다. 이 사람들에게 나는 물어볼 것이다. 가능성이란 놈을

띠링

마리각선미님이 1,000원을 후원!

[누나 운동 많이 했나 봐요? ㅜㅑ]

­ㄹㅇ 그냥 몸이 아닌데?

­키 엄청큰듯 몇임?

­가슴도 엄청큰듯 몇임?

­ㅋㅋㅋㅋㅋㅋㅋㅋ

­윗놈아 ㄹㅇ 고소당함

­미친 놈ㅋㅋㅋㅋㅋ

"고소는 안 할 거고 키는 182더라구요 크죠?"

채팅창에서 눈나 나죽어 도배가 엄청나다. 나는 채팅에 신경을 끄고 구석에 있는 공을 가지고와 트래핑을 시작한다.

나는 남자일 때 트래핑이라고는 고딩때 실기 시험으로 개고생한 기억밖에 없다. 체육교사놈은 트래핑 10회를 하라고 방치시키고 잘하는 법은 가르쳐주지 않았다. 뭐 이젠 지난 일이지만

몇 분이 지났는지 모른다. 이놈의 몸뚱어리는 지칠줄 모른다. 공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고 즐거워진다. 발등. 무릎. 정수리. 어깨. 등. 골반. 여러부위를 자연스레 물흐르듯 이용하며 공을 가지고 논다.

나는 갑자기 정신을 번쩍 차리고 공을 냅다 위로 차버리고 스마트폰으로 향한다.

­와.....

­쌌다....

­존예가 트래핑을 저리 잘한다고?

­30분 삭제 ㄹㅇㅋㅋ

30분이나 지났나 그런데도 시청자 수가 늘어 500명을 돌파하고 있다.

"저요 꿈이 있어요"

"근데요 난 존나 찐다새끼라 혼자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요."

­?

­??

­이 개쩔게 생긴 누나가 찐따라 했냐?

"제 꿈은 축구선수가 돼서 챔스에 나가는 거에요."

채팅창은 잠시 얼어붙어 있다가 물음표로 도배되었다.

그래 내 마음속도 며칠 전만 해도 너희와 다를 게 없었단다. 현재의 두려움 미래의 불확실함. 이 모든 게 나 혼자선 너무나 큰 부담이였다. 알바만 하며 방구석에 박혀있던 찐따가 세상으로 날아가기 위해선. 너희가 필요해.

"이제 시작합니다. 제 도전은."

나는 스마트폰을 들고 방송제목을 고치기 시작했다.

[마리의 축구선수도전기 1일 차]

채팅창은 난리가 났다. 여성리그만 가도 대박이 날 거라든지 누나 가는 팀 팬이 될 거라든지 연고지가 어딨냐는지. 섹시하다든지.

나는 가만히 채팅창을 보다가 떡밥을 하나 더 던졌다.

"여성리그를 도전하는 게 아니에요. 남성리그. 목표는 프리미어리그 데뷔부터."

채팅방의 사람들은.

경악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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