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여자로 변해서 챔스까지!-9화 (9/124)

〈 9화 〉 9화. 풋살 대회 준비(4)

* * *

오늘은 편집자와 만나기로 했다. 본인은 여자라고 이메일에서 말 했으니까 걱정할 필요는 별로 없을 듯 하다. 이메일로 자기소개서를 보내주긴 했는데, 간략하게 설명을 하자면 서울에 있는 한 영상미디어학과를 졸업하고 이것 저것 영상을 만드는 취미를 가졌다는것. 나이는 25세 서울 거주 이름은 한가은 나보다 나이가 많은데 언니언니라고 한거야? 신기하네.

나는 날씨가 매우 춥다. 이것저것 몸에 두르고 밖으로 나선다. 그새 눈이 왔었는지 바닥에 하얀색이 칠해져있다. 나는 스마트폰에 이메일로 만나기로 한 장소를 길찾기를 해놓고 찾아갔다.

한적한 도외지역에 있는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따듯한 공기가 내 얼굴을 만지작 거린다. 목에 두른 목도리를 풀며 고개를 두리번 거렸다. 저 구석쪽 자리에서 나를 보고 일어나 손을 흔드는 한 여자를 발견했다. 나는 새로운 만남에 두근거림과 좀 이상했던 사람이라는 긴장감을 동시에 느끼며 걸어갔다.

"언니! 여기에요!"

"안녕하세요. 이지혜입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으신데 언니라고 하시면..."

"에이 이쁘면 다 언니죠~"

"그냥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만나서 반가워요 가은씨"

나는 한가은의 손을 마주잡고 한번 흔든다음 자리에 앉았다.

"아 여기 계약서 들고 왔습니다. 꼼꼼히 한번 읽어봐 주세요."

나는 황대표님께 부탁한 계약서를 가방에서 꺼내주었다. 난 이런건 전혀 모르지만 중요한 물건이니 집에서 열심히 읽어봤다. 너무 어려운 말이 많아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뭐.. 간단하게 저작권이나 수익같은게 적혀있던것 같다.

"네 지혜씨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가은씨 정말 축구만으로 영상들이 흥할까요?"

"으음... 적당한 컨텐츠가 필요하긴한데 당분간은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혜씨의 외모가 워낙좋으시니까요 후훗"

가은씨가 양팔을 테이블에 걸치고 양손을 턱에 괴며 나를 쳐다보았다.

"생각해 놓은건 있어요. 지혜씨는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면. 국내를 떠나서 해외로 진출할 계획인 거죠?"

"..."

"후훗 이쪽 바닥이 좀 입이 가벼운 사람이 많아서 조심하셔야 해요. 정확히 누구라고는 밝히지 않아서 헛소문으로 치부하는 사람이 많은데, 저는 딱 지혜씨라고 생각했어요"

이거 좀 큰일 아닌가? 이상한 소문이 축구판에 돌아다니나 보다. 하긴 사람일인데 황대표님이 그렇게 여러군데 작업을 치는데 그중에 입가벼운 사람이 없진 않겠지.

"걱정 하실 필요는 없을 듯 해요. 본인도 자기 자리가 위태로운건 무서운지 남들이 눈치 챌만한 정보는 흘리지 않은 것 같으니까요. 그래도 시간문제라고 생각해요."

가은씨가 커피의 빨때를 휘휘 젓는다.

"제가 지혜씨를 따라다니며 영상을 촬영하려고 해요. 보통은 영상을 받아서 편집을 하는데 저는 직접 제 카메라로 지혜씨를 촬영해서 작업을 하고 싶네요."

"예? 하지만 저는..."

영국으로 갈거란 이야기를 끊고 가인씨가 말한다.

"괜찮아요. 걱정 하지 않으셔도 이래뵈도 집안에 돈이 좀있어서요. 따라다니는건 문제 없을거에요."

가은씨는 이쁘다. 긴 흑발 웨이브에 새초롬한 표정이 어울리는 얼굴 기다란 베이지색 롱코트에 명품백 누가 봐도 부잣집 딸래미 처럼 보인다.

"저... 원래 축구를 좋아하셨나요?"

"아니요 전 지혜씨를 좋아하는데요?"

가은씨가 무슨 이상한 말을 하냐는 듯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아니 축구에 관심도 없는 여자가 내 방송을 편집을 한다고? 그런데 저번에 본 영상은 축구용어 해설도 포함해서 정말 잘 만들었던데..

"어떤 걱정하시는지 알겠는데, 지혜씨랑 같이 일하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후훗"

"와...정말 적극적인분이시네요... 일단 같이 열심히 해봅시다. 당장 오늘 방송 부터 직접 관리 해보실래요?"

"물론이죠. 드디어 제 꿈이 이루어졌네요!"

가은씨가 양손을 맞잡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뭐... 실력만 좋다면야... 이쁘기도 하고.

***

"안녕하십니끄아 내가왔드아!"

나는 축구센터로 들어가며 외쳤다. 기분 좋은 날이다. 축구센터에 도착하니 가은씨가 박코치님이랑 남자선수들에게 인사를 하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아! 지혜씨 오셨어요?"

"저기.. 제가 어린데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이제 같이 일하는 사이인데,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네요."

"음! 그래 지혜야 너도 빨리 가은언니라고 해봐 빨리!"

눈이 조금 위험해 보인다.

"가...가은언니?"

"꺄악! 지혜야!"

갑자기 가은언니가 내 팔짱을 끼고 방방뛴다. 나보다 키가 20센치는 작은듯 해서 매달리는 느낌이다.

"언...언니 일단 방송준비부터 하자.."

"그래~"

가인언니가 방송장비를 이것 저것 만지고 내 투위치 아이디를 가져가서 로그인하고 방송을 킨다.

띠링

[마리의 편집자를 소개합니다!] LIVE

­ㅁㅎ

­오 편집자 구함?

­ㅎㅇㅎㅇ

­진짜 직접 만났누?

­이쁘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마리입니다."

나는 이제 스마트폰이 아닌 삼발이에 설치되어있는 카메라를 쳐다보고 인사했다. 옆에 커다랗게 생긴 태블릿에 방송화면과 채팅창이 큼지막하게 보인다. 오...먼가 대단한걸.

­머하누?

"아니 방송장비가 바뀌었거든, 화질 좋아진거같지 않아?"

­오 왠지 화질이 엄청 좋아졋더라니

­그러게

­크 피부뽀얀거 보소

"여러분 편집자님이 저를 따라다니면서 방송 촬영해주시기로 했어요~ 편집까지 맡아서 하신대요. 대단하죠?"

­?

­??

­머? 눈나 지금 같이 다닌다고 했음?

띠링

마리의물소님이 1,000원을 후원!

[눈나 처신 잘하라고 했지]

"아니 여자라고! 뭔소리들 하는거야."

­흠...이걸 봐줘야하나...

­아 랜선남친들 통제 적당히해 ㅋㅋㅋㅋㅋ

"하여튼 잠시 편집자님 소개를 하려고 했어요~ 이제 훈련하러 가볼게요~"

나는 가은언니를 힐끔 쳐다보고 이동했고, 가은언니는 부랴부랴 짐을 싸고 카메라 위치를 조정하기 시작했다. ...괜찮겠지?

***

툭 툭 툭 툭

오늘은 콘을 세워놓고 이리저리 드리블을 한다. 동그란 원을 그려놓고 밖에 남자들이 서있다. 근처에 패스를 하고 다시받고 반대쪽으로 콘을 지나 다시 패스를 하고 받는 반복적인 훈련이다. 나는 공을 붙잡고 몰기만 하면 집중이 잘된다. 무아지경이라고 하던가, 골을 넣던가 누가 휘슬을 불지않으면 멈출 수가 없다. 내 본능에 새겨진듯 하다.

잠시 휴식을 하고 다시 훈련을 해야한다. 나에겐 많은 시간이 없다. 최대한 숙련도를 끌어 올려야 한다. 그래야만 나를 믿고 지지하는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수있다. 또다시 늘어나 거의 3000명이 된 시청자들, 센터의 코치님과 선수들, 황대표님과 수아와 가은언니가 나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다는걸 나는 잘 알고있다. 만약 예전의 나였다면 못한다며 도망치고 숨고 한심한 모습을 보였겠지만, 이젠 나는 바뀌었다. 몸이 바뀌었으니 마인드도 바뀌어야지 않겠는다. 매일 자기전에 명상을 하며 다짐을 하기도 한다. 언제나 나를 끌고 내리려는 듯한 두려움이 조금씩 느껴지니까...

내 조그마한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축구를 하는 인터넷 방송인으로써 전세계 사람들을 내팬으로 만들어 방송을 보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하나의 플랫폼이 되는거지~ 살짝 오그라드는 생각이긴 하지만 전세계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다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떨려온다. 조금만... 조금만 더 열심히 해보자.

"와아..."

가은언니가 멀리서 카메라 옆에 서서 날 바라보고 있다. 아까 조금 보니까 중얼중얼 거리는 것 같은데 시청자들이랑 대화도 하고 있나? 뭐... 내가 훈련할때는 오디오가 비니까 가은언니가 알아서 소통해 주겠지.

"어때요 언니? 방송 잘 나와요?"

"최고야 지..마리야. 마리야 이거봐바 온리싸커에서 대진표가 올라왔대!"

가은언니가 나에게 스마트폰으로 한 사이트를 보여줬다. 투게더잖아?

"여기 온리싸커에서 하는 방송 플랫폼인데, 여기 투게더에 공지로 대진표를 올렸더라구~ 보자~ 팀 마리마리? 아이고 이름 누가지은거야?"

"...내가"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은눈나 방송 안봤었누

"미안 내가 못봤을 때 방송 했나보다. 이...이름 멋있네"

"...됬어... 보자. 32팀이고 바로 토너먼트식으로 5일동안이나 하네?"

"뭐 이사람들도 광고받았을 텐데 컨텐츠좀 빨려고 하나 보지 아마 마리한테도 인터뷰 많이 요청 할 것 같은데?"

흠.. 인터뷰라.. 내 방송 광고나 해야겠다.

띠링

마리눈나화이팅님이 1,000원을 후원!

[오 눈나 첫 경기 스트리머팀이야]

"오 그래? 축구 좀 하시는 분들인가?"

­ㄴㄴㄴㄴㄴㄴㄴㄴㄴ

­재미로 나온사람들임

­머기업들

"호오 머기업들이면 다들 거기서 방송 하겠네?"

"마리야 떡상 기회야!"

­크 머기업 단물 빨러 가즈아!!

"가즈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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