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화 〉 6화. 풋살 대회 준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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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하루가 지나간다 오늘은 수아와 쇼핑을 약속한날! 여자랑 데이트를 한다고 생각하니 괜히 심장이 두근댄다. 여자가 되었다곤 하지만 아직 내 머릿속은 남정네인 걸
괜히 들떠서 실수하면 수아예게 내가 모쏠찐따새끼란 걸 눈치챌지도 모른다. 그것은 절대로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다. 내 인생 첫 여사친을 그런식으로 잃어서는 절대 안될 일이다.
나는 옷장앞에서 고민을 했다. 스커트냐 바지냐. 아직 내게 스커트는 거부감이 심하게든다. 저번에 궁금해서 입어봤을 때 다리사이가 휑한 그 기분이 너무나 꺼림칙했기 때문이다.
나는 한숨을 푹 쉬고 평범한 청바지와 티셔츠 그리고 코트를 챙겨입고 거울을 쳐다 보았다.
'이렇게 대충 걸쳐 입어도 모델 같네'
큰키와 긴다리가 모든 옷을 커버시켜준다. 그런 축복을 조금 감상하고 수아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다.
***
"지혜야 이거 한 번 봐바~"
수아는 내 팔짱을 끼고 백화점 여기저기를 강아지처럼 누비며 나를 끌고 다녔다. 내 인생 여자가 팔짱을 껴준건 이번이 처음이다. 만약 거울을 볼 수 만 있었다면 내 얼굴은 잘 익은 토마토마냥 새빨개져 있겠지...
주말에 쇼핑을 나오기로 한 건 정말 잘한 선택인 것 같다. 여태껏 이렇게 마음편히 아무생각 없이 돌아다니는 것도 힐링이 되는 것 같아. 이래서 사람들이 데이트를 하는 건가?
"지혜야 이번에 풋살대회에 나가기로 했다면서?"
"응 일단 신청만 해놓았어. 박코치님이 센터에 다니는 생활체육인들이랑 팀 짜주셨대~"
나는 며칠전 센터에서 만난 박코치님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나랑 총 합해서 10명. 5명의 주전과 나머지 교체선수. 나 빼고는 전원 남성. 이제 실전이다. 사실 풋살과 큰구장에서 하는 축구는 완전 다르지만 그래도 경험이다.
"이번에 여성팀도 많이 지원했다는데 사실 별로 없을 거라고 하더라~ 내가 지혜 응원하러 갈 게!"
수아와 나는 백화점 스포츠용품 매장을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지하의 푸드코트로 내려와서 잠시 점심을 같이 먹었다.
'저번에 수아가 전화 한 번 주더니 매일 연락이 오기 시작했지...'
김밥을 우걱우걱 먹는 수아를 보면 흐뭇해진다. 며칠 전만 해도 존댓말쓰며 어색했는데 이 아가씨는 내가 마음에 드는지 매일 연락하며 방송 잘봤다고 얘기하고 동갑이니 친하게 지내자고 하더니 이렇게 나에게 다가온다.
"수아야 만약 내가 다른 나라로 축구하러 간다면 어떻게 할 거야? 박코치님은 센터에 후배가 대신 맡기게 하고 날 따라가실 거라는데..."
"음~ 내 생각은 영국으로 유학가고 싶은 데... 아빠가 허락해 주실지는 잘 모르겠네~?"
"굳이 나 때문에 그러지는 않아도 돼..."
갑자기 수아가 배를 잡고 웃는다. 내가 웃긴말을 한 건가?
"어머 얘봐 내 꿈이 원래 스포츠과학자로 축구클럽에서 성공하는 거야! 그거에 영국만 한 곳이 없잖아?"
그렇구나.. 난 이런거 전혀 모른다. 몸뚱어리만 굴릴 줄 알지.
"그래도 지혜가 있으니까 더 의욕이 생기는 거 같아!"
수아와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앞으로 2주도 안 남았네...'
내 첫 발자국이 이제 얼마 안 남았다. 나는 훈련 전까지 컴퓨터를 키고 풋살에 대해 검색하고 뉴튜브에 풋살 영상을 찾아 보았다.
***
[마리 풋살대회 참가!]
ㅁㅎ
마하
안녕하세요 마리눈나
"안녕하세요 여러분~ 전에 코치님이 신청하신 대회에 참가가 확정이 되었어요!"
나는 박수를 짝짝치며 기뻐했다. 실제로도 기뻤다. 대회 신청팀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는데 어떻게 통과하게 된 걸까? 난 알 수 없다.
"마리씨 오셨나요"
박코치님이 처음 보는 남자 9명을 데리고 나에게 다가왔다. 그들은 웬지 날 보며 얼굴을 붉히고 조금 흥분해있는 것처럼 보였다.
"와..."
"말로만 예쁘다 들었는데 이 정도일 줄은..."
"존예다 씨발"
남자들은 서로 친한 지 자기들끼리 숙덕숙덕이는데 그들은 알 까 나에게도 들려오는걸 수컷새끼들의 성희롱이 그리 기분 나쁘지는 않다. 내 대가리가 수컷새끼라 그런가.
"안녕하세요 여러분"
내가 웃으며 그들을 반기자 남자들은 재빠르게 다가오며 반갑다며 자기소개를 했다. 난 이름을 외우는걸 잘못 한다. 사회성이 떨어져서 그런가.
띠링
오늘부터육수님이 5,000원을 후원!
[눈나 처신 잘하라고]
찬구의 찌질한 목소리가 내 폰으로부터 들려온다. 어째서 저 남자들보다 내 시청자가 더 소름 끼치는걸까 알 수가 없다.
시청자가 벌써 2000명 가까이 늘어났다. 생각해 보니 저번에 시청자들이 영상을 편집해서 너튜브에 올려달라고했는데... 고민을 좀 해 봐야겠다.
"마리씨 오늘 부터는 풋살 대회를 준비해야 하니까 실전 형식으로 연습을 할 겁니다."
박코치는 남자들과 나를 데리고 풋살장이 설치되어 있는 장소로 이동하며 풋살 규칙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었다.
"경기는 전 후반 20분씩 이루어질겁니다. 연습경기라도 마음가짐은 실전처럼! 마리씨는 풋살 처음해 보는 거니 경기력을 올린다는 생각으로 집중해 주세요. 드리블을 시도 하고 싶으시다면 정확하고 깔끔한 스킬이 필요할 겁니다."
경기장의 문을 열고 들어 가니 내 생각보다 작다. 이곳에 10명이 들어와 각자 몸을 풀고 있으니 자유롭게 움직일 공간도 적게 느껴진다.
길이 약 40m 너비 약 20m의 좁은 공간이다. 또한 풋살공도 일반 축구공보다 한 치수 작은 4호공이다. 그야 말로 모든 게 작아진곳이랄까.
나는 몸을 풀며 시청자들과 대화를 잠시 나누었다.
눈나 대회 목표가 어디까지임?
야 출전만 해도 잘한 거 아니냐? 처음인 데
ㄹㅇㅋㅋ
"목표는 우승말고는 없어요. 이 정도도 해내지 못해서야 프로선수는 가망도 없겠죠."
나는 자신 있게 말 하고 경기를 시작할 준비를 했다.
작은 대회지만 황대표님이 선물을 보내주셨었다. 빨간색과 파란색 유니폼 그리고 흰색과 금색이 칠해진 축구화 그리고 같은색의 꽤 아름다운 신가드. 인터넷에서는 풋살화가 따로있다는데 실제로 사용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고 하니 따로 풋살화를 구매하지는 않았다.
내가 모든 준비를 마치고 하프라인쪽으로 이동하니 남자들이 나를 쳐다 보았다.
'확실히 스포츠 브라를 입고 유니폼을 입었는데도 섹시해 보이니... 좋은 건지 나쁜건지'
이 미친 몸뚱어리는 무엇을 입어도 섹시하게 보인다. 큰 가슴 얇은 허리 그리고 큰 골반. 누가 보면 스포츠용품 광고를 찍으러 온 모델인 줄 알것이다.
"좋은 게임 합시다!"
나는 경기에 집중해달라는 의미로 크게 소리를 질렀다.
***
경기장 여기저기서 벅찬 호흡 소리가 들린다. 경기장이 좁으니 게임은 스피드하게 흘러갈 수밖에 없었고 물론 난 처음이라 자리 잡는 것도 어색해 5분이 넘게 지났는데도 공한 번 잡지 못했다.
"지혜! 눈치 보지말고 빈공간으로 뛰어다녀!"
박코치님이 급한 지 본명을 부르며 소리치신다. 나도 안다고 근데 이게 맘같지 않아. 역시 사람이랑 같이 뛰는 건 다르구나.
그렇게 이리저리 뛰어다니는데 우리팀 미드필더가 동료에게 패스를 한 게 컷트가 되어 운이 좋게도 내가 뛰는 방향으로 튀어왔다.
'내 앞에 두 명 아까 내 오른쪽에 한 명이 있는 걸 기억해'
식은땀이 내 볼을 타고 흐르는 게 느껴진다. 난 본능적으로 내 동료에게 백패스를 해봤자 의미 없다는 걸 느꼈다.
필드 중앙에서 수비수 두 명을 바라보고 왼발로 공을 툭치고 달린다. 내 순간 속도에 놀랐는지 오른쪽 수비가 흠칫 하고 내게 달려온다. 근접하는 순간 왼발에서 오른발로 이동하고 툭치고 나가는 자연스러운 '라 크로게타' 일명 펜텀 드리블.
이젠 전설이 된 메시와 이니에스타, 호나우두가 잘 썼다고 말 하는 그 드리블이 내 발에서 자연스럽게 구사된다.
뒤에서 누군가 소리치는 게 들리지만 상관없다.
격하게 움직이는 내 상체에 상대 수비수의 눈이 움직이는 걸 확인하고 제친다. 바로 이어서 맥기디 스핀으로 뒤 따라오는 수비수를 제친다. 골기퍼가 위험을 느끼고 앞으로 튀어 나오지만 이미 늦었다. 내 눈은 이미 골대의 빈구석을 확인하고 다리를 휘두르고 있었으니까.
철썩
나는 첫골의 두근거림을 느끼며 뒤를 돌아봤고 사람들의 경악어린 표정을 보니 더욱더더더 흥분된다. 나는 바로 내 스마트폰으로 달려 가 소리질렀다.
"으아아아아! 골!!!"
띠링
오늘부터육수님이 10,000원을 후원!
[와 눈나 첫골 ㅊㅋ]
개쩌네ㅋㅋㅋㅋ
나 여자가 저렇게 드리블 빠르게 치는 거 첨봄
ㄷㄷㄷㄷ
눈나 나죽어!!
잘한다 와
내가 기쁨에 겨워있는 데 박코치님이 내게 다가와서 말한다.
"정말 좋은 돌파와 결정력이였습니다. 기분이 어때요?"
"와 진짜 재밌어요. 막 이렇게 이렇게 드리블치면서 들어 가는데 딱 슛해야 할 때 느낌이 오더라니까요?"
막 혼자 호들갑 떨면서 이야기하자 박코치님이 흐뭇하게 바라보는 게 느껴진다.
"상대가 많이 방심했던 게 보이지만 뭐... 아마 방심하지 않았더래도 결과는 같았을 것 같네요. 좋아요. 이런식으로 계속해봅시다."
경기는 다시 시작됐고 결과는 5대1 나 혼자 5골이나 넣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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