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여자로 변해서 챔스까지!-5화 (5/124)

〈 5화 〉 5화. 첫 훈련 그리고 재능의 발견(2)

* * *

"아가씨! 저랑 축구합시다!"

갑자기 박코치님이 내 양손을 잡고 외치신다.

­와...마리 축구 안 해본 거 맞누?

­나 저렇게 빠른 거 본 적 없어.

­눈나 나 진짜 죽어...

"하하. 괜찮았나요?"

나는 웃으며 박코치님의 손을 살며시 풀며 말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공을 잡고 달릴 때 그 기분 내 인생 처음이었다. 이 두근거림 너무나 기분 좋다.

"간단한 훈련이지만 이 정도 수준을 보이지 못 하는 현역 선수고 많습니다. 다른 여러 가지도 봐야겠지만 순수하게 공을 소유하는 능력만 짧게 평가한다면, 가능성은 조금 있어 보입니다."

박코치님은 정말 후하게 평가해 주었다. 이 축구판에 있는 선수만 몇 명인 데 이렇게까지 말해 주시는 건 내겐 큰 칭찬이다.

"그럼 마리씨 슈팅도 한 번 해 볼까요?"

"네"

웬지 박코치님의 분위기가 조금 밝아 진 듯하다. 내게 가능성을 느껴서 그런건가? 어쨌든 좋은 거겠지.

우리는 골대가 있는 곳으로 이동 했다. 여기엔 여러 가지 준비를 해놓으셨는지 사람처럼 생긴 프리킥더미들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자...일단 여기 페널티 에어리어안에서 슈팅을 한 번 해 보죠. 장애물 없이 제자리에서 슈팅을 해 보는 겁니다. 자세는 이렇게.."

박코치님은 내 앞에서 공을 놓고 자세 시범과 시선을 설명해 주었다.

"해 보세요 마리씨 자신감있게!"

나는 공을 가지고 박코치님이 서 있던 자리로가 공을 놓고 보았던 자세를 머릿속에서 재생하듯 오른 다리를 휘둘렀다.

펑!! 철썩

"허..."

나도 놀랐다. 처음으로 축구공으로 슈팅을 해 보았으니. 내가 찼는데도 공의 궤도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그리고 차고 느낀 건데. 공이 발에 착착 감겨 쾌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각력이 탁월하시네요. 자세도 한 번만에 완벽하게 나오시고. 중거리로 해 볼까요. 아마 좀 어려울 수도 있어요."

박코치님이 나를 이끌고 뒤로 물러났다. 나는 채팅창이 궁금해 잠시 스마트폰으로 향했다.

­ㅋㅋㅋㅋㅋㅋㅋ

­여자맞누?

­제자리에서 찼는데 공터지는 소리가 여기까지 나네

­언니 멋지다 진짜

­눈나....

시청자들도 놀란 모양이다.

"축구 진짜 재밌는 것 같아요! 이번엔 중거리슛을 해볼 거에요! 여러분 잘 지켜봐주세요!"

띠링

프리미어리그가즈아님이 1,000원을 후원!

[중거리슛 한 번에 넣으면 만 원]

"오! 한 번 해볼게요! 얼마나 멀리서 차려나?"

자리는 골대에서 약 25M정도 떨어진 좌측 부근이였다. 골대 왼쪽에 프리킥 더미가 두 개 세워져 있었다.

"하하. 어려울 겁니다. 기초에서 이런걸 배우는 건 좀 빠른 데 마리씨는 웬지 이것도 할 수 있을 듯한 느낌이 드는 군요."

"중거리 슛을 차는 법은 여러 가지 있지만 이번엔 편안 하게 차보는 걸로 해 보죠."

박코치님은 공을 놓고 스텝과 왼발이 놓여야할 위치. 발을 가져다 대는 위치등을 설명한 뒤 세 번 차주시며 열심히 설명 해 주었다.

"자! 마리씨 차례입니다. 이번에도 자신 있게!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내가 꼭 넣고 말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옆에서 박코치님이 자신감을 가지라며 박수를 짝짝치며 응원해 주었다. 느낌이 좋다. 공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고양감이 든다. 바람이 살살부는데 이 바람에 내 몸을 맡기며 날아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골대를 쳐다본뒤 다시 공을 쳐다 보며 움직였다.

탁 탁 탁...

콰앙!!!

차고 나서 느끼지만 공에서 날 것 같지 않은 소리가 났다.

터엉!!

"아..."

아쉽게도 공은 골대 오른쪽 모서리를 맞고 크게 밖으로 날아갔다.

"와우... 이건 정말로..."

짝짝짝

뒤를 돌아보니 박코치님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괜찮았나요?"

"마리씨는 재능이 엄청나군요 정말이지.. 이런 슈팅은 제 코칭 인생 처음입니다. 자 그럼 몇 번 더 차보도록 하죠."

열번 정도 더 차고 나니 박코치님은 훈련 플랜을 다시 짜봐야겠다며 이만 마치자고 말했다.

"자 여러분! 오늘 훈련이 끝났어요! 여러분이 보기엔 어떠셨나요?"

­눈나 축구 하자 정말로

­이 눈나... 뭔가 다르다...

­먼가...먼가...

­눈나 허벅지가 너무 섹시해요

"하하 감사합니다.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눈나 미쳤어?

­ㅁㅂ

­락

­나

­락

­않이 훈련만 하고 가 버리면 우린 어떻게해..

"알겠어! 알겠어 여러분 이따 집에 가서 수다방송 조금 더 할게!"

띠링

프리미어리그가즈아님이 10,000원을 후원!

[눈나 우리 끝까지 한 번 가보즈아]

"만 원 감사합니다!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게 하기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

박명석 코치 SIDE

"아빠 어땠어?"

집으로 돌아가자 딸내미가 나를 반기며 먼저 물어본다. 성격도 급하지.

"아주 좋았다. 이렇게 흥분되는 건 몇년 만이지 모르겠네"

"정말? 우와 아빠 그렇게 이야기하는 거 난 처음 들어!"

딸은 방방뛰며 흥미로워한다. 얘도 날 돕겠다고 공부만 한다고 친구가 별로 없는 데 지혜씨랑 친하게 지내면 좋겠네..

"그 지혜씨가 인터넷방송을 한다는데 한 번 보지 그래?"

"맞다 저번에 만났을 때 인방하신다고 그랬지?"

"그래 친하게 지내봐 지혜씨도 피지컬쪽에 도움이 필요할 테니 네가 도울 부분이 많이 있을 거야."

"알았어~ 얼른 들어와~ 씻고 밥 먹어야지."

"그래그래"

나는 집으로 들어 가며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기대감에 흥분감을 느꼈다.

***

탁탁탁

그 뒤로 일주일이 지났다. 나는 런닝을 시작했다. 이 몸뚱이는 최고 수준에 올라있는 듯하지만 언제 내려갈지 모르니까. 아침에 그 부분에 궁금해 황대표님께 문자를 남기니 정말 나태하게 살지 않는 이상 몸이 크게 변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했다. 대체 어떻게 된 건지...

집주변에 나 있는 산책로를 따라 뛰기 시작하니 기분 좋은 고양감이 느껴진다. 나는 살면서 런닝은 군대때 구보말고는 해본 적이 없다. 그것도 강제로 한 거였지. 하늘은 맑고 공기는 차갑지만 뛰지 못할 정도로 춥지는 않다. 그렇게 뛰다 잠시 멈추어 넓은 공원을 쳐다 보며 멍하니 서 있는다. 가야 할길이 멀다. 그래도 희망적이다. 매일 훈련을 하며 박코치님은 감탄하기에 바쁘시다. 이 정도의 재능을 가르치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젊어지는 것 같다고.

딴따라라~

'아... 벨소리 설정도 안 해놨네'

몸이 변한 후 축구 말고는 다른 곳에 시간을 써본 적이 별로 없다. 근데 모르는 번호인 데 누굳이?

"여보세요?"

"아 안녕하세요 박수아라고 합니다..."

"박수아...? 아 저번에 박코치님 이랑 같이 오셨던 따님분 맞으시죠?"

"네! 기억하시는 군요! 방송 잘 보고 있어요~ 흐흐"

"제 방송도 보시나요?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어쩐일로..."

"아! 이번 주말에 시간 있으시면 잠시만나실래요?"

"훈련 전이라면 가능해요!"

"히히 방송을 보니까 스트레칭 용품들이 없으신 것 같아서요~"

"아... 그냥 스트레칭만 하면 안 되는 건가요?"

"그래두~ 기구들이 있으면 효율이 올라가거든요~ 요새 세상이 좋아져서 이것저것 좋은 것들도 많이 나왔어욧!"

"그렇군요...그럼 같이 쇼핑하러?"

"네! 이것저것 사고~ 밥도 먹구~ 친해지고 싶어서요~"

"그래요 그럼 다시 연락드릴 게요. 런닝중이라..."

"네~"

'후우...'

쪽팔린 말이지만 여자와 이렇게 통화해 본건 처음이다. 나 정말 어떻게 살아온 거지? 수아씨... 새로운 삶을 살면서 처음으로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기회야!

나는 새로운 친구를 만들 기대감에 웃으며 런닝을 다시 시작했다.

***

[마리의 축구선수도전기 9일 차] LIVE

"자자 다들 어서 오세요~"

시청자 약 1000명 일주일 만에 엄청나게 늘어났다. 시청자들은 갤과 투게더좀 보라며 성화지만 지금의 나에겐 그럴 시간이 별로 없었다.

­눈나 ㅎㅇ

­마하

­ㅁㅎ

­ㅁㅎㅁㅎ

­마하

­눈나 사랑해

띠링

마리눈나내꺼님이 1,000원을 후원!

[마리눈나 오늘 머해요? 훈련안 함?]

"아 훈련은 이따가 갈 거구요 오늘 오전에 잠시 여러분과 소통하려 방송을 켰어요~"

­오늘도 이쁘다 눈나

"고마워요~ 맨날이쁘대 하긴 이쁘긴 해~"

­아

­?

­?

­나

­락

­입좀 다물어

­이 누난 이쁜데 가끔 좀 정떨어진달까?

"근데 다들 내가 이쁘니까 맨날 보러 오는 거 아냐?"

­아 제발

­ㄹㅇ 갈고리 수집 가

­킹쁘긴 해~

­근데 누난 축구하는 모습이 더 이쁨

­ㄹㅇㅋㅋ

딴따라라~

"엉?"

책상에 올려놓은 폰이 울린다. 이름을 보니 박코치님이네?

­ㄴㄱ?

­ㄴㄱ?

­머임 남친?

­아 육수들 적당히 해~

­집 검열 한 번 해야 하는 데...

­우욱씹...

­선넘네..

나는 채팅창을 보고 한 번 인상을 팍 써주고 폰을 스피커폰으로 전환하고 전화를 받았다.

"네 코치님"

"아 지혜씨 좋은 소식 하나 있습니다."

"오 코치님 좋은소식이요? 말씀해 주세요!"

"2주뒤에 풋살 대회가 하나 있습니다. 서울시 주관인 데 후원이 인터넷방송하시는 분인가 봅니다."

"오... 대회요..."

­오 그거 나 알아

­그거 온리싸커에서 하는 거 아님?

­ㅁㅇ

띠링

마리싸커킥님이 1,000원을 후원!

[그거 스트리머들도 많이 참여하는 데 선출도 꽤 나온다 하더라]

"일단 알겠어요 코치님 자세한 건 훈련때 만나서 말씀해 주세요."

"그래요 지혜씨 이따 봅시다."

"여러분! 대회입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