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화 〉 7화. 풋살 대회 준비(2)
* * *
나는 격렬했던 첫 실전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방에 들어 가 방송준비를 했다.
띠링
[마리의 Just Chatting] LIVE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 웬일임?
ㅎㅇㅎㅇ
마하
"이 시간에 수다방송을 하는 건 오랜만이네요."
맨날 땀 흘리던 모습만 보다가 이렇게 보니 또 색다르네.
"그러게요... 훈련하면 바로 와서 씻고 공부만하다 자서..."
벌써 2000명이 넘게 들어 왔다. 시청자가 늘어나는 속도가 엄청 빠른 거 아닌가? 사실 난 인터넷방송을 그리 자주본 게 아니라 몇 명부터 대기업인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이 또한 어떠한가 이들이 내 동반자들이니까.
"오늘 몇 가지 이야기를 해 볼까 해요~"
됐고 오늘 팬티 무슨 색?
"아씨 검은색이다 됐냐."
나는 오만상 찌푸리며 대답을 했다.
ㅜㅑ
이걸 받아주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나 나죽어!누나 나죽어!누나 나죽어!누나 나죽어!누나 나죽어!누나 나죽어!누나 나죽어!누나 나죽어!
"자 도배는 하시지 마시구요. 다들 제가 훈련하는 건 재밌게 보고 계신가요? 전 살짝 걱정되네요. 다른 여캠방이라는 다르게 축구하는 모습만 보여드리니까.."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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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누나만 보면 행복해]
"악!!! 소름 끼치니까 하지 마! 그리고 닉빨리 바꿔 정지당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육수쉑 달달하고
ㄹㅇ 소름 돋는다 ㅋㅋㅋㅋㅋ
근데 이누나 진짜 성희롱에 화 안내네ㄷㄷ
"자자 다들 진정하시고~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 첫 번째! 뉴튜브에 대한 거에요. 저번에 여러분들이 제 방송을 편집해서 뉴튜브에 올려줬스면 한다고 요청하셨었죠?"
ㅇㅇ 솔직히 눈나 정도면 다이아버튼까지도 쌉가능인 데
"에이~ 제가 뭐라고 다이아버튼까지.."
퐉스련 눈웃음 치는 거 보소
ㅎㅎ사랑해
아ㅋㅋ하지 말라고~ㅋㅋㅋ
살살 올라오는 달달한 아부성 채팅에 슬쩍 웃어주니 채팅창이 껌뻑 죽는다. 그래 이게 방송하는 재미가 아닐까?
"하여튼 제가 방송을 편집하고 올 리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너무 부족한 데, 편집자를 따로 구해야 할 듯한데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눈나 투게더 공지로 구한다고 올려
ㄹㅇ
"투게더에? 그럼 이렇게 할까요?"
나는 투게더 공지로 편집자를 구한다고 제목을 짓고, 내 방송을 투게더에 재밌게 편집해서 올 리시는분에게 따로 연락을 드리는 방법으로 게시글을 작성했다.
"어때? 근데 이러면 엄청나게 올라오는 거 아니야?"
그래도 실력자 찾기에는 좋지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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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뉴튜브 컨셉도 축구임?ㅋㅋㄹㅃㅃ]
"그럼 당연히 메인은 축구겠지~ 근데 다른 거 할 수도 있고... 그건 차차 콘텐츠를 만들어 가보자 여러분들"
오
콘텐츠 생각도 하고 마리이제 똑똑하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여러분 여태 내가 멍청하다고 생각 했어?"
조금 그렇지
ㅇㅇ
조금이 아니지 않냐 ㅋㅋ
맨날 훈련때 한 번에 알아들은 적 없잖아 하면 잘하지만
박코치 답답한 얼굴 벌써 떠 오르누
가슴이 크면 멍청하다는 게 맞는 말이었네
"아니...내가 그랬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마리는 뇌가 청순합니다
"자자 그건 넘어가고 편집자 구하는 건 이렇게 하기로 하고~"
이걸 넘어가누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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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전에 배운 포지션 용어 기억해?]
"....멈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처음 알았다.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만 알았지. 세부적으로 그렇게 많은 용어들이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고! 그렇다고 쉬운 용어들이 아니야 뭐였드라 트레콰...뭐였지..? 나 진짜 멍청한 건가?
괜찮아 이쁘면 다 용서가 돼
"하아...됐어.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우리 시청자들 명칭을 생각 해 봤는데. 사실 여러분들이랑 같이 고민 해 보려고했거든요? 근데 안 되겠어. 그냥 마붕이로 하자."
마붕마붕
넘한 거아님?
ㅋㅋㅋㅋㅋ미운털박혔누
삐짐?
"몰라 닥쳐!"
"그리고 이번에 대회 할 때 일반인도 구경 올 수 있다는데 마붕이들도 올려면 와요."
장소 서울이던 데... 넘 멀다ㅜㅜ
"날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없을 거야~ 난 곧 성공해서 해외로 가 버릴 거거든!"
마붕이 버려?
ㅋㅋㅋㅋㅋㅋㅋㅋ
당연한 듯이 말 하는 거 넘나 머싯고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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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나 그럼 팬미팅도 해?]
"으음... 팬미팅 까지는 아니더라도 얼굴을 비출려고 노력할게 나 혼자 가는 게 아니잖아?"
오오
무적권 간다
사진 같이 가능?
"쌉가능"
채팅창은 난리가 났다. 나는 흥분하는 채팅창을 슬쩍 보다가 인터넷으로 갤러리에 들어갔다. 나는 이런곳에 들어 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조금 해매고 있었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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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나 지지야 그런데 들어 가는 거 아니야]
"뭐? 너희가 그렇게 들어 가 봐달라매 마리마이너갤러리가 어디야?"
나는 겨우겨우 찾아 들어 가 즐겨찾기에 등록 해놓고 게시들을 보기 시작했다.
다들 도망가!
런!!!
돔황쳐!!!!
"왜 그래 여기에 뭐가 있다고 그래"
[오늘자 마리 개섹시한 부분.gif]
[마리눈나 젖탱이 터질라 하는 거 개쩔지 않노?]
.
.
.
하나하나 눌러보며 들어 갔다. 진짜 어마어마한 새끼들이고만 성희롱이 없는 게시글이 없었다. 뭐지 난 요새 축구말곤 방송을 한 적이 없는 데 그 사이에서 이런 야짤을 만들어 달리고들 있었다니...
"얘들아 다른 데선 이러면 큰일 난다?"
ㄷㄷ 이걸 참는다고?
"나야 뭐 이런거 봐도 아무렇지 않으니까 넘어가는데 나한테만 이렇게 하라구 알겠어요?"
ㄷㄷㄷㄷㄷㄷㄷ
ㅜㅑ
모든지 받아주는 누나...이건...
"다 받아주는 건 아니야. 선넘는 건 고를테니 알아서 삭제해"
나는 게시글을 탐방하며 몇몇 선을 넘는 성희롱 글을 보여주고 삭제시켰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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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나 혐오스러워 하는 표정 넘나 섹시해]
나는 도네를 듣자마자 카메라를 보고 나를 성희롱 하던 남자들을 떠올 리며 혐오 스러워 하는 표정을 지었다.
ㅜㅑ
ㅜㅑ ㅜㅑ ㅜㅑ
ㄹㅇ 이래도 이쁘네
"너희는 이런거 좋아하는 구나?"
아니 눈나 좋아한다니까?
"아씨 달달 수위 넘지마라 토나올 것 같애"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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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니다]
"꺼져!"
***
몇 시간가량 방송으로 떠들다 끄고 나니 방이 조용해진다. 나는 요새 오히려 방송을 키고 있을 때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 같다. 이게 중독인가? 하지만 즐거우면 된 거 아닐까.
띠리링!
내 스마트폰에서 벨소리가 들려 들고 확인해 보니 황대표님의 이름이 떠 있었다.
"네 황대표님"
[아! 지혜씨 잘지내셨습니까?]
"네 대표님도 건강하게 잘 지내시나요?
[물론입니다. 좋은 소식이라고 해야 할까... 사실 허락을 구하려고 하는 게 맞다고 봐야겠죠.]
"음? 어떤것 때문에 그러시죠?"
[지혜씨 전 지혜씨가 깨어나시기 전부터 여성이 실제로 뛸만 한 클럽을 찾아보고 있었습니다.]
[이리저리 수소문 하다 연락이 온 곳이 있었습니다.]
[이 곳은 상당히 급하더군요. 재능있는 젊은 선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만 한 팀이더군요.]
"어... 저 아직 풋살 대회도 나가지 않았는데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쪽도 데이터가 있어야 운영진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영상을 남겨서 보내주기를 원하더군요.]
"그러면 그 클럽은 어디예요?"
가슴이 두근댄다. 로또를 맞으면 이런 기분일까. 가만히 있다가 보물이 넝쿨째로 들어 온 느낌. 어디일까? 맨유? 첼시? 아스날? 머릿속에 유명한 클럽들이 머리에 떠올랐다 사라져 갔다.
[사실 현재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전부 말도안 된다는 말을 하더군요.]
아... 그럼 그렇지 이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럼 뭐지?
[이 클럽도 지금 전설을 쓰고 있는 팀입니다. 아마추어리그인 6부리그 내셔널리그 사우스에서 현재 3부리그인 리그1까지 올라온 강력한 팀입니다.]
[웰링 유나이티드. 사실 이 클럽이 예전부터 꽤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재작년에 주전 스트라이커로 뛰던 선수가 리그1으로 승급하자마자 챕피언십(*2부리그) 클럽으로 이적해버려서 1년이 넘게 고생중이라고 하더군요.]
웰링 유나이티드. 전혀 들어본 적 없는 팀이다.
[저도 고민을 해 보니 리그1에서 첫걸음을 잘 만 땐다면 디비전 클럽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질겁니다. 실력.외모 셀링 포인트가 확실한 데 운영진이 이를 무시할 수가 없을 테죠.]
[전에 받으신 유니폼 잘 간직하고계십니까?]
"예...빨간색이랑 파란색 유니폼 말씀 하시는 거죠?"
[네 사실 그게 현재 웰링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입니다. 마음에 드십니까?]
"오... 마음에들어요. 그럼 웰링 유나이티드에서 저랑 계약 하기를 원하는 건가요?"
[일단 대회에서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줘야합니다. 실제 축구 데이터가 아니지만 웰링 유나이티드는 가난한 구단이라 저의 스폰서 계약을 같이 넣어버리면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나는 3부리그란 이름에 살짝 실망했지만 이게 어딘가. 영국이란 동네는 2부든 3부든 축구 고인물들이 사는 동네라는데.. 나란 사람을 세상에 알 리기 위해 간단한 방법이 아닐까?
[뭐...영국만 아니라 돈만 많이 쓴다면 다른 유럽클럽에 발을 들이밀 순 있지만... 주전경쟁도 그렇고 언론이나 외부시선이 곱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럴 것 같다. 나 같아도 갑자기 내 드림클럽에 여자선수가 떡하니 뛰겠다고 나오면 좋아할까? 물론 실력을 보여준다면 말이 다르겠지만 조금만 실수해도 평가는 나락으로 떨어져 버릴 것이다.
[목표는 웰링 유나이티드에서 1년간 인상적인 커리어를 쌓아서 바로 다른 빅 클럽으로 이적하는 겁니다. 영국을 고집하는 건 좋은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인지도가 영국 프리미러리그가 좋으니까요. 국내언론이 좋아할 방향이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 시선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 했지만, 내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잘나가는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생각하니 갑자기 국뽕이 생기는 것 같다.
"흐흐...아직 전 프로도 아닌데요. 김칫국 들이키는 것도 심하네요."
[지혜씨는 반드시 월드 클래스가 될겁니다. 자 그럼 이렇게 진행하는 거로 하고 전 지혜씨를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해요. 대표님"
[제 목숨을 살려 주신 그 날 부터 전 지혜시를 위해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하하 늦었는데 오래 붙잡고 있어 죄송합니다.]
나는 황대표님과의 통화를 끊고 침대에 누웠다.
풋살대회. 웰링 유나이티드. 3부리그.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인터넷방송. 너튜브
내 전 인생이였다면 생각도 못 했던 일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었다.
행복한 고양감이다. 즐겁다. 나는 더 사람들을 놀래켜 주고 싶다. 두고 보라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