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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변해서 챔스까지!-40화 (40/124)

〈 40화 〉 40화. MK던스 전(4)

* * *

삐익 삐익 삐이이익!!

와아아아!!!

경기가 종료되었다. 최종 경기 스코어는 4­1. 내 마지막 골 이후에 코너킥에서 캡틴이 멋진 헤딩 슛으로 한골을 더 넣고 말았다.

나는 오늘 입은 유니폼을 누구에게 줄까 고민하다가 우리나라 국기를 펄­럭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유니폼을 건네주었다.

"첼시 경기보고 찾아왔어요!! 진짜 멋있어요!!"

"언제나 응원할게요!! 사랑해요!!!"

"하핫 감사합니다..."

커플로 보이는 두 남녀가 내 유니폼을 들고 펄쩍 펄쩍 뛰며 행복해 한다.

'...커플이였다니'

나는 괜한 질투를 하며 동료들에게 돌아갔다.

"하하하 아주 좋았어."

캡틴이 내게 다가와 등을 두들겨 준다.

"...좀 답답하고 짜증나는 경기였는데, 이렇게 결과만 좋다면야 할 맛 나지."

아틀레이 키퍼가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을 걸었다.

"...하아 이런 경기는 별로 재미없네요. 속은 시원하지만요."

"하하 그래도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야."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저기저 대머리 새끼랑 떡대녀석 몸이 이미 작살난 것 같아보이는데?"

캡틴이 고개를 숙이며 라커룸으로 향하는 두 머저리 센터백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말했다.

MK던스의 골키퍼는 아직도 화가 났는지 동료들에게 소리를 치며 이동을 하고 있었다.

"저 놈들 겉만 멀쩡하고 속은 물렁물렁하던데요?"

"하하하! 아주 속이 시원해지는군! 심슨 녀석도 경기를 보면서 통쾌해 하고 있을 거야.

심슨... 그 안타까운 새끼... 내가 너의 넋을 풀고 말았다. 다음에 맛있는거 얻어 먹어야지.

"오오... 이게 누구신가. 우리의 최고의 스트라이커 키티님이 아니신가?"

디에고 달럿이 나에게 장난스럽게 말을 걸었다.

"디에고.. 좋은 움직임이였어. 평소에도 그렇게 하는건 어때?"

"...선배를 존중하라고!"

"으하하하하!!!"

디에고가 투덜거리며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그럼 우리의 가장 큰 이벤트를 준비하러가야지!!"

"...이벤트요?"

나는 무슨 이벤트가 준비되고있었나 하고 고민을 했다.

"벌써 잊은거야? 너의 위대한 인터뷰에 귀여운 고양이 모습을 하고 가야지! 오늘도 최우수 선수가 확실할 텐데!"

"...아! 씨발!!!"

"아하하하하!!"

주변의 동료들이 나를 손가락질 하며 웃고 라커룸으로 걸어갔다.

"잠깐만! 그거 무효로 해요! 내가 맛있는거 살테니까!"

"노놉 어디서 빠져나가려고 해?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거라고 키티."

"팬서비스라고 생각해! 원래 스포츠 선수들은 자기 몸을 우스꽝스럽게 치장해서라고 팬들을 웃게 하려고 노력하는 법이라고!"

"아니... 내 말을 좀..."

"포기하라고. 심슨이 널 가만히 냅둘것 같아?"

"..."

캡틴이 손가락을 까딱이며 말을 하고는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어떡하지?"

아직도 관중들이 나를 향해 환호하는 모습이 보인다.

저들은 내 멋진 모습만 바라보며 살긴 바랬는데.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

"?"

"??"

"...어 뭐죠?"

인터뷰 장소에 들어가자마자 기자들이 나를 보며 뇌가 정지되었는지 멈춘 채 쳐다보고 있었다.

"으음...? 자네 왜... 어째서..."

대기하고 있던 감독님과 수석코치님 마저 당황해서 뇌가 정지 되셨나 보다.

"어... 동료들한테 내기를 져서..."

나는 너무나도 쪽팔려서 고개를 들지 못한 채로 인터뷰 위치로 이동 했다.

"어... 그래도 너무 잘어울리시네요. 귀여워요!!"

최우수 선수 인터뷰 아나운서가 나를 보고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그제서야 나는 주위를 돌아보니 기자들이 당황했지만 표정이 많이 풀어진게 좋게 보고 있긴 한가보다.

"..아 네"

귀엽다는 말이 칭찬으로 들려오질 않았다. 아직 사나이의 마음이 가슴속 한 구석에 남아있건만. 더럽혀진 기분이다.

나는 검은색 고양이 귀를 낀채로 최우수 선수 인터뷰 장소에 오고 말았다.

동료들을 어떻게든 설득해보려 노력했지만, 심슨이 자신이 열심히 희생한 댓가로 꼭 착용해 달라며 빌어대니 안쓸수가 없었다.

비겁한 새끼. 오늘의 니가 그렇게 이야기하면 거절할 수가 없잖아.

"...오늘 MK던스는 상당히 거친 플레이를 일삼았습니다. 감독님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발언하신게 오늘의 잘못은 모두 심판이 가지고 있다. 라고 강경하게 FIFA를 향해 말했는데요. 이에 동의하십니까?"

기자가 상당히 날카로운 질문을 해댄다.

"어...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건 축구경기는 어린친구들도 많이 본다는 것입니다. 매너플레이를 지향해서 프로선수들의 본보기를 보여주었으면 좋겠어요."

슬쩍 감독님을 쳐다보니 씨익 미소를 짓는게 보이신다.

"두 경기 5골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하고 계신데, 그 중 두골이 프리킥에서 터진 골입니다. 특히 프리킥에 강하신 건가요?"

"프리킥이든 필드골이든 슈팅이면 다 자신있습니다."

오오오

"오늘 MK던스의 센터백들이 이지혜 선수의 피지컬에 곤란함을 느낀 것 같은데, 어떻게 남자 선수들보다 강한 피지컬을 가진 것이죠?"

"...그냥 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다. 요새 열심히 하고 있는건 사실이기도 하고... 이 몸뚱이는 운동하면 할 수록 쉽게 효과를 가져가는 듯 하다. 체력 코치마저 너무 과한 근육은 연골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도 말할 정도이니...

"모든 질문이 마무리 되었지만 한가지만 더 여쭙겠습니다. 이지혜 선수. 그 고양이귀가 정말 잘 어울리시는데 준비된 팬서비스 이벤트입니까?"

"...어 네"

오오 찰칵 찰칵

"아니 잠시만요. 그냥 내기에서 진거..."

"정말 멋지군요! 사나운 길고양이가 떠오르네요!"

"크으! 인물이 좋으니 저런 유치한 장식도 잘 어울리는데?"

"이지혜 선수가 웰링의 마스코트가 되겠구만."

"앞으로도 이런 이벤트를 계속하실 예정이십니까?"

기자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아니 이런 내기를 자주 했다며 캡틴. 날 속였어...

나는 질문을 듣고 뇌를 거치지 않고 대답한 댓가를 치르고 있었다.

***

"하아..."

"아하하하하!!!"

가은 언니가 내가 고양이 귀를 착용하고 인터뷰를 한 영상을 보며 웃고 있었다.

"씨발... 절대로 끼지 말았어야 했는데..."

"왜애! 잘 어울리는 구만! 팬들이 엄청 생기겠어! 자고로 스포츠 선수는 이런 관종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봐 어느 축구선수가 인터뷰에 고양이 귀를 끼고 나오겠어?"

"그렇긴 한데... 다들 미친년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무슨 소리야~ 댓글을 봐바. 우리 투게더도 난리가 났다고!"

"...그 사람들은 어떻게 그걸 본거야?"

­ wow*** : 오. 우리 웰링에 사나운 고양이가 살고 있었군. 그래서 MK던스가 그렇게 개박살이 난거였어.

­ tom*** : 누구든 우리 작은 키티를 건드리면 뒤지는 거지.

­ jerry*** : 하하하 누가 인터뷰에 고양이귀를 끼고 나올거라고 생각을 했겠어?

­ no.7*** : ...엄청 이쁘긴 하네 안 그래 친구들?

영상 댓글엔 나를 욕하는 사람은 없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오늘 인터뷰 마리눈나 실화냐고]

(대충 고양이귀를 끼고 카메라를 보며 웃고 있는 사진)

않이 ㄹㅇ로 인터뷰에 이런거 시도한 선수가 있었냐? 우리 눈나 관종 아니랄까봐 영국에서도 저러고 있네 ㅋㅋㅋㅋ

근데 ㄹㅇ 잘 어울리는거 실화냐?

­ ㄹㅇㅋㅋ

­ 허미... 와꾸가 여신이라 축구선수가 아니라 코스프레장에서 코스플레이어 인터뷰 하는 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아..."

나는 머리에 손을 얹고 한 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 나는 이제 세계적인 관종으로 찍힌 것이다.

"아하하하!!! 왜 그래~"

가은 언니가 내 어깨를 살짝 밀며 말 했다.

"...앞으로 살아갈 자신이 없어. 너무 쪽팔려."

"괜찮아~ 사람들이 다 이쁘게 보잖아! 루키의 팬서비스라고 생각할 거야. 욕하는 사람도 없잖아?"

가은 언니가 트짹이에 들어가 웰링 서포터즈들의 게시글들을 보여주었다.

다들 하나 같이 참신하고 신선한 팬서비스라며 오히려 호감이 간다고 글을 올렸다.

그 중 심상치 않은 글을 발견했다.

[오. 이봐. 나는 대단한 선수를 알아냈다고!]

­ 와우. 난 이렇게 예쁜 여자는 처음 보는 거긴 한데. 팬들이 보내준 영상을 보니 축구 실력도 엄청나군! 고양이 귀는 너무 큐트하고 섹시해! 난 이런 선수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 다들 고마워!

(대충 내가 인터뷰하고 있는 사진)

#웰링 유나이티트 #이지혜 #고양이귀

...이 선수는

"씨발 안돼..."

이 선수는 여파가 너무 크다.

이 선수의 이름은 마리오 수아레즈. 우루과이 출신의 레알 마드리드 소속 공격수고 지난 시즌 발롱도르 수상자이다.

나는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꼈다.

"하하하!! 이제 끝이야 지혜야. 이 사람이 글을 올렸으니 전세계 축구팬이 본거야!"

"..."

나는 가은 언니를 찌릿 째려 봤지만 택도 없다는 표정을 말했다.

"이왕 이렇게 된거 확실하게 관종 컨셉으로 가는게 어때? 다음 최우수 선수 인터뷰에는 메이드복 어때?"

"절대 안해"

"바니 걸도 좋을 것 같은데?"

"안한다고!"

"그럼 역바니걸은?"

"최초로 인터뷰 중에 경찰에 잡혀가는 선수가 되겠지!"

나는 이 날 눈치를 챘어야 했다. 가은 언니가 나 몰래 더러운 마수를 뻗치고 있었다는 것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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