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여자로 변해서 챔스까지!-15화 (15/124)

〈 15화 〉 15화. 온리싸커 배 풋살 대회(6)

* * *

나는 흔들리는 멘탈을 어떻게는 부여잡고 경기를 준비했다.

'필드위의 여왕이라고? 누구 맘대로 그렇게 쪽팔리는 별명을 만들고 그러신데...'

하지만 이젠 어쩔 수 없다. 다음에 더 나은 별명이 생겨서 기억에서 잊혀지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겠지...

오늘은 오전에 준결승을 하고 오후에 결승전을 한뒤에 바로 시상식까지 진행한다. 어려울 것 없다. 나에겐 모두 아마추어급 선수들이라 힘으로 박살내면 될 뿐.

준결승전. 여성들로 이루어진 팀이다. 꽤 흥미로웠고 재밌었다.

완전한 패스게임만 운영하는 여성팀. 나에게 공이 일절 가지 않도록 대인 마크도 빡세다. 단순히 이 팀이 부족한건 피지컬의 차이라 어쩔 수가 없다. 연약한 여성들을 지켜주고 싶지만 여기는 전쟁터가 아닌가 봐 줄 수는 없는 일이다.

퍽!!

"꺅!"

퍼억!!

"아악!!"

삑!! 삐빅!

여자들이 가까이 달라 붙을 때마다 어깨로 살짝씩 쳐주는데 그걸 못 견디고 굴러다닌다. 나는 억울하다는 표정을 하고 두손을 들고 억울함을 표시하지만 씨알도 안먹힌다.

"지혜선수 조금만 조심해 주세요. 부상자가 나오면 안되잖아요?"

"네에... 알겠습니다."

결국 한번 혼나고 나서 어깨빵은 봉인되고 말았다. 나는 결국 아무것도 못하게됬지만 결국 우리팀원들이 나대신 날아다닌다. 나한테만 이렇게 붙어있으니 원... 잘하긴 하는데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조금 서운하다.

그렇게 노잼인 준결승을 끝내고 오후에 결승전을 시작했는데 여긴 오히려 실력이 너무 없었다. 어떻게 결승전까지 올라온거지?

아 그게아니라 긴장한 거였구나. 공을 몰며 상대 선수들의 안색을 살펴보니 얼굴들이 새하얗다. 아니 이런 콩알만한 간들을 가지고 대회에 나오다니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야?

왼쪽으로 빠르게 치고나간다. 상대 한명이 내 앞을 가로막기로 따라오지만 소용없다. 그 정도 속도로는 길을 열어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빈 가운데 쪽으로 패스를 한번 해주니 우리 팀원이 받으러 와준다. 나는 공을 받는걸 확인하지 않고 다시 중앙으로 움직이니 공을 받은 팀원이 왼쪽으로 움직이는걸 본능적으로 느꼈다.

"바로!"

소리를 한번쳐주니 공이 내앞으로 굴러온다. 이 몇번의 움직임만으로 나랑 골기퍼만 남는다. 골기퍼와 나 일대일 상황은 별거없다.

철썩

그냥 골먹혔다고 생각하는게 편하다. 좌우 구석이 저렇게 크게 비어있는데 못넣는게 더 어렵더라고.

"와아아아!!!!"

준결승에서 못 넣은 골의 한을 여기서 다 풀겠구만!

결승전이라는 긴장감 넘치고 대회의 하이라이트라는 상황이 무색하게 경기는 너무나 참담하다. 경기는 10:0으로 끝났고 모든 골이 지혜의 발에서 나왔다. 그래도 상대선수들의 얼굴이 어둡지는 않다. 오히려 박살이 나버려서 시원하다는건가. 막상막하였으면 더 침울애 했겠지.

나는 경기를 끝내고 시상식을 준비 하기 전까지 부스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황대표님 말해도 될까요?]

[음...10분만 기다려주세요.]

[OK]

허락이 나왔다. 그래도 대회 MVP일텐데 분위기를 끌어올여줘야 할것 아닌가?

잠시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하며 쉬고 있는데 누가봐도 대회 관계자일 것 같은 사람이 다가와서 곧 시상식이 시작하니 준비해달라고 전해주었다. 나는 내가 저지를 사고를 생각하니 너무나 즐거워 지기 시작했다. 과연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 신기해 할까? 아니면 욕을 할까? 나는 모를 일이다.

가은언니는 바쁘게 방송장비를 챙기고 시상식장으로 먼저 가있다고 한다. 나는 앉아있는 마붕이들을 일으키고 같이 시상식장으로 이동하자고 하고 대규모 이동을 시작했다. 옆에서 "여왕님 축하해요"같은 실없는 소리를 하는걸 귓등으로 흘려들으며 다들 와줘서 고맙다고 연신 말하며 걸어갔다.

***

아리따운 아나운서의 진행이 시작된다. 처음보는 아이돌이 전에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데 처음들어본다. 20년이나 지났는데도 감성이 크게 변하지 않은것도 상당히 웃기네.

"자! 그럼 대망의 MVP를 소개하겠습니다!!"

우승팀 수상은 이미 박코치님이 트로피를 수상해 가셨다. 주장인 나도 같이 가자고 하셨지만 난 MVP수상만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거절했다.

웅장한 노래소리가 들려오고 아나운서는 시상식의 분위기를 끌러올릴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어쩌나 이래서는 MVP가 누군지 모를 수가 없잖아. 내가 몇 골을 쑤셔넣었는데,

"이지혜 선수 MVP 축하드립니다! 이쪽으로 나오세요!"

""와아아아아!!!""

"여왕님 사랑해요!!"

"여왕님 멋있드아!!!!"

사람들이 익룡마냥 소리를 친다. 나는 애써 사람들 쪽을 보지 않고 태연하게 무대위로 올라가려고 노력 했다. 엄청나게 긴장되는걸... 상을 받는게? 아니 내가 사고칠게 너무나 걱정되서 심장이 터질것 같다.

아나운서가 나를 스탠드 마이크 쪽으로 안내해 주었고 이기영 해설위원이 내게 꽃다발은 건낸다.

"왜 제가 여왕님이여야 했나요..."

"하하하하"

내가 원망을 담아 조그맣게 이야기를 해도 귀등으로도 안듣는것 같다. 그냥 앞에서 웃고 마는게 정정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걸 피력하는거 같아 더 열받는다.

띠이이잉

마이크 앞에서니 마이크에서 공명음이 울리고 내 볼에서는 식은땀이 흘러 턱까지 흘러내리는게 느껴진다. 나는 겨우겨우 입을 열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사람들이 굉장히 쉽게 우승을 했다고 이야기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결과를 위해 우리팀과 코치님은...."

굉장히 정석적인 말을 내뱉는다. 이 평범한 이야기는 당신들의 심장이 멈추지 않게 하기위한 일종의 마사지라고 생각해 주길바래.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게 있습니다."

사람들이 미소를 띄우며 나를 바라보다 갑자기 변한 분위기에 우왕좌왕하기 시작한다.

"제 방송을 보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제가 도전하고 있는게 있다는걸 잘 아실겁니다."

웅성웅성

모두는 아니지만 새까맣게 보이는 머리들 사이사이 경악하는 얼굴이 보인다.

"네. 저는 프리미어리그 도전을 위해 영국으로 떠납니다!"

나는 크게 소리질렀다.

"지금의 프리미어 리그가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내고 말겠습니다. 제가 가는곳은 단지 리그1일 뿐이지만 지켜봐 주십시오. 여러분 제가 간단히 이 대회를 우승하듯이 보란듯이 위로 올라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연설을 하듯 빠르게 말을 하고 올라왔던 길로 내려간다. 사실 말하는 중에 너무나 긴장이 되어 사람들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앞에서 누가 걸어오는게 느껴진다. 이기영 해설위원님...

"허허허... 리그1이라... 쉽지않을겁니다 여왕님"

"놀리지 마세요... 그리고 장난으로 가는거 아닙니다."

"물론 알고말고요 저한테만 슬쩍 어딘지 말만 해주실수 있겠습니까?"

"...비밀이에요"

"하하하!!"

"농담이구 웰링 유나이티드라고 들어보셨나요?"

"축구 관계자가 웰링을 모를리 없잖습니까!! 대단한 팀으로 들어가시는군요... 확실히 그팀에 스트라이커 이슈가 있긴했었죠... 기대하겠습니다."

이기영 해설위원은 나를 지나쳐가고 왠 기자같은 사람들이 내 앞에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지혜씨 리그원에 계약을 하신게 사실입니까?!"

"이지혜씨 정말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는게 목표이십니까?!"

찰칵찰칵 대는 카메라들이 너무나 거슬리고 기자들의 목소리가 시끄럽다.

"좀 나와요!!"

가은언니가 멀리서 기자들을 밀고 들어오려는게 보인다. 작은 언니가 저기서 낑낑 거리는게 날 더 화나게만든다.

"...인터뷰는 나중에 자리를 만들어서 진행할테니 지금은 나와주세요."

"..."

"..."

인상을 확쓰며 나 화났어요!를 피력하니 기자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진다.

...원래 기자란 족속들은 끝까지 따라붙는 기생충 같은 애들 아닌가? 가은언니에게 걸어가려고하니 기자들이 슬금슬금 길을 만들며 물러간다. 훗 순순히 이럴것이지 꼭 화를 내게 만들어.

"언니 괜찮아요?"

"....으응 지혜야 고마워..."

왠지 가은언니의 얼굴이 빨간데 어디 아픈가? 다 끝나면 좀 쉬라고 해야겠다. 대회 때문에 많이 바쁘기도 했고 또 영국으로 가면 이것저것 적응 도 필요 할테고 정신적으로 더 힘들어 질테니까...

"가자 언니 이제 다 끝났어."

""여왕님 화이팅!!!!""

멀리서 마붕이들이 소리치는게 들린다. 나를 응원하는 저들은 분명히 마붕이들이다. 왠지 내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 같은 걸.

***

[오늘 마리여왕님이 말한게 리그1에서 어느 팀이라고 보냐?]

지금 리그1에서 재정이 넉넉한 해들이 누구지? 선더랜드? 울버햄튼?

­않이 왜 재정이 넉넉한 해들을 찾아? 가난한 애들이 데려가려 했었을 수도 있잖아?

ㄴ우리 여왕님을 데려가는데 가난한 애들이 데려간다? 말이 되냐?

ㄴㄹㅇㅋㅋ

ㄴ어디가 되었든 너무 기되된다. 지금 기사 막 올라오고 티비 뉴스에도 나오던데.. 막 여성 최초 리그1이라면서. 근데 어딘지 말안함.

ㄴ우리 마리여왕님 간질간질하게 만드는데 재능있네~

[마리여왕님이 프리미어 리그로 간다면 어디 팀이 어울리냐?]

유니폼은 역시 빨간색 아니냐?

­개집쉑들 또 시작이냐?

ㄴ맨유팬인데?

ㄴ맹구였냐?

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투게더가 난리가 났구만... 이제 조만간이다. 일주일뒤 출국이니 준비할게 꽤나 많다. 마붕이들을 위해 영상도 하나 찍어야 겠지?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