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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변해서 챔스까지!-4화 (4/124)

〈 4화 〉 4화. 첫 훈련 그리고 재능의 발견(1)

* * *

방송을 종료하고 침대에 누워 곰곰이 생각해 본다. 확실히 막무가내로 다짐을 내뱉었다. 내가 정말 축구선수가 될 수 있을까? 재능은 있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 생각한 거지만. 그런데 결정적으로 부족한 게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과 '경험'. 여러 게임과 방송을 봤다고 해도 그건 내 기술과 경험이 아니다. 나는 지금 20살 축구선수를 목표로 뛰고 있는 파릇파릇환 청춘들은 지금 열심히 필드에서 기술과 경험을 단련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게 없다.

그리고 내 과거는 어떻게 돼 있는 거지?

난 20살로 다시 돌아온 셈이다. 그런데 이 몸은 과거가 없다. 20살까지 관리가 된 상태의 몸에 들어 왔을뿐이니까.만일 프로가 되었을 때 팬이나 관계자들이 내 과거를 캐기 시작하면 어떻게 하지? 나는 아는 게 없는 데...

'내일 황대표님에게 연락해 보자.'

***

나는 아침밥을 먹고 바로 황대표님에게 전화를 했다.

"저 축구선수 할 거에요."

"오 드디어 결심하신 겁니까?"

"네 그런데 코치가 필요할 것 같아요. 공부를 해야 할 듯 해요."

"그렇군요, 제가 빠르게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아! 언제나 제가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지혜 씨. 하하"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게 하나 있어서요..."

나는 밤중에 고민했던 과거에 관한 것을 물어보았다.

"하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 건 이미 예전에 처리 해놓았습니다. 남들이 아무리 지혜 씨의 과거를 캔다 하더라도 평범한 학창 생활을 한 학생으로 밖에 알 수 없을 겁니다."

"전 학생이 아니었는데..."

"가상의 학교와 학생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자세하건 아실필요 없습니다. 아...가족에 관해선 어렸을 때 가족을 잃고 제가 입양한 걸로 되어 있습니다. 저는 언론에 한 번도 지혜양에 관해 노출시키지 않았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황대표는 또 궁금한 게 있거나 필요한 게 있으면 다시 연락달라는 부탁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제 내가 할 것은 공부다. 나는 이미 많이 뒤처진 상태다 내가 가진 건 재능과 몸뚱어리뿐 그렇다면 굴러야지!

***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나는 대문 앞에 서 있는 남성과 여성을 맏이했다.

남자는 꽤 나이가 있어 보였지만 순한 인상이고, 여자는 내 또래의 젊은 아가씨였다. 꽤 이쁜 얼굴이다. 순박한 리트리버가 떠 오르는 인상이다. 키도 작고...

"아...안녕하세요.. 황대표님이 소개해 주신 코치분들이신가요?"

"네. 저는 박명석이라고 합니다. 이쪽은 제 딸인 박수아."

"박수아입니다."

"그...이쪽 여성분도 코치이신가요?"

"아 제 딸은 대학에서 스포츠과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황대표님께서 또래라고 해서 경험삼아 같이 코칭을 해도 돼겠냐 여쭈어보니 흔쾌히 허락해 주셨습니다.

"아! 날씨도 추운 데 일단 안으로 들어와서 이야기하죠!"

나는 둘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와 거실에서 차를 내주었다.

"호오.."

"와..."

둘은 날 관찰하듯이 쳐다 보면서 감탄을 했다.

"...왜 그러시죠?"

"아!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지혜 씨..라고 해도 돼겠습니까?"

"네 괜찮습니다. 전 박코치님이라고 부를 게요."

"예. 지혜 씨 겉옷을 입고 있는 상태더라도 몸이 운동선수 마냥 단련이 된 듯하네요. 걸을 때나 앉을 때 안 좋은 버릇도 없는 것 같고.."

확실히 몸이 변하고 내 행동거지가 많이 변한 것 같다. 예전엔 거북목같은 게 심했는데...

"하여튼 남성축구리그에 도전하고 싶으시다구요?"

"네!"

"많이 힘들 겁니다. 주변 시선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거구요."

"각오했습니다."

"네 혹시 축구경험이 전무하다고 들었는데 사실입니까?"

"...네 하지만 해내고 말거에요!"

나는 자신감넘치는 표정으로 박코치님을 쳐다 보았다. 이제 찌질한 나는 버리고 앞으로 나아갈 때다.

"그리고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네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제가 인터넷방송을 시작했는데 제가 성장하고 도전하는 모습을 찍고 싶어요."

"흐음...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긍정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네요. 지혜 씨의 인물이 워낙 좋으셔서인지도 상승에 매우 도움이 될겁니다."

"현재 여성이 남성리그에서 뛰고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클럽을 찾아가서 나 여기서 축구할래요 해도 씨알도 안 먹힐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방송을 하시는 게 좋겠네요. 축구 경험이 없으니 훈련모습을 보여주고, 가장 시일이빠른 풋볼대회에 참여해서인지도를 좀 올려놓는 게 좋겠네요. 데이터도 남겨놓으면 클럽에 제출해서 강한 인상을 남겨주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지혜 씨가 축구를 잘해내야만 가능한겁니다."

"해 보죠! 저는 해내고 말거에요!"

"그래요... 훈련은 오늘 부터 하는 거로 하고... 계약서는 황대표님 통해 준비해서 다음에 작성하는 방향으로... 훈련은 근처에 제가 운영하는 축구센터가 있으니 거기서 진행하겠습니다."

그렇게 박코치님과 따님은 훈련 준비를 하러 잠시 밖에 다녀오겠다고 하고 나갔다.

'그럼 나도 준비를 해 볼까.'

나는 방송 장비와 축구용품을 챙기러 바쁘게 움직였다.

***

[마리의 축구선수도전기 2일 차] 방송 Live

­오

­ㅁㅎ

­ㅁㅎ

­마하

"안녕하세요 여러분!"

­여기 어디임? 축구장 같아 보이는데?

­마리 진짜로 축구선수하려고?

­걍 여캠하는 게 편히지 않아?

­ㄵ

­락

­나

벌써 500명이 넘게 들어 왔다. 이게 외모의 힘인가.. 나는 또다시 내 외모의 힘을 느낀다.

"자! 여긴 축구센터입니다! 어제 제가 말씀드리지 않은 게 있는데... 전 축구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

­?

­이...이게 먼소리누?

띠링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

[마리야 축구가 쉬워 보이니?]

채팅 분위기가 안 좋다. 하지만 각오 했다. 사실을 말 하고 잘하는 모습을 보이면 떡상각이 나오지 않을까? 이 몸은 재능이 있으니까.

"그래서~~~ 축구를 배우려고 왔습니다. 앞으로 매일매일 축구를 배울겁니다. 저는 20살이고 시작하기에 늦은 건 맞으니까요!"

­도대체 마리는 무슨 자신감이지?

­일단 해 봐~ 현실을 깨달아봐야지

­그래도 유니폼만 입었는데도 ㅈㄴ섹시하고 이쁘네

"자자 그래서 코치님을 모셔왔습니다. 방송 허락도 받았구요. 자 박명석 코치님 나와 주세요!"

나는 박수를 짝짝 치며 박코치님을 환영했다.

"안녕하십니까. 전 A팀 기술코치 박명석입니다."

­오 A팀 코치였다고?

­대단하신 분인 데...

­마리 진짜 해볼라는 거네?

"네~ 그럼 지체 하지 말고 훈련을 시작하죠!"

나는 박코치님과 트래핑이나 짧은 드리블 및 패스같은 기본적이고 간단한걸 약 1시간가량 훈련했다.

"오...축구 안 해 보신 거 맞아요?"

"네 꽤 쉽네요 이거."

­마리 거짓말 하지 마라

­저게 축구 첨해 보는 여자라고?

­나 내 여동생 공차는 거 봤는데 공 한 번 건드리는 것도 잘못 하더라

띠링

마리의물소님이 1,000원을 후원!

[와...쩌누]

나는 공을 가지고 이리저리 드리블 하며 필드를 돌아다녔다.

"확실히 드리블을 하는 자세가 안정적이고 교과서적이네요. 합격점입니다."

"오...감사합니다."

"그럼 한 번 드리블 하면서 달려 보실래요?"

박코치님이 필드에 이곳저곳 빨간색 콘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달려오시면서 콘을 건드리지말고 지그재그로 오시려고 해 보세요."

나는 공을 발 앞에 놓고 30M정도 앞에 있는 박코치님을 바라보았다.

처음으로 공을 가지고 달린다. 아마 여기서 개판쳐버리면 다들 실망하겠지? 하지만 왠지 자신감이 넘치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툭 툭

살살 공을 치며 달릴 준비를 한다..

빠르게 달린다. 발앞쪽과 종아리에 힘이 들어 가는 게 느껴진다. 공이 자연스래 발에 걸리며 내 움직임에 따라온다.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로지 박코치님에게 달려간다는 생각만으로 움직인다.

"어..."

자그마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공을 가지고 박코치님 앞에 도착했다. 박코치님은 뭔가 귀신을 본듯한 얼굴로 날 쳐다 보고 있었다.

­이...이게 뭐누?

­...

­...

­?

***

박명석 코치 SIDE

웬일로 황대표님이 전화를 주셨다. 한 아가씨에게 축구를 코치해 달라고. 내 50 평생 그분이 그런 저자세로 부탁한걸 본 적이없다. 흥미가 생겼다. 이만한 분이 코치를 부탁한다.니 어마어마한 선수가 아닐까? 요즘은 여성리그도 꽤 발전했다. 그렇지 않더라도 재능있는 새싹을 가르치는 것은 언제나 재밌는 일이다.

그런데 경험이 없다고? 지금 20살이라고? 이건 가망이 없다. 대부분의 유소년는 10세이하부터 공을 만진다. 거의 10년 넘게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다. 나는 황대표님에게 차분히 설명 했다. 불가능하다고 현실이라는 벽에 막혀 절망만 느끼고 상처 입을 거라고...

하지만 황대표님은 나에게 부탁을 했다. 속은셈 치고 한 번만 가르쳐봐달라고. 나는 흥미를 조금 잃었다. 계약금은 어마어마하게 제시해 주셨지만.

나는 집에서 공부하고 있는 딸내미를 데리고 이동했다. 그래도 20살이면 같은 또래라 축구에 관심 있다면 조금 친해지며 서로에게 도움이 되겠지 하며.

그 아가씨의 첫인상은 대단했다. 외모는 모델을 해야만 하는 아가씨였다. 키는 180이 넘는 듯했고 옷 위로만 봐도 탄탄한 근육이 보이는 것 같다. 그런데 이야기를 해 보니 또 외모와는 다르게 순진한 아가씨인 듯하다. 이 정도 되는 여성들은 자존심이 쌘거 아닌가...

내 생각들이 박살이 나고 말았다.

'나에게 거짓말을 한 건가? 아니야 황대표님은 거짓말 같은 거 하실분이 아니신데...'

간단한 트래핑과 짧은 드리블 및 패스를 시키며 기본적인 축구를 가르치며 흥미를 일으키려 했는데. 이건 뭐 A팀에서 뛰던 선수들과 별로 다를점이 없어 보였다.

'여태껏 몸을 단련해와서 그런가 힘이 남성축구선수와 별로 다를 게 없는 것 같은 데...'

공을 다루는 모습에서 힘이 느껴진다. 여성 축구선수의 단점은 저 힘이 아니던가.

나는 흥미가 조금 생겨 대쉬 드리블을 시켜보려고 콘을 세웠다.

'이건 좀 가혹한가. 흠... 한 번 벽을 느껴보는 것도 좋겠지.'

일반적인 드리블을 하는 것과 방향전환을 위해 콘을 세우고 대쉬 드리블을 하는 것은 하늘과 땅차이다. 힘들어하는 선수도 많은 게 이 훈련이다.

그런데...

이게 뭐란 말인가. 확실하다 이 아가씨는 경험이 있는 게 아니면 재능이 확실하다.

'황소가 돌진하는 줄 알았어.'

저 겁없는 아가씨는 공을 툭툭 건들더니 날 힐끔 쳐다 보고는 다시 공을 쳐다 보며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콘을 다 날려버리고 당황하는 모습을 상상했지만..

엄청난 속도로 콘 좌우에 공을 밀어 넣으며 달려오는 게 넋을 놓고 보게 만든다. 그렇다고 빠르기만 한 게 아니다. 저 위압감. 만약 앞에서 수비하고 있다면 분명히 겁에 질려 넘어지고 말리라.

당돌한 아가씨가 내 앞에 도착하고 날 쳐다본다. 나는 내 심장이 저 대단한 재능을 발견하고 빨리 가져가라며 쿵쿵 댄다. 나는 머리를 거치지 않고 외치고야 말았다.

"아가씨! 나랑 축구합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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