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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변해서 챔스까지!-24화 (24/124)

〈 24화 〉 24화. 데뷔전(1)

* * *

드디어 입단 테스트가 모두 끝나고 나랑 같이 뛰었던 A팀의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통역사 언니가 나에게 다가와서 수고 많았다고 말해 주었다. 이분이 없었다면 난 정말 힘들었을 거야...

"언니도 테스트 동안 따라다니느라 고생하셨어요... 다음에 제가 맛있는거 한번 쏠게요!"

"후훗 기대할게요~"

코치들과 대화 할 때마다 다가와서 통역을 해주었으니.

원래 이런걸 하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드는건 왜일까.. 빨리 공부해야지..

"흠...너라면 충분히 성공 할 듯해... 사실 아직도 현실감이 없긴하지만, 그래도 난 언제나 응원 할게!"

톰이 나에게 응원한다며 따봉을 날리고 구장을 나갔다.

"우리도 이번엔 꽤 자신있어! 같이 데뷔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또 보자구 키티!"

제리도 나에게 따봉을 날리고 톰을 따라 구장을 나갔다.

"훗. 매번 내 초대를 거절 했지만, 데뷔를 한다면 한번 와 주는 건 어때? 아무튼 고생 많았어. 넌 분명 계약할 거야."

미키 이 미친녀석이 나를 껴안으려고 해서 가슴팍을 퍽 치니 실실 웃으며 따봉을 날리고 나갔다.

"드디어 입단 테스트가 끝났군요."

목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마크 구단장이 코치 몇명을 데리고 나를 향해서 걸어오고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구단주님."

내가 말하고 통역사 언니가 통역해준다.

"드디어 계약할 때가 왔군요! 제가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실겁니다."

마크 구단장이 양손을 비비며 말했다.

"황대표님이 곧 오신다고 하셨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지요."

"네 언니."

통역사 언니가 나에게 귓속말을 해주었다.

***

"오랜만에 뵙네요. 황대표님"

"허허 잘하시고 계신다는 연락을 자주 받았습니다. 정말 자랑스럽군요."

"뭐... 겨우 입단 테스트였는 걸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잖습니까? 지혜씨는 시작을 했으니 반이나 오신거죠."

"아직 갈길이 멀잖아요?"

"허허허 그렇긴 합니다."

황대표님은 각종 서류를 가지고 한국에서 만났던 박변호사와 같이 들어왔다.

"또 뵙습니다. 지혜씨"

"...아! 잘지내셨나요? 변호사님?"

"덕분에요. 하하! 지혜씨 계약을 담당하게 된 뒤로 황대표님이 저를 어찌나 잘 챙겨주시던지요."

"쓸데없는 소리말고 얼른 진행합세."

황대표님이 박변호사를 흘겨보고 말했다. 나는 이 둘 사이에 앉아 구단주와 처음 보는 남성을 바라보았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웰링 유니이티드의 감독을 맡고 있는 알렉스 벨이라고 합니다."

조금 사나워 보이는 인상이지만 애써 웃는 얼굴을 보니 나에게 잘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전해진다.

"네 전 이지혜라고 합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지혜씨. 입단 테스트에서 연습 경기도 잘 지켜 보았습니다. 아주 인상깊었지요."

"아... 계섰었나 보네요? 죄송합니다. 몰랐어요. 무려 감독님이 찾아오셨는데."

나는 그래도 감독님이라 눈치를 조금 보는데 눈 앞의 알렉스 감독님은 나를 보더니 눈이 조금 커지더니 허허하고 웃는다.

"그런 반응을 보이는 선수는 처음이군요. 다들 제 잘난 맛에 사는 놈들 천지인 세상인데... 그래도 조금 자신감을 가지시는 편이 좋습니다."

"자자 잡담은 그쯤 하시고 계약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해봅시다."

마크 구단장이 박수를 짝하고 치며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어지간히 달아오르셨나보네.

"일단 알렉스 감독은 이지혜 선수를 실질적인 1군 스쿼드에 포함시켜 중요선수로 취급하려고 합니다. 저는 이지혜 선수를 셀링하기위해 여러가지로 노력하려고 할 거구요."

음? 나는 팔거라고? 보통 잘하는 선수를 영입하면 오래 붙잡고 있으려고 하지 않나?

"계약은 4년으로 하는게 어떻습니까? 이지혜 선수는 원하는 팀으로 이적을 하고 저희는 비싼 금액을 손에 넣어 다른 스트라이커를 영입할 자본을 얻는 겁니다."

"...저를 파시겠다고요?"

"아.. 설명을 안드렸군요. 처음에 이미 미스터 황과 이야기를 나눈 부분입니다. 이지혜 선수의 목적은 챔피언스 리그 출전이고, 기회가 된다면 출전 가능 팀으로 이적하는게 맞겠죠. 물론 이지혜 선수가 팀에 남고 싶으시다면 아무도 말리지 않습니다. 저희는 오히려 환영인 입장입니다."

"그래요. 지혜씨. 이건 저희들 끼리 나눈 약속일 뿐이고 지혜씨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겁니다. 1년간 지혜씨의 모습을 세상에 보여주는게 목적일 뿐입니다. 대다수 대회 출전. 이 계약의 중심에 바탕이 되는 핵심 부분이죠."

"저희가 출전하는 대회가 리그컵, FA컵뿐이지만. 리그1 경기에만 출전하면 그다지 임팩트가 적을 겁니다. 대회에 출전해야 상위리그 클럽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그런가요... 그럼 이적에 관한 문제는 확정해 주지 말아주세요. 제 앞길은 제가 경험하고 결정하고 싶어요!"

"오! 좋은 말씀이십니다. 아직 18세 소녀인 이지혜 선수의 앞길을 막을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저희 웰링이 뒤에서 받혀 드리지요. 단지 이것만 기억해 주세요. 이지혜 선수의 고향클럽은 웰링이란걸."

"네... 물론이죠! 저에게 관심을 처음 가져준건 웰링뿐이였으니까요."

"하하하 다른 클럽들은 몇 개월 뒤면 땅을 치고 후회할 겁니다. 편협한 사고방식에 찌들어 있는 자신의 뇌를 탓하겠지요."

"그럼 계약 세부사항을 이야기 해보죠."

계약 내용은 별거 없었다. 주급은 사실 나에게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고. 이야기를 듣자하니 리그1 주전선수들의 평균수준이라고.

이야기를 하길 주급을 너무 높게 잡아버리면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높고 선수들 사이에서 분란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하니. 나는 별로 상관 없다고 했다.

단지. 서브 미션들의 계약이 상당 했다. 자세하게 말해봤자 입만 아프겠지만 대충 10골당 얼마 10어시당 얼마 이런식으로 추가 수당이 상당히 붙어있다고 박변호사가 말해주었다.

이 추가 수당들이 나중에 나를 평가함에 있어서 상당히 유리한 부분을 차지할 거라고. 다음 계약시 성과에 따라 나를 무시하지 못함을 표함을 뜻하기도 한다고 한다.

나한테 너무 어려운 소리들이지만 계약은 함부로 하는게 아니라고 했던가, 박변호사와 황대표님의 설명을 몇번씩 들으며 이상한 점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했다.

"...괜찮은 것 같네요."

"...괜찮긴요 이지혜 선수를 아무런 계약금 없이 데려오는데 이 따위 적은 주급을 드린다는게 너무 죄송할 따름이군요."

"그 정도로 저를 좋게 봐주시다니 너무 감사드립니다."

나는 고개를 꾸벅 숙였고 마크 구단장과 알렉스 감독이 흐뭇한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실제로 데뷔를 한건 아니지만 우리에겐 감이라는게 있습니다. 수십년간 이분야에서 일한 저희의 감을 무시할 순 없죠. 이 보석을 놓치지 말라는 감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겁니다."

나는 계약서에 신중하게 사인을 하고 마크 구단장과 알렉스 감독 그리고 같이온 코치들 한명 한명 악수를 나눴다.

"실력도 좋고 인성도 좋다면 최고의 선수가 될 자격이 있습니다. 항상 그 부분을 명심하십시오."

마크 구단장이 내 어깨를 툭툭 두들겼다.

호날두가 인성질 한방에 우리나라에서 인식이 나락으로 떨어졌던가. 지금은 먼 미래지만 지금도 다르지 않을 테다. 항상 행동을 조심해야지.

"계약이 끝났으니 잠시 저녁을 드시러 다같이 가시죠. 제가 좋은 레스토랑을 예약 해놨습니다. 기대 하셔도 좋습니다."

***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란 곳을 인생 처음으로 와봤다. 영국음식은 최악이라더니 꼭 그런 것 만은 아닌가보다. 순서대로 나오는 여러 음식들을 와구와구 먹고 있으니 같이 온 사람들이 잘먹는게 보기 좋다며 흐뭇하게 웃는다.

"자 여기서 이야기 하는 건 극비인 이야기입니다."

마크 구단장님이 진지한 얼굴로 주의를 준다. 뭘까? 극비?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저렇게 분위기를 잡는 거지?

"이지혜 선수의 데뷔전에 대한 겁니다만..."

"...데뷔전이요? 그냥 다음 경기부터 출전 하는게 아닌가요?"

"하하하 출전은 감독 재량이긴 합니다만... 보통 팀에 적응을 하고 출전할 하죠."

"그럼 그 적응기간을 말씀해 주시려고 하시는 건가요?"

"아뇨 아뇨. 이지혜씨가 오해하지 말고 들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만... 사실 이지혜씨의 영입이 그리 좋은 효과만 가지고 있는건 아닙니다. 그 부분은 이해하고 계십니까?"

"...아 그런 기사 댓글을 보긴 했어요. 왜 여자따위를 영입하냐. 그런 것들이요."

"흠.. 그런 댓글을 보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드리고 싶긴 합니다만... 사실 대부분의 팬들이 분노해있는 상황입니다. 저희가 의도한거긴 하지만요."

"의도하셨다구요?"

마크 구단장님은 입단 테스트 인원들과 기자들을 부른 이유부터 하나 하나 설명 해 주었다.

"이건 이지혜 선수가 불편해 하지 말아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이지혜 선수에게 피해를 끼치려고 한건아닙니다."

확실히 속좁은 사람이라면 자신을 가지고 언론플레이를 했다며 분노 할 수 있겠다고는 생각했다.

"...하지만 필요한 일인 거잖아요?"

"네. 이해해 주셨군요. 비밀스럽게 영입을 해버리고 바로 인터뷰상에 나선다면 아마 감당할 수 없는 폭풍이 몰아 닥쳤을 겁니다."

"네 이해했어요. 근데 그게 출전과 어떤 관계가 있나요?"

...팬들이 나를 보기 싫어하는건가?

내가 조금 상처입은 표정을 짓자 내가 어떤 오해를 하고 있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게 현재 리그경기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건 알고 계시죠? 경기마다 홍염이 피고 물건을 집어던지는 상황입니다. 저희는 이런 경기에 지혜씨를 출전 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한겁니다. 아마 더 크게 터질거라고 판단한 겁니다."

"아... 그래서 말씀 해 주신거네요. 그럼 출전할 경기가 정해져 있는 건가요?"

"일단 저희 끼리는 정했습니다. 다음 FA컵 상대는 첼시 FC. 저번 시즌 프리미어 리그 우승팀입니다. 경기는 약 2주 뒤입니다."

"...좋아요!"

나는 첼시를 상대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크게 대답했다. 물론 조금 무섭기는 하다. 그 첼시가 아닌가. 그래도 첼시랑 축구를 할 수 있다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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