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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변해서 챔스까지!-39화 (39/124)

〈 39화 〉 39화. MK던스 전(3)

* * *

"크윽!"

공이 윙어를 거치고 빠르게 나에게 굴어왔지만 나는 날 잡아대는 두 센터백에게 막히고 말았다.

삐빅!

"그만 좀 잡아. 그런다고 내가 너랑 데이트라도 해주는 줄 알아? 거울 좀 보지그래?"

나는 내 불만을 표시했지만 상대녀석들은 쳐다도 안보고 돌아가는게 보였다.

'흐음... 슬슬 귀찮아 지려고 하는데?'

경기는 후반 15분이 지나가고 있었으니 MK던스는 얼른 한골을 만회해야 역전을 노릴 수 있을테다. 그렇다면 한골을 더 넣어 줘야 이 자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최대한 골대 근처에서 파울을 하게 유도해야겠네.'

드리블로 따돌릴려고해도 공을 잡기전에 잡아대고 밀어대니 방법이 없었다. 더군다나 선수 사이가 촘촘해서 시선을 분산시키기도 곤란했다.

"끄응..."

"니가 힘에서 밀리다니.. 이게 얼마만이냐?

"젠장. 신경 꺼. 도대체 저년은 뭘처먹고 자랐길래 마치 콘크리트벽을 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야."

"하아..."

"..."

날 거칠게 밀려고 했던 센터백이 나를 노려보며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하하하"

아까부터 자신의 힘이 더 강하다는 걸 보여주려는 듯 나를 밀어대지만, 내 생각보다 이 몸뚱이의 코어 힘은 더 대단한 듯 하다.

"야!!! 쪽팔린줄알아!!!"

"하하하하하!!!!"

"불알 때라 남자새끼들이!!!"

"집에 돌아가서 아령이나 더 들지 그래? 그런 애송이 같은 힘으로 뭘 하겠다고!!!"

MK던스 진형 골대 뒤쪽의 웰링 서포터즈가 소리치는게 여기까지 들려온다. 목청 참 대단하네

"대머리 새끼, 얼굴 시뻘게 지는게 잘익은 문어 같은데?"

"..."

이 자식은 쪽팔린 줄은 아는지 내 도발에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씨발 어깨 싸움은 피하고 슬라이딩 태클로 대응해."

"..."

"야! 정신차려 씨발!"

MK던스의 골키퍼가 소리를 지른다.

"...7번!!"

역사적으로 거친 플레이를 하는 상대를 상대하는 법은 몇가지 있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 하나있다.

공이 또 다시 다이렉트하게 중앙으로 길게 날라온다.

나는 공을 따라 빠르게 달리며 주위를 둘러본다.

상대 센터백 두명이 날 노려보며 달려오는게 보인다.

'새끼들 지치지도 않나'

MK던스는 후반에 센터백 두명을 교체시켜 수비진들의 체력을 보충시키겠다는 뜻을 내비췄다.

발 뒤꿈치로 공을 트래핑하고 녀석들을 제치려고 했지만, 두명이 번갈아 슬라이딩 태클을 걸어대는 걸 피하는건 불가능 했다.

삐비비빅!!

우우우우우!!!

나는 엉덩이에 뭍은 잔디를 툭툭 털어대고 일어났다.

"...너흰 이딴식으로 하지 못하면 못 이기냐? 쪽팔린줄 알아."

"반응하지마!"

대머리 새끼가 날 노려보며 다가오려 했지만, 대머리의 동료가 어깨를 붙잡고 만류했다.

심판이 두 센터백 녀석들에게 번갈아 단무지를 먹여주었다.

"...더 이상 경기가 과격해지면 안돼. 한명이라도 부상이 생긴다면 바로 레드카드를 꺼낼테니 주의하도록."

심판이 MK던스 선수들에게 경고를 했다.

'...그런말은 미리했으면 좋았지 않았나?'

나는 MK던스의 골대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25미터가 조금 넘으려나... 나한테 최고의 거리지.'

내가 여러 축구 트레이닝을 경험하면서 느낀건데 내 몸의 최고의 재능은 드리블이 아닌것 같았다.

바로 멈춰있는 공을 원하는 곳으로 차는 능력. 팀훈련에서 세트피스 훈련은 매번 동료들이 날 경악하며 쳐다보기 바빳다.

프리킥은 쉬워 보이지만 훈련과 실전의 차이가 극심한 상황 중 하나이기도 하다.

프리킥만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이라면 경기도 지배할 수 있다.

거친 태클을 난무 하면서 공격권을 세트피스로 강제시킨다?

그렇다면 세트피스에서 골을 만들어 내면 된다. 그렇게 된다면 상대는 골대 가까이에서 태클을 걸 엄두도 못내게 되겠지.

벽을 세운 MK던스 뒤에서 키퍼가 소리를 꽥꽥 질러댄다. 아마 저 골키퍼는 첼시전에서 내가 넣은 프리킥 골을 봤을테다.

4명의 수비벽. 절대로 골 먹힐 생각이 없다는 걸 보여주지만...

'예상을 못한 곳으로 차야겠지.'

사실 저 두 센터백 중 하나에게 불알쪽으로 공을 차고 싶었지만 상황이 팀이 지고있으니 그럴 수는 없었다.

'...내가 심판모르게 영리한 반칙을 할 수 있었다면 아주 작살을 내줬을 텐데...'

나는 나중에 캡틴에게 상담을 좀 해보기로 생각했다.

"여기! 여기!"

여기저기서 동료들이 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골대 좌측정면에서 우측에 서있는 키퍼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후우..."

우리 팀 동료들이 상대 선수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찔끔 찔끔 움직여 대서 시선을 분산시키려고 노력했다.

삐익!!

'...침착하게 해보자.'

퍼엉!!!

나는 키퍼를 바라보는 그대로 공을 낮게 깔아 찼고 공을 빠르게 앞으로 회전하며 점프한 수비벽 발 밑으로 지나 갔고, 늦게나마 눈치를 챈 키퍼가 오른쪽으로 다이빙을 했지만, 손앞에서 강한 회전으로 튀어오른 공을 막지는 못했다.

이야아아아아아!!!!

쿵쿵쿵쿵

"...씨발!!!"

MK던스의 키퍼가 키퍼장갑을 거칠게 바닥으로 내리쳤다. 그래 바로 이 기분이다. 키퍼를 속이고 넣는 골이 강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나는 골 셀러브레이션을 하지 않고 골대안에 있는 공을 들고 센터서클로 달려갔다.

"좋은 슈팅이였다!!!"

벤치에서 감독님이 시뻘게진 얼굴로 따봉을 날리고 계셨다.

이제 MK던스는 골대 근처에서 강한 태클에 부담감이 생겼을 것이다. 아니면 지지 않기 위해 더 걸칠어 질 수도 있을 테고.

***

"...아주 좋은 슈팅이였군요."

"정말이지... 저 친구는 슈팅에 자신감이 있는 모습이야. 훈련 때 실력이 그대로 실전에서도 나타나고 있고. 그게 쉬운일은 아닌데 말이지... 참 대견해. 아직 어린 나이인데"

"프리킥 성공율이 두번차서 100퍼센트입니다. 이 것도 어마어마한 건데 말이죠."

감독과 수석코치가 밝은 얼굴로 필드를 지켜보고 있었다.

"MK던스의 센터백이 태클을 시도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알렉스 감독이 MK던스의 벤치를 힐끔 쳐다보니 MK던스의 감독이 얼굴이 시뻘게진 채로 소리를 치고있는게 보였다.

"아무래도 저쪽 감독은 거친태클을 유지하라는 것 같은데... 선수에겐 그건 너무 부담스러운 주문이 아닐까..."

"그렇지. 누가 자신의 커리어를 카드로 색칠하고 싶겠나, 징계도 못 피할텐데... 저 감독은 경기 끝나고 여파를 어떻게 감당할 생각이지?"

"정말이지 말입니다. 아무튼 프리킥 찬스에서 들어간 골이 대단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군요."

웰링 유나이티드의 중원이 살아나고 있었다. 아직까지 웰링 진형에서의 거친 압박은 많이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웰링이 라인을 끌어올리면서 중원의 위치가 프리킥 찬스를 내준다면 위험해 질수도 있는 거리까지 올라오자 밀어대기는 부담이 생긴것이다.

"자자... 우리도 지시를 내려야지."

감독이 라인 근처까지 다가가 소리를 질렀다.

"공을 천천히 돌려!!!"

점유율을 끌어올려 이지혜에게 공간을 만들어줘야한다.

중앙 미드필더와 윙어가 알겠다는 듯이 손을 벤치로 뻗었고 라인을 살짝 내리기 시작했다.

경기는 이제 10분 정도 남은 상황.

MK던스가 다급했는지 패스를 다이렉트하게 돌리다가 컷트되고 말았다.

"천천히해!!!"

여기서 급하게 돌려봤자 다시 격한 태클이 들어올 가능성이 생기고 부상이 생길 만한 상황은 피해야 한다.

경기는 이기고 있다. 급하게 플레이할 필요성이 없어진 것이다. 쐐기골이 나와준다면 최고겠지만...

이지혜가 상당히 내려와 중원 미드필더와 공을 주고 받기 시작했다.

"...!"

MK던스의 감독이 격하게 소리치는게 보였지만 두 센터백 녀석들은 높은 라인까지 이지혜를 따라 갈 수는 없었다.

오른쪽 윙어 디에고 달럿이 중앙으로 향해 달리는게 보인다. 상대 센터백이 혼란스러웠는지 디에고를 마크하러 따라가고 말았고 왼쪽 센터백과 왼쪽 윙백 사이에 공간이 생긴 MK던스의 진형으로 이지혜가 공을 몰고 달리기 시작했다.

오오오오오!!!

관중들이 일이 생길 것이라고 느꼇는지 조금씩 관중석에서 엉덩이를 들며 소리를 치고있다.

"뚫어!!!!!!!!"

감독이 이지혜를 향해 자신의 목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소리로 소리를 쳤다.

"백업!!!!! 빨리!!!!!!"

MK던스의 감독도 손을 동그랗게 휭휭 저으며 소리를 친다.

이지혜가 빠르게 치고 달리자 윙백이 깜짝 놀라 뛰쳐 오지만 과격한 오버스텝에 낚여 중심을 잃고 넘어지고 말았다.

와아아아아!!!

센터백이 눈치를 보다 달려가면서 슬라이딩 태클을 했지만, 이지혜는 공을 한번 치고는 뛰어 넘어 버렸다.

감독이 두손에 힘들 주며 동그랗게 쥐어 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드리블러. 아무때나 드리블을 쳐대며 경기 템포를 박살내버리면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르지만 수비진을 박살내는 드리블러는 가슴이 뛰게 만들고 엄청나게 흥분시킨다.

두근두근

감독은 저 멋진 드리블러가 멋진 골을 넣길 기대하며 살살 앞으로 걸어갔다.

좀 멀리 치고 달렸는지 키퍼가 튀어나와 슬라이딩을 하며 슈팅 각을 좁히지만 이지혜가 멋진 크루이프 턴으로 한바퀴 돌아 키퍼까지 지나쳐 직접 골대안으로 들어가 강한 슈팅을 때렸다.

와아아아아아아!!!!!!!

엄청나게 큰 함성이 경기장을 흔들었다.

"이예쓰!!!! 씨발 그거야!!!!"

감독이 두 팔을 번쩍 들며 경기장 안으로 뛰쳐들어갔다.

"으아아아아아아!!!!"

"씨발 좋았어!!!!"

수석 코치와 코치진들 그리고 벤치의 선수들도 멍하니 이지혜의 환상적인 드리블을 쳐다보다 두손을 번쩍 들고 소리를 치며 경기장으로 뛰쳐 들어갔다.

이지혜가 오른쪽 코너킥에 위치한 웰링 서포터즈들을 향해 달려가다 무릎으로 슬라이딩을 했다.

이야아아아아아!!!!

관중들이 방방 뛰어대며 이지혜를 향해 소리를 쳐댄다.

MK던스의 감독은 머리를 한손으로 감싸고 바닥을 쳐다보고 있었다.

"하하하 통쾌하군! 실력이 없으니 그딴 더러운 축구를 하는 거라고!"

알렉스 감독이 센터서클까지 달려가 무릎으로 슬라이딩을 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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